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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 될 위기에 놓인 두 마드리드 클럽의 ‘신사협정’

Benjamin Ryu 2017.04.04 17:23 조회 2,57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엔리케 세레소 회장은 슈퍼 에이전트 멘데스라는 책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우리들만의 시스템이라는 게 있습니다. 불가침 조약 같은 것은 아니고, 신사협정이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팬들도 존중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알다시피 선수들은 자신이 뛰고 싶은 팀에서 뛰기 마련입니다.”

 

엔리케 세레소 회장의 말처럼, 최근 몇 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 선수들은 없다.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라다멜 팔카오, 앙투안 그리즈만을 레알 마드리드로 데려오고 싶었지만, 신사협정 때문에 이들을 영입하지를 못 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역시 지난여름에 그들의 유소년 선수 출신이었던 알바로 모라타를 영입하기 위해서 호세 히메네스를 레알 마드리드에 제안했지만, 거래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모라타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소년 선수였다)

 

하지만 두 팀의 관계는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CEO인 미겔 앙헬 길은 다비드 데 헤아와 티보 쿠르투와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대해서 나는 데 헤아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더 바란다. 왜냐하면 우리는 데 헤아가 이적할 경우 이적료의 5%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만큼 두 팀은 라이벌 클럽이지만, 서로를 존중해주는 신사협정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 두 팀의 신사협정은 이번에 깨질 위기에 놓였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유소년 선수인 테오 에르난데스의 영입을 위해서, 그의 바이아웃 금액인 2400만 유로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1)레알 마드리드는 왜 신사협정을 파기해야만 했는가?

 

레알 마드리드가 신사협정을 파기하면서까지 테오 에르난데스의 영입을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마르셀로의 장기적인 대체자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에서 마르셀로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은 분명히 BBC 라인이지만, 마르셀로와 다니엘 카르바할의 활약에 따라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력이 결정된다. 특히, BBC 라인이 이번 시즌 조금씩 노쇠화와 부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이들 좌우 풀백들의 활약이 더욱 중요시되었다.

 

그만큼 마르셀로의 존재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지금과 같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공격력과 스피드를 갖춘 장기적인 마르셀로의 대체자가 필요했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는 레알 소시에다드의 유리 베르지체와 R.C.D 에스파뇰의 아론 마르틴의 영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이 두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또한, 오늘날의 축구 시장에서 풀백 자원이 기근 현상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가 마르셀로와 같은 뛰어난 왼쪽 풀백을 구하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풀백인 파비오 코엔트랑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지였다. 때때로 왼쪽 풀백으로 출전하는 다닐루는 수비력은 불안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레알 마드리드의 선택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신사협정을 파기하는 것뿐이었다. 그만큼 레알 마드리드는 마르셀로의 장기적인 대체자 영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사실상 얼마 전에 치러졌던 레알 마드리드와 알라베스의 경기가 두 팀의 신사협정을 파기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빛났던 선수는 테오 에르난데스였다. 테오는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과 수비를 무력화시켰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최종적으로 테오가 마르셀로의 장기적인 대체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이유는, 다가올 여름에 있을 레알 마드리드 회장 선거 때문이다. 사실상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이 2021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회장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많지만, 페레즈 회장이 회장 선거에서 확실히 승리하기 위해서는 그가 추진한 갈락티코 정책에 버금가는 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두 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재 상황에서 페레즈 회장이 추진할 수 있는 뚜렷한 공약이 없다.

 

결국,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의 선택은 과거 그가 바르셀로나로부터 루이스 피구를 영입했던 것처럼, 라이벌 클럽들에게 치명타를 안겨주는 전략을 그의 공약으로 선택한 것 같다. 테오 에르난데스를 영입함으로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테오는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알레시 비달의 발목을 부러뜨린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꺼려질 수밖에 없지만, 이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로 합류한다면, 엘 클라시코 더비와 마드리드 더비는 더 큰 흥행을 꾀할 수 있다. 마치 루이스 피구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후 캄프 누를 방문했던 것처럼 말이다.

 

2)다시 이적설에 시달릴 수 있는 앙투안 그리즈만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이 테오 에르난데스의 영입을 위해서 신사협정을 파기한 것은, 페레즈 회장이 다가올 여름 이적 시장 때 앙투안 그리즈만의 영입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때 그리즈만의 영입을 추진했지만, 신사협정과 그리즈만이 잔류를 선언하며 이적이 무산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신사협정이 파기되면서 앙투안 그리즈만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은 다가올 여름 이적 시장 때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즈만은 지난 A매치 기간에 프랑스의 언론사인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은 했었다.

 

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나서 파리 생제르망과 중국, 미국, 러시아 등을 비롯한 외지로 나갈 생각이 없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모든 선수들이 뛰고 싶어 하는 꿈의 클럽이다. 바이에른 뮌헨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내가 당신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내가 에스파냐에서 행복하다는 것이다.”

 

물론, 앙투안 그리즈만은 이 인터뷰에서 하지만 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행복하다.”라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잔류를 언급했다. 하지만 테오 에르난데스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서 신사협정이 파괴된다면, 레알 마드리드는 다가올 여름 이적 시장 때 다시 한 번 더 그리즈만의 영입을 추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상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확실한 것은, 테오 에르난데스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다면, 두 팀의 신사협정은 완전히 깨진다는 것이고,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지금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수 있는 선택지가 놓인 테오의 선택에 따라서 두 마드리드 클럽의 관계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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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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