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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짧은 후기

온태 2014.08.23 09:36 조회 2,242 추천 8
선발 라인업은 1차전 후반전의 모습과 거의 똑같았고, 그러므로 경기 양상도 그때와 비슷했습니다. 지난 경기 후기에서도 했던 얘기이지만, 아틀레티코의 강한 수비 블록을 상대하면서 평소처럼 벤제마에게 센터백 묶기와 공격 조립을 모두 기대할 수는 없기에 하메스를 중앙으로 끌어당겨서 공격 조립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이 시도는 비교적 성공적이었습니다. 하메스가 눈에 띄게 팀에 녹아들면서 공격 흐름을 주도했고, 때때로 적극적인 침투나 중거리 슈팅을 통해 직접 골문을 노리기도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에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 이유는 두가지 정도를 꼽고 싶은데, 첫번째는 호날두가 없는 상황에서 홀로 '파괴자'의 역할을 맡았던 베일이 너무나도 부진했던 것이고, 두번째는 왼쪽 공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베일 개인의 부진에 대해서는 딱히 할 얘기가 없으니 왼쪽 공격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코엔트랑과 마르셀루의 차이가 극명하게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코엔트랑은 마르셀루에 비해 수비에서든 공격에서든 혼자 버티는 능력은 좀더 낫습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팀이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상황에선 마르셀루에 비해 기대할 것이 적죠. 물론 오늘 경기에선 아틀레티코가 사울이 아니라 그리즈만을 선발로 내세웠고, 또 전체적인 경기 내용을 살펴봤을 때 코엔트랑 카드가 결코 실패한 카드는 아닙니다. 다만 디 마리아를 활용할 수 없고, 왼쪽 풀백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혼자서는 전진이 좀 버거운 크로스가 있었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공격을 이끌어갔던 전반에 주변 선수들과 연동이 되는 마르셀루가 있었다면 크로스도 살고 왼쪽 공격도 좀더 살아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해요. 후반전의 전술 변화가 부진한 왼쪽을 살리기 위한 시도였다고 보기에 더 그렇네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호날두⇔알론소 or 크로스를 통해 세비야전에 시도했던 포진을 다시 한번 꺼내드는게 어떨까 싶었는데, 안첼로티의 선택은 4-2-3-1이었습니다. 이 아이디어가 크게 비합리적인 선택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인 더 홀 지역 공략을 잘 하고 있던 하메스와 왼쪽 활용과 파괴자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호날두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포진이니까요. 박찬하 해설위원도 후반 시작하면서 이 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었구요. 문제는 너무 우리 사정만 생각했다는 거겠죠. 아틀레티코는 원래도 체력 싸움에 있어서는 유럽 전체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팀이고, 전반전에 크게 무리하지 않고 체력을 잘 아껴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 팀을 상대로 알론소-모드리치 중원을 내세우는 행위는 너무 무모한 짓이었죠. 상대가 강한 압박과 역습을 취하자 두 미드필더는 바로 카드를 적립했고, 점유율마저 내주면서 팀이 완전히 단절되었습니다.

안첼로티는 20분만에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고 미들 라인에서 볼 간수와 역습 저지가 가능한 이스코를 투입했지만, 이미 넘어간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더구나 이스코의 교체 대상이 그나마 공격 조립을 기대할 수 있던 하메스였기 때문에, 점유율을 어느정도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이 중구난방이 될 수밖에 없었죠. 개인적으로는 하메스 대신 베일을 빼고 전반전과 비슷한 대형으로 돌아갔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한데, 화면으로 경기를 보고 키보드나 두들기고 있는 제가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인정받는 안첼로티의 생각을 더 읽어내기란 불가능할 것 같네요.

이제 디 마리아가 나갈 게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팀이 확인한 문제는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왼쪽 공격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 또 하나는 공격 조립은 고사하더라도 미들 라인에서 주도적으로 찬스를 제공할 선수가 있는가 정도겠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내느냐에 따라 올시즌 성적도 결정이 될 겁니다.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지만, 그 자리를 대체할 선수들의 역량도 매우 훌륭하고, 안첼로티를 비롯한 코칭스탭들의 능력도 출중하기에 어떻게든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낼거라 믿습니다. 아직 리그는 시작도 안 했는데요 뭐. 마지막에 웃는 자가 부디 우리팀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짧은 후기 시리즈도 벌써 세번째인데 어째 점점 분량 조절에 실패하는게 조만간 제목을 바꾸던지 해야겠네요-_-. 재밌게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진짜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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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arrow_upward 아쉽지만 디마리아와 케디라는 여기서 이별인듯하군요 arrow_downward 실력을 보인 하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