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르팅 히혼 리뷰
베니테즈는 프리시즌때와 마찬가지로 4-2-3-1을 가동했습니다. 기존의 베니테즈 전술과 다른 점이라면 베일이 공미 혹은 쳐진 공격수라고 할만한 좀 더 높은 위치에서 수비가담 없이 움직이고, 양 풀백과 2명의 홀딩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는 점이 특별할 듯합니다. 어떤 의미로 약체인 히혼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기 위해 공세로 나갔다고 볼 수 있겠죠. 다닐루는 그런 의미에서의 선발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게 공격에 가담하는 8명의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베니테즈가 원래 공격 작업에 있어서 짜임새 있는 조직력보다는 에이스의 능력을 최대한 살리는 전술을 구사하는 편이긴 하지만 오늘은 기본적인 움직임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소위 난사 위주로 게임이 흘러갔습니다. 27번이나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슈팅은 8번, 무득점으로 그친게 그 결과입니다.
더욱이 서로 비슷한 성향이 최장점인 선수를 최전방에 넷이나 박아놓음에 따라 서로 공간이 겹치거나 움직임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등, 비효율적인 선수 운영을 가지고 왔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올라오는 양 풀백과 두명의 홀딩은 수비 불안을 야기했고, 필드를 계속해서 뛰어다니면서 체력 소모까지 불러왔습니다. 약체를 상대로 3점을 따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지였다고는 해도 시즌 초반부터 낭비할 필요는 없는데 결과적으로 무승부가 되면서 낭비가 되고 말았습니다.
전술적으로 뭔가 특별한 코멘트를 하기에는 어려운 듯합니다. 뭔가 제대로 한게 없으니까요. 굳이 따지자면 모드리치 - 크로스 라인은 굉장히 불안하다는 말을 한번 더 하고 싶습니다. 크로스는 안정적이고 좋은 위치선정을 하지만 활동량이나 수비 기술을 살려서 압박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홀딩으로서는 부족하고, 모드리치는 수비력도 떨어지지만 공격적인 성향이 지나치게 강합니다. 거기에 우리 팀은 마르셀로와 다닐루, 카르바할이라는 공격적인 풀백을 보유한 팀이기에, 개인의 수비력을 중시하는 베니테즈 4-2-3-1에서 이 둘의 수비력 부족은 센터백 라인에 과부하를 불러오기 십상입니다. 거기에 호날두는 여전히 수비가담 안합니다. 근데 베일도 안합니다. 대신 헤세가 합니다. 호날두야 안하는게 더 이득이니 무리뉴, 안첼로티도 최대한 전술적인 배려를 했지만 지금은 짜임새가 엉성합니다.
오늘도 자주 수비불안을 야기하는 가운데서 수비진에 라모스라는 월드클래스 센터백이 잘 버텨내고, 히혼의 결정력이 부실했기 때문에 오늘 무실점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실상 패배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안첼로티의 지역방어 체제를 베니테즈가 사용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걸 감안하면, 크로스, 모드리치 중 1명은 벤치로 내려가는게 팀이 안정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선수 중에서는 여전히 베일이 의문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공을 받을때 터치가 나쁘니 스피드를 살려서 라인을 무너뜨리는 것도 못하고 그렇다고 자길 위해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자리를 피해주는 헤세 대신 골을 넣는 것도 아닌 모습은, 차라리 벤치에서 대기하다가 체력이 부족해진 상대 팀을 찢는 모습을 기대하는게 나아보입니다.
헤세는 카스티야에서 종종 톱으로 나오긴 했지만 전형적인 톱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고, 1군에서 벤제마 백업을 하기에는 기량이 부족하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물론 열심히 뛰고, 수비가담과 공격 진영을 이리저리 오고 가면서 활발하게 움직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장점이 그러한 수비가담이 아닌 번뜩이는 돌파와 결정력이었다는걸 감안하면, 역시 본인의 자리도 아니고 여전히 아쉽습니다. 벤제마의 대체자를 영입하지 않으면 팀이 매우 힘들거라는 것도 첫 경기를 통해 명백해졌습니다.
베니테즈의 교체는 명성답게 여전히 답답합니다. 물론 벤제마의 백업으로 나간 헤세가 못해버린 이상 선택지가 적었지만, 전술적으로 어떤 복안을 세워둔 건지 의문스럽습니다. 전술적으로 다양성을 갖추고 있는 감독이 아니기에, 자원이 한정되는 순간 능력치가 팍 떨어지는 모습은 변함이 없는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히혼은 옐로카드를 4장씩이나 받아가면서 필사적으로 찬스를 안 내주기 위해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맹공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은 득점을 하지 못했습니다. 차후 리그 경쟁에서 뼈 아픈 2점이 될 듯합니다. 베니테즈는 빨리 공격 라인업을 정리하고, 최선의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어쩌면 생각보다 더 빨리 자리를 내놓아야할지도 모릅니다.
댓글 3
-
베포 2015.08.24확실히 경기를 보니 크로스와 모드리치를 홀딩으로 기용하기엔 상대에게 허용하는 공간이 상당히 넓고, 이 부분을 커버하기위해 집약적으로 포백이 올라와 압박을 가하니 양 측면과 뒷공간이 완벽히 열려버릴 수 있어서, 윙을 주 전술로 두는 팀들에겐 바로 득점찬스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전방에 네명을 두었지만 실질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건 4-4-2처럼 보이더군요. 헤세와 호날두가 투톱처럼 움직임을 가져갔고, 헤세와 호날두 이스코, 베일이 포지션 체인징을 하며 공격전개를 시도했지만 전방에서 확실하게 공을 받고 지켜내며 배급해줘야 하는 벤제마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던 부분이네요. 개인적으로 하메스의 벤치스타팅이 이해가 되지 않네요. 차라리 베일 톱에 2선에 하메스를 두었으면 좀 더 유기적으로 볼전개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벤제마의 복귀와 중원의 빈 공간들을 커버링하는 효과적인 전술짜임이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상당히 공감되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R.Carlos 2015.08.24벤제마의 백업이 필요하다는 베니테즈의 지능적 항의였다고 생각하렵니다. 베일은 1년 넘게 그말싫.
-
Raul 2015.08.27벤제마의 백업을 이제 영입해주시죠 회장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