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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 마드리드에 대해 - 크로스 딜레마

온태 2016.05.01 13:01 조회 5,383 추천 24

이 글 완성한게 3월 중순인데 질질 끌다 이제야 올리려니 기본적인 관점 자체가 상당히 어색해졌네요. 그런 점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토니 크로스의 활동반경은 거의 센터서클 부근에 형성됨. 물론 미드필더 어느 위치에서건 뛸 수 있는 선수이기에 포지션에 따라, 그날 경기 양상에 따라 약간씩의 변화는 있지만, 센터서클을 거의 항상 포함하고 있음. 이러한 성향에 매우 훌륭한 테크닉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느 포지션에 나오더라도 팀에게 중원 싸움에서의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는 친구. 볼이 흐르는 중요한 길목에 딱 버티고 서서 팀의 볼 회전을 주도하는 데엔 타의 추종을 불허함. 공미로 나와도 팀의 후방 빌드업 부담을 나눠쥐는 데 전혀 어색함이 없고, 수미로 나와도 전방에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단 얘기.

 

-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크로스는 중미로 뛰기엔 상당히 제약이 많은 선수. 순간적인 운동량이 부족하고 민첩하지 못해 본인 주도로 볼 전진을 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 중미로 쓰기 위해서는 근처 측면 자원이 중앙으로도 능숙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미들 라인의 파트너는 볼을 그리 많이 잡지 않되 활발한 움직임으로 중앙에 여유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민첩하고 커버 범위가 넓으면서도 미들 라인으로의 순간적인 스위칭이 자연스러운 홀딩이 필요함. 이 홀딩 역시 빌드업 시 크로스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아야 하고. 이게 완벽하게 돌아간 게 14 WC에서의 독일 국가대표팀.

 

- 물론 현재의 팀도 이런 조건을 어느 정도 잘 충족하고 있음. 마르셀루와 벤제마가 사이드라인에서 크로스에게 여유를 제공하고, 카세미루는 미진하게나마 크로스와 함께 뛰어야 하는 홀딩에게 요구하는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음(때문에 플랜 B를 위한 백업으로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 가장 다른 건 크로스의 파트너인 모드리치. 세세하게 따지면 다른 점이 많지만 둘은 큰 줄기에서 보면 활동 영역과 제공하는 이점, 단점 등이 매우 비슷한 선수들. 때문에 한 친구가 플레이를 리드하고 있을 경우 다른 친구는 미들 라인에 홀로 남아 잉여가 될 수밖에 없음. 문제는 현재 팀의 윙어들이 리베리나 외질보다는 확연히 포워드에 가까운 친구들이란 점. 때문에 완전히 가둬놓고 두들겨패는 양상을 기대하기 힘들고, 전환과 탈압박에 더 능숙한 모드리치가 전체적인 플레이를 주도해나가는 시간이 길어짐. 그러다보니 크로스의 능력에 대한 의문이 자꾸 제기되는 거고.

 

- 그렇다면 남는 건 공미와 수미인데, 레알 마드리드에서 크로스를 공미로 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됨. 공미 크로스의 단점은 공미가 맡아야만 하는 지역을 벗어나서 움직이는 데 제약이 굉장히 크다는 데 있음. 한마디로, 고립이 쉬움. 또한 밀집을 벗겨내는 데엔 제약이 따르는 선수이기 때문에 킬 패스를 만들어내는 모습도 크게 기대하긴 힘듬. 소위 말하는 10번과는 거리가 정말 먼 유형.

 

- 때문에 토니 크로스가 이 팀에서 본인의 능력을 100% 발휘하며 뛸 수 있는 위치는 미드필더 후방 이외엔 없다고 봄. 주변에 선수들이 많아 고립의 걱정이 없고, 좋은 킥력과 앞서 말한 장점들을 살리기에도 좋은 위치. 실제로 팀이 아래쪽에서 볼을 제대로 뿌리지 못해 말라죽는 경기는 무리뉴에서 안첼로티로 넘어가면서, 알론소에서 크로스로 넘어오면서 매우 보기 드문 광경이 되었었음.

 

- 그러나 이럴 경우, 역시 지금 겪는 것처럼 수비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음. 안첼로티만치 정교한 라인 형성을 기대할 수 없고, 지단의 수비 성향이 안첼로티보다 다분히 적극적인 만큼. 이래서 딜레마가 발생.

 

- 개인적으로 이 딜레마의 해답이 크로스를 팔고 새 홀딩을 쓰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 그게 답이었다면 이렇게 글을 쓸 필요가 없...

 

- 사람도 하체가 튼튼해야 힘을 제대로 쓰듯, 강팀이 강팀다운 축구를 하기 위해선 아래에서 나오는 볼 줄기가 튼튼해야 함. 라요가 강팀 축구를 어설프게나마 구사할 수 있는 건 트라쇼라스라는 축이 있기 때문이며, 크로스 대신 카세미루가 나왔던 라스 팔마스 전에서 유례없는 졸전을 펼친 건 카세미루가 중심을 전혀 잡지 못해 모드리치가 중원을 포기하고 내려와야 했기 때문. 적어도 토니 크로스는 이런 면에선 절대 무너지지 않음. 비견할 만한 선수도 부스케츠 이외엔 있으려나...

 

- 크로스-카세미루-모드리치로 나온 로마와의 경기를 보면, 조금 덜 맞았다 뿐이지 결국 맞을 건 다 두들겨맞음. 홀딩 한명 바꾼다고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 카세미루의 역량 얘기가 나올 지도 모르겠는데 현존하는 전문 홀딩 중 카세미루보다 커버 범위가 월등히 넓은 친구가 있는지 의문. → 이건 지단이 전체적인 팀 압박을 크게 개선하면서 해결했죠.

 

- 지겹도록 하는 얘기지만, 문제는 커버 범위의 부족. 크로스에게 나오는 비판 중 가장 주요한 것중 하나가 자꾸 자기 지역을 버리고 뛰쳐나온다는 것. 이는 크로스가 올라가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순간적으로 미들 라인의 숫자가 부족해졌기 때문. 알론소도 종종 이런 모습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금방 커버링을 들어와 주던 디 마리아의 존재.

 

- 안첼로티든 지단이든 왼쪽 미드필더를 공격시 자기 자리에서 이탈하게끔 해서 사용하는데, 때문에 역습 시 미들 라인의 숫자가 부족한 경우가 매우 잦음. 디 마리아는 이럴 경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미들 라인에 복귀하거나 알론소가 숫자를 채우는 사이 빠르게 후퇴하며 홀딩 라인으로 들어가는 볼이나 상대 선수를 마크했음. 지금 스쿼드에는 이게 가능한 선수가 없음. 때문에 크로스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들 라인에 순간적인 운동량이 좋고 커버 범위가 넓으며 압박에 능한 선수 영입이 요구됨. 추가로 공중볼까지 잘 다면 더 좋을 것.

 

- 그러나 이런 선수 한둘의 영입으로 이 딜레마가 완전히 해결될 거라고 보진 않음. 지단의 방향성이 더 높은 위치부터의 수비 전환과 볼 탈취횟수 증가에 있다면 앞쪽에서도 변화가 필요함. 공격진에도 좀더 압박에 능하고 커버 범위가 넓은 친구가 필요함. → 최근 벤제마와 호날두의 수비 가담은 크게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봅니다. 지단이 훌륭하게 바꿔놓은 부분.

 

- 이게 완성되면, 팀 차원에서의 압박 대형 정립이 필요함. 지단은 압박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팀에 압박 개념을 불어넣는 데엔 아직 완전히 성공하진 못한 듯. 목적 없이 우르르 달려들면 공간만 내주기 십상. 압박과 커버에 능한 친구들이 생긴다면 지단도 뭔가를 확실히 보여줘야. → 선수 영입 없이도 시즌 중에 선수들의 의식 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해냈죠. 개인적으로 지단의 올시즌 모습 중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

 

- 물론, 홀딩 크로스를 제대로 쓰기 위해 전술적 안배가 필요하다고 해서 크로스가 잘하고 있단 얘기는 아님. 지단은 안첼로티보다도 더 뚜렷한 역삼각형 미들 대형을 선호하고 있고, 때문에 책임 지역을 이탈해야 할 필요가 상당히 줄어들 만큼 본인이 상대해야 하는 선수와 책임 지역에 대해 더 적극적이고 책임감있게 막는 자세가 필요. 가장 많이 나오는 비판이기도 하고... 또한 사이드로의 커버는 몰라도 센터백 라인으로의 커버엔 좀 더 능숙해졌으면 하는 바람. 활동 반경이 조금 더 아래쪽으로 넓어지면 좋을 듯.

 

- 알론소랑 비교 많이 됐는데 알론소도 커리어 한동안 수비력 논란이 쭉 있어왔던 선수. 본투비 홀딩도 아닐 뿐더러 EPL에선 마스체라노의 후광과 역동성 부족 때문에, 이런 영향으로 레알 이적 후엔 미드필더 최후방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인지 늘 논란이 따라오던 선수. 이걸 경험 축적과 본인의 능력으로 극복해낸 거고. 인더홀에 대한 개념만 확실하게 갖춰져 있다면 수비라인 앞에서의 수비 역량은 충분히 후천적으로 습득이 가능하다고 봄. 공미에서 인더홀에 자리잡고 가패가패하며 월클 소리 듣던 시절도 있었으니 일차 조건은 충족되었고, 쫓아가는 양상이 아닌 1:1에는 크게 약하지 않으며, 포지셔닝 센스도 좋아 루즈볼을 따내거나 미들 라인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해 상대를 말려죽이는 플레이에도 도가 튼 친구이니 충분히 잘 할 수 있으리라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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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8

arrow_upward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헛소리 주의) arrow_downward 맨시티와의 2차전은 확실히 우리가 유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