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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일요일 5시

온더볼에 대한 짧은 글

온태 2014.07.09 17:24 조회 3,160 추천 3
대부분 온더볼이란 단어를 볼 다루는 능력과 완전히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편이지만, 온더볼이란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볼 다루는 능력만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게 또 한가지 있습니다. 볼 받기 직전/직후의 판단력이 그것입니다. 풀어 얘기하자면 받기 직전에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방향으로 볼을 받아야 다음 플레이를 하기 수월할 것인가, 받은 직후에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공격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인가 정도가 되겠죠.

스킬 좋은 중하위권팀 에이스들이 정작 빅클럽에 와서 망하는 이유가 요게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저 친구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환경은 대부분 넓은 공간이 보장된 역습 상황인데, 요 상황에서는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대충 쳐놔도 어느정도 본인 스킬로 쇼부를 볼 수 있죠. 빅팀에 와서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타이트한 경기를 하면 대부분이 어리버리하게 뛰어다니다 망합니다. 제르비뉴나 콰레스마같은 친구들이 좋은 예. 라쓰도 요런 케이스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겠죠. 본인의 민첩함과 쫄깃함만 믿고 아무 방향으로나 볼을 받아놓는데다 원터치도 못하니 다음 플레이가 잘 나올리가 없음.

반대로 요게 정말 특출난 선수들은 스킬이 엄청 뛰어나지 않더라도 선수들을 슥슥 벗겨냅니다. 이런 케이스에 전형적으로 부합하는게 로이스. 로이스가 온더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도 아니고 스킬 마스터라 부르기도 힘든 선수지만 이러한 능력이 좋기 때문에 필요할때마다 매우 효율적으로 수비를 벗겨내는 편이죠. 우리팀에서 찾자면 헤세도 요런 케이스.

사실 이 글을 쓴 이유가 케디라 때문인데, 케디라가 어느샌가부터 요게 엄청 좋아졌습니다. 예전엔 좋은 위치를 잡아놓고도 볼 받을 준비가 채 안되어있어서 뺏기거나 별 성과없이 간신히 다시 다른 선수에게 연결하거나의 반복이었는데, 요새는 미리 상황판단을 끝내놓고 볼을 받은 후 다음 상황 역시 재빠르게 파악해서 볼을 확실하게 처리해내는 빈도가 굉장히 늘어났습니다. 부상당하기 직전엔 요게 확연히 눈에 보일 정도로 올라와서 칭찬도 좀 받았던걸로 기억하는데, 임팩트를 남기기 전에 장기부상을 당해서 그러한 부분에서 약간 평가절하되는 느낌도 있는 것 같네요. 다음 시즌에 남을지 안남을지는 모르겠지만 남게 된다면 이런 부분에서는 예전보다 확실히 좋아질 거라는 확신이 어느정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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