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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알레띠 1차전 후기

라그 2017.05.05 14:28 조회 2,214 추천 11

 지단의 측면 빌드업 - 크로스 전술에 대해 별로 고평가를 하고 있진 않았지만, 알레띠와의 이번 1차전을 보면서 소위 버스 2대 전술에 대해서는 의외로 카운터 전술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메오네가 안첼로티를 여러번 고전시킨 이유가, 중원을 공격의 거점으로 삼는 안첼로티 상대로 8명/2줄로 블록을 형성해서 중원을 완전 봉쇄해버리는 방법이 효율적으로 먹혔기 때문이죠. 선수를 블록 바깥으로 밀어내고, 내부로 파고든 선수는 강한 압박을 가해서 견제하는 방식으로 분산시켜 연계를 못하게 하고 볼 탈취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볼 키핑이 강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는 바르셀로나는 몰라도 우리 팀은 내부에서 압박 당하거나 밀려서 결국 알레띠의 세트피스에 무너지는게 패턴이었는데... (안첼로티는 결국 정면으로 극복 못해서 차라리 아예 우리쪽에서 수비를 굳힌 다음 체력적으로 부족한 알레띠를 공략해서 챔스에서는 어느정도 성과를 올렸죠)

 근데 지단의 측면 페넌트레이션 - 크로스 전술이 알레띠에 대해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레띠의 전술은 기본적으로 측면으로 밀어내고 연계를 무너뜨려서 어설픈 크로스를 남발하게 해서 자멸하게 만드는 전술이죠. 고딘 - 오블락의 공중전 능력도 출중하고요. 크로스 자체가 제일 성공률이 낮은 전술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알레띠를 공략하기 어려워집니다. 이 시메오네 스타일은 챔스에서 알레띠를 강팀으로 만들었지요. 
 
 근데 이렇게 측면으로 밀어버리는 과정에서 오히려 중원 공략을 포기하고 측면에 집중하니 오히려 알레띠의 중원 미드필더가 상대를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보통은 빌드업 단계와 페넌트레이션 단계 어느 한쪽에서 중원 공략을 하는데, 아예 측면으로 파고드니 대비가 안됩니다.

 


 
 이건 이번 경기의 패스맵은 아니고 지난 경기의 패스맵인데.. 보면 우리 팀은 중앙에서 전면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빌드업 - 페넌트레이션의 단계에서 풀백을 절대적으로 많이 활용하죠. 지난 경기에는 알레띠의 양 블록의 끝단이 풀백을 압박함으로서 효율적인 공격을 못하게끔 방해를 많이 했고 그게 성공적이었는데(베일은 그냥 잉여) 

 이번에는 베일 대신 중앙에 나온 이스코가 전후좌우 왔다갔다하면서 풀백 - 중미 - 이스코로 삼각형 블록을 형성해서, 오히려 중원에 집중된 알레띠 수비를 바보로 만들고 블록의 양 끝단을 가둬버리고 오픈 찬스를 만들어내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비 숫자가 공격 숫자보다 적거나 같기만 해도 거의 무너진 상황인데 3:3 정도의 상황을 연속적으로 만들어내더군요.

 거기서 터진 선제골이 알레띠의 진형을 무너뜨리면서 알레띠 특유의 축구 색을 지워버렸고요. 물론 알레띠는 여기서 1실점 패배할 순 없는 상황이니 공격적으로 교체하는게 당연했지만 부실한 알레띠의 공격진이 우릴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서 결국 추가 실점까지 내줘버리고 말았습니다.

 크로스 전술이 사실 자주 쓰이는건, 상대의 수비진을 공략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불확정성을 가진 변수를 만들어내려고 볼을 던지는 거에 가깝죠. 하지만 아예 이렇게 상대방 진영이 무너진 상태에서 크로스를 날리면 그건 상당히 위협적이 되는게 맞다고 봅니다. 지금 세컨볼을 따내서 득점할 미드필더가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그걸 떠나 세트피스로 이어질 가능성도 많고, 우리 공격진이 공중전에 강하다는 점이 포함되면요. 중원을 아예 이렇게 버리고 상대하는 전술은 무리뉴의 주 특기긴 합니다만, 이런 식으로 풀백의 역량을 극대화시키고 중원을 기점으로 삼지 않는 전술은 상당히 유니크하다고 봐요. 물론 이건 우리 선수단만이 가능한 매우 드문 경우겠지만요. 마르셀루를 또 어디서 데려올 순 없을테니.

 요컨대 어떻게 보면 발상의 전환이라고 봐도 될 거 같아요. 지금까지 알레띠가 강했던건 중원에 집중한 수비 전략이었는데 그걸 주 싸움 전장을 측면으로 옮겨버린거니까요. 

 엄밀히 말해서 시메오네를 전술적으로 완전 공략한 사람은 지금까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단이 처음인거 같아요. 그나마 엔리케의 바르샤가 시메오네를 잘 공략하긴 했지만 그건 MSN의 막강한 볼키핑과 드리블로 밀어낸거고, 전술로 잡았다고 할 순 없었죠. 보통은 알레띠의 창끝이 무뎌서 패배하는 경우였죠. 아. 우리와의 리그 1차전처럼 한 수위의 압박으로 무너뜨린 경우도 있지만요. 그래도 지금처럼 알레띠의 폼이 좋은데 전술적으로 말아버린 건 정말 드문일인거 같아요.  

 물론 지금 우리 전술은 카세미루의 빌드업 부재로 인한 모드리치/크로스가 낮은 라인에 위치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라고도 봅니다만, 그와 별개로 이런 형태 자체는 두줄 수비에 굉장히 효과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본 전술 얘기만 하다보니 해당 전술을 완성시킨 이스코의 활약과, 벤제마를 빼고 모라타가 아닌 아센시오를 집어넣은 지단의 속내 등 할 얘기가 많았는데 정작 그 얘긴 다 빼먹었네요. 그건 또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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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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