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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스압] 전반 10분간의 카세미루에 대한 간단분석

나갱 2017.02.16 11:08 조회 2,484 추천 9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오랜 눈팅 생활을 청산하고 레매에 가입한 나갱입니다. :)

오늘 카세미루가 맹활약해준 데다 하메스가 선발기용되어서
많은 분들께서 두 선수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계시기에
시간을 많이 내지는 못하고 딱 제가 풀경기 본 전반 10분까지만
제 눈에 띈 카세미루의 이점과 단점을 간단히 짚어보려 합니다.

축알못 주의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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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점


나폴리의 스로인 상황. 굴람이 준비합니다.
깊숙이 내려와있는 인시녜에게 공을 전달합니다.



인시녜의 지능적인(사실 이런 장면은 약속된 플레이인 경우가 많은 듯해요) 플레이.
처음의 위치 1에서 굴람에게 공을 리턴해준 뒤 터치라인 쪽으로 내려가 모드리치가 자신에게 끌려오게끔 만들고,
덕분에 굴람이 함식에게 직접 공을 전달할 길이 열립니다. 곧바로 패스.
이걸 본 카세미루(위 사진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한 레알 선수)가 벌써 함식을 향해 뛰고 있네요!



1의 위치에서 잽싸게 날아온 카세미루가, 원래 함식이 충분히 공간이 있다고 기억해둔 그의 뒤쪽 공간을 완전히 메워버립니다.
때문에 함식의 턴 동작이 무리가 돼버렸고, 공은 인시녜에게로 튑니다.



여기서 한번 더 들어가 완전히 기를 꺾어놓는 카세미루.
순식간에 인시녜 앞의 공간을 지우고서 인시녜의 공 받는 동작을 방해합니다.
레알이 카세미루가 뺏어낸 공을 살려내서 가져가나 싶었지만 아쉽게도 터치라인 아웃.
하지만 덕분에 나폴리의 공격을 또 한번 지연해냈습니다.


  => 카세미루는 피지컬도 좋고 맨마킹이나 태클 기술 같은 자체 수비력도 준수하지만, 수비 시 헐거운 공간을 메꾸고 압박하는 능력, 공과 선수의 움직임을 읽고 예측하는 능력까지 굉장히 뛰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첫 실점 후 서로 몇 차례의 공방을 주고받다가 10분경 레알이 좌측면 높은 위치에서 스로인을 얻은 상황입니다.
마르셀루는 멀찍이 아래에 있는 킹갓크로스를 향해 공을 던집니다.



공을 받자마자 크로스는 자신을 마킹하는 상대를 달고서 뜁니다.



도중에 터치라인을 타고 슬금슬금 내려오던 마르셀루에게 공을 넘겨주고서, 크로스가 지금의 저 위치까지 뛰어들어가줍니다.

킹갓크로스의 위치 1에서부터 박스 왼쪽 모서리까지 뛰어주는 과감한 선택의 결과로
위치 2에 있던 나폴리 선수가 크로스를 쫓아가게끔 하여
상대의 미드필드 저지선을 뒤로 물리면서 파란색으로 빗금칠한 공간이 탁 트이고, 레알이 전방에서 공을 점유할 공간이 생겨났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뿐만 아니라 최근 크로스가 종종 이런 시도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저는 이런 장면이 크로스가 카세미루와 함께 기용된 덕분에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올 시즌 들어 바란이 그 빠른 발만큼이나 넓은 수비 커버범위를 갖게 된 덕분인 것 같기도 하지만요).

물론 크로스가 수비를 달고 뛰면서 쉽게 공을 뺏기지 않는 선수이긴 하지만,
설령 턴오버를 저지르더라도 후방에 믿을 수 있는 수비 살림꾼이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더불어 자기 뒤를 받쳐줄 누군가가 있기에 과거 혼자 살림꾼 역할을 해야 했을 때에 비해 체력적으로도 당연히 여유가 생기고요. 이 장면처럼 그 남는 체력을 공격적으로 쓸 수 있겠지요.
덕분에 크로스가 뮌헨 시절에서처럼 직접 공격에 가담하는 활로가 트이고 있다고 봅니다.


  => 카세미루 덕분에 그간 억제되었던 크로스의 공격력을 보다 잘 살릴 수 있게 된 듯하다.




2. 단점


이미 많은 분들께서 지적하고 계신 내용입니다. 마침 그걸 딱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샘플을 찾았네요.



위의 두 번째 장면에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중원이 풀렸음에도 좌측면에서의 나폴리의 압박이 거세었어서, 당장 효과적인 선택지를 찾는 것이 어려웠던 마르셀로는 일단 후방에 위치한 라모스에게 공을 넘겨줍니다.
올라간 마르셀로의 자리를 커버하던 라모스 역시 압박이 들어옴을 인지하여 공을 받자마자 센터 서클에 있던 바란에게 공을 주고, 이어서 모드리치가 바란에게서 공을 넘겨받습니다.

함식이 모드리치를 압박하러 오는데, 덕분에 하메스의 약간 아래 위치에 넓은 공간이 생겼군요. 하메스가 도와주러 내려와봅니다.



모드리치가 내려오는 하메스에게 공을 넘겨주고, 하메스는 다시 리턴해주면서 카세미루의 옆으로 뛰어줍니다. 저 위치에 그대로 있었다면 모드리치의 진로를 본인이 방해해버리는 모양이 되었을 테니까요.



모드리치는 원래 하메스가 있던 위치 1에 빈 공간이 있음을 보고서 공을 카르바할에게 넘겨주고 앞으로 들어가줍니다.



나폴리의 수비가 크게 동요하지 않았고 카르바할 쪽의 압박은 건재했기 때문에 여기서 직접적인 찬스가 나오지는 못했으나, 킹드리치가 1의 위치에서부터 나폴리의 미드필더진을 데리고 들어가준 덕분에 이번에도 거꾸로 중원 쪽에 넓은 공간이 생겨서 레알이 계속하여 전방에서 공을 점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르바할은 압박을 받자 바로 공을 하메스에게 넘겨줍니다.

그러고보면 이 장면은 하메스의 전술적 이점을 잘 보여주는 것도 같군요.

모드리치를 따라갔던 함식은 레알의 해당 부분전술이 무력화되었다고 판단, 다시 하메스를 압박하러 뛰어옵니다.
킹갓크로스는 조만간 자신에게 공이 올 수 있다고 판단,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쪽에 압박이 덜한 넓은 공간이 있음을 체크해둡니다.



함식에게 압박을 받자 바로 공을 넘겨주고서 함식을 달고 뛰어들어가주는 하메스.
카세미루 역시 앞뒤로 압박을 받는 중이기에 이제는 정말 크로스에게 공이 가겠지요? 그래서인지 크로스 역시 압박이 덜한 위치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카세미루의 시선이... 크로스가 움직이는 것을 체크하지 못한 채 공만 보고 있네요 ㅠㅠ



카세미루는 크로스가 아직 아까의 그 위치에 있는 줄 안 것인지, 공을 처음 크로스가 있던 곳으로 내어줍니다.
이미 나폴리의 선수들은 루즈볼을 향해 뛸 준비가 되어 있지요.



크로스가 재빨리 쫓아가 공을 받았으나 무리해서 받은 탓에 역시 터치가 길었고, 그 틈을 놓칠 나폴리 선수들이 아닙니다. 바로 공을 탈취해냅니다.


  => 카세미루는 공격 전개 과정에서 시야 및 공간 확보에 강점을 보이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훌륭한 피지컬과 나쁘지 않은 기술, 준수한 킥력을 보유하였음에도 의아한 판단(패스 선택뿐만 아니라 첫 터치의 길이와 방향도 포함하여)들을 종종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저런 섬세함과 눈썰미가 필요한 순간이 아닌 때에 카세미루가 보여주는 킥이나 공 다루는 능력 자체는 옛날 무리뉴 시절 케디라보다 훨 낫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오늘 경기 극초반만 하더라도 반대편에 자리잡은 호날두에게 정확히 롱패스를 전달하기도 했고, 각잡고 차 넣은 팀의 세번째 골은 정말 놀라웠지요. 

다만 상대의 압박에 너무 취약하고 팀적으로 리듬을 타는 섬세한 감각이 부족하다 보니 팀이 공격적으로 임해야 할 때에 아쉬운 모습들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수비력은 현역 미드필더 중 최강이니 공격적인 부분에서 더 성장할 수 있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모드리치 은퇴 전까지 지단 감독과 크-모 축구도사 듀오에게 많이 배울 수 있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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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조금 볼까 말까 하던 차에 먼저 레매에 들어와서 이미 의견을 남겨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보다가
카세미루의 활약이 급 궁금해져서 잠시 시간을 내어 10분 정도 경기를 보았는데
많은 분들께서 지적하신 카세미루의 장점과 단점이 이 10분만에 모두 보여서 참 재미있었어요 ㅋㅋ


이러나저러나 오늘 정말 잘해줘서 너무 고마워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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