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을 시작한 베니테즈
최근 베니테즈가 전술에서 타협의 움직임을 가져가고있는 걸 이미 레매의 많은 분들이 눈치채셨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여 베니테즈가 어떻게 타협해가고있는지 얘기해볼까합니다.
물론 타협을 하게 만든 주인공들은 역시 크로스-모드리치입니다.
베니테즈가 부임이 유력해지면서 가장 큰 의문점이 바로 베니테즈의 전술에서도 크로스-모드리치 중원이 유지될 수 있는가였습니다. 걱정의 원인은 이미 온태님이 자세히 얘기해주셨으니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 이는 실제로 프리시즌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개막을 한 이후 공식 경기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더 이해하기 쉽도록 사진을 보면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그 경기였던 베티스전입니다.
상대팀의 지공 상황이며 우리팀의 수비 국면입니다. 크로스-모드리치-하메스 3명이서 중원의 모든 범위를 커버하고 있으며 베일은 보다 수비에서 자유로운 입장에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공이 아닌 상대방의 역습시에는 크로스-모드리치 2명이서 모든 범위를 커버해야되는 상황도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장면은 단순히 이 장면 하나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기존의 베니테즈 전술하에서 계속해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3명이서 범위를 커버하기에는 크로스-모드리치의 수비력은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며 베니테즈가 나폴리에서 보여줬던 고집을 이어나간다면 결국 둘 중 하나가 주전에서 밀릴 가능성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웬걸 나폴리에서 고집을 이어나가던 베니테즈가 리버풀때처럼 최근 타협의 움직임을 가져갔습니다.

변화의 시작이였던 샤흐타르전입니다. 역시나 똑같은 상대팀의 지공 상황, 우리 팀의 수비국면입니다. 달라진게 보이시겠죠? 이전의 경기들에 비해 베일은 수비가담이 많아졌으며 왼쪽에서의 활동반경도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날두는 이전 경기들보다 더 투톱의 형태를 유지하는 모습이였습니다. 이러한 수비의 형태가 낯설지는 않을것입니다. 베일과 이스코의 위치만 바꼈을 뿐 지난 2시즌동안 선수들에게 익숙한 안첼로티의 수비 형태를 가져온 것입니다. 크로스-모드리치의 부족한 수비력을 양 측면의 선수들이 동일한 선상을 유지하며 커버 범위를 균등하게 떠맡아서 크로스-모드리치의 커버 범위를 줄여주고 더 좁은 범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나폴리에서의 베니테즈라면 상상할 수 없던 타협이 시작된 것입니다. 분명 베니테즈도 크로스-모드리치 중원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기때문이겠죠? 이후 베일이 부상으로 나갔지만 코바치치를 통해 이 형태는 계속 유지해나갔습니다. 공격에서는 좀 더 중앙지향적인 변화가 있었지만요.
이는 그라나다전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다만 크로스의 개인 컨디션이 너무 좋지 못해 수비적으로 계속 뚫리면서 동료들의 도움이 무색했고 팀이 수비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빌바오전에서도 여전히 이어집니다. 다만 빌바오전에서는 코바치치가 왼쪽, 이스코가 오른쪽으로 샤흐타르전과는 다른 부분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실 빌바오전의 흥미로웠던 부분은 또 있었습니다.

후반전 베니테즈는 또 한번 새로운 시도를 해봤는데요. 이스코가 기존의 수비부담에서 벗어나 좀 더 중앙으로 이동해서 4312-433과 같은 활동 반경을 가져갔습니다. 이는 이스코가 우측면에서 익숙하기 않고 활용할 수 있는 필드 범위도 좁기때문에 가져간 변화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러한 변화때문에 다시 중원을 커버하는 선수는 3명으로 줄었으며 압박의 속도가 늦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빌바오는 이를 놓치지않고 압박이 늦어진 양 측면을 적극 활용하며 후반전에 우리팀을 효과적으로 흔들었고 동점골도 뽑아냈습니다. 다만 단점만 나타나진 않은 것이 이스코가 보다 넓은 범위를 활용할 수 있었기때문에 빌바오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으며 그 기회가 바로 골로 이어졌었습니다. 물론 이후 수비 안정화를 위해 다시 헤세, 카세미루를 기용하며 전반전과 같은 첫번째 타협의 전술로 돌아갔습니다.
아무튼 기존의 베니테즈라면 크로스-모드리치중 한 명이 밀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크로스-모드리치를 유지해나가는 기존의 방식을 버린 타협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타협이 기존의 선수들에게 익숙하고 긍정적인 요소가 있었던 안첼로티의 방식이라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공격에서의 방식은 안첼로티와는 다른 베니테즈의 방식을 유지해가고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안첼로티때도 베일이 우측, 하메스가 좌측을 맡기보다는 베일이 좌측, 하메스가 우측을 맡길 바랬는데 베니테즈가 이러한 움직임을 가져가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비록 베일의 부상으로 이 실험이 30분에 그친 것은 베니테즈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쉽겠지만요. 어쨌든 베일의 부상 이후에는 이스코가 좌측과 우측에 번갈아가며 시험되고있는데 이스코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고 따로 글을 쓸 예정이라 자세히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안첼로티나 베니테즈나 밸런스를 가장 중시하는 감독인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밸런스를 갖춰가는 과정은 상당히 대비되는 두 감독입니다. 간단히 말해 안첼로티의 전술은 각 선수들 개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장하고 유동적으로 이어줌으로써 선수들의 100%를 뛰어넘어 120, 130%까지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높은 전술적 이해도를 요구하기때문에 이야라, 케디라같은 선수들이 대체해내지 못하는 결과를 낳으며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단점을 낳게되었습니다. 반면 베니테즈는 선수들의 120, 130%까지 끌어낼 수는 없어도 어느 포지션에서든 단순 명료한 역할이 기본적인 틀로 잡혀 체계적으로 이어져있기때문에 후보 선수들도 쉽게 역할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베니테즈가 지금과 같은 타협을 이어나간다면 안첼로티의 전술에서 득이 될 수 있는 일정 요소들을 더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베니테즈가 크로스-모드리치를 유지해나가려는 타협을 시작했으며 크로스-모드리치가 유지되길 원했던 저는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이왕 실험할꺼면 프리시즌때부터 하지 왜 이제 하는지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ㅋㅋ) 크로스-모드리치 중원의 매력은 상당하니까요. 다만 이 타협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는 여전히 지켜봐야할 부분입니다. 그래도 이러한 타협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앞으로 레알을 보며 레매분들이 즐길 요소중 하나가 되지않을까합니다.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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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영웅맥카 2015.09.26베니테즈 감독이 4-2-3-1 덕후라고 해서 걱정을 많이했는데...
최근 경기에서 다양한 전술을 보여준다는게 참 흥미로웠습니다.
여기에 코바치치가 투입됬을 경우 보여지는 전술도 재밌구요. -
지주내머리속에영원히 2015.09.26주전 서브 실력 갭이 크면 베네테즈전술이 좋겠고 그렇지않으면 안첼로티 전술이 좋겠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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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ACIC 2015.09.26베니테즈가 4-2-3-1 덕후라서 경기중 교체를 해도 같은 포메이션을 고집할줄 알았는데.. 코바시치가 들어간다거나 카세미루가 들어가면서 포메이션도 변화를 주는게 긍정적인면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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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 2015.09.26안첼로티의 8인 블록은 소위 사키식의 존디펜스고, 베니테즈가 하고 있는건 수비의 숫자를 늘려서 버스 2대를 세우는거에 가깝죠. 이러한 442는 리버풀 시절에도 꽤 했었죠. 저는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별랑 변한게 없다고 봅니다. 지금 수비적인 부분에서 적은 실점을 하니까 눈에는 안띄고 있지만 크로스에 수비적인 부담이 많이 걸리면서 전체적인 돌파당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크로스도 별반 활약을 못하고 있죠. 2선의 수비가담을 늘려서 해결될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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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_Guti.Haz 2015.09.26전 팀들에선 본인조차도 이 전술이 다소 위험하다고 판단해도 자신의 철학을 관철시키는, 자신의 철학이 우선인 모습이었는데 지금 레알에 와선 아무래도 드림클럽이다보니 실리를 위해 유연해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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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ira da Silva Jr 2015.09.26오 좋은글입니다 저도 이점을 유심히 관찰했었는데 사진까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상적이었던건 기존형태로 나오든 미들진을 3명둔 형태로 나오든 수비시엔 두줄수비를 구성하게끔 하더라구요 그리고 수비시 4312의 형태에 대해서는 아직 잘모르겠습니다 저는 이스코가 커버를 안했다고 생각했고 딱 그시점에 빌바오한테 동점골을 먹혔죠 그리고 예상대로 첫번쨰 교체카드를 이스코를 뺴고 헤세를 넣자 다시 두줄수비를 형성하는걸보고 베니테즈가 두줄수비를 중요시 여긴다고 생각했습니다. 뭐가되든 좀 더 지켜봐야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시즌전에는 4231을 고집하는 감독이라 모드리치 크로스조합에 대한 걱정도 많았고 호날두에 대해 걱정도 많았지만 타협을 하고 두줄을 세우면서 날두한테도 투톱의 자리에서 뛰게끔하는걸보고 상당히 안심했습니다. 아무래도 드림클럽이신만큼 베니테즈감독님이 기대와는달리 잘해주시네요 -
이스코알라르콘 2015.09.26이런 분석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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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5.09.26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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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나바스 2015.09.26오오 기대되는 이번시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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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2015.09.26선추천, 후감상... 베니테즈 감독이 타협을 하고 있다는건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