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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진짜 수미 없이 성공은 가능한가?

Elliot Lee 2016.02.22 17:17 조회 5,012 추천 10
요즘 축구계에는 수비를 전문으로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다. 전체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레지스타, 즉 경기 운영과 공격작업에 설계를 하는 선수들이 중용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바르셀로나의 포제션 사커로 인해 폭발적으로 더 주류가 되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포제션 사커에서 '공의 소유'로 수비의 부담을 줄이고 공격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대전제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공을 잘 빼앗고 투박한 전통적인 수미보다는 볼을 키핑하고 뿌려줄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가진 미드필더를 선호할 수 밖에 없었다.

축구의 추세와 유행이 변한다고 해도 한가지 염두해야 할 부분은 있다. 바로 균형, 밸런스이다. 균형이 깨지면 사실상 쉬운 길을 어렵게 가는 것이라고 생각해봐도 되는데 이 균형을 지키기 위해 많은 구단들이 노력을 해오고 있다.


부스케츠
부스케츠가 바르셀로나의 선수로 출전하면서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못했다. 샤비, 이니에스타와는 달리 키핑과 패스를 할만한 기술이 워낙 떨어졌기 때문이다. 야야 뚜레가 떠나간 자리에 부스케츠는 아주 부족해보이는 선수였다. 하지만 끔찍히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과르디올라가 그를 기용하게 된 까닭을 우리는 생각해봐야한다. 

야야 뚜레야 활동량, 피지컬등이 부스케츠보다 뛰어난 선수이다. 하지만 감독의 뜻을 거스를 수 있는 반골이었다는 사실로 팀에서 떠나게 되었지만 이는 축구 외적인 부분이라고 판단 제외한다. 부스케츠를 기용한 것은 단순하다. 수비 때문이다. 샤비와 이니에스타의 발기술이 최고의 것이라고 해도 부정하고 의문을 달 사람은 없지만 그들의 수비력에는 의심을 품을 수 있다. 특히 제공권면에서 이 둘은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 아니다. 신은 공평한 것이다. 

궂은 일꾼 부스케츠


부스케츠의 제공력과 수비 시의 피지컬은 바르셀로나에서 찾기 힘든 것이었다. 거기에 푸욜 이후 센터백 공백은 마스체라노의 수미 이탈을 야기해 부스케츠의 가치를 높이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부스케츠는 완전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이는 포제션 사커를 하는 바르셀로나에게 충분한 수비력을 갖춘 수미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하는 부분은 바르셀로나가 부스케츠를 쓰게 된 이유다. 그것은 부스케츠가 샤비보다 패스를 잘하고 이니에스타보다 키핑을 잘해서, 그리고 야야 뚜레보다 빠르고 튼튼하며 야망이 커서가 아니라 팀에서 필요한 정도의 수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비 알론소
알론소를 빼놓고 말하기가 참 힘든 주제이다. 알론소는 소싯적 윙과 같이 측면도 돌파했던 그런 미드필더였다. 지금 모습으로는 상상이 안되겠지만 알론소는 중앙 미드필더로 쳐진 전술적 역할을 선수생활 내내 부여받은 선수가 아니다. 

바이언의 방패, 알론소


알론소가 전통적 수미보다 수비력이 좋다고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키가 월등히 큰 장신이라서 제공권이 좋은 스타일도 아니다.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라면 센터백으로 기용해볼만했겠지만 마드리드에서 뮌헨에서 모두 센터백으로 기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프백'이라는 용어가 붙을 정도로 4백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해준 선수였다. 레알에서의 모습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리고 뮌헨으로 가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물론 사비가 완벽한 수미는 아니다. 그랬다면 센터백으로도 충분히 기용되었을 것이다-과르디올라의 센터백 기용은 사실상 센터백이 아님으로 제외한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항상 나왔던 사비의 문제는 압박에 약하다인데 이것은 공격전개에서 그를 도울만한 미드필더가 케디라밖에 없었고 지나치게 공수에 무게가 그에게 달렸기 때문이었다. 

이는 과르디올라의 바이언식 포제션 사커를 완성하기 위한 복안이었을 것이다. 람을 수미로 두기도 했던 과르디올라는 윙/윙백에서 속도전을 할 수 있는 람을 중앙으로 돌릴 때 큰 실험을 한 것이었는데 알론소가 오면서 그 실험은 오히려 완성될 수 있었다. 지금이야 알론소가 노쇠화 되어있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지만 이적 후 1~2시즌동안은 그 역할을 적절하게 해주었다. 수비진이 상대 공격작업을 직면하기 전에 일차적인 방파제 역할을 알론소는 해주었고 그것이 뮌헨을 탄탄하게 만들어주었다.


지단 마드리드
1) 포그바와 베라티? 현재 있는 선수들과의 경쟁, 수미와는 무관
현재 지단에게 쓸만한 수미는 사실 없어 보인다. 중앙 미드필더 영입때 항상 거론되는 베라티나 포그바가 이러한 목마름을 해소해줄 수 있는 선수들일까? 이론적으로는 아니다. 베라티는 레지스타에 가까운 선수이고 심지어 키도 작다. 수비를 지능적으로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런 선수는 지금 레알 마드리드에 있다고 본다. 모드리치에 비해서 더 월등히 좋은 공격센스 혹은 수비력을 자랑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포그바를 처음에는 새로운 비에이라의 탄생이라고 했는데 비에이라가 완전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그의 파트너들이 마켈렐레와 같은 활동량이 많고 굳은일만 하는 수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그바도 수비를 잘하는 선수는 절대 아니다.

이 둘의 영입은 결국 크로스, 모드리치, 이스코, 코바치치의 존재와 매우 겹치는 양상을 야기할 것이고 기존 선수들의 불필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겹치는 영입을 굳이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베라티 포그바가 나쁜 선수여서가 아니라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영입 고려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지단이 이들을 영입해서 완전히 역할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이겠지만 영입 고려를 할 수 있는 근거는 될 수 있다.

베라티가 뛰면 수비적인 부분은 티아고 모따가 기본적으로 그 지분을 가지며 마투이디가 베라티와 함께 나머지 수비지분을 나누어 가지기 때문에 실제로 수비력을 발휘하는 선수가 베라티라고 하기에는 매우 큰 오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베라티가 레알 마드리드에 와서 수미로 있기에는 큰 부담을 고려해야한다.

포그바의 전술적 위치와 역할도 베라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들이 뛰고 있는 현 구단과 레알 마드리드의 현재 전술 및 상황을 적절히 비교해야 하는데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 말라가 전에서 수비에서 구멍을 보인 것은 바로 이러한 수미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해볼 수도 있다.


수비력이 좋은 수미는 필수불가결?
모드리치가 많이 뛰고 적극적인 선수이고 코바치치가 수미부터 공미까지 커버가 가능한 선수이며 크로스가 수미자리에서 서있다고 해도 이들은 수비력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다. 크로스와 알론소가 서로 구단을 옮겼을 때, 가장 큰 차이는 4백 보호, 즉 수비에 관한 전술적인 문제였다는 점을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현재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나온 소위 강팀이라고 불리는 구단들에서 수비력이 좋은 수미들이 분명 포진하고 있다. 컨디션과 무관하게 그 역할을 소화하는 선수만 나열해보자면 바르셀로나의 부스케츠, 첼시의 마티치, 바이언의 알론소/마르티네스, 파리의 모따, 아틀레티코의 가비등이 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는 이러한 선수가 없다. 

프랑스와 마드리드에서 지단의 와이프, 마켈렐레

지단은 이러한 진짜 수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감독이다. 선수시절 자신이 그로부터 큰 혜택을 받아 수비의 부담을 거의 가지지 않고 공격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벤투스 시절에야 워낙 유명한 선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었으니 말할 것도 없다만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분명히 마켈렐레의 존재가 컸다. 레알 마드리드가 베컴 영입, 마켈렐레 방출로 쇠락하는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진짜 수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체하기 위해서 나름 노력해서 파블로 가르시아나 그라베센을 영입했는데 이들은 완전한 수미가 아닌 플레이 메이킹을 하는 수미였다. 굳이 말하면 비에이라 과라고 할 수 있다-편의를 돕기 위해서 말하면 말이다. 그 이후에 영입된 마하마두 디아라나 페르난도 가고도 마찬가지다. 그런 안좋았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수미의 중요성과 균형의 중요성이 새삼 크게 느껴진다. 


수미는 귀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00년도 초중반에 있었던 진짜 수비형 미드필더의 모습은 현재 찾아보기가 힘들다. 특히 수준급은 거의 전멸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구단들이 수비를 잘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수비력을 가진 수비형 미드필더를 전술적으로 완전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보직변경등의 여러 방법을 통해 수비경쟁력을 가진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시키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가진 카드는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카세미루를 밀고 키워주기에는 리스크가 있고 영입해서 대체하자니 매물이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모델은 리옹과 리버풀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주니뉴-디아라-에시엔으로 이루어졌던 리옹이나 제라드-알론소-마스체라노로 이루어졌던 리버풀의 특징은 올라운드이다. 각 선수들이 각자의 개성과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나머지 두 명이 이 강점의 지분을 나누어가질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어느정도 갖추고 있다는 점과 체력적으로 중앙을 지배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었다. 특출나게 수비가 뛰어나지 못하다면 미드필더라는 조직체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며 이를 위해서 지단은 조합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수비를 잘하고 이것만 하는 수미를 구하는 것이 정도이겠지만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일정 수준의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하는데 위에서도 말했듯 이는 전술의 업무분장과 선수들의 배치에 달려있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초짜감독인 지단이 이러한 전술적, 전략적 복안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이다.


진짜 수미는 꽃받침, 조강지처?
진짜 수미없이는 사실 안정적인 경기 결과를 이끌어내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수비에서의 문제가 단순히 수미가 없어서라고 국한 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스페인 아스가 제공한 사진을 한번 보자.
 (http://futbol.as.com/futbol/2016/02/21/primera/1456081970_719726.html)


위의 5개의 사진에서 보면 수비진의 위치선정이 적절치 못해 말라가 선수들이 비는 상태를 볼 수 있는데 애초에 수비수 4명으로만 수비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비형 미드필더가 제대로 움직여주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우리는 알 수가 있다. 이런 일련의 예만으로도 진짜 수미의 가치는 매우 값어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진짜 수미 없이 성공을 보여준 구단들의 사례가 매우 적다는 점, 그리고 진짜 수미 없이 성공을 하는 구단들은 보통 그를 상쇄할만한 다른 계책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도는 진짜 수미를 만드는 것 혹은 그에 준하는 역할분배를 하는 것에 있지 않을까 한다. 결국 진짜 수미의 존재는 공격이 더 위협적인 모습을 연출할 수 있게 도와주게 하며 단단한 수비는 남편을 위한 조강지처의 내조와 같은 것이다. 조강지처는 재미없고 설렘이 없을 수 있지만 누구보다도 담백하고 도움을 존재라는 점 또한 사실이다.

진짜 수미는 화려하지 않다. 맡겨진 역할때문에 화려하기가 힘들다. 꽃에 비유하면 꽃받침이다. 보통 꽃을 보고 잎을 보지만 꽃받침을 아름답다고 보거나 거기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꽃받침이 없으면 꽃도 없고 열매도 없다는 건 보이지 않아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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