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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쇠는 달구어지면 마구 두드려야 한다

Elliot Lee 2014.09.14 23:47 조회 3,071 추천 18
전체적으로 마드리드 데르비는 레알 마드리드의 현재의 명암을 보여준 좋은 경기였다. 전반전의 만족스러운 모습과 후반전의 흡족치 못한 모습을 보며 한 경기에서 모든 장점과 모든 단점을 보여주어 팬들에게 즐거움과 슬픔을 한번에 주는 감성 축구였다. 

많은 이들의 걱정과 달리 하메스-모드리치-크로스 라인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물론 한시적이었다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하메스가 사실상 2선에서 1선까지 직선적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 블록을 혼돈케 했고 또 양 사이드에서 반대편으로 전환을 자주 해주면서 아틀레티코 수비진이 전형을 갖추지 못하게 했다. 여기까지 모습을 보면 레알 마드리드가 상당히 좋은 공격 작업을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술적으로 좋은 모습을 제시했지만 반대로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것 같은 모습이 후반전에 생생하게 펼쳐졌다.

그러나 왜 졌는가? 라는 질문이 남아있다. 크게 4가지 이유에서 패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1) 단조로운 크로스 플레이
2) 무게 중심이 없는 경기 운영
3) 카르바할의 공백
4) 스트라이커의 한계


단조로운 크로스 플레이
호날두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윙어의 모습으로 돌아갔는데 현재 마드리드에서 가장 좋은 윙어로 그 폭파력있는 드리블과 양질의 크로스를 보며 맨유시절 호날두가 생각이 났다. 아마 중원에 벤제마와 치고 올라오는 하메스의 공격력을 극대화 하기 위한 방법이자 공격수들의 정적인 움직임을 최소화하려는 방법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다만 호날두만큼 헤딩에 강한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호날두의 오른쪽 윙이동은 확실한 일장일단이 있다고 본다.

또한 호날두가 오른쪽으로 갔다면 베일 또한 왼쪽으로 이동하여 확실한 윙플레이를 구사해보는 것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물론 베일은 개인적으로 호날두와 더 가까워져 좋아했을 수도 있다. 코엔트랑을 이용해 왼쪽 윙을 맡기고 상대적으로 스피드와 경기 컨디션이 좋지 않은 아르벨로아를 보완하기 위한 방책이었을지는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크로스 플레이가 전적으로 단조롭게 진행되며 그 위협의 줄어들어 의미 없는 행위가 되어버렸다. 추가로 이야기 하면 베일이 제대로 자신의 몫을 못했고 컨디션도 좋아보이지 않아 차라리 따른 옵션을 생각해보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무게 중심이 없는 경기 운영
모드리치와 크로스가 볼을 운반하고 보급하는 것은 좋으나 좀 더 경기에서 무게를 가져주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축구에서 일어나는 행동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지주도 의미한다. 경기를 보면 빠르게 역습을 취하고 또 볼 소유를 하면서 공간을 만드는 것은 하나단순한 템포 조절등을 하는 경기 운영을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가 부재하고 있다는 생각이들었다. 템포를 조절하는 것이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볼 수 있지만 경기는 90분간 뛰어야 한다는 전제가 항상 있다는 점에서 그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을 제대로 해주고 있는 선수는 확실히 없어 보인다.

거기에 조급함이 더해지면 팀은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게 된다. 실제로 경기 후반전에 이런 모습을 지속적으로 나왔다.   


카르바할의 공백
아르벨로아의 경기 감각은 확실히 떨어진듯해보이며 심지어 주력으로 상대에게 뚫리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았다. 문제는 주력에서 밀리게 되다보니 무리한 수비동작으로 인한 파울이 생기게 되는데 그것이 위험한 위치에서 일어난다면 팀에게는 치명적인 일이 된다.

바란을 선발로 기용해보는 것도 한번 고려해볼범직한 전술적 고민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스트라이커의 한계
벤제마는 확실히 트레핑에서는 세계최고 수준이지만 파괴력이 강한 느낌은 아니다. 벤제마의 강점은 연계를 통한 플레이라고 봐도 되는데 그것이 아쉽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약간의 무모함을 던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복권을 사지 않으면 당첨이 될 수 없듯, 슛팅을 차지 않으면 득점을 할 수 없다.

문제는 호날두가 오른쪽 윙으로 가게 되면 그 역할이 득점에서 약간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을 놓고 볼때 확실한 대안이 필요하다.



쇠는 뜨거울 때 두드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마드리드는 전반전에 뜨겁게 쇠를 만들고 확실하게 두드리지 못했다. 흐름이라는 것은 파도와 같아 언제 바뀔지 모른다. 분위기가 올랐을 때, 득점을 하지 못하면 되려 무너지는 모습은 축구에서 왕왕 나왔던 장면들이다. 

중심을 잡고 경기를 해야한다. 급하다고 허겁지겁해봐야 바뀌는 것은 없다. 냉정함이 부족했던 경기였다. 초조해질 수록 단순한 크로스를 통한 공격작업과 개인기가 난무하게 되고 그것은 효율성에서 멀어지는 경기 운영이 되며 그 결과는 너무 뻔하다.

다만, 알론소와 디 마리아라는 지난 시즌 주축 선수가 빠진 가운데 마드리드가 나쁜 모습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좋은 모습도 동시에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아주 절망적이지는 않다. 매도 먼저 맞는게 좋다. 나중에 흔들리는 것보다 지금 흔들리고 고쳐나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이 된다. 

아, 아라고네스가 생전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으로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전술? 필요없다. 그저 승리를 해야만 한다,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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