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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목요일 5시

엘 데르비 마드릴레뇨 리뷰

온태 2015.04.25 04:17 조회 3,919 추천 28
이미 축게에 좋은 리뷰들이 올라와 있으니 캡쳐본 없이 코멘트 위주의 재미없는 글로도 충분할 것 같네요.게으름과 귀차니즘에 핑계질





라인업

Real Madrid vs Atletico de Madrid - Football tactics and formations

극악의 커버 범위를 가진 선수, 템포 적응에 애를 먹는 선수, 의욕이 아예 없는 선수로 구성된 미드필더 개노답 삼형제 대신 안첼로티는 운동능력과 테크닉을 두루 갖춘 라모스를 중미로 끌어올렸습니다. 아틀레티코는 피지컬로 상대를 찍어누를 수 있는 마리오 수아레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코케를 중앙으로 옮겼습니다. 그 코케의 빈자리에는 사울을 수비적인 사이드하프로 배치해 실점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둔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라모스


센터백 중 한명이 전진배치된다는 루머가 경기 전에 돌았었는데 안첼로티의 선택은 라모스였습니다. 롤이 홀딩이 아니라 중미였으며, 배제된 미드필더들이 한정적인 역할에 충실한 스페셜리스트 기질이 충만한 선수들임을 감안하면 풀백 경험이 있고 다재다능한 라모스가 올라오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죠. 그리고 그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대성공이었구요.

중미 라모스는 압도적인 운동능력으로 주변 선수들의 커버 범위를 줄이는데 크게 일조했고, 미들 라인에서 공중볼 경합을 적극적으로 펼쳐 센터백들의 뒷공간 걱정과 상대의 롱볼 역습 확률을 크게 줄여주었습니다. 압박이 더 심한 곳으로 올라오면서 세밀한 플레이에서 간혹 미스가 나오기는 했지만, 볼 순환이나 연결고리 역할도 썩 나쁘잖게 소화했구요. 무엇보다 본인을 끌어올린 가장 큰 이유인 스위칭 플레이에서 기대에 200%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근처의 하메스나 카르바할과는 물론이고, 호날두나 치차리토가 사이드로 나와서 하메스가 중앙으로 들어올 때 혹은 박스 안쪽에 인원이 부족하다 싶을 때 최전방으로 전진하는 식의 복잡한 스위칭도 무리없이 소화해냈죠.

개인적으론 압도적인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한 플레이에서 포그바 체험판을 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월한 피지컬로 다양한 국면에 기여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한명쯤 있으면 어떨까란 생각을 최근에 했었는데 그것에 긍정하게끔 해주네요. 그렇다고 필요할 때마다 라모스를 올려쓰는건 오바인 것 같고, 영입을 했으면 좋겠는데 포그바급까진 아니더라도 이번 라모스 수준의 볼 회전 이해도를 갖춘 친구라면 옵션으론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메스 & 치차리토


이 친구들 얘기도 빼놓을 수 없죠. 포지션의 주인들이 다 빠지며 걱정이 많았는데 각자의 장점으로 공백을 완벽히 메워냈습니다.

하메스는 군더더기없는 오프 더 볼과 빠르고 정확한 판단으로 물리적인 속도의 한계를 극복해냈습니다. 간단한 원투패스의 활용부터 스위칭을 통한 공간 창출 후 스루 패스, 더미 플레이, 사이드체인지까지 측면의 속도를 살리는 플레이들을 대부분 높은 확률로 성공시켰습니다. 키 패스도 7회나 기록했고 득점 직전 호날두와의 원투패스로 어시스트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죠.

상술한 라모스의 활약과 측면의 속도가 더해지자 아틀레티코는 그리즈만을 측면으로 내려 5명으로 앞쪽 블록을 구성해야만 했습니다. 사울과 가메스만으로는 측면 공격을 막기도 버거웠고 역습 시도도 어려웠기 때문이죠. 이렇게 되자 전방 압박은 허술해지고, 크로스를 비롯한 후방의 선수들은 더욱 전진한 위치에서 볼을 뿌릴 수 있었습니다. 방식은 좀 달랐지만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던 아틀레티코의 모습과 비슷한 상황을 재현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되자 치차리토의 플레이가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지속적인 뒷공간 침투 시도와 끈질긴 압박이 상대 수비진의 전진을 주저하게 만들었거든요. 아틀레티코는 그리즈만을 내렸음에도 역습에 애를 먹고 웅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시메오네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 카드를 한장 낭비해야만 했죠. 물론 가비가 들어간다고 그리즈만을 올릴 수는 없었기에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

치차리토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1차전 벤제마가 했던 것처럼 측면으로 나와서 볼을 받아주고 지켜주는 역할에도 충실했죠. 터치가 투박해서 크게 효과가 없을 줄 알았는데 부지런함과 의외의 저돌성이 더해지니 괜찮은 그림이 나오더군요. 간절함이 보이는 것 같아 좀 짠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열정이면 남겨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네요. 벤제마에 비해 기여할 수 있는게 현저히 적긴 하지만 완전히 다른 것들을 제공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살려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으니까요. 일단 제 위닝에서라도 살려줘야겠네요.



바란


수비진에서 가장 빛난 선수를 꼽으라면 저는 바란을 꼽겠습니다. 가진 재능이 굉장히 크지만 플레이 성향이 그것을 완전히 발현해내는데 지장을 주고 또 그 지장이 지금 시스템에서 플레이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것 같아 요근래 자주 깠었는데 그 단점을 극복해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던 경합 상황에서의 소극적 태도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거친 만주키치를 완전히 잡아먹었죠. 똑같이 거칠게 하지 않고서도요. 특히 공중볼 경합이 돋보였는데, 양팀 통틀어 최다인 7회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만주키치와 라울 가르시아의 경합 성공 횟수의 합과 동일합니다.

또 한가지 약점으로 지적되던 롱패스도 이번엔 흠잡을 곳이 없었습니다. 평소 킥 정확도에 비해 시야 확보가 빠르지 못하고 특유의 안정지향적 성향이 맞물려 답답한 장면들을 더러 연출하곤 했었기에 라모스가 올라간다고 했을 때 속도 저하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으나 저의 기우로 끝났습니다. 압박이 적어서인지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온건지 10회 시도에 8회 성공으로 그 빈도와 정확도가 상당했고, 특히 패스 타이밍이 훌륭해 날카로움이 더욱 배가되었죠.

비록 아틀레티코의 공격이 영 시원찮았고 그마저도 앞에서 라모스가 한차례 걸러놓은 경우가 많아 커버 범위에 대한 약점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정도만 해도 걱정을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능력이 문제가 아닌 친구라 언젠가는 극복할 걸로 믿었는데 그 시기가 생각보다 엄청 빨라 기쁘네요.



총평


이번 승리가 특별한 전술 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수 배치와 시기에 따라 세세한 부분전술엔 차이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방법론은 언제나 같았거든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구요. 승리의 원동력은 전술보다도 선수들의 태도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직전 다같이 모여 화이팅을 외치던 모습, 표정에 서린 결연함, 90분이 가까워지고 교체가 없었음에도 유지되던 집중력 등 어떤 경기보다도 열망어린 태도가 정말 돋보였습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이런 태도로 경기에 임한다면 전승도 먼 이야기는 아니겠죠. 여하튼 멋진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아, 추가시간에 연달아 터진 안첼로티의 교체에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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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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