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 전술 중 일부에 대한 생각
이스코가 레매에서 가장 평이 좋았을 땐,
영입 직후 호날두가 결장할 때 극장골 터뜨렸던 초반과,
특히 베일이 결장했던 안첼로티 시기에,
이른바 이-크-모-하 라인업에서 사이드라인을 잡아줄 때였죠.
그 당시 안첼로티의 공격 전술을 분석할 때,
빌드업의 시작에서 미드필더진의 "L Shape"에 대한 분석이 꽤 있었습니다.

이 사진에서 미드필더 진이 대문자 L의 모양으로 포진을 하는데요,
(하메스의 경우 사진보다 더 밑에 위치하면서 진짜 L 모양으로)
4-4-2에서 4-3-3의 전환을 하는 과정인 셈이죠.
이건 안첼로티가 일반적으로 가져갔던 움직임입니다.
라데시마 할 때의 조날마킹에서도 드러납니다.

<챔스 바이에른 1차전>
어제 전반에도 나름 유사 L 형이 나오긴 했습니다.(의도한 건 아닌 것 같지만)
어제 이스코도 과거 안첼로티의 포메이션에서 유사한 위치에서 플레이를 꽤 했구요.
레가네스는 개인의 수비적 역량이 떨어졌을 뿐 전술적으론 훌륭했기 때문에,
다시 활로를 뚫으려고 이스코가 사이드로 빠져서 뛰어주는 경우가 많았거든요.사실 최근에 이스코가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경기는 대부분 사이드라인 주변에서,
트라이앵글을 형성하면서 쉽게 쉽게 공을 주고 받아줄 때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왜 답답했을까요?

패스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실상 4-2-3-1로 뛰게 되어버렸으니까요.
과거와의 차이는 호날두가 사실상 톱에서 뛰었는데(는 박스 안에 얼마 못 들어간; 그래서 자동 4-3-3! 응?),
1) 측면에서 모라타가 호날두만큼의 움직임을 못 가져갔고(심판의 문제도 포함),
그로 인한 좌측 라인의 트라이앵글 형성이 어려워짐
2) 4-5-1에 가까웠던 레가네스의 수비가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코바치치가 공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 활로를 뚫어줄 만큼의 좋은 포지셔닝이 아니었던 점
이 두 가지가 제일 컸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연쇄 작용이 일어난 것은 아닌가 합니다.
물론 이스코도 썩 좋지 않은 상태였던 것도 맞습니다.
어제 대부분의 패스가 수비진+크로스 사이에서 이뤄졌던 것을 보면 말이죠.
(전체 터치 503회 중 68%가 수비진+크로스가 차지)
지단의 지금까지 전술은 강팀을 상대로 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늘 좌우 밸런스를 잡은 V 형을 선호해왔습니다.
특히 부임 초기 그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던 꼬마 전 이전까지의 경기를 보면 말이죠.
이후의 베스트 조합이 된 크-카-모 라인에서도,
수비시 4-1-4-1에서 공격시 4-3-3으로 전환될 때도,
역습 상황이 아닌 이상 대부분 크로스가 역삼각형의 꼭지점으로 내려오고
나머지 두 미드필더는 양옆으로 대칭적으로 서고자 하구요.
(하지만 카세미루의 패스 질 때문에 여기서도 단점은 발생하고)
어제도 모드리치가 투입된 이후 바로 그렇게 변모하는 걸 보면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마저도 하메스가 들어오고 나니 다시 무너졌지만.
뭐랄까 이런 걸 보면 전술적으로 체계가 없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전방에서의 유기적인 움직임도 그렇구요.
BBC뿐만 아니라 MBC 사이에서도 거의 상호작용이 없는;
안첼로티 시기의 보는 게 즐겁던 축구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죠.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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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파 2016.11.07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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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 2016.11.07이스코가 레알에서 가장 빛을 발한 시기는 모드리치 부상 후의 에이바르 원정 ~ 엘체 원정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때는 오히려 베일은 거의 결장하지 않았죠. 14/15 이스코가 선발로 기용된게 베일의 대체가 아니라 모드리치의 부상 대체였고 그 당시 중미로 팀을 이끌었던 시기가 저는 가장 기억에 남네요. 사실 이크모하는 챔스 리버풀과의 경기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나온 적이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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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지주의바지트임 2016.11.07@라그 이크모하는 리그 시즌 초반에 베일 결장했을 때 몇 차례 가동된 것도 있고 엘클 3-1 압살이 포함되어서 다들 기억 속에 더 강하게 남아있긴 하죠. 그땐 베일 있을 때도 한 두 번 가동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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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16.11.07*@라그 네, 8~10라운드 레반테 - 바르샤 - 그라나다 시기죠. 그 당시 이스코도 물론 잘했지만, 저는 그 부분보다는 중후반기 중미 이스코가 더 인상적이어서 드린 말씀이에요. 그 당시에는 팀 분위기 자체가 좋아서 대부분의 선수가 잘 맞아돌아간 시기지만, 중반기 이스코는 레알을 캐리한다는 소리까지 나왔었죠. (한준희 해설 위원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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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R7 2016.11.07@라그 한위윈님\"이런 상황에서는 이스코 같은 선수의 장점이 좋게 발휘하고있는거죠
말라가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팀이 필요할때 본인이 뭘 해야할지
알고있는 선수입니다\" -
VLAD 2016.11.07\'안첼로티의 보는 맛이 즐거운 축구와는 거리가 멀다\' 는 말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여느 타 명감독들이라면 드러나야 할 색깔이 레알엔 보이지 않는다는게 가장 큰 단점이자 약점이죠 솔직히 진짜 보는맛이 안나긴 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R7 2016.11.07@VLAD 디마리아가 두명 달고 재꾸고 호날두랑 원투치고 했던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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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포그 2016.11.07이스코가 중앙으로 오긴했는데 가장 아쉬운건 카르바할의 패스정확도였던것 같아요. 패스가 죄다 끊기니 베일, 이스코가 수비하러 내려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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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지주의바지트임 2016.11.07@블러포그 어제 카르바할이 백패스나 가볍게 주고 받는 패스 제외하면 제대로 된 걸 거의 못 보여주긴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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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해Granero적 2016.11.07@지주의바지트임 투볼란치 시절 알론소 있을때 중원 수 차이로 패스 길 다 차단 되는건 이해해도
3미들인데 어제 경기 위치 선정보고 참 답답했네요. 카르바할만 탓하기도 뭐하네요. -
마르코스 요렌테 2016.11.07저도 안첼로티 시절의 축구를 가장 좋아하긴 했었는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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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날둥 2016.11.08진짜 레알에 대한 애정때문에 응원하느라 보는거지 지난 시즌부터 우리 팀 경기는 대부분 너무 재미가 없어서ㅠ 축구 보는 재미는 진짜 사라졌어요ㅠ 요즘은 다른 팀들 경기보는게 재밌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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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erika 2016.11.09좋은 글 감사해요.. 앞으로도 자주 보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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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6.11.10좋은 글 감사합니다ㅠㅠ요즘 우리 팀 축구 보면서 재밌다는 생각은 못해봄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