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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내일 5시

호날두 딜레마

라그 2016.11.08 16:36 조회 2,294 추천 16
 
 호날두의 경기력을 두고 이래저래 말이 많습니다. 과거 안첼로티 시기에 '호날두를 선발 라인업에 넣는다는건 1:0으로 경기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참 그럴듯한 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과연 그런가? 싶을정도로 논쟁이 일어나고 있죠. 매년 연례행사정도로 일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슬슬 과연 호날두가 얼마나 더 폼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좀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폼 좋을때의 상한과 못할때의 하한이 매년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고 보이기에, 팬이나 감독이 만족할 수 있는 하한선이 슬슬 한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소위 난사라 불리우는, 경기 중 슈팅을 많이 가져가는 타입의 선수 중에는 진짜 슈팅 찬스가 아닌데 난사를 하는 마우로 사라테 같은 유형이 있는가하면, 호날두는 좀 독특합니다. 전성기의 호날두는 볼을 많이 공급받기는 해도, 그와 별개로 슈팅 찬스를 압도적인 오프더볼 센스와 유연한 발 각도로 많이 가져가면서 슈팅을 합니다. 평범한 선수였으면 드리블을 치던 패스를 하던 뭔가 어태킹 써드에서 가져갈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슈팅을 날리고, 그 중 몇개를 골로 연결시키죠. 베일을 데려다놓고 '너 공 몰아줄게 날두만큼 슈팅해봐' 하면 그만큼 못할겁니다. 해도 훨씬 홈런을 때렸겠죠. 호날두의 재능은 경이적인 득점력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지만, 그 득점력의 근간에는 무지막지한 슈팅 레인지가 수반된다는 얘기입니다. 아자르 같은 선수는 정반대죠. 지난번 아자르의 득점 장면이 대표적인데, 어떻게든 드리블을 잘게 치면서 자신이 골을 넣을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서 빠른 슈팅이 아닌 예리한 슈팅을 날립니다. 호날두는 볼을 좋은 위치에서 받든, 뛰어난 밸런스로 선수를 밀어내든, 훨씬 넓은 공간에서 된다 싶으면 슈팅을 날리죠. 

 또 그런 압도적인 능력과 결정력은 팀 차원에서의 조력 역시 분명히 있었습니다. 무리뉴는 중원을 아예 내주고 알론소의 롱패스와 케디라, 마르셀루, 디마리아의 볼 운반을 바탕으로 외질을 도우미로 배치해서 호날두를 극대화했습니다. 당시 아르벨로아가 그리 공격적인 선수가 아니었고 디마리아도 정위치가 아닌 오른쪽에서 기복을 보였고, 알론소 케디라 외질 모두 탈압박에 다소 취약한 점을 보였기에 중원 싸움에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라네로나 페드로 레온 같은 선수가 중용되지 않은걸 보면, 무리뉴는 일원화적인 움직임보다는 스폐셜리스트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호날두 시프트에 집착했습니다. 특급 도우미였던 외질과, 공격력이 정점에 달했던 마르셀루, 선수로서 전성기가 온 호날두의 활약에 힘입어 유일하게 펩의 감독 경력 중 리그 타이틀을 뺏기는 업적(-_-)을 남기기도 했죠. 

 안첼로티는 이와 반대로 중원 싸움에 집착을 보이는 감독이고, 라리가 적응이 끝난 모드리치를 중점으로 중원을 개편했습니다. 케디라의 부상으로 인해 디마리아를 중미로 기용하여 메짤라로 대성공하기도 하고, 두번째 시즌에는 크로스와 하메스를 통해 미들라인을 압도적으로 강하게 이끌었습니다. 외질이라는 특급 도우미가 빠지긴 했지만 안첼로티의 이런 방향성은 중원 싸움에서 우세를 잡고 이어 빠른 볼회전을 통해서 호날두는 변함없이 득점포를 날렸습니다. 벤제마 역시 더욱 조력자로서 공간을 잘 만들어줬구요. 하메스와 디마리아 역시, 대조적인 스타일이긴 했지만 호날두의 조력자로서 맹렬히 활약했구요.   

 문제는 베니테스나 지단이 다소 허리를 빼는, 수비적이거나 밸런스 중심의 전술을 펴다보니 공급 자체가 줄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모드리치가 부상당하자 높은 위치에서의 플레이메이킹이 안되면서 호날두가 급격하게 못하는 것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호날두의 피지컬도 예전같지 않습니다. 이제는 피지컬이 떨어지면서 슈팅 찬스를 혼자서 못 만들어내기도 시작합니다. 만들어도 훨씬 안좋은 위치에서 슈팅을 날리거나 하고 있죠. 킥력 자체가 죽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애시당초 위치나 볼을 받은 시점이 좋지 않으니 득점이 확 줄기 시작합니다. 과거에는 외질 같은 특급 조력자가 빠져도 스스로 골을 만들어낼 수 있었죠. 하지만 이제는 그게 안됩니다. 즉, 예전에 갖고 있던 혼자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도 줄었고, 지금은 디마리아나 외질, 모드리치, 하메스, 벤제마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지금 하메스와 벤제마는 팀에서 겉돌고 있고 모드리치는 부상입니다.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도, 요즘 자주 보이는 홈런처런 정밀도가 떨어져가구 있구요. 

 물론 지금 중원이 엉망이라 더 못하는 걸로 보이지, 예전 무리뉴나 안첼로티 시기처럼 양질의 볼 공급이 된다면 아직 호날두는 선발로 나와서 충분히 1인분 이상을 할 수 있는 선수라 봅니다. 다만, 그게 팀 전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일인지는 조금 의문이 있습니다. 지난 시즌 후반처럼 각성 호날두가 되면 또 얘기가 다르지만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또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시즌 내내 기복에 시달린다는 것은 안정적인 리그 운영에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하구요. (어차피 다음 시즌은 영입 금지니 딱히 이런 얘기가 별반 의미는 없지만...) 

 거기에 호날두는 개인적으로 선발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타입이라고 봅니다. 짧은 시간 안에 정밀하게 기회를 만들어 예리한 골을 넣는 저격수가 아니죠. 저격수라는 표현을 썼으니 굳이 비유하자면 호날두는 기관총 같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탄약(볼)만 계속 공급되면 적진을 초토화시키는 그런 선수죠. 스태미너가 부족해서 지금 못하는 것이 아니고, 교체 멤버로서는 큰 메리트가 없다는 얘기지요. 호날두가 벤치로 가도 고분고분할까...와 같은 문제는 생각하지 않더라도요. 그러기에 저는 호날두가 스타일을 또 쇄신하지 않는다면, 레알과 호날두의 이별은 어찌보면 지금 재계약한 것보다 더 빨리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날두 본인 스스로 누적 기록 등에 대한 집착이 있기도 하고요. 

 '까면 잘한다' 라는게 호날두고, 시즌 중간에 항상 내보내야 한다 방출해야 한다 논쟁에 휩싸이지만 시즌 끝날때 되면 '역시 호날두' '호날두 까는 글 쓴 사람 다 나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던 선수가 우리의 호날두인데 과연 이번 시즌 끝나고, 그리고 다음 시즌 영입 제한이 풀릴때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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