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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짧은 후기

온태 2014.10.23 07:39 조회 2,808 추천 3
개인적으로 더 두들겨 패주길 바랬지만, 수준 차이는 확실하게 보여주며 승리를 챙겼습니다. 다만 어차피 질거 곱게 질것이지 초신계의 위엄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던지 괜히 페이스 끌어올려서 팀도 덩달아 많이 뛰게 된건 좀 아쉽네요. 팬부터 시작해서 참 여러가지로 맘에 드는 구석이 없는 클럽입니다.

리버풀은 4-3-1-2에 가까운 전형을 들고 나왔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강팀과의 경기들에선 대부분 비슷한 포진을 들고 나왔었고, 최근에 폼이 뚝 떨어진 제라드의 짐을 덜어주기에도 괜찮은 형태였죠. 중앙을 두텁게 한 상태에서 초반 10분 정도는 라인을 굉장히 높게 끌어올려서 팀을 가둬보려는 시도를 했는데, 안첼로티는 호날두를 왼쪽 측면으로 바짝 빼놓고 기술 좋은 미드필더들, 특히 '링커' 이스코를 활용해 압박을 풀어냈습니다. 측면이 약한 포메이션을 상대로 호날두-이스코-마르셀루가 왼쪽을 신나게 두들기자 리버풀은 결국 메디아푼타로 기용했던 쿠티뉴를 우측면으로 내릴 수밖에 없었고, 압박에서 풀려난 크로스와 모드리치는 마음껏 상대를 유린할 수 있었죠.

볼 통제권을 완전히 뺏겼기 때문에 후반 시작과 함께 리버풀은 움직임도 없는데다 바란에게 완전히 묶여있던 발로텔리를 빼고 제로톱을 시도하며 다시금 밀어붙였습니다. 민첩한 랄라나와 스털링이 부지런히 수비 사이에서 움직였지만 페페에게 모조리 차단당했고, 전반전 유일한 불안요소였던 아르벨로아도 스털링이 중앙으로 자주 움직이자 비로소 제 몫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도저도 안되니 이른 시간에 교체카드도 다 써보고, 역습 부담이고 뭐고 풀백들도 바짝 끌어올려봤지만 글렌 존슨과 마르코비치의 한심한 플레이 외에는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몇몇 선수들은 변방리그 선수들보다도 볼을 못다루는 듯 하더군요.

메디아푼타에서 가장 빛나지만 그렇게 쓸수가 없는 팀 여건상 안첼로티는 셰도르프의 예를 들며 이스코를 링커로 활용해왔습니다. 그러나 라인을 그리 끌어올리지 않은 채 5선 포메이션을 활용하던 밀란과 달리 라인을 바짝 끌어올릴 수 있는데다 3선과 4선을 왔다갔다하는 전술을 쓰는 우리팀에선 링커의 존재가치가 그리 높을 수 없었는데, 오늘 경기에선 그 존재가치를 훌륭히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압박 속에서도 부지런히 볼을 받으러 다닐 줄 알고 압박을 벗겨내는 것도 탁월한데다 벗겨낸 뒤 높은 라인을 상대할 때의 상황은 딱 본인이 놀기 좋은 판이니 팀도 이스코도 서로 윈윈이 가능해지죠.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와의 1차전도 그렇고 이런 경기 양상에서는 믿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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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arrow_upward 리버풀과 상대전적 엎길 arrow_downward 호날두는 확실히 리그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