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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짧은 후기

온태 2014.09.14 17:41 조회 2,502 추천 9
큰 그림을 보면, 오늘 결과는 다분히 운이 없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경기 준비도 정말 잘 했고, 한두 선수를 제외하면 맡은 역할을 대부분 잘 수행했습니다. 부분부분 따지면 아쉬운 장면들이 없다고 말하긴 힘듭니다만, 한두 선수의 큰 실수나 전술적 미스에 의한 패전이 아니라는 점, 가능성을 충분히 봤다는 점에서는 지난 경기보다는 훨씬 기분이 덜 나쁜 패배였네요.

아틀레티코의 중앙 블록을 깨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해법은 측면에서 1대1 매치업을 통해 상대의 두줄 수비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지난 시즌에 디 마리아를 통해 증명한 바 있지요. 문제는 1대1 상황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였는데, 안첼로티의 답은 게겐 프레싱과 하메스,호날두의 자유로운 위치 이동이었습니다.

아르비를 미들 라인으로 끌어들이고, 모드리치를 중앙 왼쪽 필드로 이동시켜서 모드리치-크로스-아르비 라인을 센터백 앞쪽에 배치시켰습니다. 이들은 역습을 시도하는 상대의 2선에게 상당히 밀착해서 압박을 시도했고, 특히 측면 뒷공간으로 볼이 빠지지 못하도록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운이 좋은건지 예상이 적중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대 선발에 드리블로 빠르게 볼을 전진시킬 선수도, 측면으로 돌아나가는 움직임에 능한 선수도 없었기 때문에 상대를 완전히 가둬놓고 팰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디에구 코스타가 빠져나간 아틀레티코의 가장 큰 약점이 전자에 언급한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대처할 지는 좀더 지켜봐야겠죠.) 이 과정에서 하메스는 상대의 중앙 미드필더들이 쉽게 전진하지 못하도록 그 사이에서 위치를 잡고 있었으며, 볼 탈취 이후엔 순간적으로 만들어진 빈 공간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습니다. 볼이 왔을 땐 수비와 1대1 매치업을 펼칠 수 있는 동료에게 간결하면서도 정확히 연결해줬구요. 볼을 전달하고 나선 1대1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동료 근처에 접근해서 수적 열세에 빠지지 않게 했습니다. 호날두는 좀더 드리블하기 편한 우측면으로 자주 이동했으며, 주변 선수들의 배려에 힘입어 1대1에서 상대 수비들을 완전히 압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골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은 큰 불안 요소였고, 상대는 투란 투입시점까지 거의 역습을 포기하고 블록을 지키는데에 전념하며 우리의 체력을 빼놓았습니다. 전방압박이 점차 느슨해지자 아틀레티코는 투란과 그리즈만을 투입해 우리의 우측면을 계속 노렸고, 그나마 수비는 괜찮게 해주던 베일을 뺀 우리팀은 아르비를 우측으로 뺄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앙 블록이 파괴되니 더이상 공격에서 유효한 상황을 만들 수 없었고, 게임을 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글이 길어졌지만 수미에 대해서 좀 얘기하자면, 저는 이번 경기에서의 크로스가 알론소보다 못한 게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경기에서 제기됐던 문제를 거의 다 해결한 모습이었고, 알론소보다 훨씬 능숙한 압박 대처 능력을 발휘해 만주키치를 무장점 선수로 만들기도 했죠. 후반 간격과 밸런스에서 발생한 문제는 게겐 프레싱을 선택한 데 따르는 체력 부담과 상당한 수비 기여도를 보여주던 베일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아야지, 크로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건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해요. 알론소가 과거의 다비즈나 마켈렐레처럼 어마어마한 커버 범위를 자랑하던 선수가 아니었으니 더욱 그렇고요. 알론소를 그리워할만한 유일한 상황은 미들에 플랫 라인을 형성했을 때의 역할 분담인데, 비록 이 상황에서 두경기 연속으로 문제가 일어나긴 했지만 이는 엄연히 호흡의 문제라는 점에서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할 얘긴 많았는데 사진 붙여가며 긴 후기 쓰기는 귀찮아서 짧은 후기란 제목에 맞게 최대한 줄여보긴 했는데 그래도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네요. 본의 아니게 제목 낚시가 된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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