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스쿠데토에 찌그러진 칼을 다시 갈아야한다
유벤투스에게 졌다.
이번 유벤투스 전은 마드리드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1차전에서 워낙 잘 준비해나온 비앙코네리는 이번 2차전에서도 자신들의 경기를 해나갔다. 모라타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레알 마드리드는 약 30분 정도의 시간을 남겨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아주 단조로운 패턴의 공격작업을 고집했다. 마치 11명의 안첼로티가 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비앙코네리의 수비수들은 절대 작지않다는 점을 간과했다.
사실 이런 형태의 공격작업은 어찌보면 마드리드가 택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였을 수도 있다. 이미 발렌시아 전부터 보여왔던 주전선수들의 피로도와 많지 않은 교체선수들을 고려해보면 안첼로티의 입장도 적당히 이해된다. 결국 이 둘은 안첼로티가 스스로 만들어낸 불리한 환경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자기 꾀에 자기가 당한 느낌이다.
이번 유벤투스 전은 마드리드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철학 리빌딩: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확립하라
이번 시즌 일정과 무관하게 이미 레알 마드리드의 일정은 끝났기에 칼부림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이 된다. 이 칼부림과는 상반되게 바르셀로나는 트레블이라는 고지에 거의 다달았다.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지만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축구철학이 제대로 뿌리박혀있는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그렇지 못하다. '공격축구'로 표방되는 레알 마드리드 철학은 너무 구체성이 없다. 바르셀로나 축구는 공격축구가 아닌가? 그들은 그보다 더 구체적인 철학을 크루이프 이후로 확립하여 발전시키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렇지 못하다. 물론 일장일단이 있다.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에 비해 다양한 전술에 대한 선입견이 적고 이에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마드리드의 감독들의 평균 임기기간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급조에 불구하다고 생각된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단순히 빅사이닝, 리모델링, 유망주 영입같은 외적인 것에 신경만 쓰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갈락티코 1기때 경험한 실패를 보완해주면 좋겠다. 자신의 유산을 갈락티코 2기, 유망주 영입, 구장 리모델링, 그리고 모델로 바이에른으로만 한정지어서는 안된다. 내실의 리빌딩이 필요한 시기이다.
참고로 후아니토 정신은 이제 그만 운운하라. 급할 때만 언론에서 말해대는 후아니토 정신은 후아니토를 더럽힌다. 오늘 경기만 놓고보면 열정이 있는 선수는 치차리토, 마르셀로 정도였다.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정신보다는 팀의 근간을 만드는 지속성있는 정신을 보고 싶다.

갈락티코보단 균형있는 선수단이 필요하다
갈락티코 정책은 이미 그 문제를 수년전 보여준바 있다. 제레미 은지탑, 콘세이사우, 솔라리, 사비우, 구티등의 비주전 선수들이 사라지면서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지다네스-파보네스 정책으로 아직 훈련이 필요한 유스들을 우후죽순으로 올려서 쓰기 시작했는데 이는 씨앗을 뿌려 모종을 만든 후 조심스럽게 논밭에 심어야 하는 것과 같은 유스들이라는 씨앗을 곧바로 논밭에 뿌린 격이었다.
갈락티코 선수들의 노화와 매너리즘 그리고 양질의 교체자원이 없어 결국 마드리드는 무너졌다. 작금의 선수단도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는 것 같다. 꽃이 피려면 뿌리와 줄기 그리고 이파리가 필요하다. 화려한 꽃이 아닌 묵묵히 뿌리와 줄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일꾼들이 필요하다. 스타의식에 사로잡힌 선수들이 아니라 팀을 위해 뛸 수 있는 신스틸러같은 조연들 말이다.
지금 정책으로는 균형있는 선수단 유지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여름 적절한 보충을 하지 못하면서 현재 상황이 도래했다고 보는데 이때쯤이면 페레스 회장의 독단을 막을 수 있고 감독과 상의할 수 있는 축구를 아는 스포츠 부장 자리의 복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Gareth Fail: 소포모어 징크스 혹은 한계
베일에 대해서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경기로 그를 'Gareth Fail(실패한 베일)'이라며 조롱하는 언론도 있었다. 확실히 그 조롱은 타당해보인다. 오늘 베일은 최악이었다. 열정도 노력하는 모습도 없었다. 그냥 그라운드에 있었을 뿐이고 로이 킨의 말은 틀리지 않았음을 베일 스스로가 증명해주었다. 나달은 노력하는 선수에게 조롱은 합당하지 않다고 했다. 노력하지 않는 선수에게는 조롱이 합당하다는 말이다. 수비도 하지 않고 제대로 뛰지도 않았다. 이런 한 사람의 움직임으로 팀은 밸런스를 잃게 된다.
최근 가장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그의 에이전트는 베일을 내홍의 소용돌이로 넣어버렸다. 선수의 입장을 경기장 안밖에서 매우 난처하게 만들어놨다. 2년차 징크스로 알려진 소포모어 징크스가 그에게 나타난 것일까? 벤제마 같은 경우도 상당히 오랜시간 기다려줘야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베일에게도 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베일의 모습이 소포모어 징크스와는 무관하게 그의 능력의 한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단순한 기록들로만 보면 베일은 득점과 어시스트를 많이 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기록의 허점을 놓혀서는 안된다. 수치로만 말하는 게임이 아닌 축구는 유기적인 부분인 경기력을 분명히 염두해야한다. 기록으로만 보면 외질이나 이과인도 남았어야 했다. 기록 외적인 것들이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그들은 떠났다.
베일은 이번 경기 후,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였다. 만약 그가 이야라멘디, 헤세, 루카스 실바같은 루키에 가까운 선수였다면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베일은 토튼햄에서 사실상 에이스였기 때문에 그 실력을 인정받아 마드리드에 왔다. 그가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기대하기 위해 레알 마드리드가 영입한 것은 일차적으로 아니다. 당장 제 몫을 할 선수로 영입했다. 프로에게는 다음은 없다. 주급은 그 선수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지표와 같은데 그 값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자신이 알아야할 것이다-사실 이 부분은 호날두도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자유롭지 못하다.
호날두가 방출되지 않는 이상 근본적으로 베일은 전술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다. 마드리드에 입성한 모든 선수들이 각자 팀에서 날고긴다는 에이스들이었지만 여기서는 단 선택받은 몇명만이 전술의 중심이 된다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변화를 가져가야 한다. 그리고 감독이 선수들의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위치를 배정해줘야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전에 필요한 건 변화와 발전이다.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만 한다.

2015 여름: 스쿠데토(방패)에 찌그러진 칼을 다시 갈아야한다
주제 무리뉴가 세워 놓은 팀을 물려받은 안첼로티는 자기의 팀을 만들기 위해 이번 여름 대대적인 리빌딩을 해야할 것이다-물론 그가 다음시즌까지 남아있는다면 말이다. 이것은 필수적이다. 카를로 마드리드의 맛을 내기 위해서 페레스도 적극지원해야할 것이다. 방출해야할 선수가 있다면 과감한 용단이 필요하다. 사실 지금 마드리드에는 정리와 보충이 필요한 자리가 눈에 띄게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팀을 위해 열심히 뛴 선수들은 세월에 흐름에 따라 다음세대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인간사이다. 축구도 마찬가지고.
무너졌다면 다시 세우면 된다. 좌절에 빠지는 것은 패배자들의 전유물이다. 그게 강팀이고 세상에 쉬운건 어디있나? 그렇게 화려한 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은 많다. 마드리드는 도전자이다.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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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_Beckham 2015.05.14정말 좋은 글이네요.
항상 뿌리가 깊지않은 팀의 정체성에 대해 아쉬움이 컸는데
라데시마는 결국 달성했으니, 이제부터라도 뿌리 깊은 레알이 되길 기원합니다. -
라울마르셀로 2015.05.14진짜 정체성확립과 균형적인 선수단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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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디스모 2015.05.14마지막 문단 정말 공감합니다.
무너지면 다시 세우면 됩니다!!
다음시즌 심기일전했으면 좋겠네요 -
진격의 베일 2015.05.14*브라보~~마드리드는 도전자이다 !! 캬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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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패스패스 2015.05.14\"...결국 이 둘은 안첼로티가 스스로 만들어낸 불리한 환경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자기 꾀에 자기가 당한 느낌이다....\"
입맛이 씁니다 -
KR00S 2015.05.14올시즌 무관이 거의 확정이니 페레즈회장님이 거하게 이적시장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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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 2015.05.14갈고 다시 스쿠데토 쪼개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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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키 2015.05.14오랜기간 팀을 응원하다보니 이젠 씁쓸하네요. 일년동안의 응원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하면서 말이죠.
근데 그래도 내년에 또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올시즌 후반기는 너무나 운이 안따랐네요. 아쉽지만 내년을 또 기다려 봐야죠. 암흑기를 지나온 후라, 이정도는 뭐... ^^ -
Always 2015.05.14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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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짱짱맨 2015.05.1415-16시즌은 우리가 트레블을 달성하도록 준비해야죠. 이미 다 지나간거고 무관이란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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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파 2015.05.14글 진짜 잘 쓰시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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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YMAR 2015.05.14바르샤는 티키타카라는 확실한 철학이 있죠. 하지만 요즘 그런 확고한 철학을 가지는 팀이 바르샤, 아스날 말고 더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저는 순수주의보다 확실한 실용주의가 너 낫다고 보는 입장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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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Elliot Lee 2015.05.14@NEYMAR 맞습니다. 아틀레티코나 예전 도르트문트나 첼시나 색이 확연히 들어날 필요가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철학을 가진 팀들이 실용적이지 않다면 다 무너졌겠죠.
첨언하자면 바르샤의 기본 철학은 티키타카보다는 크루이프식 토탈사커에 기초하고 티키타카라는 방식의 새로운 발전형태를 내놓은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제대로 뿌리박힌 철학이 있다면 그 안에서 특유의 색을 가진 다양한 열매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
Ibrahimovic 2015.05.14우리도 철학을 가지고 씨앗을 잘키워 지금의 바르샤처럼 오래도록 강한 팀이 되길 바랍니다 한번의 빅이어에 그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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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Baggio 2015.05.14하나 같이 옳은 말씀 주옥같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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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ie 2015.05.14*참 마드리드와 바르사의 관계란...
마드리드가 절치부심하여 깎아 나아갈 수 있는 (어찌보면) 계기로 삼아갈 수 있는 반면
바르사는 대단할 수있으나 여전한 이적시장활동 금지로 인해 같은 스쿼드로 다음시즌을 맞이...
균형추가 어느 한곳으로 쏠리지 않는.... -
BBCJ 2015.05.14씁쓸하네요..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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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ie 2015.05.14*그리고 문제는
제 식견이 모자른것인지 모르겠지만
안첼로티 감독님은 그간 거쳐왔던 팀들에서의 팀운용, 영입성향, 영입사안에 대한 본인의 의견 강도
에서 분명 팀 유지는 모르겠으나
팀 리빌딩 부분에서는 의문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
레알&맨체스터 2015.05.14오늘 경기에서 벤제마 선수가 가져다주는 플랜A 형식의 공격패턴을 확실히 다시 개념적으로 알게되었네요. 플랜B가 체력적으로 바닥이나면 크로스 헤딩인데... 이점에서 포스트플레이를 확실히 이용할 선수를 가져올건지 아니면... 플랜A 공격을 이어가기 위해서 서브 명단에 활동량과 공간 침투가 좋은 아스날의 산체스같은 선수가 필요한건지...이제는 진지한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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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Elliot Lee 2015.05.14@레알&맨체스터 개인적으로는 타켓형 스트라이커 서브로 데려오면 좋을 것 같네요. 다양한 공격옵션도 가질 수 있고 급할때 사이드에서 크로스 올리는 방식에는 가장 적절한 선택이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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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간 2015.05.14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뭔가 어제 경기후에 개인적으로는 견디기힘든 심한 말들이 보였는데
그래서 저도 글을쓸가 했었는데
저도 살짝 흥분된상태여서 그냥 말았는데
좋은글로 맘을 식혀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Raul 2015.05.16정말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