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Great Compression: 승점 대압착의 시즌
4년에 한번씩 열리는 월드컵의 특수를 누리는 것은 월드컵 개최지나 월드컵 스타들을 영입하는 대형구단, 그리고 그 이적을 통해서 목돈을 만지는 선수들의 에이전트들뿐만이 아니다. 월드컵 이후 열리는 각국 리그에서 자신들의 선수단에서 국가대표 차출빈도가 상당히 적은 중위권 팀들이 가장 큰 월드컵 특수 수혜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대형 구단에 있는 선수들 대다수가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차출되고 이들은 보통 조별리그 이후 일정까지 치루고 오는 경우가 다반사인 반면 중위권 팀들의 월드컵 국가대표 차출은 매우 적은 편에 심지어 차출되어도 월드컵 출석 도장만 찍고 오는 경우가 더 많다.
그 말은 즉슨, 프리 시즌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과 체력적 여유가 대형구단보다 크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구단들은 월드컵 이전 시즌에 챔피언스 리그나 유로파 리그, 자국 리그, 그리고 컵대회등의 살인적인 경기 일정을 소화하고 쉬지 못한 선수들은 월드컵 국가대표 팀으로 차출되어간다. 이런 이유로 대형 구단들이 주로 포진해왔던 상위권은 중위권 수준으로 분류되던 팀들의 반란의 장이 되곤 한다.
이번 시즌 유럽 각 리그에서도 이러한 대압착의 모습들이 잘 보이고 있다.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 뮌헨글라드바흐, 하노버96, 세리아의 AS 로마, 프리미어리그의 사우스햄튼, 웨스트햄, 스완지, 그리고 라 리가의 발렌시아 정도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장본인들이다-발렌시아는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엎치락 뒤치락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경쟁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 리그에 비해서 라 리가는 이러한 중위권 팀들의 반란이 매우 적게 일어나는 편에 속한다-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양강 체제가 워낙 2000년도에 들어오면서 더욱 강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안 일어났던 것은 아니다. 이런 중상위권팀들이 대압착의 시즌을 만든 사례는 이번 시즌뿐만이 아니라 과거에도 발견할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이후라 리가에서 레알 소시에다드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레알 마드리드를 위협했었고 데포르티포와 셀타 비고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분데스리가에서 특히 이번시즌 대압착의 양상이 매우 강한 편에 속하는데 아마도 재정 건전성이 가장 고르게 분포된 리그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 된다.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건전한 재정을 바탕으로 좋은 선수들을 잘 사올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이전부터 있었던 외국인 용병 제한이 전무한 리그라는 풍토가 선수단 구성을 더 다양하게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한 언론에 잘 노출되지 않았던 새로운 원석과 같은 선수들이 축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수도 있다-다만 이들이 반짝했던 혜성인지 아니면 계속 떠있을 밤하늘의 별인지는 한 시즌만 놓고 판단하기 매우 힘들다. 그런 부분에서 마드리드와 연결되고 있는 크라머는 불안한 감이 분명 존재한다. 크라머의 지금 모습을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사료된다.
대압착의 시즌이 매 4년마다 도래할 때, 축구 팬들은 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이라는 축구 외적인 것으로 축구 팀의 성적이 크게 좌우되는 현대 축구에서 팀 스포츠인 축구의 기본적인 조직력과 축구적인 준비를 통해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모습을 증명해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상위권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중위권 팀들은 그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게 된다. 그것이 주는 경제적인 혜택은 그들에게 말할 수 없을만큼 큰 것이다. 그러나 삼키지 못하는 사탕이 될 수도 있다. 대체적으로 챔피언스 리그에 나가게 되는 중위권 팀들은 자신들의 규모에 맞지 않는 무리한 투자를 하게 되고 동시에 자신들의 주축 선수들을 대형구단들에게 빼앗긴다. 이것은 자신들의 성공의 기초였던 축구적 균형을 무너뜨리고 재정적 압박을 준다. 그리고 3개 대회를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후 축구적 실패와 재정적 실패를 동시에 경험하는 것일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대압착의 시즌은 잘나가고 있는 중위권 팀들에게는 계륵같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흥미로운 스토리로 볼거리가 많은 한 시즌을 기대해볼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대압착의 시즌의 결론은 아마도 우승할 팀이 우승하는 것으로 결론이 날 공산이 매우 크다. 그것이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돈으로 단단히 무장을 한 우승에 익숙한 팀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 여름밤의 꿈'에서 깨어나는데는 오래걸리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을 시즌 막바지에 돌풍의 팀들은 느끼게 될 것이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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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de Tomas 2014.11.16아까 말씀하신 게 이거였군요. 잘 읽었습니다. 읽다보니 새삼 레알이 얼마나 대단한 클럽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선수들 중에 월드컵 기간 동안 상당히 길게 차출된 선수들도 많은데다가 떠난 이들도 새로 온 이들도 많아서 팀 밸런스를 다시 맞추는 시간이 매우 촉박했음에도 리가 뿐만 아니라 챔스에서도 깡패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걸 보면 레알이 확실히 클래스가 다른 팀이 아닌가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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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묻은카예혼 2014.11.16재밌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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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4.11.16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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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7 2014.11.17결론은 이길팀이 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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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태연 2014.11.17@no7 22222222222 이렇게 정리가 되네요 ㄷ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