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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목요일 5시

간만에 짧은 후기

온태 2015.02.15 05:29 조회 2,804 추천 3
썩 잘했다고 할 만한 경기는 아니었습니다만, 언급할 만한 부분은 충분히 많은 경기였네요. 충격적인 데르비 대패 이후 안첼로티나 선수단이나 자성의 시간을 어느정도 가진 듯 하고, 약간이나마 그 자성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언급하고픈 부분은 베일입니다. 역시 지난 시즌처럼 볼 받는 위치를 좀더 아래쪽으로 내리니 훨씬 살아나네요. 미들 라인 위쪽에서, 수비수들과 비교적 거리가 있는 위치에서 볼을 받으니 주는 쪽도 쉬운 패스를 줄 수 있고 받는 베일도 훨씬 안정적으로 볼 터치를 가져갈 수 있었죠. 안정적으로 볼을 자주 잡게 되니 올시즌엔 실종되었던 영민한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정도 위치에서 본인의 플레이를 시작하면서 역습에서나 수비에서나 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베일은 한두발짝에 본인의 풀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역습 시 수비와 너무 붙은 위치에서는 큰 위력을 내기 힘든데, 그간 몸 불린거 활용하겠답시고 수비수들과 붙어 움직이느냐 답답한 모습을 자주 연출했었죠. 그러나 오늘은 출발 위치가 비교적 아래쪽이었기 때문에 스피드로 수비를 완전히 압도한 상태에서 공을 받거나 공을 잡고 스피드를 완전히 붙인 채 수비를 상대했고, 간만에 위력적인 모습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수비가담에 있어서도, 적극성을 그다지 자주 발현하진 않았지만 기본적인 블록 형성과 풀백 견제는 꽤 충실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팀원들이 조금 더 편하게 뛸 수 있었죠.

베일이 저 자리에서 플레이를 시작하게 되면서 팀은 자연스레 4-4-2에 가까운 대형으로 경기를 치렀습니다. 크로스와 이야라가 둘 다 중앙에 머무를 수 있었기 때문에 그간 경기들에 비해 이야라가 크로스의 부담을 꽤 나눠쥘 수 있었고, 팀의 체력 상태나 압박 수준에 비하면 주도권을 잘 유지한 채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었죠. 이게 임시방편은 아니리라 믿고, 스쿼드가 조금씩 갖춰져갈수록 이런 4-4-2 활용은 더 힘을 받을거라 봅니다.

마지막으로 루카스 시우바에 대해서도 조금 떠들자면, 제 생각보다는 좋은 선수 같더군요. 예전에 코멘창에서 몇몇 분들과 의견을 나눌 땐 발목힘은 좋으나 브라질리그 특유의 허술한 템포와 피지컬적으로 타이트하지 않은 분위기 때문에 유럽에서 잘 적응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밝힌 적이 있는데, 오늘 하는 것만 보면 적어도 리가에서는 크게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상당히 긴장한 티가 역력했는데도 상대가 몰아치는 분위기에 당황하지 않고 흐름을 잘 쫓았으며, 걱정했던 것보다 육체적으로도 나쁘지 않더군요. 챔스에서 뛰는 모습도 봐야 조금 더 언급할 여지가 생길 테지만, 적응도를 더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근시일 내에 크로스가 쉬는 모습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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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arrow_upward 가끔 축구를 보다보면 arrow_downward 엘클에서 패스성공률 100% 찍던 모드리치가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