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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는 업적으로 보면 역대급 회장이죠.

정채연 2016.05.15 22:49 조회 3,327 추천 20

축게에 페레스 얘기가 나오고 있던데... 칼데론이랑 비교해서 페레스가 낫다.  이 수준이 아니라, 이 사람이 이뤄낸 업적이 많고, 이건 역대 회장들 통틀어서도 손에 꼽을 만하다고 생각해서 글을 써봅니다.

가장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건 2000년도, 회장에 당선되자 마자 기존에 있던 훈련장 부지를 매각했던 일입니다.  이걸로 레알 마드리드는 멘도사-산스 두 전임회장 때부터 골치를 앓았던 악성 부채를 해결하게 됐죠.  찾아보니까 270m 유로에 달하는 부채를 한방에 탕감했다고 하는군요.  
(엘리엇님의 역대 회장 열전 참고)

페레스 회장 본인이 토목, 건축 사업가이고 그 방면에서 상징적인 사람이기에, 부동산과 관련한 사항에 엄청 밝습니다.  그걸 토대로 부지 매각이나 테마 파크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해서 어마어마한 이윤을 남겼죠.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는 소위 말하는 기름 머니나 슈가 대디의 도움없이, 순수 클럽의 자본으로 최고의 선수들도 사고, 여러 행사도 치르고, 시즌을 굴려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저 때 페레스 회장이 당선되지 않고, 산스가 연임에 성공했다면, 레알 마드리드는 최악의 경우엔 발렌시아 테크를 탔을지도 모릅니다.  발렌시아가 재정 파탄나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라리가 팬이라면 다들 알고 계실 테죠.  남 얘기가 아니었을 수도 있어요.    
애초에 프로 스포츠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돈이 있어야 선수도 사고, 경기장도 증축하거나 새로 짓고, 팬들한테 행사도 하고 그러는 거죠. 

이 부분에서 페레스의 업적은, 역대 회장들 중 1,2위를 다툴 정도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재정 면에서 봤을 때는, 클럽의 은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두번째가 흔들림없는 주급 체계. 

페레스 회장의 주된 실책으로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마케렐레의 방출입니다.  
사실은, 당시 마케렐레가 아주 강하게 주급 인상 요구를 했었어요. 팀내 최고급 주급을 요구했었죠.  물론 레알이 돈 없어서 저걸 안들어준 게 아닙니다.  주급 체계를 무너뜨리는 요구라고 판단해서 들어주지 않고 방출한 거에요.  

물론 마케렐레가 나간 이후 한동안 그 대체자를 못찾아서 엄청 고생했고, 결과적으로 페레스가 성적 부진 때문에 사임하긴 했습니다만, 덕분에 견고하고도 합리적인 주급 체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만약 저 때 마케렐레의 요구를 들어주고, 팀내 최고 수준으로 주급 인상을 해줬더라면, 그 뒤에 조금 활약했다는 선수들도 다 주급인상을 요청할 테고, 구단으로서는 선례가 있으니 올려주지 않을 수 없었겠죠.  그렇게 되면 주급체계는 무너지게 되는 겁니다.  

그 이후로도 구단은, 케디라나 디마리아 등 아주 좋은 활약을 해준 선수라도, 주급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요구를 해오면, 얄짤없이 방출하는 선택을 해오고 있습니다.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의 주급체계는 전 유럽의 빅클럽들 중에서 가장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는 거고요. 


그리고, 갈락티코 정책이 굉장한 게...  단순히 최다 우승팀의 이미지 이상으로, 선수들과 팬들 모두에게 "꿈의 클럽"이라는 데까지 레알 마드리드의 브랜드 가치를 격상시켰다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칼데론 시절, 16강에서 계속 고배를 마시며 최악의 암흑기를 보내고 있었음에도, 최고의 선수들과 계속해서 계약할 수 있었고, 축구계 화제의 중심으로 존재해올 수 있었던 거죠.  


게다가, 축구 내적으로 봐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번에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게 되면, 그 횟수가 총 11회가 됩니다.  그 중에서 3회를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 임기에 해낸 거죠. 
저승사자 시절의 5회가 너무 독보적이어서 그렇지, 3회면 아주 훌륭한 겁니다.  물론 온갖 우여곡절도 있었고, 바르셀로나의 역대급 전성기와 맞물리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11회 중에서 3회 우승한 거면 잘한 거죠.  게다가 UEFA랭킹도 레알 마드리드가 1위에요.  이정도면 스포츠적으로도 결과를 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첼로티를 그렇게 짜른 건 의외였지만, 뭐 지금까지 레알에서 무관하고 살아남은 감독은 거의 없다시피하기에 (게다가 안첼로티는 더비 성적이 너무 안좋았 ㅠㅠ) 거기까진 그러려니 합니다.  그 다음 선임이 문제였을 뿐... 그래도 무리뉴에게 온갖 실드 쳐주면서 3시즌이나 팀을 맡겼던 걸 보면, 밥먹듯이 감독을 갈아치우던 전 임기 때랑은 또 다르지 않나 싶어요.  

09년부터 16년까지 선임했던 감독이 페예그리니, 무리뉴, 안첼로티, 베니테즈, 지단.  5명입니다.  5명이면 레알마드리드 치고는 나름 적은 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지단은 내년에도 감독직을 이어갈 게 거의 확정적이고.


베니테즈 선임+ 반시즌만에 해임, 데헤아 이적 , 코파델레이 탈락한 것까지 겹쳐서 이번 시즌에 쪽 제대로 팔렸지만..  그래도 주변의 우려를 무릅쓰고 지단을 선임, 어찌어찌 챔스 결승까지 가긴 갔습니다.  만약 우승하게 된다면, 현재 바닥을 치고 있는 페레스 회장에 대한 여론이 얼마든지 우호적으로 바뀔 여지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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