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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짧은 후기

온태 2014.10.19 03:40 조회 3,601 추천 8
이거 되게 오랜만에 쓰네요. 팀이 잘하니 슬슬 패턴글 스멜...


의도적으로 다운템포로 경기를 운영하리라는 예측은 했었지만 이정도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오사수나와 함께 원정갈 때마다 참 고생시켰던 팀이라 어쭙잖게 경기하다가 이도저도 다 잃을까 걱정했는데 그쪽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그런지 확실히 예전같은 짜임새가 없더군요. 뭐 그런걸 감안해도 오늘의 팀의 모습은 칭찬받을 거리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메인 플랜이 확실하게 자리잡지 못하면 의도적으로 템포를 늦추는것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는건 체력을 아끼기 위해서이고, 이를 위해서는 볼 소유권을 최대한 지키고 볼을 뺏기더라도 빠르게 수비태세를 갖추는게 중요합니다. 비교적 비슷한 라인업과 비슷한 의도를 갖고 경기했던 루도고레츠 전과 비교해보면, 그 경기의 문제점이었던 페너트레이션 시 공격 조립의 부재와 미드필드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의 부재를 오늘은 하메스와 크로스로 잘 메웠습니다. 크로스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미드필드 가장 깊숙한 곳에서 적시적소에 볼을 뿌렸으며, 수비 시에도 그 시야를 기반으로 팀이 위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점했습니다. 하메스는 무턱대고 포워드 라인으로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드리치-카르바할과의 삼각형을 되도록 유지하면서 움직였는데, 이를 통해 넘어오는 볼을 2선에서 안정적으로 받아 본인의 장기를 펼칠 수 있었고, 수비 시에도 빠르게 4-4-2로 전환할 수 있었죠. 이 둘이 들어오면서 모드리치에게 가해지는 부하도 상당히 줄일 수 있었구요.

다운템포로 경기를 치르면서 가장 혜택을 본 선수는 이스코입니다. 전진드리블이 가능하지만 시야가 좁고 볼을 오래 쥐는 버릇이 있는지라 호날두와 베일 위주의 팀에선 계륵같은 존재였는데 오랜만에 물만난 고기마냥 뛰어다니더군요. 정말 좋아하는 선수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보다 올시즌 초에 저 버릇이 더 심한 것 같아서 기대를 접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올시즌 일정과 팀의 사정을 생각해보면 약팀과의 경기에선 이런 유형으로 경기를 자주 치를 것 같아서 오늘 경기에서의 활약이 더 반갑습니다. 하메스와의 조합을 통해 벤제마의 부재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 역시 이스코에겐 좋은 징조일 겁니다. 벤제마가 없다면 지공 시에 잘게 쪼개서 갈 수밖에 없는데, 이걸 팀에서 가장 잘 하는게 이스코임에도 불구하고 공격 조립에 능하지 못했기에 그간 팀이 골머리를 앓아왔었죠. 하메스와의 조합은 서로의 약점을 완벽하게 메울 수 있는데다 둘다 수비가담과 득점력도 준수한 편이라 중위권 이하의 팀을 상대한다면 충분히 벤제마를 대체할 수 있으리라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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