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맨체스터 시티내일 5시

짧은 후기

온태 2014.11.09 07:44 조회 3,284 추천 4
그간 팀이 너무 잘해서 온갖 잡다한 얘기를 끌어와야만 한회 분량을 채울 수 있었는데 간만에 경기 얘기로만 한회를 채울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고 팀이 못했다는 건 아니지만, 스코어에 비하면 조금 고생한 편이긴 하죠.

비엘사가 리가를 떠난 이후 리가에서 가장 crazy한 팀이 라요 바예카노입니다. 감독이 같은 빢빢이라 그런지 사키이즘에 굉장히 충실한 팀입니다. 징그러울 정도로 많이 뛰고, 상대가 어떤 팀이든 라인을 바짝 올려서 상대를 압박하는 걸 즐기죠. 물론 그러다 두들겨맞을땐 엄청 두들겨맞습니다만, 팀 사정상 매 시즌마다 꽤 많은 양의 선수들을 갈아치우면서도 꾸준하게 중위권을 유지하는 데에는 저러한 팀 컬러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오늘도 똑같았습니다. 본인들 진영에 BBC가 있음에도 라인을 올려놓고 팀이 빌드업을 시도할 때마다 빌드업 유닛 한명한명에게 일일히 마크를 붙이더군요. 공격 숫자와 수비 숫자가 같아지든말든 나가는 패스들의 정확도를 낮추겠다는 의도였죠. 때문에 팀의 공격은 사이드로 치우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면 중앙 미드필더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수적 우위를 만들어 볼을 뺏어내고, 단체로 우르르 올라가서 팀을 내려오게끔 했습니다. 전반 막판에 활동량 수치를 보니 라요가 5km나 더 뛰었더군요.(대충 계산해보니 라요는 120km 넘는 페이스ㄷㄷ) 이런 경기 양상이 경기 끝까지 반복되니 팀은 정상적인 운영을 하고도 점유율을 내줬고, 패스 정확도도 평소보다 상당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고도 5골이니 라요 수비가 얼마나 허접한지, 더 나아가서 라요 순위가 왜 이모양인지 알 수 있습니다.

발베르데 부임 이후로 좀 덜하긴 하지만 비슷한 팀 컬러를 가진 빌바오와의 경기와 비교해보면, 가장 큰 차이는 하메스와 벤제마라고 봅니다. 팀의 공격을 응집시키는 이 둘이 부진하면서 팀이 원활하게 게임을 지배할 수 없었죠. 벤제마는 날씨 탓인지 볼 컨트롤에 애를 먹었으며, 때문에 볼을 높은 지역으로 보내더라도 공격을 오래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더 심각한건 하메스였는데, 실점 장면에서의 실수는 차치하더라도 유독 몸이 굳어있더군요. 윗 문단에서 언급한 양상 때문에 공격이 왼쪽으로 많이 전개됐는데, 평소처럼 마르셀루와 호날두의 위력을 배가시키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본인이 직접 나서는 빈도도 적었습니다. 리버풀전부터 느낀건데 이 친구는 지치면 머리가 굳는 타입이에요. 때문에 오른쪽 윙보단 조금 여유가 있는 메짤라가 좀 편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달려드는 팀을 만났으니...

그래도 고무적인건 베일의 몸상태가 상당히 가벼웠다는 것이겠죠. 스피드와 유연성이 살아난 것 같고, 수비가담도 이전 몇경기에 비하면 굉장히 열심히 하더군요. 벌크업의 효과도 슬슬 나타나는 것 같구요. 이렇게 좋은 몸상태일 때 국대기간이란게 좀 짜증은 납니다만, 부상기간동안 푹 쉬었으니 앞으로의 일정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9

arrow_upward 겨울에 땜빵용 선수 하나 사와야할듯 arrow_downward 팀이 대승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