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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최근 전술 방향에 대해.

라그 2017.05.21 10:15 조회 2,050 추천 6

 예전에 글을 쓰면서 알레띠 1차전에서 '벤제마가 빠지는데 정작 모라타가 들어오지 않는다' 에 대해서 다루려다가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으로 미뤘는데 이후 계속 지단이 비슷한 모습을 보여줘서 오히려 아예 다른 방향성에서 이 얘길 다룰 수 있을거 같네요.

 모라타의 경우 확실히 지단의 플랜에서 벗어난듯 싶습니다. 최근 지단이 취하는 전술 형태는 명백히 모라타가 나가고 난 뒤의 전술안을 고려하는거 같아요. 벤제마가 빠지면 아센시오나 바스케스가 들어와서 호날두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전술 플랜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셀타 비고 전 : 4-3-1-2(이스코/호날두, 벤제마) -> (호날두, 이스코 out -> 아센시오, 바스케스 ‌in)
세비야 전 : 4-4-2(모라타, 호날두) -> (모라타 out -> 바스케스 in)
알레띠 2차전 : 4-3-1-2(이스코/벤제마, 호날두) -> (벤제마, 카세미루 out -> 아센시오, 바스케스 in)
알레띠 1차전 : 4-3-1-2(이스코/호날두, 벤제마) -> (벤제마, 이스코 out -> 아센시오, 바스케스 in)
바이언 2차전 : 4-3-1-2(이스코/호날두, 벤제마) -> (벤제마, 이스코 out -> 아센시오, 바스케스 in)



 최근 경기 중 명백히 후보진이 나선 그라나다, 데포르티보 전을 제외하고, 발렌시아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최근 들어 60~70분 사이 벤제마(모라타)를 교체하되, 측면 자원이 들어오는 패턴이 정착했습니다. 보통은 벤제마를 교체하면 모라타가 들어오는게 일반적인 교체 방식이죠. 서로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끼리 교체하는 것이기도 하고 모라타의 빠른 스피드는 경기 후반 지친 선수들에게 더 위협적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측면 자원이 들어오는 경향성이 생겼습니다. 주로 호날두가 최종적으로 중앙에 자리 잡는 형태로요.

 다만 호날두가 이런 상황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스러운 포스트플레이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기에 이걸 우리가 원하던 호톱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어폐가 있는 것 같고. 그렇다고 이걸 펄스나인, 소위 제로톱이라고 하기에는 최전방에 머무르며 득점을 노리려는 움직임이 잦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할 수도 없다고 보네요. 굳이 호날두의 롤을 전술적으로 표현한다면 최전방 중앙 프리롤? 요정도로 표현하는게 맞을거 같습니다. 포메이션적인 측면에서 근본적인 전술 방향성을 따진다면 오히려 4-3-1-2에서 4-3-2-1로 변하는 과정에 가깝지 않나 싶네요. 

 이것도 안첼로티스러운 부분인데(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지만) 카푸 같은 공격적인 풀백과 가투소, 피를로, 셰도르프 같은 걸출한 중앙 미드필더가 있기에 4-4-2에서 4-3-1-2로 가게 되었고, 여기서 생기는 미들 라인의 부하를 줄이기 위해서 공격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면서 소위 크리스마스트리 전술, 4-3-2-1이라는 형태가 탄생했죠. 물론 이건 카카라는 선수를 살리면서 중원 다툼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는 안첼로티의 성향에서 비롯된거고 우리는 호날두와 다른 2선 자원과의 공존이라는 문제점에서 이 부분을 접근해야겠지만요.  
 
 호날두가 사실 수비진과 경합하는거 자체를 싫어해서 그렇지 못하는 선수는 아니죠. 특유의 공중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게 근본적으로 볼이 없을 때 어지간한 센터백은 호날두를 못 밀어냅니다. 이걸 굳이 포스트플레이로 잇지 않아도 최전방에서 본인이 터치할 수 있게끔 볼을 지켜내 움직인다면 본인이 직접 슈팅할 기회를 잡는거 자체는 호날두에게 어려운 일이 아닐거라는거죠. 변칙적인 형태의 톱 자원으로서는 충분히 다른 선수에게 공간을 양보해도 호날두의 전술적 가치가 유지될거라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측면 공간을 필요로 하는 2선 자원을 살리기 매우 양호해지죠. 물론 득점 자체는 지금의 벤제마와의 연계 상황보다 줄어들거고, 호날두의 최근 폼이 좋기에 요런 중앙 프리롤의 형태는 차후 영입될 선수와 엮여서 고려할 전술적 선택지 중 하나가 되겠죠.
 
 더욱이 호날두가 이러한 전술 형태에 적응한다면 마드릿이 취할 수 있는 전술적 선택지가 매우 늘어납니다. 단순히 2선 자원의 활용 뿐만 아니라 2명의 스트라이커를 배치하는데 있어서 가짓수가 다양해지죠. 가령 알레띠와의 2차전 벤제마의 매직 드리블이 가능하게 만든 그 부분은 벤제마와 호날두가 서로 위치를 바꿨기에 일어날 수 있었는데 그걸 이제 다른 선수와의 조합에서 기대해볼 수 있게 되겠죠. 예로 음바페 - 호날두 / 호날두 - 벤제마 / 음바페 - 벤제마 같은 투톱 조합이 다음 시즌 고려될 수 있을거고 이스코, 아센시오, 바스케스, 베일 같은 2선 자원도 조합에 따라 얼마든지 활용될 여지가 있기에 전술적으로 유용할거라 봅니다. 

 특히 이번 시즌 4-3-3의 약점인 중원과 최전방의 분리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인 호날두를 중앙으로 옮기고 수비가담이 활발한 선수를 2선에 배치한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보기 싫어했던 병장 축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분업화 전술의 특징인 선수를 갈아끼우기 좋다는 점, 그리고 전술 이해도가 떨어지는 선수도 활용 가치가 생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구요. 뭐 하메스도 이런 상황에서라면 공격적인 옵션으로서 기회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아센시오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완전히 입지를 잃었다고 봅니다. 이미 팔려고 시도하는 눈치고요. 모라타야 이렇게 되면 이번 시즌 마리아노정도의 입지가 되니 당연 남길 이유도 남을 이유도 없을테고요. 

 결국 하메스, 모라타가 빠지고 그 중간자적인 대체자(음바페같은) 선수를 하나 영입하고, 코엔트랑, 페페, 나바스(혹은 카시야)의 대체/보강 자원을 영입, 그리고 마르코스 요렌테의 복귀정도로 다음 시즌을 기대할 법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닐루가 어떻게 될지도 좀 관건이겠군요. 




ps.

 60~70분 경에 해당 변화가 일어나는데 해당 5경기의 기록도 재밌습니다. 경기의 2/3 이상이 지나가고 나서 포메이션이 변환하는데 오히려 실점은 줄고 득점은 늘어납니다. 

 전체 : 16득점 5실점
 4-3-1-2 : 7득점 4실점
 4-3-3(4-3-2-1?) : 9득점 1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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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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