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후기
개인적으로 더 두들겨 패주길 바랬지만, 수준 차이는 확실하게 보여주며 승리를 챙겼습니다. 다만 어차피 질거 곱게 질것이지 초신계의 위엄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던지 괜히 페이스 끌어올려서 팀도 덩달아 많이 뛰게 된건 좀 아쉽네요. 팬부터 시작해서 참 여러가지로 맘에 드는 구석이 없는 클럽입니다.
리버풀은 4-3-1-2에 가까운 전형을 들고 나왔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강팀과의 경기들에선 대부분 비슷한 포진을 들고 나왔었고, 최근에 폼이 뚝 떨어진 제라드의 짐을 덜어주기에도 괜찮은 형태였죠. 중앙을 두텁게 한 상태에서 초반 10분 정도는 라인을 굉장히 높게 끌어올려서 팀을 가둬보려는 시도를 했는데, 안첼로티는 호날두를 왼쪽 측면으로 바짝 빼놓고 기술 좋은 미드필더들, 특히 '링커' 이스코를 활용해 압박을 풀어냈습니다. 측면이 약한 포메이션을 상대로 호날두-이스코-마르셀루가 왼쪽을 신나게 두들기자 리버풀은 결국 메디아푼타로 기용했던 쿠티뉴를 우측면으로 내릴 수밖에 없었고, 압박에서 풀려난 크로스와 모드리치는 마음껏 상대를 유린할 수 있었죠.
볼 통제권을 완전히 뺏겼기 때문에 후반 시작과 함께 리버풀은 움직임도 없는데다 바란에게 완전히 묶여있던 발로텔리를 빼고 제로톱을 시도하며 다시금 밀어붙였습니다. 민첩한 랄라나와 스털링이 부지런히 수비 사이에서 움직였지만 페페에게 모조리 차단당했고, 전반전 유일한 불안요소였던 아르벨로아도 스털링이 중앙으로 자주 움직이자 비로소 제 몫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도저도 안되니 이른 시간에 교체카드도 다 써보고, 역습 부담이고 뭐고 풀백들도 바짝 끌어올려봤지만 글렌 존슨과 마르코비치의 한심한 플레이 외에는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몇몇 선수들은 변방리그 선수들보다도 볼을 못다루는 듯 하더군요.
메디아푼타에서 가장 빛나지만 그렇게 쓸수가 없는 팀 여건상 안첼로티는 셰도르프의 예를 들며 이스코를 링커로 활용해왔습니다. 그러나 라인을 그리 끌어올리지 않은 채 5선 포메이션을 활용하던 밀란과 달리 라인을 바짝 끌어올릴 수 있는데다 3선과 4선을 왔다갔다하는 전술을 쓰는 우리팀에선 링커의 존재가치가 그리 높을 수 없었는데, 오늘 경기에선 그 존재가치를 훌륭히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압박 속에서도 부지런히 볼을 받으러 다닐 줄 알고 압박을 벗겨내는 것도 탁월한데다 벗겨낸 뒤 높은 라인을 상대할 때의 상황은 딱 본인이 놀기 좋은 판이니 팀도 이스코도 서로 윈윈이 가능해지죠.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와의 1차전도 그렇고 이런 경기 양상에서는 믿고 볼 수 있겠네요.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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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odric 2014.10.23온태님 오늘경기 하메스는 어떻게 보셨나요?
확실히 카르바할이 없으니 일대일 돌파에 약한 하메스가 많이 부진한느낌이었거든요 오늘...카르바할과의 조합이 아니라면 앞선 미드필더가 더 맞는옷인것 같아서 이스코를 베일자리에 쓰는게 어떨까 싶은데....엘클서도 오늘같은 변형 442로 나올까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온태 2014.10.23@L.Modric 저는 하메스는 늘 평타이상은 하고 있다고 봐요. 많은 분들이 1대1 장면에서의 세밀함이 아쉽다고 말씀하시는데 부지런히 압박 덜한 자리 찾아다니면서 볼 받고 그 볼 처리하는 장면에서의 판단 속도나 시야같은 부분을 고려하면 충분히 커버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엘 클라시코엔 카르바할이 나올테고, 우리가 주로 공략해야 할 부분은 알베스 쪽이기 때문에 이스코가 왼쪽에 가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쪽은 라키티치가 커버 엄청나게 하는 지역이니 이스코가 더 필요하겠쬬.
포메이션은 저는 안전하게 버스 두대 세울거라 봐요. 수아레스 포함된 쟤네 플랜도 모르는 상태고 정면대결했을때 메디아푼타로 내려온 메시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에 대한 답도 딱히 없는 것 같아서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기에 모험은 안했으면 좋겠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8. Toni Kroos 2014.10.23@온태 동감합니다. 라키티치 활동량이 정말 장난 없더군요. 그리고 메디아푼타로 내려온 메시를 우리팀이 어떻게 묶어야 할지 좀 고민이 되더군요 그래서인지 오늘 이스코의 수비에서 헌신적인 모습이 쫌 기대가 됩니다. 물론 이스코가 왼쪽에서 뛰겠지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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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재 2014.10.23무엇보다 확실한 클래스를 보여준거 같아서 참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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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4.10.23늘 후기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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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 2014.10.23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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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초롱♥하에로 2014.10.23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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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J 2014.10.23이스코 진짜 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