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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일요일 5시

카시야스 이야기

정켈메직몽키매직 2014.08.03 14:39 조회 3,552 추천 5
일단 첫번째 실점 장면은 저정도 빠르기 슈팅 못 막으면... -_-; 보통의 키퍼는 실점할 수 있는데 예전 카시야스 생각해보면 조금 실망스럽긴 합니다. 

두번째 실점 장면은 사실 막으면 기립박수해도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의 크로스각이 워낙 좋았고 루니의 머리털 0.1mm가 아슬아슬하게 닿아서(?) 막았으면 카시야스의 도약력, 판단력이 다시 전성기로 돌아왔다고 봐도 될 정도로. 행여나 공이 굴러들어와도 저렇게 골대에 바짝 붙어서 들어오면 키퍼는 막기 힘들어요. 아, 물론 지금의 노이어나 체흐 정도..면 막을 겁니다. 즉 막으면 세계 수위급 순발력 자랑.. 뭐 요정도 느낌. 

그런데..
그런데..

세번째 실점에서 기대를 아예 접었습니다. 

첫번째는 상황판단 측면. 카가와의 크로스가 긴 곡선을 그리면서 수비진영 뒤로 넘어오는 상황이라면 골키퍼는 일단 골문을 지키는 것이 맞습니다. 저런 상황에서 어줍잖게 뛰쳐나갔다가 수비랑 부딪히면서 개그골 먹거나, 혹은 갑자기 뛰어나온 공격수한테 로또골 먹히거나. 

두번째는 의지, 멘탈, 투지 등을 들으면 떠올릴 수 있는 썸띵 인비저블. 예전에 정성룡을 비판하면서 정성룡이 비판 들어야 하는 가장 큰 부분은 정말 '막으려고 발버둥치다가 아쉽게 실점했다'라고 느껴지게끔 하는 모션이 적다는 것. 소위 말하는 '털썩'이죠. 이번 카시야스 실점 장면 보면서도 느낀건데 골키퍼가 공격수랑 충돌을 무서워하거나 그러면 안 됩니다. 프리시즌인걸 감안하더라도 뛰쳐나간 상태에서 제 몸 사리겠다는 식의 소극적인 모션을 취하면 안 되는 상황.

저기서 정답인 모션은 이왕 뛰쳐나갔으면 몸을 쫙 펼쳐서 안면으로라도 막겠다라는 투지. 물론 카시야스 자체가 그런 방어를 잘 안 한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황당한 실점.(이케르는 키퍼치고는 좀 뭔가 절제된듯한 방어가 일품이었죠.)

다시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몸을 쫙 펼쳐서 아프더라도 내가 막겠다는 모습보다는 손을 허리춤에 붙인 상태에서 뛰어나갔다가 얼굴쪽으로 손 한번 허우적대는건데 이게 내가 알던 카시야스가 맞나 싶어서 몇번이다 다시 돌려봤습니다. 

제가 실축 나가서 저런식으로 골 먹으면 호모씨랑 엘모씨랑 쥬모씨랑 레모씨가 다 배잡고 뒹굴듯. 그만큼 형편없는 실점, 보이지 않는 투지, 답도 안 나오는 상황. 

지금 상황이 좀 이해가 안 가는 것이, 33살의 백전 노장에 산전 수전 다 겪었고 여자친구때문에 감독과 불화가 만천하에 밝혀져도 챔피언스 리그에서 날아다니던, 그리고 라커룸에서의 지지는 여전히 절대적일 골키퍼 카시야스, 멘탈 빼면 시체일 카시야스가 너무 위축되어 보이네요.

분명 반년전만 해도 디에고 로페즈를 비판의 도마에 올릴만큼 말도 안 되는 안정감을 자랑하던 카시야스였는데... 

월드컵 칠레전부터 느껴왔던 부분인데,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서 좀 더 두고보자...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지컬이 내려왔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본인 스스로가 위축되고 또 세컨 골리로 세시즌째 머물러야 할것인가, 라는 답에 대해서 계속 의문을 갖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싶음. 케일러 나바스에 대해서는 의문을 좀 갖고 있는 저지만 지금 카시야스보다는 나은 인재라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네요. 

원래 공중볼에 대한 약점을 드러내는 것을 압도적인 순발력과 절대적인 기본기로 극복해내던 카시야스였는데, 이 압도적인 순발력이 떨어져버리니 뭐... (카시야스는 공중볼만 약한거지, 기본기 자체는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자기 몸쪽으로 붙어 들어오는 공은 어떤 경우든 캐치해내는건 기본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듬. 물론 발기술도 기본기로 보자면 카시야스는 허접함...) 

대신 더 끔찍한 점은 케일러 나바스도 썩 공중볼은... 디에고 로페즈 보내면 우리는 공중볼이 불안하고 순발력으로 먹고 사는 단신 키퍼만 둘을 보유하게 됨. 

대신 케일러 나바스는 진짜 '동물적'입니다. 얘보다 역동작에 걸렸을때 선방 좋은 선수는 많이 못 본듯. 무조건 '쇼맨'이 될 것 같습니다. 대신 '호러쇼'인지 '뮤지컬쇼'인지 뭐라 잘 못하겠음. 뭐 어중간하게 2번째 골키퍼로 남는다, 이런 건 없고 레벨업 시절 카시야스급 선풍 제대로 불러일으키면서 레알 마드리드 레전드가 되거나, 아니면 온갖 삽질은 다 하다가 쓸쓸하게 어디로 방출되던가 둘 중 하나. 

바르샤가 영입한 테어스테겐랑, 레알이 영입할 케일러 나바스 둘 다 똑같은 단점과 장점을 갖고 있어서 누가 성공할지 기대되네요. 



이건 별개로 카시야스가 폼이 바닥인데도 진짜 막아내겠다는 필사적임이 당긴 선방


요건 최근거. 


요건 진짜 암흑기때.
카시야스가 저런 끈기나 몸을 날려줘야 할때 멋있게 날리는게 참 일품이었는데 말이죠. 

0809 카시야스가 팀 전체가 허우적대면서 본인도 허우적대던 시즌이었는데도 기대를 놓지 않게 만든 단 하나의 베스트 씬이네요. 선방의 질보다 보통 저런 상황에서는 골키퍼가 멍때리고 보고만 있어도 비판을 받지 않는 장면인데 카시야스는 '아 레알 마드리드 내가 살림, 무조건 내가 살림'이런 식의 끈기가 보여서 좋아했음. 


핀투 보면서 낄낄대면서 우리는 디에구, 카시야스(두덱)이 있다! 라고 기뻐했었는데 이제는 그러지도 못할 것 같음. 

카시야스 지금 여러모로 안 좋은 상황이네요.
극복하게 될런지, 아니면 여기서 주저 앉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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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arrow_upward 오늘 뒤늦게서야 경기를 봤네요. arrow_downward 이랬다 저랫다 ..언론의 농락질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