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한 새벽이네요
오늘 경기의 가장 큰 패착은 지네딘 지단 감독의 문제였다고 봅니다. 저는 지단 감독을 좋아하지만, 종종 이해가 안 되는 결정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스코나 하메스 로드리게스, 알바로 모라타 등과 같은 선수들이 부상에서 막 회복하면 무리하지 않겠다고 출전시키지 않으면서 이번 가레스 베일은 완전히 부상에서 회복된 게 아님에도 왜 출전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어제까지 언론이 보도한 내용대로라면 베일 본인이 자신의 입지에 위험을 느껴서 선발 출전을 강력하게 원했다고 하는데, 결과론적으로 베일의 선발이 오늘 경기의 무리수였다고 봅니다. 베일이 너무 일찌감치 부상으로 교체된 게 가장 결정적이었어요.
부상 문제 떠나서 가레스 베일은 오늘 경기에서 정말 못 했습니다. 하마터면 팀의 실점 빌미를 마련할 뻔했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정말 못 살렸어요. 본인이 조급해 한다는 것을 정말 크게 느꼈던 그런 경기였습니다. 오히려 교체된 마르코 아센시오는 자신이 왜 베일을 밀어낼 수 있는 선수인지를 제대로 증명해낸 경기라고 봅니다. 물론, 본인이 직접 마무리하는 게 더 나았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아센시오의 플레이는 베일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스코가 다음 시즌부터 루카 모드리치의 자리에서 뛴다면, 아센시오는 다음 시즌 베일의 자리에서 뛸 거라고 봅니다.
어쨌거나 이 부분을 떠나서, 레알 마드리드가 경기 초반에 미친듯이 몰아쳤지만, 카림 벤제메랑 가레스 베일이 극도로 부진했습니다. 이건 진짜 반박할 수 없어요. 크리스가 바르셀로나 측면을 완전히 붕괴시켰음에도 벤제마랑 베일이 그걸 다 날려 버렸습니다. 경기 초반에 확실히 끝을 냈어야 했다고 보는데, BBC의 BB가 날려 먹은 게 너무 컸어요. 바르카가 경기 초반에 흔들렸지만, 침착하게 버텨내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틈을 노렸고, BBC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렸던 부분도 컸다고 봅니다. 거기에 베일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어중간한 상태가 계속 이어졌는데, 바르셀로나가 침착하게 레알 마드리드의 약점을 잘 노렸다고 봅니다.
이번 시즌 후반기 때 있었던 마드리드 더비와 엘 클라시코 더비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선수들의 부상으로 지네딘 지단 감독이 짜놓은 플랜들이 일찌감치 무너진다는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마드리드 더비 이전에도 페페 부상 전까지 지단 감독이 의도했던 시나리오대로 잘 돌아갔지만, 페페가 부상으로 나간 이후 지단 감독이 세운 플랜이 그대로 무너졌던 것처럼, 이번 엘 클라시코 더비 역시 베일의 부상으로 지단 감독이 의도했던 시나리오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결국, 베일의 기용이 오늘 경기의 가장 큰 패착이었어요.
어쨌거나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도 나이를 무시하지 못해서 후반전에 접어들자 결정적인 찬스를 많이 놓쳤고, 실질적으로 후반전을 이끌었던 선수는 마르코 아센시오였다고 봅니다. 혼자서 드리블 다 하고 프리롤 부여받으면서 바르카의 수비진을 위협했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센시오 본인이 그냥 직접 마무리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또한, 카세미루 교체 이후 코바시치를 투입했는데, 과연 코바시치를 투입하는 게 옳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드네요. 코바시치 본인이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는 것을 선호한다고 하는데, 얘는 카세미루가 아니라 토니 크로스랑 교체하는 게 더 어울리는 선수입니다. 카세미루가 교체된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이 완전히 헐거워졌고, 그만큼 바르카가 공격하기에 더 유리해졌어요. 거기에 벤제마를 너무 늦게 교체했습니다. 진작에 교체했어야 했다고 봐요. 오늘 경기에서 벤제마의 영향력은 매우 적었습니다.
어쨌거나 오늘 패배는 지네딘 지단 감독의 실책이 매우 큰 경기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끝으로 BBC 라인을 반드시 해체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려준 경기였다고 보네요. BBC 라인이 컨디션이 좋을 때는 분명히 강하지만, 노쇠화와 잦은 부상으로 인해서 제 컨디션을 발휘하는 경기 보다 그렇지 못한 경기가 더 많아집니다.
에당 아자르다, 킬리앙 음바페다 이런 선수들이 연결되는데, 제 개인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은 다음 시즌에는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와 킬리앙 음바페, 마르코 아센시오 이 세 명으로 구성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당장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를 내보내기에는 너무 급할 뿐만 아니라, BBC 라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데 가장 건재한 선수에요. 거기에 BBC 라인 중에서 상대 팀을 가장 압박할 수 있는 존재라서 최소한 다음 시즌까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분명히 급격한 변화도 중요하지만,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위해서라도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는 최소한 다음 시즌까지는 주전으로 있는 게 옳다고 봅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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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태 2017.04.24오늘은 까려면 다 까야지 호날두만 실드쳐줄 이유가 없죠. 그 많은 찬스 다 날린게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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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Benjamin Ryu 2017.04.24@온태 맞습니다 후반전 때 정말 아쉬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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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vngh 2017.04.24베일을 내보내야 하는게 더이상 믿어주고 기다릴 시간이 없다는거죠.
베일이 믿어준다고 자리 하나 철밥통 내어주면 아센시오 이스코 등은 또 1년 허송세월 하겠네요.
우리 병장 베일님을 위해선 그깟 1년이 대수겠습니까마는.. -
Raul 2017.04.26벤제마 베일은 진짜 결단을 내려야... 베일 때문에 지단이 짠 플랜이 다 망가진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