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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베일, 백의종군의 마음이 필요하다

Elliot Lee 2015.08.05 15:37 조회 2,965 추천 15
회장도 감독도 베일 부활에 믿음을 가지고 있다

큰 영입이 없는 이번 여름, 레알 마드리드에게는 기존 선수들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거리이다.

누구는 쿨하게 알라 마드리드를 외치며 나갔고, 누구는 울면서 정리되었고, 누구는 정리해고의 사례를 보고 맞짱대응을 했으며, 누구는 조용하게 대리인을 통해 모든 일을 정하겠다고만 말했다. 

나갈 사람 다 나갔다고 해서 잔류한 사람들은 안전한 것은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대형구단에서는 잔류도 매일매일 평가받아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오늘만 사는 사람들과 같다는 것이다. 이야라멘디나 코엔트랑같은 선수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이적료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가레스 베일은 안타깝게도 그들과 다른 위치에 있지 않다-아 회장의 절대적인 비호에 있다는 이야기를 고려해보면 조금 다르다 할 수 있겠지만 회장이 경기력을 다시 올려줄 수는 없다.

베일의 문제는 무엇인가?

단순하다. '공간'이다. 베일은 공간에 특화되어있는 선수이다. 공을 잡고 공간을 만들거나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드는 그런 유형보다는 비어있는 공간을 이용할 줄 아는 선수이다. 예전에 공간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다. 

베일은 토튼햄에서 아주 멋들어지고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원시원한 돌파와 슛팅이 일품이었는데 그 모습이 마드리드에서는 보기가 힘들어졌다.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1) 토튼햄과 마드리드의 차이
토튼햄은 베일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바꿨다. 사실상 그가 전술의 중심이 되었던 것이다. 그는 토튼햄에서 호날두나 메시 부럽지 않은 위상이었다.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대형 구단에 영입되는 선수들은 기존 소속 구단에서 한 자리 하던 에이스급의 선수들이다. 이는 에이스들로 구성된 선수단에서 살아남는 진정한 그 구단의 에이스는 몇 안될 수 밖에 없고 이전 중소구단들과 마찬가지로 에이스를 중심으로 전술의 판을 짠다는 것이다.

아주 단순하고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많이들 이점을 망각하고는 한다. 이 에이스 리그에서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했던 에이스급 선수들은 많다. 피구와 지단 사이의 맥마나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베론이나 팔카오, 마드리드의 카카등 그 이유는 여러가지다. 부상도 프로에게는 실력이다. 운도 안타깝지만 실력이다.

번외로 원클럽맨들은 이런 경쟁을 겪지 않아서 그 실력을 평가 받을 기회가 적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도전자만큼이나 디펜딩챔피언도 쉬운 자리가 아니다. 항상 도전을 받는 자리가 디펜딩챔피언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도전자보다 더 힘든 위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빠른 적응은 단순히 새로운 도시에서의 생활만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동료들과 그 세력간의 역학관계, 겸허한 자세, 감독과의 소통등 다양한 요소들을 의미한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이전에 달았던 에이스 완장을 때는 겸허함이 된다고 생각한다. 과연 베일은 어땠을까?

맞춰주지 않는다고 울상으로 불평하면 이미 탈락이다. 그전 소속구단에서나 에이스였지 새로운 구단에서는 이미 에이스가 있다. 디펜딩챔피언에서 도전자가 되는 것에 익숙치 못하다면 성공은 없다. 누구나 다 그 과정이 있다. 지단도 이적 후 처음 6개월간 아주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지단 없는 경기가 레알이 승리하는 경기라는 말도 있었다. 에이스 였던 피구는 그에게 일부러 공을 주지 않았다는 말도 있었다. 그렇지만 지단은 이겨냈다.


2) 공간의 문제
이 부분은 사실 몇년 전 카카와 호날두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위에서 말했듯 베일은 공간에 살고 공간에 죽으며 공간에 웃고 공간에 울 수 밖에 없는 빈 공간에 특화된 선수이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공간이 없다면 그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왜 그는 못하는가?

카카와 호날두를 비교할 때, 공간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내린 바 있다. 아주 일반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탈리아에 있던 카카와 잉글랜드에서 있었던 호날두가 이용하던 공간이 다르다. 

이탈리아 같은 경우, 통상적으로 수비와 공격 간의 간격이 넓다. 카카는 이 공간에서 놀았던 선수이다. 잉글랜드 같은 경우, 통상적으로 수비와 공격간의 간격이 좁은 편이다-소위 말하는 컴팩트한 축구를 한다. 그러다 보니 뒷공간이 나올 수 밖에 없고 호날두는 이 공간을 즐겨 찾아왔다. 근데 스페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경기를 처음에 방해했다. 이들이 이적한 뒤로 대부분의 스페인 구단들이 엉덩이를 내리고 수비에 올인하는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카카나 호날두가 이전에 쓰던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공간에 있어 비슷한 난관에 봉착했던 이 둘의 결정적 차이는 부상 여부와 득점력이 갈라놓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위에서 말한 리그 별 공간 차이는 많이 사라졌다-통신과 교통의 발전은 축구 전술 세계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둘이 스페인에 와서 처음 당면한 문제는 베일도 마찬가지로 겪고 있다.

다만, 이들에 비해 선이 굵은 축구-변형적인 플레이도 적은 베일은 기술적은 스페인에서 살아남기가 매우 어려워 보인다. 잉글랜드 출신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왔었던 베컴은 킥을 통해 동료의 공간을 창출해주는 유형이었고 오웬은 앞선에서 득점기회를 만들기 위한 공간을 침투한 유형이었다.

투박함과 상대 수비벽에 막힌 상태에서 가속되지 못해 볼터치의 한계를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러시아워에 도심 중앙에 있는 비싼 스포츠카와 같은 모습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빠른 역습을 통한 공격을 할 때, 베일의 활용도는 높지만 역습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구단에서 가장 염두하고 대응전술을 설계하기 때문에 베일에게는 다른 공간 활용법이 절실히 필요해보인다. 달리다가 접고 들어오는 오른쪽 측면이 아닌 왼쪽이나 중앙에 그를 기용해보겠다는 베니테스의 생각 자체는 틀린 것이 아니다. 디 마리아가 마드리드에서 한계점으로 항상 문제되었던 부분이 베일과 비슷하다-결국은 호날두의 팬인 베일은 전술에 있어 철옹성 같은 존재인 호날두로 인해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원톱으로 서기에는 벤제마 만한 연계가 불가능하고 호날두만한 파괴력과 득점력을 갖추지 못했다. 솔직히 이때쯤이면 '만약' 로벤이 남고 베일이 없었다면 이라는 가정을 해보게 된다. 다 부질없긴 하다. 개인적으로 호날두의 롱런을 위해서는 호날두의 원톱화는 나쁜 선택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선수 자신이 그 자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변화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의미하니 준비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베일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기본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토튼햄에서와 마찬가지로 좀 더 익숙한 자리에서 뛸 수 있다. 

소포모어 징크스로 지난 시즌은 변명이 된다-요즘은 쉽게 언급되지 않는 변명이긴 하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은 그렇지 않다. 사실상 자신의 가치를 대내외에 증명할 마지막 기회라고나 할까? 페레스의 비호는 몇년 남지도 않았을 뿐더러 회장의 비호로 선발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베일 자신에게도 매우 안좋은 일이다. 

이야라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비슷한 길을 걷고 있지만 이야라는 기회를 영웅이 아닌 역적이 되도록 만들었고 베일은 그나마 첫 시즌 기회를 통해 영웅이 되었다. 베일이나 이야라나 전반적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꾸준하게 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이나 무게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단순히 이적금과 유명세로 베일은 이야라만한 대접은 안받고 있다. 거의 비슷한대도 말이다.


베일의 도전자들: 둘이 하나보다 낫다


개인적으로 A급과 S급 선수의 차이는 적응력에 있다고 본다. 지단과 피구는 다양한 구단에서 자신들의 색을 잘 융화시켰고 호날두도 마찬가지이다. 메시 같은 경우는 다양하게 영입된 선수들과의 융화를 시켰다. 베일은 분명히 좋은 선수이다-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유형은 전혀 아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를 나쁜 선수로 만들 수는 없다. 오히려 코엔트랑 같은 유형의 선수들을 좋아했는데 그는 지금 나쁜 선수가 아닌가? 좋고 나쁨은 선수의 적응력에 달려있고 지금 베일에게 필요한 것은 백의종군이다.

이적료와 연봉은 프로인 선수의 가치를 산정하는 역할이다. 베일은 자신의 활약에 어울리지 못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그런 선수 한둘 본 것은 아니지만. 하메스와 이스코는 미래를 보여주지만 베일은 첫 시즌 현재를 보여준 이래로 과거에 머물고 있다. 스페인 리그 안에서 움직이는 선수가 적응을 못할 수도 있고 외국에서 온 선수가 더 잘 적응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적응력이라는 능력이다. 이것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투박한 터치와 단순한 플레이 스타일은 사실 그 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려놓음을 통해, 심리적 압박도 놓는 것이다. 마음을 편히 먹는 것. 마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조급하지도 자포자기로 달관하지도 않는 그 중간의 마음으로 임한다면 베일의 3년차는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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