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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이적 시장의 미래-1부

Benjamin Ryu 2017.07.03 16:17 조회 3,199 추천 8


이적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

 

얼마 전 레알 마드리드가 영입한 만 16살의 유망주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4500만 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해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또한, AS 모나코의 신성인 킬리앙 음바페는, 18살임에도 14000만 유로에 달하는 이적료를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10대의 선수들이 이처럼 막대한 이적료를 기록하는 것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3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들은 매우 적었다. 하지만 이제 3000만 유로는 선수들의 평균치 이적료가 됐다. 아니, 3000만 유로의 이적료는 이제 유망주들의 평균 이적료가 되어 가고 있다. 이에 몇몇 이들은 오늘날의 이적 시장이 미쳤다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이적 시장이 이렇게 된 이유는 뭘까? 그리고 미래의 이적 시장은 어떻게 될까?

 

France v England - International Friendly


1)이적료가 무의미한 시대

 

불과 4년 전만 해도 이적료는 선수의 기량을 평가하는 부분이자, 그 선수의 위치를 나타내주는 부분이었다. 그만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는,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이적료는 선수의 기량 보다 다른 요소들을 더 많이 평가하고 있다.

 

최근 이적 시장은 선수의 기량을 예전만큼 최우선 순위로 두지 않는다. 오늘날 이적료를 결정하는 것은 선수의 현재 기량 보다 개성과 잠재력, 포지션 매물의 수요, 국적, 인종, 스타성, 상품성 등이다. 그 중에서도 국적과 스타성, 상품성 등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다. 여기에 조르제 멘데스와 미노 라이올라 등과 같은 슈퍼 에이전트들의 존재 역시 이적료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적 시장의 추세가 이렇게 변한 이유는, 유소년 시스템의 발전과 함께 축구가 상업적인 측면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에스파냐와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우수한 유소년 시스템이 결정적이었다.

 


에스파냐는 1982년에 자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을 위해서 대대적인 유소년 시스템 발전을 꾀했다. 그 이후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띠게 됐다. 프랑스는 1993년에 프랑스 국가 대표 팀 감독으로 부임한 에메 자케 감독이 부임한 이후 대대적인 유소년 시스템 개편을 추구했다.

 

성과 역시 훌륭했다. 에스파냐는 1982년 에스파냐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 했지만,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3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꾸준한 투자를 지속해 유로 20082012, 그리고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프랑스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유로 2000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06년 도이칠란트 월드컵과 유로 2016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축구 클럽들에게도 비슷한 영향을 미쳤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같은 클럽들은 자체적으로 배출한 라울 곤잘레스와 이케르 카시야스, 다니엘 카르바할, 카를레스 푸욜,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과 같은 자국 유소년 선수들과 클로드 마켈렐레, 지네딘 지단, 카림 벤제마, 티에리 앙리, 에릭 아비달 등과 같은 프랑스 선수들을 중심으로 유럽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제는 오래된 얘기지만, 아스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아르센 벵거 감독의 핵심 선수들은 앙리와 파트리크 비에라, 로베르 피레 같은 프랑스 선수들이었다.

 


이처럼 에스파냐와 프랑스에서 꾸준히 좋은 유소년 선수들을 배출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수많은 국가들이 유소년 선수들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이에 따라 유소년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빠르게 자리 잡게 됐다.

 

문제는, 이러한 유소년 시스템의 발전으로 선수의 기량이 이적 시장의 평가 기준에서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어느 선수들을 영입한다고 해도 대부분 우수한 유소년 시스템을 거쳤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식단과 시스템 등 좋은 환경이 갖춰지면서 요즘 등장하는 선수들 대부분은 신체 조건이 좋다. 또한, 선수들에게 양발을 잘 사용하는 것과 수준급의 드리블, 패스 능력 등을 기본 소양으로 요구한다. 거기에 대부분 시야가 좋고 전술을 수행하는 능력도 준수하다. 그만큼 요즘 선수들이 전체적인 부분에서 예전 선수들 보다 좋은 것은 사실이다.

 

Spain v Colombia - International Friendly


이에 따라 이적 시장은 선수의 기량 보다 선수가 가지고 있는 개성과 잠재력, 스타성과 상품성, 국적 등을 더 중시하게 됐다. 객관적으로 AB나 똑같은 수준의 실력을 보여준다면, 아무래도 더 많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선수가 더 나을 수밖에 없다.

 

또한, SNS의 등장도 축구 시장의 변화를 일으켰다. SNS가 없었던 시절에는 선수들의 기량이 최우선시 됐지만, SNS의 등장 이후 클럽들은 해당 선수의 SNS 계정 팔로워들도 우선시하는 경향이 생겼다. 선수의 SNS 계정을 팔로워하는 이들의 10분의 1은 선수의 유니폼과 구단의 상품을 살 수 있는 구매자들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들어보자. 레알 마드리드는 그의 영입을 위해 무려 8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그의 영입을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한 이유는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그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낳은 스타였기 때문이다.

 

Colombia v Uruguay: Round of 16 - 2014 FIFA World Cup Brazil


월드컵은 전 세계 사람들의 축제다. 그만큼 세계적인 스타가 탄생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월드컵에서 맹활약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와 함께 떠오르는 라틴 아메리카 스타였다.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을 위한 스타가 필요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가져다줄 수 있는 경기 내적인 부분 보다 하메스가 가져다줄 수 있는 경기 외적인 부분이 더 필요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에는 앙헬 디 마리아와 마르셀로 등이 있었지만, 이들은 스타성이 떨어지다 보니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메스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잠시나마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마찬가지다. 미래의 이적 시장은 똑같은 기량을 가진 선수를 선택한다면, 하메스 로드리게스처럼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선수를 좀 더 선호하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축구가 점차 상업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이적 시장은 선수의 기량으로 이적료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선수가 가진 스타성과 상품성으로 이적료를 평가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Colombia v Uruguay: Round of 16 - 2014 FIFA World Cup Brazil


2)High Risk, High Return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가장 비싼 선수는 오히려 가장 싼 선수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높은 위험성은 결국 높은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말로, 막대한 투자는 결국에는 막대한 수익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뜻한다.

 

레알 마드리드가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에 의해서 시작된 갈락티코 정책을 통해서 막대한 재정적인 수익을 거두자 바르셀로나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등과 같은 클럽들 역시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정책처럼 스타 플레이어들의 영입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 역시 레알 마드리드처럼 막대한 재정적인 수익을 얻기 시작했다.

 

이는 축구가 스포츠의 개념을 떠나서 비즈니스적인 개념이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많은 자본가들이 막대한 재정적인 이득을 위해서 축구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처럼 막대한 자본이 지속적으로 축구 시장에 유입되면서 어느덧 축구 시장은 ‘High Risk, High Return(높은 위험성의 투자는 높은 수익으로 돌아온다)’이 명확해지는 시장이 됐다.

 

단순히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의 경영 방식 때문에 축구 시장이 이렇게 된 것은 아니다. 축구 시장이 이러한 형태를 띠게 된 원인은 네 가지다.

 


첫 번째는, 현금의 속성 때문이다. 현금은 가장 불안정한 자산으로, 손에 쥐면 오래 들고 있는 것보다 2차 투자를 하거나 바로바로 써야만 한다는 속성이 있다. 왜냐하면 현금의 가치는 아주 사소한 것에 의해 변동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작년에 일어난 브렉시트.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게 확정되자, 영국의 화폐인 파운드의 가치는 급락했다. 또한, 브렉시트는 유로와 달러, 위엔, 엔화 등 다른 화폐들의 가치도 큰 영향을 미쳤다.

 

브렉시트가 확정되자 프리미어 리그의 클럽들은 적잖은 재정적 피해를 입었다. 브렉시트 이전에 그들은 막대한 수익을 벌었지만, 브렉시트가 확정된 이후 예상했던 수익 보다 훨씬 낮은 수익을 기록했다.

 

이처럼 이러한 현금의 기본적인 속성은, 오늘날의 축구 시장을 ‘High Risk, High Return’ 형태로 형성하게 했다. 오늘날의 축구 시장은 돈이 너무 많고, 더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해서 이 돈을 써야만 한다. 현금을 많이 들고 있는 것은, 오늘날의 축구 시장에 손해다.

 


두 번째는 외국 자본가들의 등장이었다. 2003년에 첼시를 인수한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시작으로 유럽 축구계에 막대한 자본을 갖춘 외국 자본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리그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상업성을 추구했다.

 

구단주들은 결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그들이 큰 손해를 보면서도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사회적 지위 향상 때문이다. 특히, 외국 구단주들은 수익 창출의 목적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정치적 목적이 더 컸다.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유럽은 여전히 전 세계의 경제와 사회에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유럽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지위가 결정된다.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가 첼시를 인수한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던 이유는, 그가 살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의해 숙청될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 제이 개츠비처럼 급격하게 자산을 늘려 신흥재벌이 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특권계층 올리가르히중 한 명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이 러시아의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운명도 바뀐다. 푸틴 대통령이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지 않았던 올리가르히를 하나둘씩 숙청하자, 로만은 살기 위해 동업자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숙청에 앞장섰다. 결국, 보리스는 러시아에서 추방됐고, 로만은 푸틴 대통령 덕분에 베레조프스키가 남긴 자산과 회사의 지분을 대거 확보했다.

 

하지만 막대한 자산을 확보해도 죽으면 소용없다. 막대한 자산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살아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재 정부의 눈 밖에 나서는 안 된다.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를 인수하고 막대한 자본을 투자한 이유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이는 단순히 로만 아브라모비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중동과 중국 자본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외국 자본가들이 국가의 요직을 확보하기 위해 축구 시장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외국 구단주들의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게 기본이 되면서 축구 시장의 판 자체가 지나치게 커져버렸다. 막대한 자본이 유입은 통제가 될 수 없을 정도였고, 이것은 전력의 양극화 현상을 일으켰다.

 


세 번째는 경제 위기 때문이었다. 2007년에 일어난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2008년에 일어난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축구 시장은 자연스럽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불안정한 클럽들은 재정을 위해서 그들의 핵심 선수들의 이적료를 높게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자연스레 축구 시장의 거품 현상을 야기했다.

 

또한, UEFA가 추진한 FFP룰 역시 축구 시장의 이적료를 증가시키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AS 모나코와 같은 클럽은 구단주가 막대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지만, AS 모나코가 연고지로 삼고 있는 모나코라는 도시 자체가 워낙 인구와 교통 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보니 FFP룰을 준수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이들은 핵심 선수들을 매우 비싼 가격에 팔아서 FFP룰을 준수해야만 했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선수를 원하는 구단의 숫자가 많아진다면, 선수의 이적료 역시 자연스레 증가할 수밖에 없다. , 축구 시장의 거품 현상은 이러한 경제적인 부분이 모두 맞아 떨어지게 되면서 심화된 현상이라고 봐야만 한다.

 


네 번째는 아시아 시장 개척 때문이었다.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졌지만, 중국은 세계적인 불황과 비교적 거리가 멀었다. 이에 따라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같은 스포츠 클럽들은 아시아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 결과 많은 유럽 구단들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부터 막대한 부를 얻게 됐다.

 

아시아 시장 개척에 성공하면서 프리미어 리그와 라 리가는 막대한 중계료를 벌었다. 중계료는 1위 팀부터 20위까지 막대한 액수로 분배됐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바로 중소 클럽들도 막대한 부를 축적하기 시작하면서 제3의 경쟁자가 된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적 시장에서 4, 5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투자하는 것은 빅 클럽들에게나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이 유입되면서, 중소 클럽들도 이적 시장에 4, 5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투자하는 게 가능해졌다. 아니, 이제는 중소 클럽들도 선수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 최대 4000만 유로를 투자하는 게 가능해졌다.

 

이처럼 축구 시장에 유입되는 자본의 규모는 많아졌지만, 동시에 자본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빅 클럽들과 중소 클럽들의 자본 규모의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적 시장에서 빅 클럽들의 행보를 지켜봐야만 했던 중소 클럽들은, 이제 빅 클럽들의 경쟁자가 됐다. 이것은 축구 시장의 거품 현상을 더욱 촉진시켰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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