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가가 우리팀에 오기 힘든 이유
이번 경기 보면서 우리팀의 전술의 부재에 대해, 다시 말하면 지단호의 전술 부재에 대해 아쉬워하는 의견이 많고, 동시에 전술가로 유명한 감독들의 이름이 거명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을 해봤습니다.
결론은 '우리팀엔 전술가가 오기 힘들다' 입니다. 몇가지 이유를 들어보죠.
1) 선수단 장악
우리팀은 선수들의 커리어의 정점과도 같은 팀입니다. 즉, 경험을 쌓을대로 쌓은 선수들이 다수이며 팀의 중심입니다. 그런 선수들은 자연히 지금까지의 성공의 경험이 누적되어 어느정도 자신의 축구철학과 신념이 굳어진 경우가 많은게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전술가'는 이러한 선수들이 각각의 고집을 꺾고 감독의 생각에 맞춰 뛰어줘야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전술을 닦을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스레 선수단 장악과 관련된 문제가 되는데요. 여러분도 잘 아실겁니다. 그동안 우리팀에서 감독의 선수단 장악이 얼마나 중요하며, 얼마나 어려웠는지요.
2) 크랙의 존재
갈락티코 정책 이후로, 우리팀은 꾸준히 크랙들을 영입해왔습니다. 지금은 BBC가 그 역할을...지금까지처럼 맡아줬으면 하지만 노쇠화에 따른 기량 하락으로 새로운 크랙을 물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적어도 페레스가 회장으로 있는 한, 계속해서 이러한 정책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크랙이란 대부분 그 크랙을 중심으로 팀의 전술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적인 예로 호날두의 피니싱 능력과 벤제마의 연계능력이 만개했을 시기엔 우리팀이 역대급 선 수비 후 날카로운 역습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축구를 하기도 했죠. 바로 이런 점이 전술가와 우리팀이 어울리지 않는 점입니다. 오히려 전술가에 맞춘 전술이 크랙에게 평범한 역할부여로 인한 비효율을 발생 시킬수도 있고, 그에따른 갈등도 피치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3) 스타일리스트가 빅클럽에 가지않는 이유
여러분은 전술가라고 하면 어떤 감독들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현대축구에서는 비엘사, 클롭과 같은 감독이 떠오릅니다. 비엘사는 공격전술로 유명하고, 클롭은 프레싱 전술로 유명하죠. 공격과 수비, 각각의 강점을 극대화한 전술을 구사합니다. 이러한 전술가들의 전술은 특정 포인트에 집중도가 높은 만큼, 약점도 정도차가 있지만 수반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통의 빅클럽은 약점 가지기를 싫어하고, 시즌의 대부분을 승리로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무난하게 모든 방면에서 선수들이 잘 하기를 도모합니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위험부담을 가지는 전술가에 대한 선호보다는, 선수단 전체를 짊어지고 전술은 세부적인 방면만 신경써줘서 완벽을 기하는 '관리형' 지도자를 더 선호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시즌을 길게 가져가면서 평균 이상의 모습을 오래 유지하기에는 이러한 관리형 모델이 더 유효할 테니까요. 혹은 토너먼트에 유독 강한 '승부형' 감독도 타이틀을 위해 기용하는 경우도 있죠. 여러 감독모델 중 전술가가 선호되지 않는 이유는 이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전술가의 축구가 재미있고 확실한 컨셉이 멋질지도 모르지만, 우리팀은 그런 전술가보다는 길게보고 시즌 전체를 아우르는 관리형 지도자가 더 어울리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도 검증된 자원을 자꾸만 찾게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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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특공대 2017.03.08*동의 합니다.저도 전술적으로 세비야 경기나 이번 나폴리 경기를 높게 평가하지만,그 감독들이 우리팀에 오면 선수들 기에 기빨려,오래 못 버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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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가루비녹차맛 2017.03.08@우주특공대 지단이 선수단 장악은 최근 감독들중에 가장 좋아서 기대를 많이 하고있는데, 기량과 상관없는 고정된 선발활용이나, 특정선수에 대한 집착과도 같은 애착, 교체타이밍에 대한 불만이 가시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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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우주특공대 2017.03.08@가루비녹차맛 안감독님 2년차때도 로테이션했으면 했는데,그 분도 끝내 로테이션 안하더군요..그런면에선 지주가 로테이션은 잘 잘 돌립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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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tart 2017.03.08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정확히는 \'고집 센 전술가\'가 살아남기 힘들다고 봐요. 안첼로티 감독이라는 좋은 사례가 있었고, 14-15시즌만 하더라도 영입만 하던대로 했었다면 더 나은 성과를 냈었을거라고 보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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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우주특공대 2017.03.08@vistart 안감독님 2년차때 원했던 영입이 누구였죠? 있었나? 개인적으로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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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vistart 2017.03.08*@우주특공대 따로 없었습니다. 루카스 실바 영입때 좀 더 수비적인 선수를 원했다는 얘기는 한적 있었어요. 감독이 원했던 영입과는 별개로, 그 당시 주전-후보 격차가 엄청나고, 딱히 메꿀만한 능력이 되는 선수도 없었지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닐멘만 안첼로티 감독의 영입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구단의 성향을 생각할때, 보통 선수를 물색하고 데려오는건 감독이 아니라 보드진이 해오던 일이니...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17.03.08@우주특공대 비달 영입을 요청했다는 루머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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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가루비녹차맛 2017.03.08@vistart 맞습니다. 전술가중에도 안첼로티같은 덕장이 있는건 맞는데, 대부분이 선수들의 충성심을 요하는 감독들이 많아서... 하긴 감독문제 하면 두고두고 안첼로티 보낸게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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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tart 2017.03.08무링요 감독도 유연하고 넓은 전술 운용을 중요시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3년을 보내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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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가루비녹차맛 2017.03.08@vistart 제가 이 글을 쓰게된 주 요인중 하나가 무리뉴인데, 무리뉴 말년이 좋지가 않았기 때문에 말이죠... 무리뉴가 더 있었다면 팀의 주축 선수들이 더 떠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 고집을 서로 꺾지 않은채로 가지고 있으니 팀과 감독간, 선수단과 감독간의 불화가 끊임없이 불거져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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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vistart 2017.03.08@가루비녹차맛 네. 저는 그래서 오래 살아남지 못하는 감독들이 전술가라는 문제보다는 장기적인 관리능력의 부재..가 주된 원인이라고 보는게 맞을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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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가루비녹차맛 2017.03.08@vistart 동감합니다. 전술적 능력과 관리능력까지 두루 겸비한 감독을 찾기가 너무도 힘드네요, 애초에 그런 감독이 매물로 나오지도 않을 뿐더러 너무 이상주의적인 시각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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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maria 2017.03.081번2번과 같은 이유에 매우 공감하고 있기에 전술가영입에 대해서 신중해야한다는 점은압니다. 그러나 3번에 나오는 전술가에 대한 관점은 약간 다르네요. 저는 비엘사나 클롭 같은 경우는 하나의 철학을(공격, 게겐프레싱) 가지고 그 철학에 선수들을 맞추어가는 감독이라고 봐요. (세부적으로 보면 비엘사하고 클롭은 또 다릅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전술가란 상황이 어떻게 되던지 간에 주어진 선수들의 장단점을 최대한 잘 조합해서 하나의 완성된 팀을 만드는 감독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클롭을 전술가라고 보진 않아요. 철학가라고 보죠. 제가 전술가라고 보는 감독은 스팔레티, 가스페리니, 안첼로티와 같은 감독이에요. 이들은 뭐 옛날부터 전술로 이름 날린 분들이죠. 스팔레티는 옛날 460포메이션으로 스트라이커 부재문제를 잘 해결해서 로마를 위협적인 팀으로 만들었고, 이번에는 후이 부상, 피아니치 이탈, 풀백들 부진 때문에 시즌 초 고생하다가 3421포메이션으로 각 선수들 장단점 조합해서 부진하던 풀백들 부활시켜주고 나잉골란 폭발시켜주고, 제코도 부활시켜줬습니다. 가스페리니같은 경우는 인테르에서 폭망하고 나갔지만 이번시즌 재기했죠? 3백체제 확립해서 유망주 포텐 터뜨려주고, 중원 핵심인 갈디 나가니 바로 포메이션 변경해서 쿠르티치 살려주고 아직까지도 진짜 네라주리라는 별명 유지하고 있죠...이렇게 상황이 어떻게 주어지던 간에 그에 따른 최선의 팀조합을 찾아내는게 전술가라고 보는데,..현 감독한테서는 그걸 기대하다가 최근들어서 지쳐버렸습니다...물론 제가 생각하는 전술가가 온다고 해도 1,2번에 대한 리스크는 유효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만...변화를 두려워하다가 쇠퇴의 가로에 선 현재 몇몇팀을 보면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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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santamaria 2017.03.08@santamaria 근데스팔레티감독은 선수단 장악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토티랑 부임 초반에 갈등 있었다가 지금은 사이 좋아지고 언론에서조차 아무말도 안하는거 보면, 사실 토티 위상과 짬밥은 레알 누구와 비교해도 급이 다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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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가루비녹차맛 2017.03.08@santamaria 스팔레티 감독은 로마에서 은퇴하실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로마에 애착이 큰 감독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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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santamaria 2017.03.08@santamaria 그러니 저도 마음이 아프죠...정말 딱 맞는 감독이라고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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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레하겔 2017.03.08아스날 차기 후보에도 스팔레티는 언급조차 안됩니다. 로마 안떠날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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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M 2017.03.08확실히 딜레마가 있죠. 그래서 지단이 전술가로서 조금만 더 깊이가 있었다면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반쪽짜리 전술가보다는 선수단 전체를 장악하고 지휘할 수 있는 지단이 낫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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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 2017.03.08딱히 지단이 전술가형 감독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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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뵨쟈마 2017.03.08@라그 22.. 사실 전술가형/관리자형 그런 거 없지요ㅎ
해축에서 팬들이 말하는 “전술”이란 사실 시스템, 그리고 라인과 밸런스의 운용같은- 굉장히 협소한 의미로 통용되고 있는 것일뿐.. 쉽게 육안으로 확인되는 컬러가 있으면 그게 그 감독 전술이라고 흔히들 치부하고 말지만.
역사에 남은 명장들의 전술 관련 저서들 읽어보면 최소한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범위의 개념 자체도 다소 갭이 있는 거 같더라구요. -
CR7forever 2017.03.08동감합니다.비엘사가 레알마드리드 감독으로 취임해 호날두를 수비가담시키는것을 상상해보면 어떻게 될지 참 흥미롭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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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7.03.13안첼로티가 정말 아쉽네요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