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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일요일 5시

뮌헨과 레알 & 강팀이 강팀이기 위한 조건

정켈메시야스 2014.05.02 18:30 조회 3,192 추천 16
중간에 굵은 글씨체부터 읽으셔도 됩니다. 


줄곧 생각해오던 것인데, 세상 어떤 팀을 보든 측면에서의 볼 스피드가 살아나지 않으면 팀으로써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함.*

예를 들면 무링요 마드리드가 제일 고전했던 상대가 세비야, 발렌시아라고 기억하는데(바르샤 빼고), 이는 이 두 팀이 상대적으로 라리가적인 느낌보다는 EPL식의, 루즈볼 경합 과정을 끊임없이 양산하고 측면에서의 스피드로 맞불을 놓는 팀이기 때문.

언제였는지 기억 안 나는데 여튼 발렌시아랑 세비야가 막장 행보를 걸었어도 레알과 경기할때 항상 제가 쫄았던 이유는 보면서 아, 잘못하면 측면 발리겠구나 싶었음. 그래도 호느님이 다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뮌헨이랑 도르트문트 상대로 항상 레알이 졌던 이유도 다른게 아니라 측면에서 우리가 속도를 내지 못함. 당장 작년만 하더라도 측면이 마르셀로, 호날두, 아르벨로아, 디 마리아(+카예혼, 외질)이었는데 사실 디 마리아를 제외한 세명은 순간적인 폭발력 측면에서 공이 왔다갔다하면서 턴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힘을 잘 발휘 못하는 스타일. 
반대로 바르샤만 만나면 미쳐 날뛰는 디 마리아는 비단 올 시즌만의 활약상이 아니라 꾸준히 바르샤만 만나면 이상하리만큼 탈압박이 좋아지고는 했는데, 이게 같은 맥락에서의 이유. 키는 더 큰데 민첩한 몸놀림은 동일, 혹은 더 우월하고 한두명만 농락하면 넓은 뒷공간이 펼쳐지니까.

그냥 쉽게 호날두가 알베스한테 말리던 경기들을 생각해봅시다. 알베스만 넘기면 되는데 민첩한 동작이 안 되니까 넘어가지를 못함.*

로벤이랑 리베리는 킥력, 치고 달리는 속도라는 측면에서는 호날두에 비할바가 아니지만, 공을 잡고도 굉장히 유연하고 민첩한 몸놀림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측면에서 볼이 커트 당해도 바로 수비로 전환 가능하고 볼을 커트하고 나서도 바로 역습으로 이어나갈 수 있음. 쉽게 이야기하면 바르샤 선수들이 다 죄다 작은 놈인 이유. 밀집공간에서도 스피드 경쟁을 이겨야 하니까. 

여튼 

측면에서의 스피드 싸움은 크게 두가지로 결정됨.
(1) 중원에서 측면으로 볼을 보내주는 속도
(2) 측면에서 직접 물리적인 스피드로 경합하는 속도 

바르샤가 강했던 이유(1 사비, 부시 2 알베스, 메시)
무링요가 스네이더를 원했던 이유(1)
레알의 경기가 한골차 똥줄 승부 아니면 3-4점차 대승이었던 이유(1, 2 둘 다 애매하게 부족*)
맨유가 긱스, 스콜스를 포기 못한 이유(1)

쉽게 생각해보자면, 


축구에서 가장 흔하게 나오는 2대 1패스가 1번과 2번을 합친것. 노란원의 선수는 상대팀이 달려들기 전에 빨리 전방으로 정확하게 찔러주는 타이밍과 기술이 필요하고(1), 파란색의 선수는 적팀이 달려들지 못하게 빠른 스피드로 뛰어갈 수 있는 폭발력이 요구됨(2).

작년 뮌헨이 정말 말도 안 되게 강했던 이유는 토니 크로스가 우주 대폭발하면서 볼을 유연하게 보내는데 아주 도가 터버렸고(1) 리베리랑 람, 알라바가 터져버림(2). 그리고 뮬러는 말도 안 되는 하드워커. 

무링요의 경우는 2를 아~~~~~주 극대화해서 경기를 쇼부보는 스타일. 왜냐하면 2가 극대화되면 측면으로 상대팀의 무게중심이 쏠릴테고 이로 인해 중원에 생긴 빈공간을 람파드가 맞돼슛으로 해결해줄테니까.

레알에 모드리치를 데려온 이유는 1번을 강화시킬려고. 그런데 정작 다이렉트 플레이보다는 오히려 탈압박에 맛을 들인것 같음. 


뮌헨이 레알에게 진 이유는 1, 2번 둘 다 실패. 티키타카의 핵심은 1번이 말도 안 되게 강하기 때문에 2번이 힘을 무지막지하게 얻는건데, 1번이 너무 서툴렀고, 이로 인해 2번이 죽어버림.(펩이 바르샤 출신이니까 하는 말인데, 바르샤 경기에서 항상 팀이 이길때는 1번이 빨딱 서야 이깁니다. 중원에서 측면으로 공을 제때 못 건네주는 경기는 항상 말렸음. 그때는 메시에게 공을 주고 관전 모드. ) 

뮬러를 전방에 배치한것도 어리석은 발상이었음. 모드리치랑 알론소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전방 침투로 인한 로또골을 노리겠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상대방이 주도권을 잡고자 할때에나 통하는 전략이고, 또한 뮬러는 역습 상황에서 뒤로 물러나서 5m를 금새 따라잡을만큼 민첩한 선수가 아님.(티아구의 부상도 있겠지만) 

지금 뮌헨에 필요한 것은 모드리치, 이니에스타류의 공을 잡고 중원과 측면 사이에서 끊임없이 이레귤러를 만들어주면서 1,2번에 여유를 제공하는 스타일 같은데 지금 그럴만한 자원이 있을까? 싶음.(괴체가 이런 자원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리베리랑 로벤이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폼이 좀 내려앉은 것 같은데, 둘 다 다음시즌이면 31살, 32살이라는 점에서 이 둘을 어떤 자원으로 교체할런지가 기대됨. 

못 찾으면 내년에도 4강, 그것도 아슬아슬이 아니라 올해처럼 대패하면서 끝날듯. 이대로 가면 펩의 끝은 비엘사의 그것과 유사할거라고 장담할 수 있음. 


* 바르샤도 가장 무서운 공격 루트가 중앙에서 볼 좀 돌리다가 반대편으로 넘겨서 알베스가 메시한테 넘겨주는 상황이었던걸 생각해봅니다. 또 알베스->사비->메시->알베스 삼각대형 패스는 모든 팀이 알면서도 당하던 대표 조합이었음. 


이건 호날두를 깔게 아니라 당연한거. 근 10년간 180 중반을 넘는 키에 호빗들도 스피드로 농락하던 선수는... 앙리? 가 유일할지도. 호돈, 에투는 키가 182cm밖에 안 됨. / 또 호날두 류의 플레이어들은 스피드를 폭발시킬 여지를 마련하기 위해서 공을 멀리 차고 달리는 것이 습관처럼 붙어 있는데 작고 민첩한 애들이 먼저 어깨를 들이밀면서 공을 걷어내니까 더더욱 문제. 


* 역습상황처럼 공간이 넓게 열린 경우는 논외. 말 그대로 수비수들과 공격수가 얽힌 상황에서의 경합 수준을 이야기함. / 그리고 이것처럼 둘 다 어중간하게 부족한데 이상하게 자이언트 킬링 했던 팀이 도르트문트. 클롭이 괜히 지금 시장에서 가장 핫한 감독이 아님. 


* 카카를 끝까지 무링요가 안 '버린' 이유는 카카의 땡깡도 있지만, 이러나 저러나 외질보다는 카카가 이런 측면에서 귀신입니다. 귀신같이 스탯 적립하던 카카를 생각해봅시다. 


쓰다보니 제가 하는 말은 항상 비슷한거 같아요.
팀의 철학
장기적인 안목
측면에서의 볼 순환
무게 중심
성장 단계

인간이 참 단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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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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