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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알론소->크로스가 문제인 거 같진 않습니다.

더치맨 2014.09.16 20:23 조회 4,897 추천 15



홀딩 롤의 수세시 포지셔닝이 그렇게까지 전문적인 영역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인 무대에 올라온 이후의 선수일지라도 의외로 호환에 무리가 없어요. 피를로야 워낙 유명한 사례구요. 알론소도 소시지 시절엔 홀딩 롤을 보던 선수가 아니죠. 리버풀에서 본격적으로 소화한 건 06-07시즌 정도부터고요. 그 외에도 파비우 아우렐리오나 지오 반 브롱크호스트처럼 사이드백과 호환도 상당하구요. 반면 현대 축구에 있어 정작 센터백과 호환이 영 좋지 못한 걸 보면, 수비형 미드필더란 롤에 있어 호환 문제가 일어날 때 본질은 수비력 그 자체라기보단 빌드업 국면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봅니다. 허나 토니 크로스의 경우 이 부분은 큰 문제는 아닐테죠.

잘라 말하자면 디마리아가 없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크로스의 수비 집중력 이야기하시는 분들 많은데 수비 집중력 문제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어요. 3미들이 커버해야할 자리에 모드리치와 단 둘이서만 커버를 하고 있으니 최후방 미드필더가 90분 내내 균일한 수비 집중력을 보일 수는 없거든요. 더군다나 디마리아는 크로스의 커버 범위를 줄여줄 수 있는, 아주 귀한 선수였습니다. 11-12시즌도 케디라 들락날락 거리고 알론소 혼자 고군분투할 때 레알 미들진 현기증 많이 났습니다. 공격진이 말도 안 되게 약을 빨아서 말 그대로 2골 넣으면 후반에 4골 처넣고 이기고 이런 경기가 워낙 많이 나와 우승을 차지한 것 뿐이죠. 무엇보다 현재 레알은 무리뉴 당시의 레알 이상으로, 중원에서의 우세를 바탕으로 정합적인 승리를 추구하는 팀이기 때문에 수비 밸런스 부하를 많이 끌어안고 있을 수밖에 없어요. 중원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당연히 미들 라인을 끌어올려 순간적인 숫적 우위를 만들어야합니다. 수비 국면에선 더더욱 그러하구요. 근데 디마리아가 나가버리니 이 숫적 우위 확보가 도무지 되지 않거나, 되더라도 굉장히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될 수 밖에 없어요. 크로스가 미들 라인으로 올라간다고 뭐라하시는 분들 꽤 됩니다만, 크로스는 결국엔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해줄 디마리아가 없으니 올라가지 않으면 미들 주도권 점유가 가능할 수 없으니까요.

전 개인적으로 레알 마드리드란 팀에서 크로스가 맡을 수 있는 롤은 수비형 미들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격형 미들로서 좋은 선수긴 하지만 여러모로 무리고, 중앙 미들에선 청소년 시절부터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긴 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어요. 어질리티와 파워(순간적인 운동량)이 좋은 편이 아니기에 중원 미들 라인에서 드리블이 안 되거든요. 그렇기에 탁월한 온더볼 테크닉을 갖추었고 미들 라인에서 템포 리더로서 미덕을 다 갖고 있으면서도 이니에스타, 샤비, 모드리치, 귄도간, 티아구 알칸타라 등과 달리 자기 주도로 볼 전진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운 겁니다. 사실 단순하게 드리블만 되지 않는다면 다른 미들 라인 선수들과의 협업을 통해 원투를 주고 받으며 잘개잘개 썰어가는 플레이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겁니다만, 크로스에게 그런 플레이조차 바랄 수 없는 건 이게 선수의 테크닉 문제를 넘어서, 피지컬적인 영역의 문제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즉, 굳이 전진하지 않고 버텨주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인 상대 박스 부근 공미나, 굳이 라인을 넘나드는 드리블링을 갖추지 않아도 볼을 많이 만질 수 있고 경기 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미로 뛰어야한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스트렝스는 워낙 출중하고, 볼 다루는 테크닉과 킥 테크닉 모두 당대 탑티어인 만큼 볼을 간수하고 간수할 때 적은 가짓수로나마 완성도 높은 전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여타 선수와 차별화되는 미덕이겠죠.

이런저런 거 뜯어보면 크로스는 알론소와 공통점이 꽤 있어요. 둘 다 어질리티가 별로라서 상대 라인 단위를 넘나드는 드리블링을 기대할 순 없지만 스트렝스와 온더볼이 좋아서 정지 국면에서 볼을 지키는 능력은 상당하고 킥 테크닉은 모두 수준급이며 운동량이 좋지 못해 넓은 국면에서 커버를 기대할 순 없지만 포지셔닝이 나쁘지 않아 루즈볼을 따내 자연스레 미들 라인의 우위를 가져오는 플레이나, 커버 범위가 줄었을시 주어진 국면에서 주어진 선수에 대한 맨마킹은 나쁘지 않게 해내거든요. 차이가 있다면, 아무대로 알론소에 비해 맨마킹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피를로와 마찬가지로 수비 전술의 중심이 될 선수는 아니라는 것이 있을테구요, 반면 알론소보다도 킥 테크닉이 압도적이라 수비 라인 바로 위에 있으면서도 경기내내 몇 번이고 롱패스 하나만으로 찬스 국면을 만들어낼 역량이 된다는 겁니다. 또한 어질리티가 나쁘다고 하나 알론소에 비해 좋아서 1. 볼을 받고 2. 달려나가는 우군을 파악하고 3. 압박해오는 상대를 피해서 4. 롱패스를 연결하기까지 걸리는 딜레이가 현저히 적어요. 이 때문에 알론소의 경우 위치한 라인을 올려서 보다 타이트한 압박에 마주하게 되면 특기인 킥 테크닉을 살리기 영 어려웠습니다만 크로스는 아예 압박이 가장 견고해지는 상대 박스 앞에서 북치고 장구치는 플레이가 가능한 거죠.

지금 나타나는 문제는 어차피 크로스 대신에 알론소 있었어도 똑같이 반복되었으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알론소를 그리워하는 건 개인적으로 온당치 못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크로스와 알론소 모두 있었다면 좀 나았을 여지도 있습니다. 미들 라인에 버티는 선수가 셋이니, 온더볼 국면에서든 오프더볼 국면에서든 리스크가 상당히 적어질 테니까요. 헌데 그래봐야 이 역시 과도기에나 택할 임시방편이라고 봅니다. 알론소와 크로스는 빌드업 국면에서 줄 수 있는 메리트가 겹치고 약점 또한 겹치며, 크로스와 모드리치가 중앙 미들 라인 동일선상에 서 있을 경우 시너지는 크지 않다고 봅니다(반대로 크로스가 수비 라인 앞에 있으며, 모드리치가 때때로 밑으로 내려와서 후방 빌드업을 도와주는 국면을 그릴 때 둘 사이에 협업이 가장 우수한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생각.).

하지만 알론소가 아니라 디마리아가 아쉬운 거라고 한들, 그 디마리아도 없는 건 마찬가지죠. 그러니 이 디마리아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는 케디라의 복귀까지 어떻게든 버텨나가는 게 필요할 거 같고, 이 케디라도, 이러저러한 문제로, 임시방편 이상이 아니라고 (구단 내에서)판단할 경우 다른 방법을 찾는 게 맞겠지요. 사실 일반적인 미들 자원과 차별화되는, 디마리아만이 가진 장점이라면, 1. 알론소/크로스처럼 넓은 범위의 수비 커버를 기대할 수 없는 후방 미드필더의 파트너와 궁합이 잘 맞는 넓은 커버 범위와 폭넓은 운동량을 자랑한다는 것(라이트 라인에선 카르바할이 이런 부분을 충족해주죠.), 2. 빌드업 국면에서 모드리치와 크로스에게 상대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이드 라인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 3. 미들 라인 다양한 국면에서 활약할 여지가 많으니 모드리치/크로스가 잠시 이탈한 국면에서 둘을 대신해 부분적으로나마 활약이 가능하다는 것...이 있습니다만 디마리아가 없으니 이 모든 걸 요구하긴 어렵겠죠. 일단 평범한 미들로서 크로스에게 기대하기 어렵고 모드리치에게만 의지하기 어려운 미들 라인에서 볼 전진과, 크로스가 후방으로 내려앉아있고 모드리치가 수시로 오가야할 미들-수비 라인 부근에서 둘을 대신하고 둘과 함께 미들에서 숫적 싸움을 이어갈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할 겁니다. 현재 레알 미들진 중에선 부상 중인 케디라가 적격이라고 봐요. 1, 2, 3처럼 플러스 알파를 기대하긴 힘듭니다만.

여담입니다만, 전 안첼로티가 가장 먼저 디마리아의 대체자로 이스코를 택한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 공감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디마리아와는 성격이 상이할지언정 빌드업 국면에서 활약할 활동반경은 꽤 겹치긴 하니까요. 물론 위에서 신나게 지적한 수비적 이점을 제공하지 못한 건 아쉬웠습니다만... 그리고 이건 또 하나의 여담인데... 앞에서 줄창 말해온 것과 달리, 전 현재 레알의 미들 라인이 제대로 굴러가는데 반드시 디마리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일부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비슷한 미덕을 충족하면 장땡이라고 봐요. 사실 디마리아처럼 사치스러울 정도의 사이드 어태킹이나, 일류 찬스메이커 뺨때리는 킬패서로서 본능 같은 건,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정도랄까요. 레알팬분들께서 하악거리는 것처럼 꼭 유베에서 활약하는 비달이니 포그바니... 물론 있으면 좋고 얘네 있으면 매우매우 좋아지리라 봅니다만, 이 정도로 굉장한 선수가 없어서 지금 문제가 터진 거라곤 보긴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번 이적시장에서 꾸레 쪽으로 넘어간 라키티치나 맨유에 있는 에레라..... 아니 하다못해 리버풀의 헨더슨이나 (중앙 미들이 본직은 아닙니다만 레프트 사이드를 축으로 중앙 가담하는 식으로 기용한다고 가정할 때)맨체스터 시티의 밀너 정도만 되어도 말이죠(물론 이들도 굉장히 좋은 선수들입니다. 개인적으론 매우매우 고평가하는 선수들이구요.). 그리고 반대로, 유니크한 유형의 선수가 없어서 생긴 문제가 아니기에, 어느 팀에서든 일반적으로 상정해볼 수 있을만한 유형의 부재로 나타난 문제이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더 치명적인 것이라고 보구요. 대개 특정 선수의 부재로 팀이 작살나는 경우는, 월드클래스 탑티어의 선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있어야할 자리에 있어야할 선수가 없어서 나타나는 법이죠.

그러니 일단 케디라가 빨리 돌아오길 기대해야겠습니다만... 음, 복귀 날짜가 미정이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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