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aga와 사담
오랜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쌓인 주제들이 많은데 간단하게 하나 씩 논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어쨋든 나도 축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사견을 나누지 못하는 고통을 계속 느끼고 싶지는 않다.

한번만 더 도와주세요
데 헤아 사가
이번 여름의 네버 엔딩 스토리다. 스페인에서는 무리뉴 시절부터 방출까지의 카시야스 편 안방드라마 후속작으로 라모스 편이 방영되어 한동안 심심할 일은 없다고 했다. 라모스 편은 끝났는데 데 헤아 편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침 드라마처럼 켜놓고 딴 일하면서 제대로 듣고 보지 못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내용의 각본이다.
멘데스가 맨체스터에 있는데 이는 우선적으로 오타멘디의 맨 시티 행때문이다. 데 헤아 편 아침 드라마의 내용은 두가지 뿐이다. 이번 여름에 이적하느냐 아니면 내년에 이적하느냐. 놀라울 내용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다. 이걸 계속 우려먹는 기자들은 더운데 곰탕 한그릇씩 먹고 담백하고 식욕돋게 우리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나바스가 좋은 키퍼인지 키코가 좋은 키퍼인지 나는 모른다. 개인적으로 나바스의 경기는 보았지만 키코의 경기는 보지 못했다. 나바스가 지난 시즌 선택을 못받은 것이 과연 구단 내의 정치적인 이유에만 기인할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나바스는 분명 자신의 경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그래서 마드리드에 왔다. 마드리드에 도착했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선수들이 마드리드에 왔었지만 그 족적을 남긴 선수는 많지 않다. 그가 좋은 키퍼인지 나쁜 키퍼인지 확인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기회를 만들고 그것을 살리는 것도 프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데 헤아는 마음을 굳혔다. 맨유를 떠나기로. 그렇지만 맨유는 무턱대고 내보낼 수가 없다. 퍼기의 퇴임 이후로 최정상의 위치에서 단숨에 나락으로 떨어진 맨유는 선수단 보강이 절실하다. 수비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앙수비도 영입도 추진해왔다-맨체스터 라이벌에게 빼앗겼지만. 그러나 실패했고 이런 상황에서 데 헤아라는 안정적인 수비에 핵심적인 선수를 내보낸다는 것은 사실 모험이다. 개인적으로 공격진의 조직력보다 수비진의 조직력 형성이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데 헤아를 잡고 싶은 그들을 십분이해한다.
데 헤아가 오면 좋지만 안온다고 아주 나쁠 것도 없다. 동등한 위치에서 두 명의 키퍼가 자리 경쟁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다. 데 헤아도 참 대단하다. 세계 최고의 두 구단을 흔들어 놓으니 말이다-사실 더 대단한건 카시야스다. 이 모든 일의 단초를 제공했으니.
디 마리아를 거액의 이적료와 함께 2년동안 두번 이적시키며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 돈의 맛을 아는 멘데스가 이번에도 일을 낼까? 멘데스는 발렌시아와 같은 구단에게는 샤일록과 같은 존재이지만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구단에게는 좋은 파트너이다.

오타멘디를 선수단의 빈자리에 앉히는 것에 실패한 판 할
오타멘디 사가
발렌시아를 뒤흔들어 놓은 멘데스가 한탕했다. 누노가 참 착한 감독이다. 오타멘디와 대립각을 크게 세우지 않고 편하게 보내주었다. 선수를 참 잘 대접해줬다. 누노가 멘데스의 첫 고객이고 멘데스가 그로 인해 지금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뭔가 다른 생각도 든다.
발렌시아는 괜찮은 가격에 그를 내보냈다. 그렇지만 그의 공백을 제대로 채울 수 있는 투자를 하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오타멘디의 이적과정은 매우 재미났다. 언론은 그를 가지고 많은 기사를 써냈다. 레알 마드리드도 엮인 바 있는데 아스가 마드리드와 오타멘디를 엮는 기사의 패턴은 라모스 재계약 불발 가능성 농후, 그를 위한 대체자 후보군에 오타멘디 포함, 오타멘디는 이적 요청, 근데 Non-EU라 마드리드에 이적해도 뛸 수가 없는 현실, 그래서 흐지부지, 그러다가 다시 이적 가능이라는 매우 비논리적인 기사를 써냈다-과연 이들은 자신들이 쓰는 기사를 읽고 작성하는 것인지 매우 의심스러웠고 오랜만에 황색저널리즘이 무엇인지 느껴보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오타멘디는 어쨋든 이적했다. 그 돈을 어떻게 발렌시아가 쓸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남는다. 네그레도에 30M 유로를 투자한 그들이 과연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어쨋든 이 건으로 맨시티는 수비수 자원 하나 얻었고 발렌시아는 돈을 얻었다. 맨유는 상처를 두 배로 얻었다.

코바치치 배번, 루카스 시우바 방출 확정식
코바치치 사가
눈 깜빡할 사이에 흘러갔다. 인테르가 샤키리와 코바치치를 모두 방출했다는 점은 참 안타깝다. 물론 수비에서 미란다를 영입하면서 야심찬 모습을 보였지만 그들의 야심은 FFP에게 발목잡히고 있다. 네라주리는 2010년 트레블을 한 구단이다. 그리고 지금 5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급변하는 축구계를 아주 잘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이며 구단주 체제의 최약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말라가만 봐도 알 수 있다.
바르셀로나도 코바치치를 샤비의 대체자로 원했다고 한다. 지난 광저우에서 인테르와의 경기는 회장과 감독 및 코칭스태프 모두가 코바치치를 관찰하는 매우 특이한 스카우팅 과정이었다. 그것이 최후의 평가가 되었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코바치치가 오면서 루카스 시우바는 번호를 잃었다-어차피 올 시즌 팀을 떠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야라도 떨고 있다. 24번이 아니라 16번이 코바치치의 번호가 되었으니 되려 안심했을 수도. 재미있는 사실은 이야라의 이적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의 뉴스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 남겠지. 3년까지는 도전해볼만하다.
코바치치의 이적이 시사하는 것은 페레스가 자신의 유산 남기기를 확실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했다. 유망주들을 마구 데려온다고 해서 구단의 미래가 밝다고 하는 단순한 논리는 축구를 본 사람이라면 팬이라면 알 것이다. 돈으로 밝은 미래를 살수 없다는 것 말이다-그렇지만 가능성은 올라간다.
구단 역사상 크로아티아 출신 선수는 5명밖에 없었는데 코바치치의 영입으로 인해 동시에 2명의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뛰는 새로운 역사가 써졌다. 크로아티아라는 국가의 역사가 짧은 것도 한 몫을 하겠지.

축구계에도 갑질 있나? 근데 심판은 갑이고 선수가 을인데?
피케의 사담
피케의 이번 사건은 단순하게 볼 수 있다. 축구 선수에게 축구장은 일터다. 그리고 심판은 축구라는 산업에 함께 있는 거래처와 같은 존재이다. 직업 가진 사람이 거래처 사람한테 욕을 하는가? 물론 가끔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안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직업 윤리가 부족한 사람 같다. 혼자 중얼거리면서 욕하는 건 차라리 이해가 된다. 그리고 라커룸에서 누군가 뒷이야기를 하는 것도 우리는 이해해야한다. 우리도 그러니까. 너무 높은 기준과 잣대를 같은 인간인 선수들에게 들이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이건 업무 중 일어난 행동이다. 그리고 그의 행동으로 구단이 입는 피해를 고려한다면 직업에 대한 의식이 자신의 가치만한 수준이 아닌 것 같다.
침묵은 금이고 달변은 은이라는 옛 말이 기억난다. 말 잘하던 역이기가 기름에 튀겨서 죽은 것은 그의 세 치의 혀때문이었다-물론 자세하게 들어가면 그의 공에 대한 압박감과 한신의 계략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를 죽음으로 이끈 것은 그의 혀였다.
좋은게 좋은거 아니던가? 말 한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 심판이랑 심리전이나 설전을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그것이 자신에게 나쁜 결과로 돌아 올 수 있다. 피케는 아마 개인적으로 만나 사담을 나누면 재미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공담에서는 재미없는 경우가 많다. 피케도 그런 사람인가?
바르셀로나의 두둔도 피식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피케의 욕설은 카탈루냐에서 흔한 표현이다 라는 말 자체가 웃긴다. 카탈루냐 방송과 뉴스 그리고 공공기관 혹은 공인들은 이런 말을 공개적을 하나? 그러면 공적으로도 허용되는 흔한 표현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런 사례가 있는 것 같지 않아보인다. 회장이나 감독에게도 기분 상하면 할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알만하다.
구단의 대처와 피케의 대처가 참 아쉽다. 미안하다. 죄송하다. 승부욕에 그랬다. 이러면 승리를 원하는 선수가 흥분해서 그랬다고 이해 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욕 표현법과 욕에 관용적인 나라도 저런 모습은 허용되지 않는다.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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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히 2015.08.20saga라는 뜻이무엇이죠? 코바치치는 잘해주길..
이야라도..잘해주길... -
subdirectory_arrow_right K.Navas 2015.08.20@멋쟁히 축구계의 이적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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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Elliot Lee 2015.08.20@멋쟁히 하나의 이적 혹은 재계약등의 협상에 대한 일련의 사건들을 의미하는 단어로 축구계에서는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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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Rodriguez 2015.08.20코바치치 우리와 경기에서도 뮌헨전처럼 중앙을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 위협하던데 ㅎㅎㅎㅎ 그 모습에 회장님 반하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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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Stefano 2015.08.20캬 ... 잘 읽었습니다. 코바치치 영입이 참 기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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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Benzema 2015.08.20바르샤도 코바치치 원했군여 ㅎㅎ
왠지 더 기대됨ㅋㅋ -
Cristian_O 2015.08.20중원에 유능한 자원이 추가되었으니 부디 올시즌엔 리그우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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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2015.08.20사실 Saga는 전기.. 신화 등으로 쓰이는 단어지요.. 시리즈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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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2015.08.20일생일대의 기회여 ~ 포스트 알론소 언능 S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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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irvoyance 2015.08.20볼때마다 필력이 진짜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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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베일 2015.08.20좋은소식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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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축덕 2015.08.21정말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자주 써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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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2015.08.21카탈루냐의 흔한 표현을 하는데 피케 선수의 표정이 좀 무섭네요.
카탈루냐에선 흔한 표현을 할때도 저렇게 인상쓰고 화내는 표정으로 해야하나요? -
Raul 2015.08.26정말 늘 글 잘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