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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타 비고::

베일의 돌파구는 골이어야 합니다.

슈카님 2015.08.21 22:42 조회 2,975 추천 8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레매 축게에 글을 남기게 되었네요. 
힘겨웠던 14-15 시즌을 보내고, 여름 시장도 어느새 훌쩍 지나 벌써 15/16 시즌의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있네요. 

사실 14-15는 다사다난했던 시즌이었습니다.  사실 팀의 경기력이나 주전 선수들 면면을 따져보면 더블을 기록했던 13-14에 뒤쳐질 정도는 아니었죠.  궤도에 오른 팀은 22연승을 기록하며 레알의 베스트 11이 "제대로 돌아간다면" 세계 최강이란 걸 보여주었으니까요. 

다만, 긴 시즌을 고려했을 때, 생각보다 주전과 후보들 사이에 기량의 격차가 컸고 몇몇 선수들은 구단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며 모드리치의 이탈이라는 팀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실패했고 무관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낼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진의 중심에는 베일이 있습니다. (이야라 코엔트랑 케디라는 그말싫.)

가레스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두번째 시즌을 굉장히 힘겹게 보냈습니다.  달라진 그의 피지컬은 모두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나쁜 방향으로만 작용하였고,  지난 시즌 그를 빛나게 해주던 큰 경기에서의 해결사로서의 면모는 이번 시즌엔 전혀 발휘되지 못하며 더욱 나쁜 임팩트만을 남기게 되었죠.

그리하여 15/16시즌은 베일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분발해야 하는 시즌,  자신이 마드리드에 남아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입증해야만 하는 시즌이 되었습니다.  

팀 역시 아직까지는 베일을 핵심 선수 중의 한명으로 분류하며 그의 능력과 특성에 맞춘 자리를 찾아주려고 여러 모로 시도하고 있으며 그 방안으로 중앙 공미 자리를 맡길 계획입니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베일이라는 선수가 중앙에 서든 측면에 서든 전술적으로 그의 쓰임새가 큰 차이가 있을 거라곤 생각지 않네요.   라파 베니테즈 감독이 지금까지 안첼로티가 써오던 전술, 포메이션과 완전히 결별하고 베일을 위주로 한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짜지 않는 이상, 베일을 중앙에 박아놓고 플레이메이커로 활용한다는 것은 매우 효율성이 떨어지는 일이니까요. 

다음 시즌 베일은 14-15와 비슷하게, 수비적 부담이 크게 주어지지 않으면서 공격에 대해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장받는 역할을 맡게 될 겁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13-14 때 적극적으로 수비에도 가담하면서 호날두의 조연 역할을 철저히 수행했던 모습으로 돌아가주길 바라지만, 팀이 베일을 활용할 그림은 그렇지 않다는 게 여러 차례의 실험으로 분명해지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하메스나 호날두와 계속 자리를 바꿔가며 측면 - 중앙을 자주 오고가게 될 테니 사실상 베일 플레이메이커라는 건 포메이션 상의 그림일 뿐이고, 2선에서 중앙과 측면, 전방을 오고 가며 적극적인 공격을 할 것이라고 저는 예상하네요. 


어쨌든 지난 시즌 정말 기대 이하의 실망스럽던 모습을 보였던 베일이 이번 시즌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고 한다면, 그건 갑작스러운 기술의 발전도 아니요, 수비 가담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넓은 활동량으로 팀에 기여하던 13-14로의 회귀 역시 아니란 게 제 생각입니다. 

베일 같은 스타일의 선수에게 이스코와 같은 온더볼 플레이를 기대하는 건 절대로 무리입니다.  애초에 둘은 공을 다루는 스타일이 아예 다르니까요.  기술적인 드리블을 통해 수비를 벗겨 내고 패스든 슛이든 가져가는 그런 플레이는 솔직히 말해서 베일에겐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토트넘에서 플레이할 때부터 얘는 아기자기하게 공을 만지는 선수가 아니었죠.  애초에 데려올 때부터 그런 부분을 기대한 선수가 아닙니다. (생각보다 더 퍼스트 터치가 좋지 않은 게 문제긴 하지만) 
베일에게 게임을 조율하고 공을 배분하고 플레이를 만드는 능력, 글쎄요 이런 걸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전통적인 플레이메이커가 가져야 하는 장점들과 베일이 가진 장점.  얼른 봐도 다른 종류의 것이죠.  베일에게 외질이나 실바가 하는 플레이를 하라고 한들 무리일 겁니다. 
그러니 플레이메이커로서의 베일은 그가 찾아야 되는 답도 아니고, 시킨대도 할 수도 없을 겁니다.  뭐 어느 정도 할 수야 있겠지만, 이스코나 하메스를 그 위치에 세웠을 때보다 나은 게 없겠죠.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는 베일이 공격 쪽에서 좀 더 두각을 나타낼 것을 원합니다.  디마리아처럼 플레이하길 원하기보다는 호날두처럼 플레이할 것을 기대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여기서부터 나온 논쟁거리가 "베일과 호날두를 같이 쓰는 게 합리적인가" 였죠.  

수차례 레매의 게시판을 달구기도 했던 이 문제는, 레알 마드리드가 실제로 베일에게 수비가담보다는 공격에서의 임팩트를 기대하고 있고, 그 모습은 궁극적으로는 지금껏 호날두가 보여왔던 그런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에 등장한 것입니다.  한 필드에 수비 가담을 거의 하지 않는 선수가 둘,  그런데 하나는 펄펄 날고 하나는 극도의 부진을 겪는다.  그렇다면 과연 이게 맞는 것인가.  둘 중의 한명만 써야 하는게 답인가.  이런 형태를 띠고 있었죠. 

13-14 시즌에는 베일이 수비가담도 왕성하게 하면서 철저히 호날두에게 라스트 찬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자처해서 해왔기 때문에 (그런데 오히려 그 시즌에 베일의 골 수가 14-15보다 많다는 건 확실히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지만, 14-15의 베일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이 골을 노리게 되었고 좀 더 골대와 가까운 곳에서 플레이했고 그 성과가 그다지 좋지 않았기에 여러 논의들이 나왔었던 겁니다. 


구단은 베일을 14-15때와 같이 공격에 특화해서 사용하길 원합니다.  구단이 베일을 가지고 하는 여러 가지 실험에서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이게 맞는 건지 아니면 13-14처럼 쓰는게 맞는 건지에 관련해서는 애초에 베일을 데려올 때의 의도를 생각해 본다면 답이 나옵니다. 

9100만 유로를 줬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죠.   왜 이렇게 큰 값을 주고 영입했을까요?  베일이 외질처럼 훌륭한 라스트 패스를 제공하는 특급 도우미라서?  최고의 윙어라서?  아닙니다. 


토트넘에게 그 큰 돈을 주고, 레비와 머리빠질 정도로 심리전을 해가면서 베일을 데려온 건, 베일이 호날두의 보조를 잘 해줄 것 같아서가 아닙니다.  호날두에게 집중되는 팀내 득점을 분산시킴과 동시에 대포 두 대를 동시에 발사하는 것 같은 공격력을 기대해서죠.  쌍두마차가 되주길 바라고 영입한 겁니다.  레알에게 베일이 매력이 있었던 부분은 다른 게 아니라 그의 "득점력" 이었습니다. 

호날두의 사생팬 소리를 들을 정도로 호날두의 팬으로 유명한 베일이기에, 호날두의 도움 역할을 하는 이미지가 어느새 인식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호날두와 베일 중에서 도우미와 주포를 나눈다면 호날두가 주포, 베일이 도우미.  이렇게들 생각하기가 쉬운데,  전제가 틀렸어요.  사실은 얘네 둘 다 주포입니다.  애초에 그러려고 데려왔어요.  


그렇기에 베일은 결국 공격 쪽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실제로 14-15엔 그렇게 활용하려 시도했으나 실패했죠.  왜냐, 베일이 이러저러한 나쁜 모습들 - 터치가 구리다던가, 드리블로 한 명의 수비수도 못 벗겨낸다던가- 하는 것들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결정력이 심각하게 나빴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베일에게 돌파구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골"이고 결정력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베일이라는 선수는 신기하게도, 엄청 안되는 경기에서도 골에 가까운 찬스를 1~2회는 잡습니다.  1:1 찬스도 심심치 않게 만들어냈었죠.  그것들이 골로 이어지지 않아서 문제였지 기회 자체는 꽤 잡습니다.  베일이 지난 시즌 놓쳤던 찬스들의 절반만 성공시켰어도 레알의 성적표는 지금과 달랐을 겁니다.  베일에 대한 평가 역시 달라졌었을 거라 확신합니다.  

팬들이 가장 크게 실망했던 경기가 유벤투스와의 4강 2차전입니다.  저 역시 그 경기가 매우 아쉽습니다.  그 많던 찬스에서 베일이 억지로라도 하나만 넣었더라면.  그래서 레알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더라면.  지금과는 좀 달랐을 겁니다.  팀의 성적표도, 베일에 대한 평가도. (시즌 내내 부진했던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었겠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베일에 대한 여론이 나쁘진 않았겠죠. )


얘는 구단차원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소위 잘 나갔을 때의 B-B-C 라인이죠.  호날두와 베일이 쌍두마차로 폭격을 가하고, 가운데에서 가장 완벽한 9.5번인 벤제마가 그들과 연계해서 공격력을 완성한다.  이게 가장 좋은 그림이고, 실제로 BBC는 유럽을 제패했으니까요. 

그렇기에 베일은 구단의 기대와 팬들의 기대를 동시에 충족시켜야합니다.  중앙 플레이메이커로서 마법사와 같은 패스, 넓은 시야, 주변 동료들과의 아름다운 연계.  물론 이런 것들도 해준다면 좋겠지만 아마 할 수 없을 것이기에,   그의 돌파구는 골이어야 하고, 최우선 과제는 결정력을 끌어올리는 것이어야 합니다.  일단 골맛을 보기 시작한다면 그건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여유를 되찾게 되고, 자연스럽게 골 이외의 다른 플레이들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게 될 겁니다.  베일이라는 선수의 클래스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되기에. 

 
13-14 시즌, 팀 밸런스에 중점을 둔 플레이를 했던 때에도 3개 대회에서 21골을 넣을 정도로 득점 능력은 갖추고 있는 선수입니다.    맘먹고 공격으로 활용했을 때 시즌 30골 가량을 넣어준다면 호날두와 함께 팀의 득점을 책임질 수 있는 주포로서 그 역할을 찾게 될 것이고,  만약에 그렇지 못한다면.. 정말 다른 방안을 생각해봐야 하겠죠.  

다른 것보다 우선 결정력을 끌어올리는 게 그가 이 팀에 있을 이유를 증명하는 가장 단순하고도 명쾌한 답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작은 돈 들여 데려온 선수가 아니기에, 그리고 그의 플레이에 매료되어 그를 원했던 팬들이 한둘이 아니기에,  구단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라 당장 어디로 이적해갈 것을 기대할 수도 없기에,  이왕에 사용할 거라면, 사용할 수 밖에 없다면,  제대로 사용해야 합니다.  
 
그가 갖고 있던 가장 훌륭했던 능력, 그를 크랙이라고 부를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드리블도, 패스도, 연계도 아닌 바로 득점 능력이었다는 걸 어렵지않게 기억해낼 수 있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던 베일의 문제점이 갑자기 개선되어, 기본기가 갑자기 좋아진다거나, 벤제마 급의 퍼스트 터치를 보여준다거나, 드리블이 정교해지길 바라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라 생각되고,  이 선수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극대화시키는 식으로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이 베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구단 입장에서도 그래요.  14-15때 베일이 최악의 모습을 보여, BBC라인의 존폐여부 역시 도마에 오르게 되었으나, BBC는 불과 바로 한 시즌 전에 레알 마드리드에 빅이어를 가져다 준 레알의 대표 무기였어요.  그걸 한 시즌만에 포기한다는 것도 사실은 어려운 문제니까요. 



+ 베일의 골 결정력을 강조하다보니 베일이라는 선수의 공격 능력이 득점에만 치중되어 있고 그 나머지 것들은 전부 수준 이하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데, 사실 그 정도로 베일의 축구 실력이 막장인 것은 아닙니다.  터치와 드리블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여서 그렇지 베일의 패스나 주변 동료와 플레이를 만들어나가는 능력이 아예 수준이하인 것은 아니죠.  

베일과 호날두의 공존이 가능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대한 해답은, 그들이 동시에 출전함으로써 나타나는 수비가담의 문제, 팀 밸런스적인 문제 이런 것들도 충분히 고려해서 내어야 하는 게 물론 바람직하겠죠. 

하지만, BBC 밑에서 크로스와 모드리치가 지원하는 레알 공격의 기본적인 형태라면, 두 선수가 출전한다고 해서 아예 공격이 답답해지고 전개가 안되고 그런 건 아니거든요.  두 선수가 함께 출전했을 때 나타나는 단점만큼, 두 선수에게 많은 기회가 만들어졌죠.  그걸 두 선수가 충분히 살려주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이게 호날두와 베일이 같이 뛸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생각하네요.  


++  베일이 14-15 시즌에 13-14때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노골적으로 공격에만 치중하면서 득점을 노렸을 때에도 호날두의 득점력은 굳건했습니다.  오히려 14-15엔 리그 48골, 본인 커리어 안에서 리그 득점만으로는 커리어하이를 찍어냈습니다.  라리가 최다 득점 기록인 메시의 50골과도 2골밖에 차이가 안나요.  

그 말인 즉슨, 베일이 호날두를 도와주는 플레이를 하든, 아니면 호날두처럼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든, 호날두 본인은 그 득점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라고 볼 수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에 베일이 골을 직접적으로 노리는 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호날두는 포지션 변경이라든가, 수비에 더 가담한다든가 하는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베일이 어떤 플레이를 하든, 호날두는 자기가 잘 하는 거 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는 거죠. 


물론 이 경우에 수비 가담 문제로 팀의 밸런스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겠지만, 호날두와 베일을 쌍포로 가동한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문제가 되겠죠.   베일이 아닌 선수로 팀 밸런스를 유지하며 호날두에게만 주포 역할을 맡길 때보다 확실히 팀 밸런스 측면에서는 나쁠 수 있겠습니다.  어떤 쪽을 선택하느냐는 베니테즈 감독이 결정할 문제지만 저는 베일과 호날두 둘의 득점력을 살릴 수만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보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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