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맨체스터 시티목요일 5시

[EL] 스쿠데토에 찌그러진 칼을 다시 갈아야한다

Elliot Lee 2015.05.14 11:14 조회 3,277 추천 28
유벤투스에게 졌다. 

1차전에서 워낙 잘 준비해나온 비앙코네리는 이번 2차전에서도 자신들의 경기를 해나갔다. 모라타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레알 마드리드는 약 30분 정도의 시간을 남겨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아주 단조로운 패턴의 공격작업을 고집했다. 마치 11명의 안첼로티가 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비앙코네리의 수비수들은 절대 작지않다는 점을 간과했다.

사실 이런 형태의 공격작업은 어찌보면 마드리드가 택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였을 수도 있다. 이미 발렌시아 전부터 보여왔던 주전선수들의 피로도와 많지 않은 교체선수들을 고려해보면 안첼로티의 입장도 적당히 이해된다. 결국 이 둘은 안첼로티가 스스로 만들어낸 불리한 환경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자기 꾀에 자기가 당한 느낌이다.

이번 유벤투스 전은 마드리드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철학 리빌딩: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확립하라
이번 시즌 일정과 무관하게 이미 레알 마드리드의 일정은 끝났기에 칼부림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이 된다. 이 칼부림과는 상반되게 바르셀로나는 트레블이라는 고지에 거의 다달았다.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지만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축구철학이 제대로 뿌리박혀있는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그렇지 못하다. '공격축구'로 표방되는 레알 마드리드 철학은 너무 구체성이 없다. 바르셀로나 축구는 공격축구가 아닌가? 그들은 그보다 더 구체적인 철학을 크루이프 이후로 확립하여 발전시키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렇지 못하다. 물론 일장일단이 있다.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에 비해 다양한 전술에 대한 선입견이 적고 이에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마드리드의 감독들의 평균 임기기간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급조에 불구하다고 생각된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단순히 빅사이닝, 리모델링, 유망주 영입같은 외적인 것에 신경만 쓰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갈락티코 1기때 경험한 실패를 보완해주면 좋겠다. 자신의 유산을 갈락티코 2기, 유망주 영입, 구장 리모델링, 그리고 모델로 바이에른으로만 한정지어서는 안된다. 내실의 리빌딩이 필요한 시기이다. 

참고로 후아니토 정신은 이제 그만 운운하라. 급할 때만 언론에서 말해대는 후아니토 정신은 후아니토를 더럽힌다. 오늘 경기만 놓고보면 열정이 있는 선수는 치차리토, 마르셀로 정도였다.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정신보다는 팀의 근간을 만드는 지속성있는 정신을 보고 싶다. 





갈락티코보단 균형있는 선수단이 필요하다
갈락티코 정책은 이미 그 문제를 수년전 보여준바 있다. 제레미 은지탑, 콘세이사우, 솔라리, 사비우, 구티등의 비주전 선수들이 사라지면서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지다네스-파보네스 정책으로 아직 훈련이 필요한 유스들을 우후죽순으로 올려서 쓰기 시작했는데 이는 씨앗을 뿌려 모종을 만든 후 조심스럽게 논밭에 심어야 하는 것과 같은 유스들이라는 씨앗을 곧바로 논밭에 뿌린 격이었다. 

갈락티코 선수들의 노화와 매너리즘 그리고 양질의 교체자원이 없어 결국 마드리드는 무너졌다. 작금의 선수단도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는 것 같다. 꽃이 피려면 뿌리와 줄기 그리고 이파리가 필요하다. 화려한 꽃이 아닌 묵묵히 뿌리와 줄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일꾼들이 필요하다. 스타의식에 사로잡힌 선수들이 아니라 팀을 위해 뛸 수 있는 신스틸러같은 조연들 말이다. 

지금 정책으로는 균형있는 선수단 유지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여름 적절한 보충을 하지 못하면서 현재 상황이 도래했다고 보는데 이때쯤이면 페레스 회장의 독단을 막을 수 있고 감독과 상의할 수 있는 축구를 아는 스포츠 부장 자리의 복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Gareth Fail: 소포모어 징크스 혹은 한계
베일에 대해서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경기로 그를 'Gareth Fail(실패한 베일)'이라며 조롱하는 언론도 있었다. 확실히 그 조롱은 타당해보인다. 오늘 베일은 최악이었다. 열정도 노력하는 모습도 없었다. 그냥 그라운드에 있었을 뿐이고 로이 킨의 말은 틀리지 않았음을 베일 스스로가 증명해주었다. 나달은 노력하는 선수에게 조롱은 합당하지 않다고 했다. 노력하지 않는 선수에게는 조롱이 합당하다는 말이다. 수비도 하지 않고 제대로 뛰지도 않았다. 이런 한 사람의 움직임으로 팀은 밸런스를 잃게 된다.

최근 가장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그의 에이전트는 베일을 내홍의 소용돌이로 넣어버렸다. 선수의 입장을 경기장 안밖에서 매우 난처하게 만들어놨다. 2년차 징크스로 알려진 소포모어 징크스가 그에게 나타난 것일까? 벤제마 같은 경우도 상당히 오랜시간 기다려줘야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베일에게도 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베일의 모습이 소포모어 징크스와는 무관하게 그의 능력의 한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단순한 기록들로만 보면 베일은 득점과 어시스트를 많이 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기록의 허점을 놓혀서는 안된다. 수치로만 말하는 게임이 아닌 축구는 유기적인 부분인 경기력을 분명히 염두해야한다. 기록으로만 보면 외질이나 이과인도 남았어야 했다. 기록 외적인 것들이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그들은 떠났다.

베일은 이번 경기 후,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였다. 만약 그가 이야라멘디, 헤세, 루카스 실바같은 루키에 가까운 선수였다면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베일은 토튼햄에서 사실상 에이스였기 때문에 그 실력을 인정받아 마드리드에 왔다. 그가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기대하기 위해 레알 마드리드가 영입한 것은 일차적으로 아니다. 당장 제 몫을 할 선수로 영입했다. 프로에게는 다음은 없다. 주급은 그 선수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지표와 같은데 그 값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자신이 알아야할 것이다-사실 이 부분은 호날두도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자유롭지 못하다.

호날두가 방출되지 않는 이상 근본적으로 베일은 전술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다. 마드리드에 입성한 모든 선수들이 각자 팀에서 날고긴다는 에이스들이었지만 여기서는 단 선택받은 몇명만이 전술의 중심이 된다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변화를 가져가야 한다. 그리고 감독이 선수들의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위치를 배정해줘야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전에 필요한 건 변화와 발전이다.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만 한다.





2015 여름: 스쿠데토(방패)에 찌그러진 칼을 다시 갈아야한다
주제 무리뉴가 세워 놓은 팀을 물려받은 안첼로티는 자기의 팀을 만들기 위해 이번 여름 대대적인 리빌딩을 해야할 것이다-물론 그가 다음시즌까지 남아있는다면 말이다. 이것은 필수적이다. 카를로 마드리드의 맛을 내기 위해서 페레스도 적극지원해야할 것이다. 방출해야할 선수가 있다면 과감한 용단이 필요하다. 사실 지금 마드리드에는 정리와 보충이 필요한 자리가 눈에 띄게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팀을 위해 열심히 뛴 선수들은 세월에 흐름에 따라 다음세대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인간사이다. 축구도 마찬가지고.

무너졌다면 다시 세우면 된다. 좌절에 빠지는 것은 패배자들의 전유물이다. 그게 강팀이고 세상에 쉬운건 어디있나? 그렇게 화려한 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은 많다. 마드리드는 도전자이다.
format_list_bulleted

댓글 22

arrow_upward 저는 선수들,감독님 비난하고 싶지 않습니다. arrow_downward 안첼로티 감독님은 최선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