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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타 비고토요일 5시

크로스가 부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vistart 2015.11.22 20:18 조회 3,795 추천 23


안첼로티 감독이 피를로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쓴 사실은 유명합니다. 그런데, 피를로에게 기존의 수비형 미드필더와는 맞지 않는 역할을 맡겼기 때문에 더더욱 유명합니다. 당시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마켈렐레, 그라베센, 파블로 가르시아처럼, 상대의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를 전담해서 공을 빼앗고, 필요하다면 파울로 끊어내는 선수를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은 피를로가 그들처럼 사방 팔방으로 뛰어다니고, 태클을 하고, 몸싸움을 하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단중장거리 패스를 마음껏 구사하고, 공을 받고, 다른 곳으로 공을 주길 원했지요. 피를로는 수비수 바로 앞에서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하며, 안첼로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해 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 사람은 펩 과르디올라입니다. 펩은 부스케츠에게 몸으로 밀고, 공을 뺏는 역할을 맡기지 않았습니다. 패스를 받을 위치를 정하고, 패스를 앞의 선수들에게 넘겨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위치선정을 요구했습니다. 이게 우리가 아는 후방 빌드업의 시작입니다. 무링요 감독은 알론소가 이 역할을 하길 원했습니다. 다행이 알론소는 힘이 좋고, 수비 시에 저돌적이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에 본인의 장기인 패스를 살려서 이걸 그럭저럭 소화했지요. 때로는 수비수의 1명으로서, 때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리버풀이나 뮌헨만큼 장거리 패스를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수비진에서 공격진으로 패스를 넘기는 전술을 잘 소화해냈습니다.

 

토니 크로스는 공격형 미드필더입니다. 토니 크로스는 단거리 패스를 주고받는 플레이가 좋고, 활동 반경은 좁지만 상황판단이 좋아 압박 상황에 놓이지 않습니다. 킥이 뛰어나 킬패스와 중거리 슛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질처럼 주력이 빠른 미드필더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료와의 시너지를 200% 낼 수 있는 미드필더는 맞지만, 본인이 고립되는 상황을 줘서는 안됩니다. 본인에게 공을 많이 주고, 공을 많이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팀에 더 도움이 되는 선수입니다. , 보조를 해줄 선수가 필요하고, 또 본인이 많은 패스를 할수록, 팀의 점유율이 살아나고, 팀의 페이스가 올라갑니다.

 

호날두나, 베일이나, 헤세는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빠르게 치고 들어가는 포워드입니다리베리나 로벤처럼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패스 플레이를 하고, 지속적인 위치 선정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닙니다역습 상황이 되면 직선거리를 주파해서 빨리 패널티 박스로 들어가 골을 기록하는 드리블러입니다. 이 선수들이 공미 크로스와 시너지를 잘 낼 수 있는 선수들일까요?

 

그래서 안첼로티 감독은 크로스에게 3선에서 빌드업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크로스에게만 수비를 맡기지는 않았습니다. 주력이 느리고, 수비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격을 다같이 하듯이 수비도 다 같이 하길 원했습니다. 이스코도 수비하고, 하메스도 수비하고, 모드리치도 수비를 합니다. 수비 부담은 줄여주고, 동료들과의 컴비네이션을 최대한 살려 크로스가 페네트레이션 상황에도 관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습니다. 모드리치도 없고, 이야라똥이 버젓이 베스트 11에 나오는 상황에서도 22연승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안첼로티 감독의 전술적인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크로스가 워스트다, 수미, 공미로 다 놔둬도 못한다고 하는 분들에게 지금의 크로스가 저렇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온 미드필더가 간격유지를 철저하게 하고 있는지, 크로스가 팀의 패스를 도맡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선수들이 패스 플레이를 하기 좋은 곳에 위치를 하며 패스 플레이를 잘 이어나가고 있는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피를로에게 가투소처럼 하라고 하면 못합니다. 본인의 장점을 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베니테즈 감독은 크로스와 카세미루가 똑같은 수준의 빌드업과, 똑같은 수준의 수비를 하길 원합니다. 리버풀에서는 그렇지 않았던 감독이, 우리 팀에서는 윙의 사례를 포함하여 좌-우 균형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크로스가 크로스답게, 카세미루가 카세미루 답게 플레이 하질 못하는 환경입니다. 오히려 극악의 상성인 역할을 맡기고 있어요. 단지 못한다라고 비판하는 것은 과합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달라진 것은 후보 스쿼드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모드리치가 없고, 이야라멘디를 쓰고, 베일이 삽을 푸는 상황에서도 안첼로티 감독은 22연승을 하고, 바르셀로나를 3-1로 밟았지만, 베니테즈 감독은 주전이 모두 돌아온 상황에서 4-0, 결과도 내용도, 그리고 본인의 실수도 인정하지 않는 졸장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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