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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짧은 후기

온태 2014.10.02 10:18 조회 2,575 추천 7
해설부터 시작해서 몇몇 선수들 삽질에 지독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운도 따르지 않아서 짜증이 많이 났었는데 벤제마 덕분에 짜증을 날릴 수 있었던 경기였네요. 허술한 이미지에 왠지 억울하게 생긴 외모 때문에 까야 제맛인 친구인데 오랜만에 칭찬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이렇게만...

루도고레츠가 리버풀을 잡을 뻔 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속으로 리버풀을 비웃었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좋은 팀이더군요. 끈덕진 수비와 제대로 된 언더독의 자세도 인상적이었지만, 가장 인상깊던 것은 역습이었습니다. 동유럽 특유의 힘과 유연함을 고루 갖춘 몇몇 선수들을 기반으로 부분전술을 굉장히 잘 구성했습니다. 때문에 역습의 시작점을 가리지 않고 상당히 날카롭게 우리 골문을 위협할 수 있었죠.

사실 문제는 팀의 라인업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밑에서 중심을 잡는 크로스의 부재도 아쉬웠지만, 앞쪽에서 공격 조립을 도맡아하던 벤제마와 하메스를 동시에 뺀게 게임을 힘들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이들을 대신해 투입된 치차리토와 이스코 개개인의 활약상은 크게 나쁜 수준은 아니었지만, 페너트레이션 과정에서 질서가 없이 산발적으로 공격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점유율을 쉽게 잃고 역습을 내주기 십상이었죠. 더 타이트하게 라인을 형성하고 강한 압박을 통해 숏 카운터를 자주 시도했다면 이런 단점이 좀 상쇄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러기엔 역습에 대비해서 베일이 예전처럼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했기에 현실적으로 힘든 가정이겠죠.

뭐 베일 얘기 한 김에 조금 더 하자면, 베일의 부진이 팀에게 가져다주는 가장 큰 문제는 공간 배분입니다. 불린 몸을 활용하기 위해서 최전방 근처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것 때문에 4-4-2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4-4-2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앞쪽 블록의 커버 범위에 문제가 생기고, 커버 범위에 문제가 생기면 그 구멍난 공간을 메우기 위해 뒷공간의 위험을 무릎쓰고 수비진 중 한명이 전진하거나 문제가 생길 때마다 수비 라인을 물려야만 합니다. 이중 후자의 경우에는 라인간 간격이 엉망이 된다는 문제가 생기고, 이를 메우기 위해서 미드진이 미친듯이 뛰어다녀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역습의 정확도와 속도 모두 떨어지고, 지공으로 전환하더라도 상대 블록을 상대하기가 버거워집니다. 블록에 막혀 공격이 정체되면 볼을 뺏기고, 볼을 뺏기면 다시 커버 부하가 생깁니다. 악순환의 반복이죠. 자, 이제 언급했던 커버 범위 대처 방식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봅시다. 보통 전자는 압도적인 커버 범위를 가진 페페가 나왔을 때, 후자는 좀더 차분하게 수비하는 바란이 나왔을 때 시도합니다. 그리고 최근 경기에선 바란이 계속 나왔죠. 최근 두 경기에서 베일과 팀이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인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상황이 바란 때문이라는 얘기는 아니고, 적어도 수비할 때만이라도 4-4-2를 유지할 수 있다면 상술했던 문제들은 한결 좋아질 거라 봅니다. 다만 베일이 4-4-2에 적합한 몸이 아니라면, 앗싸리 베일을 제외하고 이스코나 이야라를 기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한방이 있는 선수를 포기하는 겁니다만, 베일에게 충격을 줄 필요도 있고, 저 선수들이 4-4-2에서 평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니까요. 특히 이야라의 기용은 크로스와의 조합에서나 커버 범위에서나 현재 나타나는 문제들에 대한 가장 좋은 답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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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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