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주의) 주관적으로 써보는 현 전술과 대체 전술
최근 말라가전, 베티스전을 위시해서, 리그에서 승점을 챙겨오는 데에 여러 차례 실패하며 15-16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33번째 리그 우승은 사실상 요원해졌다. 라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BBC+크로스+모드리치 이 조합은 어려운 리그 원정 경기나, 강팀을 상대로 하는 경기에서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 역시도 지금의 BBC+중원 전술의 약점은 분명하다는 데에 동의하고 있고, 크게든 작게든 현 전술과 구성원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합니다.
그래서 현재 레알마드리드의 구성원과 그에 따른 전술을 제 주관대로 한번 분석해보고, 예상되는 보완점과 몇 가지 대체점들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금부터 적고자 하는 분석의 전제로, 되도록이면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새 판을 짜기보다는 현재의 전술에 보완점을 덧대는 것에 중점을 둔다는 것을 감안하시어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재의 구성원과 전술
1) 형태
간단하게 말하면 2명의 중앙 미드필더 + 연결고리 + BBC로 대표할 수 있겠고, 이것이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플랜 A입니다.
2명의 중앙 미드필더는 볼 배급과 공격 전개에 가장 특화된 자원인 모드리치와 크로스이고, 앞의 BBC는 특별히 부상이 없는 한 가동된다는 걸 전제로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이런 형태로 나타낼 수 있는 게 현재의 플랜 A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작동하는 방식
베니테즈의 마드리드는 아주 기괴하고도 선수의 장점을 죽이는 전술을 사용, 특히 베일과 호날두에게 동시 프리롤을 부여한다는 자살골과 같은 수를 두어서, 결국 미드진의 공동화를 불러오게 되었고, 수비는 수비가, 공격은 공격이 나눠하는 형태의, 망할 수밖에 없는 전술로 귀착되었습니다.
그리해서 베니테즈의 후임자인 지단은, 유기적인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며, 공격도 같이, 수비도 같이 하는 걸 목표로, 공간을 선점하고 볼을 점유하여 공격과 수비 모두를 안정화시키려고 했죠.
좀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격시에 크로스와 모드리치가 볼을 지키며 배분하고, ??의 자리에 이스코를 투입, BBC와 중원 간의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부여합니다. 이스코는 좌측-중앙을 주로 움직이며 13-14 디마리아의 하프윙과 비슷한 '자리'에서 플레이했고, 결과적으로 호날두는 측면과 박스 중앙 부근을 움직이며 많은 득점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스코와 마르셀로 간의 연계 플레이도 괜찮았으니, 결과는 나쁘지 않았죠.
그리고 오른쪽인데요.
오른쪽에 대해서 얘기할 때 중요한 것이 "베일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베니테즈가 베일을 프리로 풀었다면, 지단은 베일에게 공격과 수비시 정해진 역할을 부여하고 그에 맞추어 사용하려고 했죠.
좌측에 이스코를 두어 마르셀로-이스코-호날두 이 라인이 가동되게 했으니, 우측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베일에게 많은 활동량과 넓은 지역을 부여합니다.
이것이 수비시엔 4-4-2와 같은 형태 (주로 베일이 우측 측면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고, 공격시(주로 역습)엔 우측-중앙 아랫 부근에서부터 공을 잡아 끌고 올라가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거죠.
덧붙여, 모드리치에게도 적극적인 전진을 지시, 모드리치와 베일 사이의 공간을 지나치게 넓히지 않으면서 오버래핑해가는 카르바할에게 적절히 공을 넘겨주고 공격하게 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결과는? 아주 좋았죠. 베일은 비록 두 경기 (그중에 하나는 절반) 지만, 완벽하게 요구사항을 해내면서 지단 마드리드의 출발을 빛내 주었죠.
이게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가장 잘 돌아가는 형태"의 플랜 A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3) 문제점
(1) 베일의 부상
저 전술이 제대로 돌아간 것은 2경기에 불과합니다. 물론 그 상대팀이 히혼, 데포르티보였고 두 경기 모두 홈이었다는 걸 생각한다면, 베일이 아니었어도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만, 그 두 경기 대승의 흐름 속에서도 가장 빛나는 선수는 베일이었고, 이미 지단 마드리드가 시작되기 전, 베니테즈 강점기 말기에서부터 베일은 팀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오던 중이었죠.
제 생각에, 저 전술 하에서 베일의 능력은 필수입니다. 우측 공격을 주도하며 팀 전체에 속도를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하고, 수비 가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많은 전술적 임무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죠.
베일에서 하메스로 바뀌었을 뿐인데 레알 마드리드의 오른쪽 공격의 무게는 확 줄어들었죠. 하메스도 물론 훌륭한 선수입니다만, 전술적 쓰임새가 베일과는 다릅니다. 베일의 저 역할을 하메스가 받아서 그대로 하기란 스타일상으로 무리가 있고요.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는 베일의 부상 이후 꽤나 공격적으로 답답한 양상을 보입니다.
그 와중에 치러진 에스파뇰-빌바오와의 경기는 홈경기이기도 하거니와, 다행히 빠른 선제골이 터져주었기 때문에 (각각 전반 7분과 8분에 선제골 득점) 경기의 흐름을 주도,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양상이 펼쳐졌던 베티스, 말라가, 그라나다와 같은 경기에서는 매우 어려움을 겪었죠.
특히 우측공격과 역습에서 위력이 많이 줄어든 모습입니다. 역습 시 속도가 줄어든 건, 이스코와 하메스가 빠른 선수가 아니라는 것 때문인 게 크다고 봅니다. 그래서 코바시치의 전진하는 모습에 많은 레매분들이 매혹될 수 밖에 없었던 거라 생각하고요.
우측의 경우엔 하메스가 전문 윙어도 아니고, 다닐루의 문제도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카르바할에게 많은 부하가 걸려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카르바할이 조금 부쳐보이는 모습도 저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가 있죠.
(2-1)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
이 부분도 최근 축게에 포포투 번역글이 올라오면서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가 되었습니다.
13-14 때 유럽을 제패하고 리그 우승에 매우 근접했던 때를 떠올려보면, 당시 미들 구성은 딥라잉플레이메이커인 사비 알론소, 중앙미드필더 모드리치, 하프윙 디마리아. 이렇게 되어있었죠.
이 때도 전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는 없었습니다만, 생긴 것과는 다르게 수비를 참 열심히 해주고, 오버래핑 나간 풀백의 뒷공간도 훌륭히 메꿔주던 사비 알론소의 존재와, 열심히 뛰는 걸로 2등가라면 서러운 디마리아의 적극적인 가담으로 수비적 불안을 해결할 수 있었죠. 13-14는 베일이 가장 수비 가담을 하면서 이타적으로 플레이해주던 때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지금 토니 크로스와 모드리치 + 본래 중미가 본업이 아닌 이스코/하메스 로 조합된 중원은 심심치 않게 수비적인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팀에 전문적 수미가 없어서 나타나는 불안감을 수비시 4-4-2 형태를 만들어 지역방어와 유사한 "팀수비"로서 해결해 보려는 게 안첼로티와 지단의 수비 전술의 공통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현재의 선수진 구성으로서는 그 방법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와 유사한 역할인 크로스의 수비능력이 훌륭한 편이 아니라는 것이 첫번째, 수비에 가담하고 역습시 볼 전개를 해주어야하는 역할이 하메스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두번째, 호날두야 수비 가담에서 가장 자유로운 선수이니 제외한다 하더라도 벤제마의 수비 가담이 많이 줄었다. 이게 세번째 이유라고 생각을 하네요.
보통 BBC의 수비가담이라 한다면 호날두-베일을 생각하지만, 벤제마 역시도 전 시즌까지는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에 꽤나 열심이던 선수였습니다. 그래서 볼을 뺏어내었을 때 공격 전개에도 도움을 주면서 같이 공격해 올라가는 역할을 아주 잘 해주기도 했죠.
그러나 이번 시즌 벤제마는, 베니테즈 때부터 지금 지단에 이르기까지 "9번의 자리"에 머무르는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물론 경기 도중 (특히 공격 시에) 좌우 측면으로 넓게 움직여주는 모습은 예전 그대로인데, 수비시에 아주 소극적으로 보이는 건 아주 아쉬운 부분입니다.
크로스와 하메스는 뭐.. 원래 본인들의 역할과 위치가 아니니 완벽히 해내는 게 더 놀라운 일이다. 라고 생각하지만서도, 경기 도중 쉽게 역습을 허용하고, 수비 불안으로 위기를 맞게 되는 장면이 나오면 '아 정말 대책이 필요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사용해야 한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2-2) 그렇다면 지단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가 스쿼드 내에 있습니다. 카세미루.
카세미루는 포르투에서부터 아주 단단한 수비능력을 바탕으로 웬만큼은 되는 패스 능력을 장착한 좋은 자원이라는 걸 증명했습니다.
실제로 레알에 복귀한 후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죠. AT 마드리드와의 더비전에서는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기도 했으니까요. 사실 준비된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만, 지단의 선택이 문제입니다.
지단은 부임시부터 두명의 중앙 미들을 두되, 전문 수비형이 아닌 볼 전개와 공격 조립에 능한 선수로 구성한다. 는 일관된 전술적 선택을 보이고 잇습니다. 인터뷰 때부터 그랬죠. 자기는 수비형 미들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대신 팀 전체가 수비하는 걸 원한다고요.
무엇보다, 지단에게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는 전술을 사용하라고 했을 때, 전술적인 역량 발휘를 할 수 있느냐. 가 문제가 된다. 고 생각합니다.
지단은, 풍기는 포스나 간지는 끝판왕 급이지만 어디까지나 초보 감독이에요. 카스티야를 맡아본 게 다인, 1군에서는 1년차인 감독이죠.
그런 감독이 자신의 선호와는 동떨어진, 수미를 두는 플랜B를 사용했을 때, 지금의 "수정된" 플랜 A보다 나은 결과가 나올까? 하는 부분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아예 안되기야 하겠냐마는, 저는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지단이 써오던, 지향하던 전술이 아니니까요. 확실한 플랜B를 가동해서 다양한 상대에 대처할만한 경험이 그에게는 아직 부족하니까요.
(2-3) 의외의 기회
다만, 이번 시즌 리그가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카세미루나 바스케스, 나초, 다닐루 등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전까진 1점 1점이 소중해서 한번이라도 미끄러지면 안되는 살얼음 위를 걷고 있었다면, 지금은 얼음이 깨졌고 이미 발이 젖어버렸으니, 이왕 젖은 거 발이나 씻고 가자. 이런 느낌이랄까요.
오히려 챔스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 되었으니, 사실상 리그를 잃었음에도 오히려 리그 운영을 좀 여유있게 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럴 때 카세미루를 좀 써먹어봤으면 합니다. 코바시치도 마찬가지고, 나초나 다닐루도 그렇습니다. 다양한 전술적인 실험을 해볼 기회가 뜻하지 않게 찾아온 거죠.
그래서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 팀에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하고 잘 쓸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당장 다음 시즌부터 크리호비악이든 뭐 마티치든 노려 보는 거죠. 아니면 카세미루한테 좀 더 폭넓은 기회를 주고요. 어느 쪽이든 전술의 운용 폭이 넓어질 테고, 가능하다면 당장 이번 시즌 챔스의 상위 라운드, 좀 늦으면 다음 시즌 리그에서부터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전술을 쓸 수도 있을 테고요.
고려할 만한 대체 전술 혹은 플랜 B
사실 저는 저 플랜 A, 현 전술이 맞아 돌아가기만 한다면 저대로도 충분히 유럽 챔스 우승권의 전력을 갖추는 데는 문제없다. 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변화는 필요하나, 그건 현재의 흐름에서 대동소이한, 최소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식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편입니다.
변화를 얘기할 때 자주 나오는 선택지들, 예를 들면 BBC를 해체하고 호날두의 대체자를 영입한다든가, 전문 수미를 두어 중앙을 두껍게 하고 그에 따라 측면의 약화를 다른 식으로 대비한다든가. 하는 것들은 분명 타당성을 갖고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하고 존중합니다만, 어디까지나 변화는 감독인 지단이 원하는 식으로, 잘할 수 있는 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베일의 부상이 길어지면서 나타나는 공격과 수비에서의 문제, 크로스와 모드리치의 성향상 강팀과의 경기에서 나타나는 수비적인 문제, 홈과 원정에서의 경기력 차이 등을 고려한다면 보완은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분명해보입니다.
1) BBC를 해체하는 경우
현재의 4-3-3을 유지하되, BBC라인을 해체하고 BBC의 자리에 새로운 선수를 투입하는 변화를 첫번째로 들 수가 있겠네요.
이 경우 새로운 측면 선수로는 수비 가담을 적극적으로 해줄 것. 이라는 조건이 필수겠죠. 뮌헨의 더글라스 코스타나 10-11 바르셀로나의 비야, 페드로 정도의 유형을 생각해볼 수가 있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선수는 지단이 시키면 수비가담 해야죠. 다만 지금의 BBC, 특히 호날두가 수비가담에 있어, 거의 자유를 부여받고 있기 때문에 누가 와도 호날두보다는 수비 가담을 해줄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전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더라도, 양 측면에서 활발히 수비가담을 해주어 현재 팀의 수비적인 문제를 "다른 식으로" 보완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사실 이건 호날두 대체자를 영입하자란 것과 사실상 같은 얘기에요. 다만 호날두의 대체자를 영입했을 때의 효과를 수비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서 하는 얘기인 거죠. 그러니 누가 와도, 호날두보다 수비가담을 적극적으로 해준다면, 팀에는 분명 도움이 되겠죠. 그만큼 지금의 호날두는 수비 가담에 있어서 무제한적인 자유를 보장받고 있으니까요.
다만 이 경우에 호날두만큼 공격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 하는 게 문제가 되겠죠.
저는 팀 전술로서 호날두의 공격력을 대체한다는 데에 사실은 좀 회의적입니다. 우리가 봐왔잖아요. 호날두는 뭐.. 득점력으로는 레알 마드리드란 구단이 생긴 이후로 최고니까요. 거의 넘사벽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물론 지금의 호날두가 예전만 같지 않고, 경기력이 들쑥날쑥하고, 강팀 상대로 활약이 미미해진 건 분명합니다. 나이도 한국기준으로 32세. 대체자를 당연히 생각해야할 시기죠. 계약기간도 이제 2년 정도 남았고요.
해서, 호날두 이후의 레알이 호날두가 있을 때의 레알보다 뛰어난 공격력을 보이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을 합니다. 물론 다음 세대의 최고 선수가 레알에 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 유럽에 그 정도의 기량을 갖춘 선수가... 없죠. (있긴 한데 바르셀로나에 있..)
그래서 저런 식으로 변화를 생각한다면, 일시적인 공격력에서의 불만족. 문제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수비 가담까지 팍팍 해내면서 역습시엔 쉼없이 달려서 골도 넣고 하는 건 체력적으로 힘들죠. 선수는 로봇이 아니니까요.
베일의 경우엔, 저는 전술적인 지시만 있다면 문제없다고 봅니다. 수비가담도 훌륭히 해내면서 이타적으로 뛸 수 있다는 건 13-14에 이미 본 바가 있죠. 문제는 베일이 제 2의 호날두 역할을 하길 원한다는 것인데... 뭐 지단 감독 하에서 충분히 조련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단 부임 후 공격진 중에서 제일 수비가담 열심히 하던 게 베일이니까요.
다만 부상... 하 참 부상이 문제입니다. 대체자를 구하자니 이번 시즌 보여주기 시작한 그 실력이 아깝고, 데리고 가자니 부상때문에 정작 필요할 때 못써먹는 상황이 발생할까 걱정이고.
일단 부상 후의 베일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은 시즌 눈에 띠는 폼저하를 보인다거나, 아니면 챔스 상위라운드를 앞두고 또 4주 이상의 부상을 당한다면, 그 땐 정말 진지하게 베일과의 작별도 생각해봐야 하겠죠.
물론 그러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만.
2) 중원을 강화하고 중앙 미들의 숫자를 늘리는 경우
4-3-2-1 크리스마스 트리식 구성을 생각할 수도 있고, 4-4-2에 전문 수미를 사용하는 방법, 4-3-3을 유지하되 3미들에 전문 수미를 두는 방법 뭐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포메이션을 생각해볼 수가 있지만, 결국 이 경우엔 "중원을 강화한다" 가 포인트입니다.
사실 디마리아가 특이했던 거지, 하프윙이라는 것은 사실 매우 소화하기 어려운 자리에요.
위치 선정이 뛰어나면서, 활동량도 많아야 하고, 공을 배분할 수도 있고, 드리블로 전진을 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할 수 있는, 아주 다양한 전술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니까요.
그러니 아예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를 중원에 하나 박아 두고, 그 위에 모드리치(또는 코바시치), 크로스를 위치조정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죠.
실제로 베니테즈가 카세미루를 중용하면서 이 전술을 꽤 사용한 적이 있고, 반응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때는 카세미루가 투입되면 크로스가 빠진다든지, 모드리치가 빠진다든지 하는 식으로 사용해서 중앙 미들의 숫자와 앞선의 BBC는 유지하는 식으로 쓰기도 했고, 모드리치-크로스와 같이 사용하기도 하는 등 2미들과 3미들을 병행해서 사용했네요.
반면 이 경우엔, 아예 중원의 숫자를 늘리고 2선의 숫자를 하나 줄이는 것을 주된 전술로 한다는 차이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플레이메이커형 공미를 측면으로 보낸다든지, 아니면 투톱을 놓고 양 윙백의 오버래핑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측면 공격을 한다든지 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될 겁니다. BBC를 그대로 사용하고, 크로스의 위치를 끌어올려 공미처럼 사용하는 방법도 있겠군요.
뭔가 변화를 주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가는 게 가장 전술적으로는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수미를 포함한 3미들의 구성과 앞의 2선-공격수 구성은 감독 재량에 맡기는 식으로 운영한다면 지금보다 더 중원이 단단한 형태의 레알 마드리드를 볼 수 있다. 는 기대도 해봄직한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중원을 늘리고 2선의 수를 줄인다는 건, 앞선에서 만들어내는 공격력의 강도가 지금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합니다. 단순히 숫자로만 생각해봐도 공격 자원 하나 줄이고 수비 자원을 하나 늘렸으니 수비는 단단해지는 대신 공격력은 줄어들겠죠. 단순한 문젭니다.
지금까지의 BBC가 기복있고 부상있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조합이었지만, 01-02 이후로 12년만에 레알 마드리드에게 챔스 우승컵을 가져다준 조합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거든요.
물론 호날두의 고령화(...)에 따른 대비로 지금까지의 팀 색깔과 다른 색깔을 입힌다. 는 건 시도해봄직 합니다. 다만 그러면서 공격도 포기하지 않겠다. 고 한다면 그 수비형 미드필더가 단순히 수비에 그치지 않고, 딥라잉플레이메이커로서의 재능도 필수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되겠죠.
마케렐레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09년 알론소 영입 이전까지 그 후계자를 찾는 데에 계속해서 실패해왔고, (엄연히 알론소도 스타일 상 마케렐레의 대체자로 보기는 부적절하지만) 그 알론소의 대체자 역시도 구하기 쉽지 않았다는 걸 생각한다면 우리의 기준과 입맛에 부합하는 선수를 영입해낼 수 있을 것이냐, 카세미루는 그만큼의 실력을 갖고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어쨌든, 현재 팀의 상황은 좋지 못합니다.
물론 16강 1차전 이탈리아 원정을 가서 아주 좋은 결과를 들고 왔고, 지단 이후 6승 2무로 나름 좋은 결과를 받아오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아주 위기라고도 할 수는 없지만, 전임 감독이 너무도 화려하게 단기 포스 호나우지뉴 급으로 말아드시고 튄 덕에 리그는 사실상 요원해지는 상황이 되었고, 지단의 마드리드 역시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변화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겠죠. 마침 호날두의 나이와 퍼포먼스에서의 기복까지도 이러한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지단 감독의 입맛에 맞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단은 별 일이 없다면 지휘봉을 2시즌 이상은 잡게 될 겁니다. 아마도 다음 시즌까진 무난히 연임하겠죠. (그 다음 시즌은 다음 시즌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단 감독이 아직 감독으로서는 초보인 만큼, 그가 구상하는 전술을 그가 원하는 방식에 맞추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하고, 그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은 필수적이란 거죠. 옆 동네의 엔리케도 첫 시즌 전반기는 많이 고전했지만, 수아레스가 적응하고 난 뒤부터는 능력을 발휘했으니까요.
우리 역시 마찬가집니다. 변화는 지단 감독의 구상 아래, 그의 주도하에 이루어져야 하고, 선수 영입과 방출 역시 그러해야 할 겁니다. 영입 정지 징계라는 변수는 존재하기에, 당장 다음 여름 이적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과는 별개로, 그 영입 대상은 지단의 입맛에 맞춘 선수들이어야 합니다.
지단에게서 안첼로티나 무리뉴만큼 다양한 전술적인 유동성을 기대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되는 만큼, 저는 지금의 전술을 유지하되, 군데 군데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식으로의 변화가 가장 바람직한 게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정답은 이것이다. 라고 누구도 확신할 수는 없죠. 변화를 꾀했는데 지금의 상태만도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스쿼드와 전술을 시험하는 와중에 시행착오도 여러 차례 거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남은 리그 일정을 더 알차게 보내야 합니다. 코파 델레이의 이른 탈락으로(...) 여러 가지 전술을 시험해볼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리그 우승이 어려워진 지금을 여러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카세미루, 바스케스, 헤세, 코바시치 등이 리그에서는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메스도 본인의 자리에 맞춰서 플레이하는 게 좋겠죠. 우측면 자원은 헤세도 있고, 바스케스도 있으니..
당장 아틀레티코와의 더비전을 이렇게 치를 수는 없겠지만, 바르셀로나와의 엘클 2차전 전까지는 경기와 시간이 꽤 있으니, 많은 전술적 실험을 해보고, 지단 감독이 판단할 수 있었으면 하네요.
그래서 가장 좋은 조합으로 엘클에서 좋은 결과 내어주길 바라고, 다음 시즌과 호날두 이후의 마드리드까지 장기적인 시각으로 자기 색깔을 입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는데 막상 적으려니까 되게 어렵네요.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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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 2016.02.24*긴글 잘읽었습니다. 발레맨님의 생각뿐만 아니라 회원분들의 여러 생각까지 모두 정리해놓은것 같네요. 츄쳔
저또한 지금의 주전급 선수들중 어느하나 팅기는걸 바라지 않기에 플랜A가 제대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베일은 그만좀 다쳤으면 좋겠구요.
------ 한가지 정정해 드리자면 루쵸는 1415시즌부터 부임했습니다. 부임하자마자 트레블. 그 전시즌 무관의 감독은 타타였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베일매니아 2016.02.25@백곰 헷갈렸네용!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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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헌 2016.02.24호날두가 빠지고 벤제마와 베일 투톱으로 하고 호날두 빠진 자리는 중원에 한자리 주고 거기에 나잉골란이나 마투이디처럼 수비를 특히 잘하지만 공격에도 기여할수있는 선수를 넣어서 중원의 단단함을 살리는 방향이 좋아보이네요. 어찌됐든 이번시즌 끝나면 호날두 계약기간도 2년 남게 되고 대체할 준비를 해야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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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유니폼 2016.02.24저도 플랜 A 가장 경쟁력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시즌이 너무 어수선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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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Gago 2016.02.24지단이 할 일
1번 호날두 수비가담, 헤세랑 로테이션 시켜서 팀밸런스 강화하기
2번 벤제마 로테이션으로 이과인이나 만주키치 아니면 괜찮은 선수 무조건 데리고오기
3번 마르셀로 백업 데리고오기
4번 카세미루 활용한 중원 플랜B를 안정화 시켜서 전술 대응력 키우기 -
M.Salgado 2016.02.25솔직히 투란없는 아틀레티코도 제압못하면 이번 시즌 챔스도 힘들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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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po 2016.02.25감독으로써의 경험치가 부족한 지단이 현재 선수진으로 꾸릴 수 있는 최선의 전술을 차용해서 쓰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지단은 아직 자신이 추구하는 전술을 구현해내기 어렵다는 뜻이겠죠.
반드시 그 기간은 필요하고 완성된 지단만의 전술이 궁금한 것도 사실입니다.
디 마리아, 알론소. 적어도 두 선수중 한명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이야기는 크게 달라졌을거라 봅니다. -
컨빅 2016.02.25*리그는사실상 우리가 전승한다는가정하에 옆동네는3번지고 엘클5점차로이겨야되거나 4번저야하는 로또확률이되어버린마당이니
지단감독이 리그는 프리시즌이라고생각하면서 자신의색깔을입혀야하는거에 주력을해야되겟죠 1차원적으로생각해보면 우리팀은 현재팀색깔이없죠 무리뉴대는 역습에특화된팀이엇고 안첼로티때는 중원의장악력으로 간결하게 풀어나가는 중원중심의 팀색깔이엿다면 요번시즌은 이도저도아니죠 거의 선수개인기량에의존하는 플레이가대부분이죠 그래서저는 본문에도있듯 플랜a든 b든 어떤팀을만들어야하는게 급하다고보네요 어제챔스경기보니 강팀은역시 강팀만에 색깔이확실하게잡혀있으니까요 하루빨리우리도 우리팀만에색깔을 되찾기 바라게되네요
판을먼쩌짜고 선수들에게 전술지령을내리는거랑
선수들때매 판을짜는거랑은 확실히다르다고봐여
팀은언제나 영원하고 선수들은 언제나 영입과방출이란것때매
계속 전술을바꾼다는것은 감독을계속바꾸는거랑 마찬가지기때문에
먼저 어떤팀을해야할지 판을짜는게급선무일꺼같네요 -
REDSKY 2016.02.25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카세미루가 유망주급이 아닌 준비되어있고 \'뛰어난\' 수비형미드필더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네요. 말씀하셨던 것 처럼 이왕에 이렇게 된거 여러 전술을 시험해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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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쿠 2016.02.25다음시즌 나초out 하비 마르티네스 영입하면 참좋을것같내요
전문 수미도되고 페페가 부상이많아진시점에서 센터백도 커버가되니 -
Raul 2016.02.25좋은 글 잘 보고 가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릴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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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 2016.02.25와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