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테스 마드리드에 대한 간단한 감상
중원에서의 정합적인 승리를 추구하던 안첼로티와 달리 베니테스의 마드리드는 중원에서의 승리에 크게 집착하지는 않습니다. 감독의 성향도 그렇지만, 주 원인은 4-2-3-1이라는 포메이션에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중앙의 두 미드필더는 안첼로티 시절에 비해 수비진쪽으로 더 내려간 위치에서 기본 포지셔닝을 가져가고, 그 롤도 일반적인 후방 미드필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약간 과장해서 얘기하면, 그냥 커버 요원 1,2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안첼로티 체제와 또 한가지 크게 다른 점은 전방 자원들의 볼 회전 부담을 크게 줄였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안첼로티의 경우 벤제마의 포스트플레이를 십분 활용해 전방의 질서를 잡으려 했고, 첫시즌의 경우 베일도 미드필드 윗선에서 볼을 받아주는 데 충실했으며, 호날두도 때때로 직접 나서는 장면들이 있는 데 반해 베니테스는 세명 모두를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지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더이상은 안첼로티의 팀처럼 화려하면서도 딱딱 맞아들어가는 빌드업을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최종 수비라인을 굉장히 높게 끌어올리고, 전체적인 간격을 좁게 유지하면서 압박의 강도와 질을 상당히 향상시켰습니다. 이 압박에는 전방 자원들도 상당히 열심히 참여합니다. 이 강한 압박 덕분에 bbc가 여전히 수비 국면에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음에도, 그로 인해 수비 앞쪽 블록을 3명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음에도, 그 구성원 중 수비에 특화된 선수가 없음에도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수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드필더들이 미들 써드를 장악하는 데에 크게 미련을 두지 않기 때문에, 경기는 비교적 오픈 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드리블에 능한 이스코가 프리시즌 세경기 내내 날아다닌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죠. 또한 높은 라인과 맞물려 역습도 더 자주 발생합니다. 이는 베일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고, 현재까지의 프리시즌 세경기까지는 크게 욕먹을 만한 구석은 없어보입니다.
다만, 베일이 중앙에서 프리롤로 움직이면서 호날두가 손해보는 국면이 자주 연출되었는데, 이것이 단순한 호흡과 전술 적응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 보기에 좀 불안했습니다. 베니테스는 호날두의 위치를 여타 감독들이 활용했던 것보다 약간 더 아래쪽으로 끌어내렸고, 때문에 2선에서 베일과 비슷한 위치에서 볼을 자주 받게 되는데, 서로 볼을 받기 좋아하는 자리가 많이 겹칩니다. 주지할 것은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 주로 양보하는 쪽이 호날두라는 점입니다. 이러다보니 예년에 비해 슈팅 숫자도 확연히 적고, 슈팅 포지션으로 진입하는 횟수 역시 많이 줄어들었죠. 베일보다 더 범용성있는 친구이니 그렇게 돌아가는 것도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득점이야말로 호날두의 가장 빛나는 무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아쉽습니다.
그리고 bbc의 수비 부담이 최종적으로는 조금 더 늘어났다 하더라도 3인 블록은 너무 아슬아슬한 구석이 있습니다. 수비진과의 간격을 굉장히 좁히고 풀백들을 약간 더 수비적으로 활용하면서 밀도는 괜찮게 잡고 있지만, 측면이 강한 팀과 빠른 역습을 시도하는 팀에겐 절대적인 커버 범위에서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요새 유행하는 축구 트렌드가 측면에서의 빠른 속도 확보임을 생각하면 더 불안하죠. 프리시즌에 만난 팀들은 다들 이런 측면에선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하는 팀들이었지만, 리가 경쟁구도에 있는 팀들은 이런 쪽으로는 도가 튼 팀들입니다. 특히 바르셀로나의 경우 사이드체인지도 굉장히 빠르고 날카롭게 구사하죠. 이것만큼은 프리시즌에 왠만하면 해결 방안을 찾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외 벤제마-호날두의 공존, 지공, 좌우 폭, 풀백 활용, 이야라 등 몇가지 더 얘기하고픈 것들이 있는데, 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구체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체로 공격진에 관한 것들은 하메스가 본격적으로 스타팅에 합류했을 때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이스코가 스타팅에서 빠질 때 생길 문제들도 좀 있을 것 같아 속단하진 못하겠네요. 그래도 대체로 기대 이상인 프리시즌인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그다지 재미는 없지만 생각보다는 탄탄한 팀을 만들 듯 싶네요. 다치는 선수 없이 프리시즌 잘 마무리하길 바랍니다.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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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Blancos! 2015.07.28믿고보는 온태님글 추천 ㅎㅎ
베니테즈가 4231버릴가능성은없다고보시나요??
굳이 4231이라고하기보단 433으로 미드필더 2명올려서 공미에 베일놓고 오른쪽공격에 하메스 놓는것도 괜찮다고보는데..
작년처럼 꼭 전문수미가 없어도 되지않을까요?
아님 4123전형도 괜찮을거같은데 -
subdirectory_arrow_right 온태 2015.07.28@¡Los Blancos! 수비 시 일부나마 협업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좋은 홀딩은 있으면 좋겠지만 크게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베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4-2-3-1은 버리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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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one 2015.07.28*항상온태님글은 선추천 후감상^^ㅋㅋ 잘보고 갑니다
그나저나 베일 좋아하는 회장님때문에 괜시리 감독부터 선수까지 다 변화해야한다는게 좀 뭔가.... 쩝 ㅡㅡ;; 마음에 안드네요
여튼 좋은쪽으로만 작용했으면 좋겠지만 온태님 말씀대로라면
호날두의 득점은 전시즌보다 떨어질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팀의 우승이 가장 바라는 바지만 이로인해 메시가 득점왕을 하게된다면 ..... ㅠ.ㅠ 그래도 우승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무관은 싫어요 ㅠ.ㅠ -
subdirectory_arrow_right 이스코사코 2015.07.29*@Only one 메시도 이번 시즌 거의 플메역할익 땜에딱히 득점왕 경쟁에서 딱히 불리할 것같지 않네요. 오히려 메시 어시 잘 받아먹는 네이마르나 수아레스가 득점 많이 할 듯. 뭐 트로피없는 득점왕이나 MVP, 얼마나 허망한건지...익히 경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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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Only one 2015.07.29*@이스코사코 제 소원 중하나가 호날두 절정시즌+레알트레블인데 이게 될듯될듯 자꾸 안되네요 전자는 안되도 상관없지만 후자는 한번이라도 보고 죽었으면 좋겠네요...^^ 제나이가 올해로 만 22세인데 한번은 보고 죽겠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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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렌지캬라멜 2015.07.28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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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kay 2015.07.28수비시 4-4-2와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경기 중에 종종 연출되던데 정확하게는 여러 번 돌려봐야겠습니다만, 4-2-3-1에서 3의 공미 위치에 있던 선수가 톱과 전방을 형성하지만 호날두가 뛸 땐 날두가 공미 대신 올라가있는 경우가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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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온태 2015.07.28@deekay 네. 헤세는 톱으로 나옴에도 왼쪽 측면으로 내려오곤 하더라구요. bbc가 아닌 친구들은 얄짤없이 수비가담 착실하게 하구요. 근데 bbc 셋은 높은 위치에서의 압박은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하긴 해도 수비 국면으로 전환했을 땐 거의 수비가담을 하지 않더군요. 시티전 전반에 그게 크게 두드러졌는데, 시티가 전체적으로 너무 느려서 그걸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좀더 빠릿빠릿하게 볼을 돌리는 팀을 만나봐야 확실하게 평가가 가능할 듯 해요. 어차피 그때도 bbc는 항상 나와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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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ud Moon 2015.07.28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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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인 2015.07.28그러면 베일 부재시엔 누가 베일 Role을 대신 맡게될까요?? 이스코? 외데고르? 하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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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온태 2015.07.28@흙과인 하메스가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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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롱도르 2015.07.28이스코가 올시즌 키플레이어가 될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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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17 2015.07.28항상 잘 읽고가요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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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mer 2015.07.29베니테즈가 예전 팀에서는 레알이랑 아예 다르게 헌신적이고 수비적인 윙어들을 많이 기용하지 않았었나요? 리에라나 카윗 같은 선수들은 아주 공격적이고 그러진 않았지만 측면에서 활동량으로 승부보는
선수였던 것 같은데..리에라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
subdirectory_arrow_right 온태 2015.07.29@Kramer 대체로 그런 편이긴 했죠. 근데 발렌시아에서 비센테를, 리버풀에선 베나윤을, 나폴리에선 메르텐스와 인시녜를 적절히 잘 활용한 것처럼 공격적이고 창조적인 선수도 분명 활용할 줄 알죠. 물론 그 반대편에서는 카윗과 카예혼을 더 꾸준히 기용하긴 했지만... 루카스 바스케스도 아마 그런 용도로 데려온 게 아닐까 싶어요.
리에라는 느리지만 떡대가 좋은 클래식 윙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스페니시답게 재간도 좋고 킥도 좋았는데 체력이 호구라 초반에 좀 반짝하곤 크게 재미 못본걸로... 클래식 윙어답게 폭을 넓게 가져가서 알론소를 활용하기에 참 좋은 선수였었죠. -
Silent 2015.07.29좋은 글 잘봤습니다!!
개인적으론 베일의 자리에 하메스가 들어가고 하메스 자리에 이스코가 간다면 생각보다 괜찮을 것 같네요. 베일이 빠질린 없지만... -
개턱 2015.07.29전 경기를 보면서 BBC동시 기용에 대해서 의문점이 많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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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온태 2015.07.29@개턱 네. 저도 한명 빼는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하메스가 들어가고 하면 어떻게 변할지 잘 모르겠어서 글에서는 크게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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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헌 2015.07.29베일이 나쁘지않던게 인상적이더군요.. 전시즌 피지컬상태에서 어느정도 회복한 모습같아보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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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5.07.30늘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