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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챔스 바이언 전 단상

라그 2017.03.18 12:27 조회 1,836 추천 5

저만 태평한걸까요.

물론 바이언 강한 상대인건 부정 못하고, 솔직히 피하고 싶었던 셋(유베 꾸레 바이언) 중 하나긴 하지만 다른 둘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유리한 점도 많은 상대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보고도 별반 크게 위기의식이 느껴지진 않네요. 개인적으로 제가 마드릿이 바이언에게 크게 약할 것도 없다고 보는 부분이 두 가지 있습니다. 소위 레벨이 아닌 상성의 문제죠. 


1. 안첼로티의 장기인 중원 장악이 어려운 팀이 마드릿

안첼로티는 포메이션이 매우 다양하고 전술 방향성도 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타입이지만(현역 감독 중 일원화와 분업화, 속공과 지공, 지역방어와 대인방어, 역습과 볼회전같은 감독 특유의 특색이 가장 적죠) 항상 모든 팀에서 가장 중요시하는게 허리 싸움입니다. 유일하게 안첼로티의 색깔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중원을 강하게 압박하고 볼 소유의 기점을 중원에 둠으로써 판 전체를 장악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독 안첼로티가 있던 팀들에서 크로스나 모드리치, 티아고, 발락, 피를로 등이 주로 부각되었던 것은 그런 연유가 크다고 봅니다.

 하지만 마드릿은 현재 안첼로티가 직접 지휘하기도 했었지만, 그러한 중원 싸움에서 굉장히 강한 팀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미들라인에서 밀려서 지거나 무승부를 기록한 경기는 거의 없을정도로, 크로스와 모드리치는 볼 회전과 플레이메이킹에 있어서는 유별날정도로 뛰어난 선수죠. 비록 티아고 알칸타라가 요즘 미쳐날뛰고 있고, 비달이나 키미히, 알론소 등도 좋은 선수지만 마드릿이 중원에서 맥빠지게 밀려서 말려드는 그런 안첼로티 특유의 게임 메이킹에 결코 상성상 밀리는 팀은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 중원이 엉망진창인 바르샤와 바이언이 붙었다면 바이언이 압도적이었을거라 봅니다. 오히려 스토퍼로서 카세미루가 티아고의 맨마킹에 성공한다면 쉽게 무너질 수도 있고요. 



2. 안첼로티의 약점인 전면수비/압박을 잘하는 팀이 마드릿

 안첼로티는 이탈리아 감독 출신임에도 유독 극단적인 수비/압박 전술을 취하는 감독에게 밀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무리뉴, 시메오네 같은 감독에게 상대 전적이 나쁜 편이죠. 물론 챔스 토너먼트에서 시메오네에게 계속 승리하긴 리그에서 항상 털리던 것에 비하면 간신히 이겼다 싶은 경기가 많습니다. 첼시에서도, AC밀란에서도 중원을 내주고 뒷공간을 찌르는 무리뉴와 붙었을 때 항상 전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위에서 말한 것과 반대로 허리 싸움을 아예 하지 않고 거칠게 압박하거나, 혹은 숫적 우위를 통한 수비를 잘 돌파하지 못하는거죠. 트레콰르티스타나 레지스타를 누구보다 잘 쓰는 감독이지만 이런 숨줄을 틀어잡혔을 때의 대응책이 떨어지는거죠. 최근 헤르타 베를린과의 경기도 베를린의 두줄 수비에 막혀 종료 직전 레비의 동점골로 무승부가 되긴 했지만 철저하게 끌려갔죠. 

 물론 우리 팀이 수비/압박이 철저한 팀은 아니긴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지단의 실용주의가 빛을 발하는 부분이지요, 지단은 소위 상대적으로 강한 팀을 상대하거나 홈/어웨이 경기에서 크게 유리하지 않다라고 판단하면 굳이 무리해서 경기를 주도하거나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비를 강화하고 불필요한 실점을 피하려고 하는 스타일이죠. 특히 독일 원정이 어렵다는 것은 데이터 상으로 자각하고 있을겁니다. 첫 경기가 원정이기도 하니까요. 

 지단 마드릿은 강팀을 상대할때와 약팀을 상대할 때의 무브자체가 아주 다릅니다. 평소 우리 팀은 다소 느슨하게 선수들 특유의 장기를 살려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편입니다. 소위 잘난 팀의 왕도적 축구죠. 하지만 소위 강팀을 상대할 때는 상당히 긴장합니다. 이번 시즌 알레띠 원정이 가장 대표적인 경기죠. 크로스와 카세미루, 벤제마가 빠졌음에도 선수들이 죽어라 뛰면서 공간을 커버하고 압박하면서 알레띠 특유의 지역방어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3:0 완승을 따낸 것이 좋은 예입니다. 알레띠가 초단에 많이 흔들리고 있을때 거둔 승리긴 하지만 굉장한 결과죠. 지단이 전술적 능력은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지만, 반대로 선수 관리 측면에서 기어를 거는 것에 굉장히 능숙하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물론 우리가 불리한 요소도 엄청 많습니다. 레알 킬러 레비의 존재, 상대적으로 불리한 일정, 오락가락 하는 선수들의 폼, 우리를 잘 아는 토너먼트의 황제 안첼로티 감독, 전술 완성도 등... 전체적으로 우리의 수준이 바이언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뭐 바이언도 우리가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고, 바이언의 유리몸 노인 듀오가 언제 나가떨어질지도 모르고 보아텡은 이제 복귀해서 아직 폼이 미지수기도 합니다. 당장 조별 예선에서 알레띠 원정/로스토프 원정 가서 지고 온 팀이 바이언이에요. 지면 아쉽지만 그래도 바이언이라는 우승 후보니 져도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보렵니다. 딱 5:5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원정 가서 이기거나, 무실점으로만 돌아온다면 우리가 4강 진출 할 수 있다고 보고요. 

 뭐 우리 팀과는 상관없지만 바르샤 - 유베라는 양 팀 중 하나가 떨어진다는 것도 나름 좋은 일이고요. 바이언만 이기면 상대적으로 우리 팀과 비슷한 수준의 팀은 바르샤 - 유베 승자만 남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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