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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4-3-3...4-2-3-1...4-4-2

다크고스트 2017.04.28 11:37 조회 2,123 추천 30

<현재 플랜A로 사용되고 있는 4-3-3의 문제점>

1. 빌드업 역량이 떨어지는 카세미루의 존재로 인해 크로스나 모드리치가 아래로 내려와 빌드업에 참여합니다.


2. 이렇게 되면 크로스, 모드리치가 빠진 자리는 넓게 빈 공간이 생기는데 문제는 카세미루는 이 공간을 활용할만한 공격력이 없습니다. 거기에 호날두, 베일 역시 2선 빌드업 능력은 떨어지는 편이죠. 그렇다고 이 넓은 공간을 다 버릴수는 없으니 결국 지단이 2선에서의 빌드업 가세를 위해 벤제마를 편애하게 됩니다. 


3. 이건 모라타, 벤제마의 실력문제를 떠나 전술적인 문제입니다. 모라타는 벤제마보다 수비가담도 더 열심히 해주고 측면침투에는 능하지만 전방과 2선을 오르내리며 상대 수비수와 소위 말하는 비비기를 잘하거나 빌드업에 능한 선수는 아니죠. 애초에 그게 장점인 선수도 아니기도 하고...


4. 그렇다고 호날두가 저게 되지도 않죠. 그래서 포르투갈이건 레알이건 호날두 원톱은 지금까지 별 재미를 못봤습니다. 결국 호날두를 이용한 효율적인 공격방식은 포워드가 2선 중앙까지 내려와 빌드업에 참여하며 볼 소유권을 지켜내면서 아직까지 오프더볼 움직임 하나는 전성기만큼이나 날카로운 호날두가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드는 방식이죠.


5. 그래서 벤제마가 똥싸는 경기에서는 BBC 전체가 똥싸는것처럼 느껴지고 결국 이런 경기는 양풀백에 대한 공격의존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지고 세트피스와 뻥축구를 통한 직선적인 축구로 득점을 쥐어짜내는 방식인데 아무래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혀 유기적인 맛이 없으니 운빨이니 뭐니 하는 소리가 많이 나오는 것이겠죠.


6. 그럼 왜 카세미루를 쓰느냐. 결국 BBC의 활동량과 수비적극성의 문제입니다. 압박은 개인이 하는게 아니라 팀 전체가 하는건데 저렇게 수비적극성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앞에 놓고 이스코 - 모드리치 - 크로스를 쓰기에 지단이 수비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건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에 사실 이걸로 까이는건 좀 너무하다 싶습니다. 저랬다간 안첼로티 시절 AT한테 4-0으로 개박살났던 경기 또 재현될수도 있거든요.


7. 결국 카세미루를 쓰지 않으려면 데포르티보전같이 수비적극성도 높고 많이 뛰는 선수들을 카세미루처럼 특정선수에게 수비부담을 전가시키는 방식이 아닌 필드위에 모든 선수가 수비부담을 나눠가져야 하는거죠. 결국 필드에 BBC가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4-2-3-1을 못쓰는 이유>

1. 4-2-3-1은 4-3-3보다도 더 공격적인 대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카세미루 대신 이스코나 하메스가 쓰인다? 그러면 당연히 카세미루에게 전가되었던 수비부담을 다른 선수들이 분담해야 하는거죠.


2. 이건 4-2-3-1을 쓰는 다른 클럽들의 구성을 보면 알수 있는데 발도 느린데다 공격에서의 창조성이라고는 전혀 기대할수 없는 만주키치가 왜 유벤투스 4-2-3-1에서 전술적으로 핵심적인 선수인지 생각해보면 알수 있죠. 디발라는 유벤투스 공격에 있어서 전술적으로 가장 중요한 선수지만 수비기여도가 높은 선수는 결코 아닙니다. 피야니치도 2선에서는 탈압박 능력이 떨어져서 내려온거지 얘가 포백보호 역할에 능하고 수비를 잘하는 미드필더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죠. 케디라도 활동량 많으면서 공수를 계속해서 오가는 박스투박스지 얘가 카세미루나 캉테처럼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고 역습을 차단하는 수비 스폐셜리스트는 아니구요.


3. 결국 뮌헨시절 맨투맨 마크로 피를로를 지워버릴만큼 포워드로서 수비기여도는 가장 높은 수준이었던 만주키치를 이런 방식으로 활용해서 알레그리는 4-2-3-1을 쓰면서도 공수밸런스를 잡을수 있었습니다. 같은 이치로 레알이 4-2-3-1을 쓴다면 오른쪽 윙포워드 자리는 루카스 바스케스가 고정될거에요. 이건 그럴수밖에 없는게 왼쪽 윙포워드 자리에 호날두가 있고 중앙 2미드필드에 카세미루 없이 모드리치, 크로스를 활용할 경우 루카스 바스케스가 필수가 될수밖에 없습니다.
 

4. 4-2-3-1을 써도 카세미루의 출장시간은 고스란히 루카스 바스케스에게 옮겨가지, 많은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이스코, 하메스, 모라타에게 모두 돌아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될경우 중앙 한자리를 놓고 이스코, 하메스, 아센시오가 처절한 주전경쟁을 펼칠것이고 왼쪽에서는 호날두와 베일이 주전경쟁을 펼치는 구도고 결국 4-2-3-1의 최대 수혜자는 루카스 바스케스일텐데 저는 많은 팬들이 루카스 바스케스 때문에 4-2-3-1 쓰자고 하는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안첼로티는 4-4-2로 22연승 했는데?>

1. 지단이 전술적 역량으로 까이는거 보면서 가장 많이 보는 레파토리가 "왜 안첼로티는 4-4-2에 모드리치, 크로스로도 22연승했는데, 지단은 왜 꼭 카세미루를 쓰려고 하냐" "지단이 수미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한거 아니냐" 라는 식으로 지단의 전술적 역량가지고 비판하는 이야기들을 이곳이나 다른 축구 커뮤니티에서나 참 많이 보게 됩니다.


2.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잊지만 호날두가 헤트트릭하고 베일-마르셀루 왼쪽라인이 후안프란을 탈탈 털어버리며 AT 상대로 3-0 완승한 경기에서 이미 안첼로티식 4-4-2와 유사한 전술은 쓰였습니다. 베일, 모드리치, 코바치치, 루카스 바스케스가 미드필드를 구성했죠. 안첼로티와의 차이라면 벤제마의 활용이 아닌 이스코에게 세컨탑에 가까운 공격라인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에서의 프리롤을 주었고 이스코는 이날 물만난 고기처럼 굉장한 경기력을 보여줬죠.


3. 차이라면 안첼로티의 4-4-2는 공격시와 수비시에 4-3-3과 4-4-2를 오가는 형태였다면 지단의 4-4-2는 4-4-2 / 4-4-1-1을 오가는 형태였는데 이날 컨셉만 봐도 AT 스타일을 미러링한 점유율 따윈 상관없다는 극도의 실리축구였죠. 안첼로티 22연승때문에 4-4-2 추억하는 이야기를 참 많이 보게 되는데 4-4-2라는 전술 자체가 중앙 미드필더의 수적열세때문에 볼 점유율을 장악하며 오랫동안 볼소유를 하며 경기를 지배하는 강팀들의 방식과는 그다지 어울리는 전술이 아니죠.


4. 그렇다면 단 2판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챔스 토너먼트라면 몰라도 리그에서 과연 레알같이 많은 팀들을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해야 하는 팀이 저 전술을 메인플랜으로 사용해야 되나? 라는 부분에 있어서 저는 의구심이 듭니다. 레스터 시티같은 극단적인 카운터 어택은 4-4-2 쓰자고 한분들조차 반대할것같고 유로 2016에서 포르투갈이 보여준 늪축구나 AT같이 공격전개는 카라스코같은 드리블러 1명에게 의존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공간점유와 미드필더 싸움에 가담하는 방식과 유사한 축구를 한다면 과연 리그에서 안정적으로 승점 3점을 얻을수 있는가에 대해선 좀 회의적입니다. 당장 포르투갈이 유로 조별리그에서 3무찍고, AT가 자주 승점드랍하는게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왜 지단이 벤제마를 자꾸 쓰는지, 카세미루가 왜 지단에게 중요한지 나름 지단 입장에서 변명을 하려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호날두가 그리즈만처럼 수비하는 선수였다면, 벤제마가 카바니처럼 활동량이 높은 선수였다면 그가 그렇게 카세미루에 집착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4-2-3-1을 쓰든 4-4-2를 쓰든 카세미루가 빠지면 카세미루에게 전가되는 수비부담을 다른 선수가 나눠져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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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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