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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충직하게 역사를 써가는 감독을 내보낼 것인가?

Elliot Lee 2015.05.21 10:49 조회 2,987 추천 17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감독이 떠나갈 것이라고 연일 언론이 떠들어대고 무관에 실망한 일부의 팬들은 안첼로티의 단점인 선수단 운영에 대해서 지적하며 그가 레알 마드리드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스탯을 사랑하고 이를 최우선시 믿는 사람들은 적어도 안첼로티의 유임을 주장해야한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더블에 성공한 감독은 적어도 지난 20여년간 없고 또 2001/02시즌 이후로 챔피언스 리그 빅이어를 들어올린 감독은 없다. 

메이저 급 대회인 리가, 챔피언스 리그, 코파 델 레이와 마이너 급인 클럽 월드컵, 슈페르 코파, UEFA 슈퍼컵을 합치면 공식적인 대회의 수는 총 6개이다. 1990/00시즌부터 지금까지 레알 마드리드는 이 6개의 대회에서 17개의 우승컵을 가져왔다. 감독은 지난 15년간 12명이었는데 델 보스케라는 특이한 경우의 감독을 제외하면 한 시즌에 2개의 우승컵을 가져온 감독은 없었다. 또 안첼로티는 총 4개의 우승컵을 가져오면서 15년간 레알 마드리드가 가져온 우승컵의 1/4가 약간 안되는 지분을 차지하며 우승 청부사임을 2시즌간 스스로 증명하였다. 

라파 베니테스? 위르겐 클롭? 이들은 쉽게 믿을 수 있는가? 가시적인 성과가 최근까지 달랐다. 물론 클롭같은 경우 기회가 주어진다면 성장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발렌시아에서 매력적인 축구를 했던 라파는 10년도 넘은 과거이고 현재는 무엇을 추구하고 싶어하는지 모르는 감독에 불과하다.

이런 감독을 내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겠다. 확실히 정공법 말고 변칙에 능숙하지 못해 의외의 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것은 문제이며 지나친 주전 라인업을 유지로 부상을 야기했으며 스스로 만들어낸 변수인 '주전 선수 부상'이라는 공백을 매꾸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공룡과 같이 변화에 약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그렇지만 로테이션을 안쓴다고 확실히 말하기에는 올 시즌 로테이션 맴버들은 최장 시간 출전해온 토니 크로스의 출장시간에 비교해 적게는 1/4에서 많게는 1/2정도 출전해왔다. 로테이션 급이 주전 급과 같은 시간을 나간다면 그것은 주전이지 로테이션은 아닐 것이다.

경직된 교체선택과 한 시즌 전술의 변화를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4-3-3에서 4-2-2등의 전술을 시간에 흐름에 따라 적절하게 바꿔가며 이스코나 디 마리아의 재발견을 만들어낸 감독이다. 다 일장일단이 있다. 문제는 믿음과 신뢰에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무관은 죄다. 그정도 압박과 책무는 알고 온다. 그렇지만 최고의 구단이다. 그래서 매력적이면서 위험한 선택이다. 안첼로티는 스스로 이곳에 택해서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 성배가 맘에 들어 안에 있는 독을 마시고 피를 토하던지 아니면 이전에 쌓아온 내성이 강해 독을 이겨내던지 그것은 도전자의 선택이다. 준비되지 않은-성공을 할 수 없는 자는 도전해서는 안되는 안되는 구단이다.

올 시즌, 나는 클럽 월드컵이 팀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한 적이 있다. 그 글에 몇몇은 그나마 멀지 않은 모로코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휴식시간이 줄고 원정을 위해 비행기를 타야한다는 것, 그리고 클럽 월드컵에 최근 몇년간 선수단에 출전한 선수가 전무하다. 즉, 선수단이 이러한 일정에 생체리듬이 맞추어져있지 않다는 것이다. 익숙치 않은 클럽 월드컵 일정은 그래도 명예라도 있는 공식 대회이다.

그렇지만 중동에서 가졌던 AC밀란과의 아무 의미 없는 경기다. 물론 이 경기가 스폰서 쉽등 돈이 관련된 행사였음은 분명하다. 윈터브레이크라는 휴식기간도 엄밀히 말하면 시즌 일정이다. 이를 존중할 필요가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있다. 재정적인 부분을 고려하지만 그 이전에 축구적인 부분을 우선 고려해야한다. 프리시즌 때 고려해보는게 정상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안첼로티의 더블이 속된 말로'선수빨'이었을까? 펩도 선수빨이고 무리뉴도 선수빨인가? 선수빨이라면 페예그리니는 무엇이고 무리뉴는 왜 더블에 성공하지 못했을까? 선수빨이라면 어느 감독이 와도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나? 영광과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남기고 싶어하는 페레스 회장이 겸직해도 되지 않나? 대형구단 중 선수빨 없는 구단도 있나? 이건 비상식적인 말이다. 루초가 바르셀로나와 함께 트레블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은 관리자인 감독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티토 빌라노바나 타타는 '선수빨'로만은 설명되지 않는 실패다. 다양하고 능력있는 야전 전투요원인 선수들과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아우를 수 있는 운영과 관리능력이 높은 전략가인 감독이 하나가 될 때, 팀은 좋은 모습과 성적을 보여줄 수 있다.

안첼로티에게 실망스러운 부분은 위에서 말했듯 있다. 그는 자신의 현재 모습으로 과거부터 지금까지 현재의 위치에 올라온 것이다. 자신만의 모델로 지금 명장에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체질개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실 레알 마드리드는 그다지 위기의 시기는 아니다. 03/04 시즌과 같은 하향세 속의 무관과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선수단의 나이가 높지 않고 적당한 선수단 균형을 유지하며 진행되는 변화 속에 일어나는 무관이라는 점에서 아주 큰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라 데시마와 코파 델 레이 우승을 할때는 최고의 감독이라고 칭찬했고 무리뉴와 비교하여 안첼로티가 나은 감독이라고 했다. 해당 게시판만 다시 돌아가서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약 6개월 전에는 22연승을 한다고 최고의 감독이라고 말했다. 경기력이 최악도 아니고 전 시즌 무관으로 성적부분에서 최악도 아니다. 이런 식이라면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감독 무뇨스도 선수빨로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이 되었고 또 그도 무관을 한적이 있는데 그러면 그도 경질되어야 했을테고 그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만 해야할 것이다.

실망이 큰 것은 모두의 마음이었다. 4관왕을 노릴 수 있는 기회였다. 안첼로티가 그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계약기간을 이행한다는 것은 신뢰와 믿음이 있다는 것일테고 이런 안정감은 감독에게 필요한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2000년대 초반 약 10년간 감독의 수명이 1년 내외였다는 점이었고 그때 우승이 많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제 레알 마드리드에 필요한건 베르나베우에서 관중들이 보여주었던 차분함과 냉정함 그리고 기다림이다-가끔 베르나베우에서 아주 열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팬들이 매순간 언론의 기사에 열탕과 냉탕을 왔다갔다 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든다. 

하긴 팬들 눈에 10년간 계약기간을 채우며 만족스러운 감독은 적어도 단 한명도 없다. '독이 든 성배'라고 괜히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이 아닌 것 같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때가 되면 당연히 헤어져야 하지만 대책없는 헤어짐은 누구에게도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10여년간의 역사를 통해 배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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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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