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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일요일 5시

우리팀 원홀딩 이야기

온태 2014.05.30 17:58 조회 5,774 추천 24
우선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먼저 읽으시면 좋을 만한 글들을 몇가지 첨부합니다.


http://www.soccerline.co.kr/slboard/view.php?uid=1992574869&page=41&code=columnboard&keyfield=&key=&period=

http://www.soccerline.co.kr/slboard/view.php?uid=1993144056&page=48&code=columnboard&keyfield=&key=&period=

http://borussia.tistory.com/entry/%EB%B6%80%EC%8A%A4%EC%BC%80%EC%B8%A0%EA%B0%80-%EC%84%B8%EA%B3%84-%EC%B5%9C%EA%B3%A0%EC%9D%98-%EC%88%98%EB%B9%84%ED%98%95-%EB%AF%B8%EB%93%9C%ED%95%84%EB%8D%94%EC%9D%B8-%EC%9D%B4%EC%9C%A0




사실 지금부터 읽게 되실 내용은 저 글들의 내용을 우리팀 얘기와 약간 버무린 수준이 될 겁니다. 그러니 바쁘신 분들은 위의 링크만 읽으셔도 충분하실 겁니다. 제 필력에 비하면 저분들의 수준이 훨씬 좋기도 하구요.





1. 개론



1-1. 4선 형태와 현대적인 의미의 홀딩의 등장


올시즌 아틀레티코와 우리팀이 4-4-2로 많은 재미를 보긴 했지만, 골키퍼의 백패스 캐칭 금지 규정이 생긴 이후로 세계 축구의 주류에서 4-4-2는 4-2-3-1 혹은 4-3-3계열의 포메이션에게 꾸준히 주도권을 뺏겨 왔습니다.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에 볼을 '잡아둘 수' 있는 선수들을 배치한 4선 형태는 단순한 3선 형태에 비해 후방에서 볼을 훨씬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경기를 지배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레돈도, 과르디올라, 알베르티니 등 클래식한 관점에서의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동떨어진 홀딩이 이 시기부터 우르르 등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죠. 그리고 이러한 선수들을 보유한 팀들이 당시에 유럽 무대를 휩쓸고 다녔던 것 역시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1-2. 원홀딩 vs 투홀딩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아시에르 이야라멘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이들의 이름을 보면서 생각나는 것이 있으신가요?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투홀딩 체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원홀딩 체제로 전환된 뒤 홀딩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해서 타 포지션으로 이동하거나 팀내 입지가 어정쩡해졌다는 점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 선수들의 클래스가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닌데도 원홀딩에서 죽을 쑤었다는 건 보기보다 투홀딩과 원홀딩의 역할의 차이가 꽤 크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두 시스템의 형태에 관한 간단한 그림을 통해 이걸 확인해 보겠습니다.

먼저 원홀딩의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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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투홀딩의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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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수비라인을 1자로 그렸지만, 풀백들이 살짝 전진한 형태로 생각하시면 원홀딩은 오각형, 투홀딩은 육각형 형태를 띄게 됩니다. 선수 배치를 꼭짓점으로 생각하시고, 홀딩 꼭짓점을 포함해서 삼각형을 그려 보세요. 얼핏 생각하더라도 투홀딩쪽이 훨씬 많은 삼각형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삼각형을 많이 그릴 수 있다는 것은 후방에서의 볼 통제력이 더 강함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원홀딩을 쓰는 팀이 투홀딩을 쓰는 팀과 비슷한 수준의 볼 통제력을 갖기 위해서는 원홀딩에 서는 선수가 투홀딩의 일원에 비해 훨씬 더 높은 포켓 플레이 능력과 키핑력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수비의 측면에서도 수비라인 앞을 홀로 지켜야 하는 원홀딩은 투홀딩의 일원들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공간 이해도와 위치선정 능력을 갖춰야만 합니다.

쓰다보니 원홀딩 우월론을 주장하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미드필더진의 형태에 관한 그림을 통해 투홀딩 우월론(?)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원홀딩을 쓰는 대표적인 포메이션인 4-3-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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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투홀딩을 쓰는 대표적인 포메이션인 4-2-3-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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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선'의 형태를 강조하기 위해서 빈칸까지 그렸습니다. 홀딩 바로 윗선에 전방 플레이메이킹을 맡아 할 선수들이 존재하는 원홀딩 체제에 비해 투홀딩 체제는 상대적으로 전방 선수들과 거리가 멀죠. 때문에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포켓 플레이에 집중하는 원홀딩에 비해 투홀딩의 선수들은 중장거리 패싱이나 드리블 등을 통해 볼을 좀더 전진된 위치까지 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수비에서도 투홀딩의 선수들은 직접적인 압박이나 볼 탈취능력이 제법 필요합니다. 원홀딩 체제에서 그러한 역할은 중앙 미드필더들을 비롯한 앞선의 몫이죠.





2. 우리팀 원홀딩 이야기


가장 최근에 썼던 글에서 이미 알론소와 원홀딩 이야기를 한 바가 있습니다. 사실 이 밑에 할 얘기들도 결론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 지루한 글을 또 쓰는 이유는 시즌도 다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알론소의 대체자 이야기를 할 시점이 되기도 했고, 월드컵 시즌에 선수 지켜보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1. 레알 마드리드의 4-3-3


크루이프이즘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비엘사나 바르셀로나 계열의 팀과는 조금 다르게, 우리팀의 4-3-3은 전방 압박의 강도가 저들만큼 강한 편은 아닙니다. 이는 호날두라는 슈퍼크랙의 존재 때문이지요. 호날두에게 강한 전방 압박을 주문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기도 하고, 상대를 끌어들이는 과정이 있다면 역습 과정에서 이 괴물이 더욱 활개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니까요. 위에 언급한 팀들이 수비 상황에서 4-1-4-1 혹은 4-3-3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반해 우리는 4-4-2로 전환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죠. 때문에 우리팀의 원홀딩은 위에서 언급했던 것보다 조금 더 터프한 수비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4-4-2 전환 시에는 상대를 직접 압박할 줄도 알아야 하구요.

반면에 빌드업 상황에서는 원홀딩의 기본기 이외에는 특별히 요구되는 능력은 없습니다. 굳이 원홀딩 자리의 선수가 나서지 않더라도 라모스부터 시작해서 모드리치, 벤제마까지 공격 작업에서 영향력과 창의성을 불어넣을 선수는 많으니까요. 패스 능력이 출중해서 사이드체인지 과정에 도움을 주거나 한다면 더 좋겠지만, 그게 없더라도 포켓 플레이만 충실히 해낸다면 전혀 욕먹을 일이 없습니다.



2-1-1. 결승전 케디라 선발


2-1의 기준을 가지고 이 선택을 바라본다면, 안첼로티가 우리팀의 원홀딩에게 무엇을 더 우선적으로 기대하는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결승전에서의 케디라는, 본디 썩 훌륭하다고 말하기는 힘든 수비력을 가진 선수이지만, 큰 몸과 활동량을 내세워서 수비적으로는 그럭저럭 봐줄 만한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문제는 포켓 플레이였죠. 기본적으로는 볼을 받아주는 위치가 좋지 못했고, 어찌어찌 볼이 연결되어도 시야 확보가 더디고 볼터치가 좋지 못해서 공격 템포를 빠르게 가져갈 수 없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이미 중앙 블록을 탄탄하게 갖춘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측면 먼 곳에서의 얼리 크로스밖에 없었죠. 이렇듯 결과론의 입장에서 이 선택을 바라본다면, 원홀딩이 생각만큼 녹록한 자리는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죠.



2-1-2. 이야라멘디


도르트문트 전 이후로 완전히 망가지긴 했지만, 전반적인 이야라의 올시즌 활약을 되짚어보면 홀딩으로 출전할 때엔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정작 중앙 미드필더로 뛸 때엔 가장 수비적인 카드로 평가받았었죠. 그렇다고 중앙 미드필더에서도 썩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던 게, 볼을 전진시키는 능력이 경쟁자들에 비해 가장 떨어졌었죠. 피보테로 뛸 때는 때때로 직접 최전방 근처까지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서요.

이는 1-2에서 언급했듯 투홀딩 체제에서 오랫동안 뛰어왔기 때문이라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과 올시즌의 모습을 조합해 보면 저는 이야라가 중앙 미드필더로 성장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올시즌 프리시즌을 부상으로 날려먹으면서 원홀딩에 적응할 시간을 잃어버리기도 했고, 우리팀 원홀딩이 갖춰야 할 조금 더 터프한 수비와도 거리가 있는 선수죠. 다가올 프리시즌엔 이미 만 24세인데 원홀딩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기엔 조금 늦은 시기가 아닐까 싶고 차라리 그동안의 역할과 유사성이 많은 중앙 미드필더로 확실하게 성장 방향을 정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성장 방향이 확실하게 잡힌다면 자신감도 조금이나마 돌아오지 않을까 싶구요. 다치지 말고 프리시즌 잘 준비해서 다가올 시즌은 명예회복의 시기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2. 알론소의 대체는 불가능하다?


예전에 썼던 글에서 수치까지 가져와서 한 적이 있던 얘기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때와 같습니다. 저는 알론소의 대체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체하지 못할 알론소는 미드필더진의 수비 부담을 5할 이상 맡으면서 공격전개의 키로 활약해야 했던 2~3년 전의 알론소죠.

12-13시즌에 이미 과부하와 노쇠화의 기미를 보였던 알론소가 올시즌 이렇게 부활한 것은 갑자기 몸상태가 돌아왔기 때문이 아니라 맡는 역할의 부담이 상당 부분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쪽이 타당할 겁니다. 여전히 미드필더진에서 가장 많은 수비 부담을 안고 있긴 하지만 2~3년 전의 비중은 결코 아니구요. 알론소의 장기였던 일발 롱패스는 이미 라모스가 상당 부분 전담하고 있고, 바로 앞쪽엔 모드리치가 언제든 공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죠. 후반기부터는 드리블로 볼을 운반해줄 수 있는 디 마리아나 이스코도 근처에서 뛰어주고요. 이렇듯 알론소의 올시즌 역할은 제가 위에서 언급했던 전형적인 원홀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는 통계를 통해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만 이전 글에서 이미 정리하기도 했고 분량도 길어지기에 생략하겠습니다.



2-2-1. 새 판을 짜자?


레매에서 알론소의 대체자 얘기가 나올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이 새판을 짜자는 얘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 새판을 짜자는 얘기 중 대부분의 의견을 좀더 자세히 풀어보면 '어차피 알론소 대체는 불가능하니 많이 뛰는 선수를 데려와서 미드필더 셋에게 수비부담과 공격부담을 비슷하게 나누자' 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주장을 하시는 분들께는 좀 죄송한 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 주장이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우선 위에서 얘기했듯 저는 알론소를 대체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지금 잘 밸런스가 맞춰져 있는 디 마리아-모드리치 라인을 굳이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보네요.

현재 미드필더 조합에서 대체가 논의되어야 할 선수는 알론소 뿐입니다. 나머지 두 선수는 못해도 2~3년 정도는 현재의 기량을 거뜬하게 유지해낼 수 있는 나이대이죠. 저는 새 판을 짜서 밸런스를 다시 잡는것보다는 새 원홀딩감을 구하는게 훨씬 쉬우리라 봅니다. 수차례 얘기하지만 올시즌의 알론소는 피를로마냥 특별한 원홀딩은 결코 아니었으니까요. 새판 짠지 한시즌밖에 안됐는데 또 새판을 짜기엔 한시즌동안 맞춰온 조직력이 많이 아쉽기도 하구요.

저러한 형태의 새판 이외에도 많은 분들께서 다양한 말씀들을 해 주신걸로 압니다. 며칠 전 축게에서 '모드리치의 레돈도화'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보기도 했구요. 물론 현재의 시스템을 백년만년 유지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디 마리아와 모드리치가 알론소보다는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보고, 이 둘이 팀을 이탈하거나 기량 하락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굳이 건드릴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도 챔스 우승까지 거머쥔 조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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