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락티코 1기 해체로 시끄러웠던게 벌써 10년쯤 되가네요
지금쯤 되니까 정확한 과정들은 기억도 잘 안납니다. 정말 동경하고 좋아했던 선수들이 누구는 떠나고, 누구는 남았고. 정말 이 선수도 파는게 맞는지 격하게 갑론을박이 벌어졌던 기억은 어렴풋이 나네요. 시기는 좀 나중으로 기억하지만 라울이 떠날때는 괜히 차분해졌던 기억도 납니다.
이과인, 가고, 마르셀로, 드렌테.. 이런 선수들이 영입된 것도 대충 저 때랑 큰 차이가 안났던 시기로 기억하네요. 아 생각해보니까 그맘때즈음엔 데라레드가 굉장히 불운한 은퇴를 맞이하게 되어 슬펐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 생각해도 건강히 선수 생활을 했더라면 대성할 수 있을 선수였어요.
이과인은 이름도 좀 특이했고, 개인적으로는 별로 정이 안갔어요. 오히려 가고가 이쁘장한 외모도 그렇고 참 마음에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기대치에 비해서는 좀 아쉬운 모습의 선수가 됐네요. 드렌테나 마르셀로나 수비가 너무 아쉽다고 한탄하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지금 마르셀로의 모습이 두 배는 대단해 보입니다. 그렇게 따져보면 또 카르바할은 진짜 대단하구나 싶기도 하고...
그 10년새에 진짜 다 언급하기도 어려울만큼 많은 선수들이 오갔네요. 포베르?였나요? 리버풀?에서 넘어왔던 영입에 코웃음을 쳤던 기억도 있고.. 훈텔라르나 호비뉴같이 개인적으로 걸었던 기대에 비해선 좀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선수도 있고..
그러다가 어느새 호날두, 베일같은 빅네임들도 떡떡 영입을 해내고.. 저는 근데 솔직히 호날두는 망할줄 알았고 모드리치 영입이 진짜 속된말로 대박을 칠 줄 알았답니다. 다행히 두 선수 모두 대박을 쳤으니 너무 좋은 결과죠.
아 갑자기 라싸나 디아라도 생각이 나네요. 아마 무슨 인터뷰를 잘 못했다거나 그런 문제로 레매 내에서는 별로 인기가 좋은 선수는 아니였는데, 네임밸류 대비 탄탄한 활약때문에 저는 내심 응원했던 기억이 남네요. 러시아였나? 그 쪽으로 흘러들어간 후로는 딱히 소식을 듣기가 어렵네요.
갈락티코가 해체되고 무수히 많은 선수들이 오가던 시기에는 저도 정말 열심히 글도 쓰고 활동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확히 어떤 글을 썼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고.. 사실 기억이 나는 글들도 있지만 너무 부끄러워서 그냥 기억이 안난셈 치고싶은 내용들도 많죠;
열정적으로 누군가를 옹호하거나 비난할 열정은 무리뉴가 떠난 이후로 많이 사그라들었는데, 호날두 관련 문제로 레매가 시끄러운걸 보니 저도 괜히 마음이 뒤숭숭하네요.
호날두는 뭐,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죠. 근데 뭐 이건 진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10년이 조금 넘게 마드리드를 응원하면서 호날두만큼이나 위대한 선수들을 참 많이 떠나보냈다고 생각합니다.
라울도, 카시야스도, 피구도, 호나우두도, 카를로스도 저에게는 말할 필요도 없이 호날두 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도 더 위대한 선수였어요. 솔직히 말해서 호날두만큼 축구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반니스텔루이나 가고, 칸나바로처럼 개인적인 호감이 있던 선수들이 떠날때도 참 슬펐구요. 어쨌든 그들도 팀에 도움이 되는 일원이였으니까..
나름 꽤 긴 기간동안 마드리드를 응원하면서 좋아하는 선수들을 떠나보내는 일에 익숙해질 정도로 이적이 많았네요. 그런 아쉬움을 금방 잊혀지게 할만큼 매력적인 선수들을 바로 영입하는게 또 마드리드의 장점이기도 하겠죠.
팬들도 익숙해질 지경이니.. 큰 공백을 대체하는데 있어서 마드리드만큼의 노하우를 갖춘 팀은 또 없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갈락티코 1기가 해체될 때 저는 이대로 영광은 끝나는줄로만 알았는데, 여차저차 10년 정도 시간이 흐르니 트로피들이 참 많이 늘었더라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위닝 멘탈리티나 팀 스피릿같은 실체없는 단어들을 딱히 신뢰하지는 않는 편이였고, 최강의 팀은 곧 최고의 선수들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팀 위에 선수 없다'는 레매의 슬로건에 대놓고 반박하는 글을 올린적도 있었고..
다만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결과들을 돌아보니, 팀 자체가 가진 분위기가 정말 실존하구나. 어떤 위대한 선수가 들어오고 떠나간들 변치 않는 것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들이 들게 되네요. 너무 감상적인 의견이죠?ㅎㅎ;;..
호날두가 떠날지 어쩔지는 저는 잘 모르겠네요. 예전처럼 막 기사도 번역하고.. 뉴스 추이들도 따라가보고 그런지가 너무 오래되서..
호날두가 떠나게 되더라도 잘 될겁니다. 1,2년 정도 헤맬수는 있는데, 금방 좋은 선수 찾아서 잘 영입하고 다시 궤도로 올라갈거에요. 호날두가 남아도 좋죠. 기량이 닿는데까지 서로 윈윈하며 좋은 결과들 만들고, 본인이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시기에 맞이하는 아름다운 이별. 이런 그림 좋잖아요.
그냥 지난 시간들이 증명했듯이, 부진은 있을지라도 몰락은 없으리라는 사실을 저도 이젠 믿게 됐습니다. 밤샘 보고서를 쓰다보면 늘 이렇게 쓸모없는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네요. 여름이라 좀 해가 빨리 뜹니다. 모든 팬분들, 회원님들 좋은 아침 맞이하시고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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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허세 2017.06.22노나메님 글 많이 써주시던 시절도 생각나네요 ㅎ 아침부터 추억에 잠기게 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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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lo 2017.06.22라쓰는 러시아에서 프랑스로 돌아와 한 시즌 반짝 활약하곤 다시 중동으로 돈벌러 가셨습니다.
저도 갈락티코 끝물부터 슈스터 시기까지의 축구를 가장 열심히 본 세대라 그런지 이런저런 추억이 많이 생각나네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 -
쌍대포 2017.06.22가고>>>이과인>>>마르셀로 기대치였는데, 지금 위상은 전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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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대포 2017.06.22포베르는 아마 웨스트햄으로 기억나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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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쥬옹 2017.06.22이과인 가고 마루셀루는 0607 1월시장서 꼬꼬마일때 데려왔었죠 ㅋㅋ 드렌테옹은 0708시작전에 오렌지커넥션의 일환으로 데려온거로 기억하구요 ㅋㅋ
슈스터 변태축구시절 밥장군의 깜누대침몰슛이랑 홈엘클서 파씨오 받으며 입장하고 탈탈 털어주던 때까지 ㅋㅋ
그 담시즌은 그말싫.....
갑자기 추억들이 아련하게 파노라마처럼 지나쳐가게 되는 글이었네요 ㅎㅎ
좋은하루 보내세요 ^^ -
No7Raul 2017.06.22제가 항상 생각하는 축구에서 만약... 의 상황 두개가
1.레알-세스크, 바르샤-모드리치
당시 세스크는 가장 핫한 미드필더였고 정확하게 찔러넣어주는 패스와 킥이 일품이었죠. 모드리치는 그때도 탈압박 장인이었구요. 서로 바꿔영입해야 맞는거 아닌가싶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네요. 세스크야 지금보다 나은 상황일수있지만 샤비를 완벽대체한 바르샤...
2. 레알-네이마르 , 바르샤-베일
이건 1번과 반대의 상황이죠. 스타일은 맞지만 서로의 약점을 메우는 영입.. 레알은 부족한 온더볼장인을 얻고 바르샤는 직선적인 스피드와 강한 슈팅을 가진 선수를 얻는..
뭐 모드리치를 제외하곤 선수가 일편단심인 상황이었기에, 그야말로 축만없이지만요 -
아는 형님 2017.06.22공감이가네요...그때그시절 새록새록떠오르는 감성이...저도 그시절즈음에 입문해서 갈라티코를 잊지못하는 추억에잠겨버렷네요.
그래서인지 레알은 레알스럽게 돌아가는그맛이 있기에 여전히 팬하는이유기도하죠ㅎㅎ; 암튼 레알화이팅입니다! -
셀라데스 2017.06.2299-00 (고딩) 부터 입문했던 사람으로서 보자면
그 때부터 유학, 취업 때문에 축구를 거의 못보기 시작했었네요.
그래서 유독 마치 필름이 끊긴듯이 기억이 거의 없는 시기.
게 중에 나름 충격적이었던 뉴스는,
1) 새로운이 10번이 왔는데 라스 디아라? 얜 수비형 미들이잖아?
2) 겨울 이적 시장 영입이 왜 이렇게 많지? (라스, 마르셀로, 가고, 훈텔라르)
3) 포베르가 누구야?
뭐 대충 이정도... -
뵨쟈마 2017.06.23집착하고 ㅂㄷ거리며 화내고 눈물 흘려봐야.. 그 시간들이 쌓여 비로소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거 아닐까.. 란 생각도 해 봅니다 :)
깨알같이 재미진 글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