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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타 비고토요일 5시

지단 마드리드에 대해

온태 2016.02.26 20:28 조회 3,859 추천 43

 

이 글을 쓰는 위치와 제 신분상 음슴체로 쓸 수밖에 없네여.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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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메이션은 4-3-3 & 4-2-1-3

- 안첼로티와 비슷한 구석이 있지만 카스티야부터 쓰던 포진이라면 본인의 아이덴티티가 담겨 있다고 보는게 맞을 듯. 실제로 보여지는 운용이 좀 다르기도 하고.

- 감독 지단의 모토라 함은, '점유율과 속도를 모두 잡겠다'에 있다고 봄.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려고 하는 감독이 으레 갖고 있는 모토이긴 한데, 지단은 이를 위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경기에 개입하려고 노력하는 편.

- 안첼로티가 점유를 중시하면서도 볼 소유와 전개를 그의 능력 충만한 선수들에게 자유롭게 맡긴 반면, 지단은 펩의 삼각형 구조를 차용해온 모습이 보임. 뿐만 아니라 안첼로티 시절에 비해 후방-미들 라인에서 한번에 넘어가는 패스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미들 써드에선 의식적인 안정적 볼 처리도 자주 보임(백패스라던가). 볼을 확실하게 통제하려는 지단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

- 이건 통계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데, 지단 부임 이후 리가 평균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은 각각 60.4%와 93%(!!!)인데(whoscored.com 기준), 13-14시즌과 14-15시즌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각각 56.9%,85.5%/56.2%,86.3%). 경기당 패스 횟수도 656.4회로 기록만 들이밀면 바르셀로나인지 헷갈릴 지경.

- 다만 이런 통제된 구조는, 바르셀로나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속도에 대한 고민이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되어 있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단의 방법은 4-2-1-3으로의 포메이션 변화.

- 4-3-3의 왼쪽 미드필더는 볼이 후방에 있거나 상대가 강한 압박을 넣을 땐 다른 미드필더들과 마찬가지로 움직이지만, 팀의 포제션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을 땐 10번의 위치로 이동해 종으로 볼을 주고받으며 상대 미드진을 부숨. 좌측면으로 볼이 전개될 경우 하프윙의 면모를 띄기도 하고.

- 안첼로티의 하프윙 시스템과 다른 점은 8→10번으로의 역할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는 점, 주도적으로 측면 공격에 참여하는 빈도가 낮아졌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을듯.

- 이런 조건을 가장 잘 충족시키는 게 현 스쿼드에서는 이스코. 코바치치는 8번으로서의 역량은 이스코에 뒤질 게 없지만 10번 롤은 좀 서툴며, 측면에서 영 볼 게 없다는 점에서 주전은 무리라고 보고, 하메스는 8번으로서의 역량이 셋중 가장 쳐지며 왼쪽 8번→10번으로의 역할 변화를 고려했을 때 왼발잡이보단 오른발잡이가 유리하다는 점에서 불리한 점이 있음. 때문에 '당분간은' 이스코는 주전 경쟁에서 우위에 있을 거라고 봄.(당분간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다음에 따로 이야기하겠습니다.)

- 미드필더 한명을 10번처럼 활용하는 건 지단 본인이 공미 출신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주된 이유는 측면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봄. 벤제마 한명만이 인더홀 근처의 선수와 센터백까지 3~4명의 선수를 상대해야 했던 안첼로티 때와 달리 10번이 인더홀 근처의 선수들을 잡아주면서 측면의 압박을 느슨하게 만듬.

- 베일과 카르바할의 미친 퍼포먼스는 개인의 기량 향상과 이런 전술적 배경이 기막히게 맞물린 결과.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정말 좋은 친구들에 속도를 살려주는 데 도가 튼 모드리치가 함께 하니 못하는게 더 이상함. 다닐루 의문의 1패... 얘에 대한 얘기도 나중에 한번 다뤄보는 걸로

- 이런 전술적 안배에서 호날두는 안첼로티 때보다 보다 측면에서 활동 영역을 가져가게 되었는데, 신체 능력의 하락세가 완연하기 때문에 측면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 때문에 컨디션에 따라 경기력뿐만 아니라 득점력까지 요동치는 중이고, 경기 중에 벤제마와 스위칭을 가져가는 빈도도 많음.

- 벤제마는 본인을 100%로 활용하는 감독을 만나 날아다니는 중. 호날두의 배경으로만, 지나치게 10번처럼, 지나치게 9번처럼 활용했던 전임 감독들과 달리 정말 좋아하는 플레이만 할 수 있게 해줌. 골도 넣고 퍼포먼스도 꾸준히 유지하고 북치고 장구치고.

- 다만 이런 지단의 공격 전술은 약점이 매우 뚜렷한데, 스쿼드 내에서 BBC 이외에는 대체가 가능한 인원이 없음. 그나마 가능해뵈는게 호날두→헤세 정도? 이거야 카스티야 때부터 호날두 소리 듣던 헤세니까 가능한 거고.

- 당장 베일을 대신한 하메스에 대해 말이 많은데, 당연한 것임. 중앙에서 어그로를 끌어줄 테니 측면 선수들은 속도를 붙이는 데만 집중하라는 시스템인데, 하메스는 혼자서 속도를 붙이는 유형이 아니니 못해보일 수밖에. 지단도 한두경기만에 약간 변화를 줘서 하메스에게 중앙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줬는데, 그래도 잘하긴 힘듬. 하메스는 비교적 자유롭게 볼을 전개하는 분위기에서 예상할 수 없는 오프 더 볼과 창의적인 패스&무브, 킬패스 등으로 주변의 속도를 살려주는 유형인데, 지단의 아이덴티티는 과르디올라식 삼각형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으니까. 펩처럼 타이트하게 요구하진 않지만 하메스 마음대로 삼각형을 깨게 둘 수가 없음.

- 그리고 하메스에게 중앙 공간을 내주면서 벤제마는 포워드 라인에 박혀있을 수밖에 없음. 베일이 없어지면서 빠르게 공격 가담을 해줄 선수가 줄어드니 순간적으로 속도를 살려주는 벤제마만의 유니크함도 퇴색될 수밖에 없고. 이러면서 벤제마도 슬슬 빛을 잃어감. 남은 건 컨디션 만땅인 호날두의 캐리밖에 없는데, 그나마 다행스럽게 요새 호날두의 컨디션은 좋은 편이었음. 빌바오-로마 전 연승은 전적으로 호날두의 컨디션 덕. 그러나 이게 잘 안먹히는 경기는 그라나다 전이나 말라가 전처럼 힘들어지기 마련이고.

- 수비 얘기도 좀 하자면, 기본적으로 안첼로티와 비슷한 형태를 가져가지만, 그때보다 떨어진 커버 범위와 역습 속도를 메우기 위해 보다 전원 수비&전방 압박을 지향함. 점유율에 집착하는 이유도 수비 때문이라고 생각함. 공을 잡고 있을땐 수비를 안해도 되니까

- 근데 이런 접근이 썩 효율적인가 하는 질문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됨. 결론부터 말하면, 욕심이 너무 많아 보임.

- 일단 선수진부터 보면, 유럽 최고의 커버 범위를 자랑하던 수비진은 센터백들의 부상과 노쇠화로 예년만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미드필더들은 답보 상태. 공격진의 수비 참여가 좀 늘어나긴 했지만 유의미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베일 정도뿐.

- 전방 압박이 위력적이지 않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압박에 참여하는 선수들 중 빠른 방향전환이 가능한 선수가 거의 없기 때문. BBC는 체구가 다들 큰 선수들이고, 미드필더들 중에서도 이게 능숙한 선수는 모드리치밖에 없음. 근데 모드리치는 그런 이유 때문에 미드필더에서 궂은 일을 가장 많이 맡고 있음. 때문에 전방 압박 참여가 그리 많을 수 없고...

- 또 한가지 이유는 압박 대형이 아직 그리 치밀하지 못함. 압박의 의도를 잘 모르겠음. 누구는 가두려고 하고, 누구는 뺏으려고 달려드는 식의 부조화가 보임. 누구는 길목을 지키고, 누구는 달려들고 하는 식의 기본적인 역할 분배도 그다지 뚜렷하지 않은 것 같고.

- 이렇기에 수비진은 간격에 대한 부담을 상당히 안고 있음. 전같지 않은 몸상태에도 어찌어찌 개인 역량으로 넘기고는 있는데 보기에 참 아슬아슬함. 강팀과의 대결에선 정말 큰 위험부담.

- 지역 수비에서도 문제가 보이는데, 앞쪽 블록의 유기성이 떨어져 있음. 호날두도 측면 수비를 위해 내려오면서 4-5-1의 형태를 띌 때가 종종 있는데, 내려오기는 해도 적극적인 수비 참여는 하지 않는 호날두 때문에 이스코가 커버 범위에 대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음. 문제는 저러한 호날두의 포지셔닝으로 인해 이스코가 수비 시 더 중앙 쪽에서 포지셔닝을 가져가기 때문에 왼쪽 공간을 쉽게 내준다는 것.

- 안첼로티 시절엔 이런 상황이 와도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쉽게 상대를 밀어낸 반면, 지단 체제에서는 이러한 공조가 잘 일어나지 않음.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미드필더진의 커버 범위에 비해 지나치게 넓은 범위를 커버하려는 것 때문이 아닌가 싶음. 상대 흐름을 방해하고 밀어내는 데 주력했던 안첼로티에 비해 볼을 직접 빼앗는 데 너무 집착한다는 느낌도 있고.

- 이해는 함. 높은 점유율을 추구하는 사람이 상대가 볼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보고만 있는게 이상한거니까. 직접 뺏어야만 역습이 가장 효과가 있기도 하고. 그러나 현재 팀이 할 수 있는 것이 뭔지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함. 현재 팀 구성으로는 지단이 원하는 전방위적인 압박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때문에 다른 대안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음. 개인적으로 가장 나은 것은 안첼로티식의 온건한 밀어냄이고.

- 공격 전술 역량은 이미 충분히 증명했으니 이젠 당면한 수비에서의 위기를 해결할 차례. 이번 아틀레티코 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매우 궁금함. 부디 한계를 보여서 팬들에게 실망을 주진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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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날려먹고 쓴 거라 엉망이네요. 문체도 매우 건방지고... 죄송합니다ㅠㅠ
글을 이렇게 끝냈으니 아마 다음 할 얘기는 이런 문제들을 지단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되겠죠? 언제가 될 진 확답을 못 드리겠습니다만 다음번 글은 더 정갈하고 알차고 공손하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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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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