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써보는 1라운드 후기
갓베일의 아주 이른 선제골로 경기 쉽게 풀었네요.
이게 빨리 들어가서, 중심을 뒤쪽으로 잡아놓고 소시에다드 끌어들여서 뒷공간 맘껏 후벼파는 공격이 가능했습니다. 여기서 생각보다 모라타가 아주 잘해줬죠. 세리에 팬들이 1인 역습 얘기할 때만 해도 흐흥 했었는데, 오늘 보니까 잘하네요 ㄷㄷㄷ 솔직히 놀랍습니다.
아센시오 골도 앞으로 무게중심이 쏠려있는 소시에다드의 뒷공간을 노려서 한번에 패스가 들어갔고, 아센시오가 아주 침착하게 잘 마무리했죠. 2:0 되는 순간 경기는 우리가 완전히 가져오게 되었고요.
카세미루는 간간히 상대편이 시도하는 역습 다 끊어내줬고, 수비진도 괜찮았네요. 심판이 너무 안불어준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거의 양팀에 동일한 기준으로 봤던 것 같아서 딱히 문제가 될 것도 없는 듯여.
문제는 코바치치 하.. 얘는 참 이쯤되니 안타까울 정도.
전반전에는 공의 흐름에 거의 관여하지 못하더군요. 토니 크로스가 공 잡고 패스 어따할까 보면 진짜 쌩뚱맞은 데 서있습니다. 패스 주기도 받기도 애매한 데에 자리잡고 있고, 상대한테 공 넘어가면 그것만 따라다니고... 그래서 중앙에서 공격을 푸는 것보다 반대쪽으로 길게 넘기고 카르바할 쪽에서 공격해 들어가는 패턴이 많이 나왔죠.
후반에는 그나마 나았지만, 후반 양상 자체가 중간 빌드업을 거의 생략하다시피 하고 역습전개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여기서도 한 게 거의 없습니다. 가끔 튀어나가는 움직임은 좋은데.. 이것도 기본적인 미드필더로서의 능력을 갖춘 상태로 그 위에 더해졌을 때 빛을 발하는 거지, 오늘처럼 기본 움직임이 안좋은 상태로는 곤란하죠. 일단 3선 중앙미드필더는 안정감이 중요하니까요.
모드리치 역할로 써보려고 선발로 내보냈다면, 완전히 실패했다고 생각하네요. 공의 순환에 기여를 거의 못하고, 중미로 나와서 패스도 제대로 못받을 정도의 플레이를 보이다니.. 참...
한편, 오늘 교체되어 들어온 선수 셋이 바스케스, 이스코, 하메스인데..
바스케스는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거의 역습 일변도로 진행되는 막판 공격에서 라인따라 잘 움직이고 잘 뛰어들어가더군요. 수비가담도 잘해줬고..
잘하는 플레이가 한정되어있고, 그것만 잘 해줘도 충분한 선수라고 생각하네요.
이스코는 아직 실전 감각을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아요. 토니 크로스 대신 들어와서 기본적인 주고받기만 해주고 딱히 뭔가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몇번 턴오버도 있었고요. 그래도 모드리치 복귀 후 중미에서 교체 우선순위를 꼽자면, 코바치치보단 앞서야 하지 않나 싶네요.
하메스는...
살짝 복잡한데, 잘했죠. 어시도 하고 오늘 잘했어요. 후반 교체로 투입되어서, 역습으로 공격이 전개되는 상황이라서 하메스가 패스를 찔러줄 기회가 많았고, 침투하는 선수들에게 공간도 충분했죠. 4-3-1-2 형태로 하메스가 중앙 공미에 서고, 베일-바스케스가 투톱처럼 쓰여서 하메스가 자기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형태가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메스를 선발로 쓴다고 하면.. 3선에 맞춰져있는 무게중심을 2선으로 끌어올리는 식으로 팀의 전술이 바뀌게 됩니다. 지단이 하메스를 선발로 세우지 않고 중미인 코바치치를 썼다는 건, 3선에 무게중심을 두고, 안정적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가겠다. 이런 의도라고 생각되네요.
코바치치의 퍼포먼스는 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아노에타 원정에서 빠르게 2골을 뽑아냈으니, 굳이 공미를 두지 않아도 공격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죠. 여기에 굳이 하메스를 선발로 써서 중심을 끌어올리는 변화를 줄 것 같지는 않네요.
결국 하메스가 주전으로 나오려면, 지금으로서는 아센시오랑 경쟁을 해야 하는데.. 아센시오가 오늘 골까지 넣어주면서 또한번 눈도장을 찍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 하메스가 아센시오 대신 선발로 나오게 된다면 모르겠지만, 또 아센시오가 선발로 출전한다면, 하메스는 당분간 오늘처럼 조커 역할로 쓰이게 될 것 같습니다.
베일이 시작해서 베일이 마무리한 경기였고, 그만큼 오늘의 베일은 아주 좋았습니다. 속도있는 역습, 우측에서의 전개, 수비가담까지 아주 잘해줬네요. 호날두와 벤제마가 돌아오기 전까진 공격진 캐리 제대로 해줄 듯.
다음 경기 라인업은 또 어떨지 궁금하네요. 아센시오가 다시 한번 선발로 나올지, 아니면 하메스가 기회를 받게 될지. 이거 기다리는 것도 쏠쏠한 재미일 듯여.
여튼 승리해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강팀들이 애먹는 아노에타 원정인데, 첫 경기를 깔끔하게 승리로 장식했네요. 다들 경기 보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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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 2016.08.22모라타는 이제 골만 터지면 진짜 첼시한테 왜 안판지 스스로 증명해낼듯... 다음 경기가 홈에서 열리니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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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리가리날둥 2016.08.22모라타가 전반 mom이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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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ragueño 2016.08.22아센시오가 생각보다 더 적응이 빨라서 놀랍더군요 아직 20살인데..
원래 포지션인 오른쪽 사이드로 나왔으면 중원싸움에 더 가담했을수도 있지만 팀전술상 기본적으로 왼쪽으로 나와서 측면을 넓게 벌리고 빠른 템포의 공격을 주도하도록 지시가 들어간 것 같습니다. 원래 지단이 3톱에게 그런 플레이를 요구하는 것을 좋아하고요
대신 미들싸움은 토니랑 코바치치가 볼순환을 했어야했는데 코바치치가 워낙 포지션을 망각하고 튀어나가는지라 토니까지 페이스가 흐트러지더군요
오늘의 어지러운 이피엘식 축구는 코바치치에게 상당부분 지분이 있다고 생각하네요. 90분간 정신없이 달리기만 하다가 레알선수들 체력을 완전히 고갈시켜 놨죠. 패스를 돌리면서 템포를 죽이고 쉬어갈 필요도 있는데 말이죠 -
subdirectory_arrow_right 베일매니아 2016.08.22@Butragueño 동의하네요. 2:0으로 앞서고 있으면 중원에서 볼을 안정적으로 소유하면서 템포를 늦추고 느긋하게 할 필요도 있는데, 오늘 경기는 리드한 이후에도 계속 공격 속도가 빨랐죠. 중원에서 볼을 키핑하면서 돌려줘야 할 역할을 코바치치가 제대로 못해준 게 큰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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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Stefano 2016.08.22아 치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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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로드 2016.08.22공미 셋의 경쟁이 흥미진진하고(쓰임새는 다르지만) 치치는 어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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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amos 2016.08.22코바치치는 정말 못하는거 같아요..재능과 지금 못하는건 별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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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 2016.08.224312라고 보기보다는 442의 형태에서 하메스가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공격전개를 했다...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크로스 모드리치 없는 중원은 좀 걱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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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6.08.22코바치치 정말 보이지도 않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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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데고르 2016.08.22개인적으로 아센시오도 골장면 빼고는 기대 이하였어요.
경기 영향력 측면에선 코바치치 보다도 나을게 없었다고 봅니다 -
마르코스 요렌테 2016.08.22전 오히려 이스코가 걱정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