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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내일 5시

케디라, 이야라 그리고 크라머 이야기

온태 2014.11.13 19:48 조회 4,885 추천 19
http://www.soccerline.co.kr/slboard/view.php?code=columnboard&uid=1991059226

http://realmania.net/bbs/zboard.php?id=openbbs&no=56296

이 글은 아마 위 글들의 내용을 어느정도 전제로 깔고 전개될 겁니다. 몇몇 부분은 인용을 좀 할테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한번씩 읽어보시는걸 추천드려요. 워낙 좋은 글들이기도 하구요.





케디라. 레매 금지어 중 하나인 그분과 초성이 같아서인지 최근의 행보는 몇몇 팬들에겐 그분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만, 큰 부상 직후에도 월드컵 우승팀의 주축 멤버로 활약할 만큼 기량은 확실한 선수죠. 근데 이 선수를 제대로 써먹기 위해서는 제약조건이 상당히 많이 따릅니다.

[딱 잘라 말해서, 케디라는 비달이 아니고, 에시앙이 아니고, 마스체라노는 더더욱 아니죠. 케디라와 가장 흡사한 타입의 선수는 현재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뎀벨레이고, 이것저것 다른 게 많지만 미들 라인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은 흡사한 자원이라면 에버튼에서 뛰고 있는 펠라이니임(음, 주요하게 맡는 롤 자체만 보면 하미레즈도 통하는 부분이 없잖아 있긴 하겠네요.). 이 선수들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있다면 해당 선수들이 잘 뛰고 열심히 뛰고 피지컬적으로도 우월해뵈니 커버 플레이도 겁나 잘하겠고 수미도 적당히 해주겠다...일텐데 전-혀 아니죠. 이놈들은 중원에서 자유로이 풀어놓아야할 미드필더들임. 흔히 말하는 박스투박스처럼 보이긴 하는데, 그 실질적인 역할은 스윙맨에 보다 가깝겠죠. 자기 자신이 볼을 쥐고 적극적으로 볼을 운반해서 2선으로 올려주거나, 아니면 직접 포워드 라인까지 전진해줄 수 있는 자원이고, 이러한 역할을 맡길 때 해당 선수들을 가장 온당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여담이지만 안정적인 미들 라인의 운영과는 거리가 좀 있는 자원이긴 하죠.).]

[케디라를 미들 라인의 중심에 배치하고자 하는 팀에겐 해결해야할 문제가 둘 생깁니다. 첫번째는 그에게 기대할 수 없는 다른 역할을 다른 미들 요원이 대신해줘야한다는 겁니다. 케디라에게 수비 라인 위에서 포켓 플레이를 전담할 홀딩 롤을 기대할 수 없고, 미들 라인에서 빌드업 리딩 역시 마찬가지니까요. 두번째는 첫번째 조건을 구성하는 개별 미들들의 성향이 잘 맞물려야한다는 겁니다. 자기 역할을 수행하는 와중 그 존재감이 너무 커지면 케디라가 잉여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쓰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게 정리된 것 같아서 통째로 퍼왔습니다. 볼드체로 표시한 부분이 핵심입니다.

'혼자 다해먹는' 알론소와의 파트너십에서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던 케디라에게 모드리치의 영입은 좋은 징조였습니다. 미들 라인에 잠재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신호였거든요.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서 기회가 찾아왔죠. 이전 시즌의 혹사와 유로가 겹쳐져 알론소에게 과부하가 찾아왔고, 역할이 줄어들면서 케디라에게 어느정도 전진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또한 2선에서 정신못차리는 두 왼발잡이 때문에 무리뉴는 생각보다 3미들을 자주 꺼내들었고, 이는 케디라의 부담을 더욱 줄여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비록 무리뉴의 4-3-3은 역할 분배에 대한 문제 때문에 실패로 귀결되었지만, 케디라에겐 본인에게 맞는 파트너십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결코 나쁘지 않았을 겁니다. 실제로 케디라가 세시즌동안 팬들에게 가장 인정받은 시즌이기도 했구요.

그리고 안첼로티가 부임하면서 케디라는 아주 잠깐이나마 황금기를 맞이합니다. 다소간의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적절한 선수 영입&방출과 롤 재분배를 통해 4-3-3이 완성되었고, 케디라는 거리낌없이 공수를 오가며 상대를 부수고 다녔습니다...만 시스템이 완성되자마자 장기부상을 끊으면서 망했어요...

케디라의 부상이 불러온 나비효과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본 선수가 이야라라고 생각합니다. 이야라멘디. 1년 전 여름까지만 해도 최고의 유망주 중 한명이었던 선수가 이렇게 애물단지가 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아마 본인도, 안첼로티도, 보드진도 모두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을 겁니다.

이야라 부진의 원인은 자신감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자신감의 결여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그게 전술적인 문제에서 기인했다고 봅니다.

그것에 대한 얘기를 풀어보기 전에, 이야라의 특징부터 간단하게 정리를 해봅시다. 일단 이 친구, 겉으로 보기에도 피지컬적으로 딱히 내세울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심지어 킥력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에요. 그래서 이야라가 리가 1군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은 짧은 패스 위주의 플레이와 풍부한 활동량의 조합입니다. 압박이 느슨할 땐 가끔 드리블도 칩니다만, 탈압박이든 전진이든 이야라의 온더볼은 대부분 짧은 패스를 통한 원투로 진행됩니다. 이를 통해 프리한 상황을 만들어놓고 안전하게 다음 플레이를 구성해 나가죠. 이런 식의 플레이를 하기에 필연적으로 많이 뛸 수밖에 없습니다.(풀타임 기준 평균 12km가 훌쩍 넘을 겁니다.) 이 활동량은 수비 시에는 부지런한 커버 플레이로 연결됩니다. 피지컬적으로 내세울 게 없기에 직접 부딪히는 것엔 큰 재주가 없지만, 앞에서 한번 거쳐온 볼을 끊어내거나 뒤쪽 선수들이 처리하기 좋게 선택지를 줄여놓는 것은 곧잘 하는 편이죠. 따라서 이 선수를 제대로 쓰기 위해선 가급적 직접 압박을 받지 않는 위치에, 핑퐁이 가능하면서 이야라에 앞서 1차 저지선이 되거나 이야라가 1차 저지를 수행한 이후의 상황을 깔끔하게 커버해줄 동료들이 근처에 배치되어야 할 겁니다. 이럴 때 이야라가 제공해줄 장점은 안정적인 볼 흐름과 풍부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하는 커버 플레이가 되겠죠.

이제 위의 평가를 이어질 문단에 적용시켜 봅시다.

[따라서... 예전에도 몇번 씩이나 이야기했지만 이제 레알이 영입해야할 자원은 알론소의 파트너가 아니라 알론소의 대체자일 겁니다. 원맨 홀딩을 능숙히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요. 레알이 현재 모드리치와 케디라를 기반으로 한 역삼각형 꼴의 3미들을 돌리기 위해 딱 필요한 한 조각이 바로 수비 라인 위에 위치한 홀딩 미들이니까요. 이 홀딩이 후방의 커버와 포켓 플레이를 전담할 것이며, 모드리치는 미들 라인 위에서 전방 빌드업을 총괄할 것이고, 케디라는 종적으로 자유로이 뛰댕기겠지요.]

딱 맞아떨어지지 않나요? 핑퐁과 1차 저지선이 가능한 동료가 앞쪽에 둘이 있으며, 포지션도 상대가 직접 압박해오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 그저 부지런히 볼 받아서 앞으로 넘겨주고, 앞에서 먼저 부딪쳐준거 부지런히 커버해내면 되지요. 그리고 이런 양상에서, 이야라는 이미 한차례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적 직전의 대회였던 u21 대회에서의 퍼포먼스가 그것이었죠. 미들 라인에서 전방 빌드업을 총괄할 수 있는 치아구 알칸타라, 종횡무진 움직이며 상대 진영에 균열을 내는 코케. 디테일엔 조금 차이가 있지만 모드리치와 케디라의 큰 특징과는 굉장히 흡사합니다. 물론 전체적인 구성원에는 조금 차이가 있고, 스페인 대표팀이 점유율을 더 많이 먹는 팀인만큼 우리팀에서의 이야라의 커버 부담은 조금 더 많을 테지만, 대신 우리팀에는 라모스와 페페라는 괴물들이 뒤에 대기하고 있죠.

그러나 이야라는 프리시즌을 날려먹었고, 복귀해서 슬슬 핏을 끌어올릴 때가 되니 케디라가 장기부상으로 나가떨어집니다. 그리고 대안으로 선택된 것은 디 마리아의 하프윙 전환이었죠. 이 하프윙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롤이 정해져있다기보단 선수 성향과 맞물리는 경향이 강한데, 왼발잡이에 윙어 출신인 디 마리아는 사이드로 돌아나가는 경향이 강했고, 이는 자연스레 4-4-2 전환으로 이어집니다. 홀딩은 중앙 미드필더가 되어 상대 압박과 직접 마주하게 되었고, 라인 단위로 팀이 움직이면서 상대의 공격도 직접 받아내야 했죠. 이는 피지컬적으로 딱히 내세울게 없는 이야라에겐 최악의 시스템이었으나, 이걸로 팀은 챔스 우승까지 이뤄냅니다. 그나마 보디가드 역할을 할 수 있는 알론소와 같이 나왔을 땐 조금 나았습니다만, 그마저도 앞쪽에서 원투를 받아줄 선수가 없을 때엔 전진이 힘들었고, 그게 최악으로 나타난 것이 도르트문트 원정 경기였습니다. 당시 이야라의 핑퐁 상대가 되어줘야 했던 선수는 디 마리아였지만, 원래도 받아주는 움직임이 썩 좋지 않은데다 그날 컨디션도 최악이었던지라 이야라와 전혀 연동이 되지 않았죠.

하프윙 시스템에 대해서 얘기를 좀더 하자면, 오프더볼을 통해 상대 진영에 균열을 내던 케디라의 롤을 디 마리아의 온더볼 테크닉과 창의성을 통해 대체하고, 알론소의 역량과 모드리치의 희생을 통해 중원의 안정화를 꾀했죠. 물론 안첼로티는 알론소-케디라의 문제를 답습하지 않도록 모드리치와 알론소의 역할 분배를 절묘하게 해냈구요. 후방 빌드업의 축은 알론소가 잡되, 그 범위를 제한시켜 모드리치가 붕 뜨지 않도록 하며, 동시에 모드리치에게도 전진을 약간 자제하여 후방 빌드업을 돕게 하고 커버 부담을 더 쥐어줌으로서 알론소의 과부하를 방지했습니다. 이는 올시즌 들어 크로스와 하메스가 합류했음에도 똑같았습니다. 아니, 모드리치에게 커버 부하가 가중되었죠. 크로스와 하메스도 물론 수비 의식이 상당하고 커버도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알론소와 디 마리아의 커버 범위와 역량을 넘어선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친구들이기 때문에, 모드리치는 전진을 더 자제하고 커버에 집중함으로서 팀의 밸런스를 잡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매우 빼어난 플레이메이커인 하메스가 합류했기에 가능한 결정이기도 했구요. 갓드리치 짱짱맨ㅠㅠ

때문에 케디라는 지금의 미들진에서는 본인의 장점을 발휘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자유롭게 전진하는 것이 쉽지 않고, 볼 회전에 관여할 능력도 없는데다 커버 요원으로도 모드리치나 크로스보다 딱히 낫다고 말하기 힘든 수준이니까요. 역할을 생각하면 이 친구의 경쟁자는 하메스와 이스코인데, 이 둘도 박터지게 경쟁하는 와중에 재계약 안하고 있는 케디라를 끼워줄 리가 만무합니다. 부상부터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지만 능력에도 불구하고 케디라가 전혀 중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이런 것일 겁니다. 그나마 이야라는 조금 낫습니다. 크로스와의 궁합은 꽤 괜찮거든요. 크로스는 버틸 수 있는 힘이 있기에 이야라가 핑퐁을 주고받기 원활하고, 빌드업의 축을 잡아주어 이야라가 조금 더 커버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죠. 때문에 모드리치의 백업은 어느정도 가능하겠지만, 이것도 자신감이 뚝 떨어진 지금 상황에선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요. 크로스의 백업이 마땅찮기에 그 대체를 모드리치가 해야 할텐데, 모드리치가 크로스의 롤은 어느정도 따라할 수 있어도 크로스의 피지컬적 특징까지 가져올 순 없으니 말이에요. 그렇기에 이스코의 중앙 미드필더 전환 얘기가 나오는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좀 불안한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만...

이제 돌고돌아 크라머 얘기를 꺼내봅시다. 지루해지니 짧게 말하자면, 이 친구의 플레이 특징은 케디라와 상당히 유사해 보여요. 자유롭게 전진하며 볼을 운반할 때 가장 빛나고, 볼 회전엔 딱히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없지요. 그리고 가장 잘 하는 롤을 맡겼을 때의 역량은 케디라보다 아래라고 생각합니다. 역동성은 있지만 오프더볼이 크게 영리하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케디라보다 비교 우위에 설 만한 부분은 공세든 수세든 직접적인 볼 경합 상황에서의 기술이고, 때문에 조금 더 범용성이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분데스리가와 라리가의 기술적 격차를 생각해보면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고, 개인적인 견해로는 전문 커버 요원으로 쓸 수준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결국 지금의 조합에선 이 친구도 딱히 메리트가 없어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케디라의 지금의 입지는 계약 기간의 문제도 있습니다만 그보다 전술적 문제가 더 크고, 이는 크라머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사항이니까요. 결국 이 친구의 영입은 이야라와 케디라가 모두 정리되고, 크로스와 모드리치의 백업을 고루 소화하거나 최소한 크로스의 백업은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영입되며, 후자의 경우 이스코의 중미 전환이 어느정도 성공적으로 자리잡았을 때 이루어지리라 봅니다.





p.s.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링크가 뜬다는건 그만큼 크라머의 잠재성이 높게 평가받는다는 거고, 또 이러한 유형이 현장에서 꽤 높게 평가받는다는 뜻이겠죠. 저 조건들이 해결되고 나서 합류했을 때의 플랜 B의 모습은 저도 상당히 기대되긴 합니다.

p.s.2 역시 꾸준하게 링크가 뜨는 루카스 시우바에 대해서도 좀 적어보고 싶었는데, 제 얄팍한 정보력으로는 아무래도 글에 다루기에는 무리가 좀 있더군요. 혹시 잘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로 첨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3 글 인용을 흔쾌히 허락해주신 더치맨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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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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