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시프트: 안첼로티 마드리드 축구 혁명
안첼로티: 기병의 중요성과 활용성을 꿰뚫다
안첼로티는 여론을 실력으로 단숨에 바꿔버렸다. 이미 명장으로 불리울 수 있는 감독이지만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리는 마드리드에 온 루키 감독이라는 점에서 이번 시즌은 그에게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진다.
지난 번 '자마 전투'에 빗대어 1차전을 이야기 한바가 있는데 역사적으로 '자마 전투'는 지중해 세력 판도가 바꾼다. 이번 시즌 두 마드리드 팀들의 경기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한번 전쟁의 기술과 축구를 비교하자면, 소위 우리에게 친숙한 학익진-삼국지를 좋아한다면 더 익숙한 전술이다-은 전장에서 통용되는 전술인 동시에 축구에서도 적용되는 전술이다.

안첼로티의 기병대 : 호날두, 베일, 디 마리아
한니발이 로마군을 상대 했을때, 그리고 스키피오가 한니발을 상대했을 때 가장 핵심적이었던 부분 중에 하나가 양 날개의 양질의 기병대였다. 중요한 것은 이 기병대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있는데 기존의 4-3-3과는 달리 안첼로티는 4-4-2 혹은 4-5-1의 형태로 공수에서 기병대를 적절히 활용했다. 수비적으로 다른 윙들에 비해 뛰어난 베일과 디 마리아의 존재로 이런 활용이 가능했고 특히 양 사이드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리베리-로벤과 이 둘을 받쳐주는 알라바-람 콤비를 무력화 시키는데 일조 할 수 있었다.
베일의 이적과 디 마리아의 발전이 이번 시즌 이루어지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갈락티코 2기부터 고질적으로 지적되어온 왼쪽에 치중된 공격 패턴을 어느정도 균형화 시킬 수 있었고 이것이 근본적으로 마드리드를 발전시켰고 그것을 증명한 경기가 이번 경기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물론 기병대의 활용은 중앙을 받은 병력들이 상대를 막고 버텨야 가능하다. 레알 마드리드가 이전처럼 말로만이 아닌 진짜로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이번 시즌에서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된다.
안티풋볼의 시대가 오다.
효율의 문제가 다시 대두될 것이다. 스페인 축구에서 가장 크게 문제점으로 꼽히던 것이 바로 잔패스였다. 그 잔패스를 승화시켜서 새로운 스페인 축구 스타일을 만들어 낸 것이 과르디올라와 바르셀로나였다. 잔패스라는 말보다는 티키타카로 더 잘 알려지게 된 스페인 축구의 한계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승승장구 하는 바르셀로나와 국제 대회에서 승승장구 하는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보면서 포제션의 유의미를 보고 느끼고 배운 축구 팬들과 지도자들은 너무도 많다-여느 인터뷰에서도 바르셀로나 축구를 표방한다 라는 말이 넘처 흘렀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혁명의 끝에 기뻐할 수 있을까?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을 올 시즌 차례로 중요한 순간에 격파하며 가질 수 있는 의문은 잔패스를 통한 포제션을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이 이제 한계에 달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애당초 포제션 축구의 근본적인 목표는 공을 소유하면서 공격을 진행하여 상대의 수비의 체력을 빼앗아 놓는 동시에 같은 팀 수비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데 있다. 그러나 몇년 전에도 지적했듯, 가장 큰 약점은 볼을 소유하기 위한 개인기량이 필수가 되며 또 지속적으로 움직여주는 체력적 부담이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볼 소유 자체가 승리를 위한 하나의 방법인데 이것이 먹히지 않으면 전술의 유효성은 약하다고 볼 수 있고 이번 4강의 1차전ㅡ2차전 경기가 무의미한 포제션의 좋은 예였다고 볼 수 있다.
전체적인 기록은 바이에른이 마드리드를 압도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승리는 마드리드가 가져갔다.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전체적인 경기 기록들은 승리를 설명하는데 사용될지 언정,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팬들은 승리에 열광하고 승리의 과정 속에서 나오는 화려함에 기뻐하는 것이지 볼을 소유만 하고 화려함을 보여주지만 실제로 승리를 하지 못하면 실속없는 축구에 열광하고 기뻐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승리는 팬들의 기쁨의 근원이며 팀의 우승에 원동력이라는 매우 근본적인 답을 다시한번 재확인 할 수 있었다. 안티풋볼로 승리를 하든 포제션으로 승리를 하든 결국 팬들은 득점에 기뻐한다.
팬들만이 춤추는 것이 아니다. 승리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또 축구적으로 승자로 경기에 임하게 만든다. 득점을 거듭할 수록 선수들은 이타적이었고 헌신적이었으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이것들이 하나의 팀을 만들어 냈다.
전체적으로 볼때, 포제션 축구의 대안-안티풋볼이라고 혹자는 부른다-을 내놓은 것은 무리뉴이고 그 대안을 완성형으로 만든 것이 바로 안첼로티와 시메오네가 아닌가 생각이 된다. 어느 팀에 적용해도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완성형 말이다. 이번 시즌은 축구계의 주류로 느껴졌던 포제션 축구에 대한 혁명기라고 할 수 있고 이 혁명의 완성은 지속되었을 때 성공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리스본의 함성이 승리의 함성으로 들릴 것인가?
게르마니아 원정: 속죄의 라모스
라모스는 확실한 면죄를 받았다. 경기 초반부터 2득점을 하면서 팀의 승리를 확고하게 해주었다. 라모스가 쏘아 올린 공은 이제 라모스가 쏘아 넣은 공이 되었다. 지난 오사수나 전과 그 이전 경기들부터 페페나 라모스가 적극적으로 역습시에 공격하는 모습을 왕왕보게 되었는데 이것의 결실이 바로 오늘 나온 것 같다.
독일 원정은 마드리드에게 있어 항상 늪과 같았다. 안갈수는 없고 가서 좋은 결과는 못가져오고 안달이 날 수록 빠져드는 경기들만 연속이었다. 그러나 안첼로티는 자신의 기록을 이어나갔다. 기록은 실력이고 실력은 기록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보였다.
뿌리 깊은 나무
이런 모습이 가능한 것은 미드필더에서부터, 아니 오늘 같은 경우 전방부터 엄청난 압박을 팀 전체가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수비는 축구의 근간이다. 특히 수비 전술이 지대하게 발전한 현대 축구에서는 1골 먹히면 그것보다 더 넣어서 이기지의 전술은 잘 적용되고 있지 않다.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는 것은 트레블이나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거목이 되기 위해서는 뿌리를 깊게 내려야한다. 쉽게 말하면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수비라는 뿌리를 아주 제대로 내려야하며 항상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에 목말랐을 때 구원자로 영입한 감독들이 카펠로, 무리뉴, 그리고 안첼로티였다는 점에서 이 점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러나 카펠로와 무리뉴보다 안첼로티 마드리드는 한 시즌 만에 강팀을 상대로 득점을 꾸준히 늘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 결실은 안첼로티가 거둘 확률이 높지만 아마도 가꿔온 다른 감독들의 공들도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구단 사상 첫 트레블로 독이 든 성배를 이겨 낼 것같은 안첼로티
라 데시마
최근 부트라게뇨는 오프-더-레코드로 챔피언스 리그 1차전에 대해 "We well deserved it"이라고 말했다. 워낙 말을 조심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관계자 답게 표현을 절제하는 모습을 주로 보여주었는데 지난번 이메일을 통한 그의 승리에 대한 코멘트는 평소와 달랐다.
결승전에 12년만의 진출. 이제 챔피언스 리그의 10번째 우승은 50% 완성되었다. 단판으로 이루어지는 결승전에서 우승과 준우승은 마드리드에게 50 대 50의 확률로 주어지게 되고 어느 50을 택할지는 마드리드에게 달려있다.
그리고 아직 지켜봐야 한다. 우승이라는 목적지로 가기 위한 여정에 서있을 뿐이다.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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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케스 2014.04.30현재로서는 티키타카를 깨뜨린것은 자명한 사실이 되었네요. 머 과거에도 그랬지만 전술의 트렌드는 계속 요동치는 법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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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우라 2014.04.30리그...제발 아틀라티코 미끄러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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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amos 2014.04.30필력 ㅎㄷㄷ 글 재밋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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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 2014.04.30우승 가죠... 필연이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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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족마드리드 2014.04.30라데시마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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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2014.04.30알론소가 못 나오지만 안첼로티 감독이 준비를 잘 할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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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rahimovic 2014.04.30알론소가 빠지는게 아쉽지만 안감독님이 잘 대비해 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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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인 2014.04.30Hammar and Anvil
That\'s all -
벗은새 2014.04.30ㅊㅊ!
4-5-2 사소한 오타 지적 ㅎ -
Enzo 2014.04.30라데시마 가야죠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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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ti 2014.04.30아 리그가 아쉽다 ATM 왜 그러는거니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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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dator LZ 2014.04.30트레블은 욕심일지라도 라 데시마를 포함한 더블은 손끝까지 왔네요. 빅이어 잡고!! 이왕이면 트레블도 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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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Hero 2014.04.30작년엔 뮌헨이 티키타카 바르셀로나 7:0으로 이기고 이번엔 레알이 티키티카 뮌헨 5:0으로 이기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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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스틴 2014.04.30라 데시마가 드디어 이뤄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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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 방패 소린 2014.04.30트레블... 가능할까요? ATM이 미끄러지지 말란 법이 없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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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맨체스터 2014.04.30알론소 부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면 괜찮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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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깍지♥ 2014.04.30드디어 라데시마를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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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ing 2014.04.30시메오네와 안첼로티가 잘 보여줬지만 둘은 약간 다른형태의 각 팀에 특성에 맞는(레알 - 양쪽 윙의 독보적인 실력, atm - 볼 키핑과 강력한 피니셔인 디에고 코스타 부터의 출발)것이라 다른 팀들이 흉내내긴 어렵고 첼시야 말로 다른팀들이 쉽게 본 받을 수 있는 경기를 보이는게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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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ale No.11 2014.04.30케디라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케디라가 장기 부상을 입으면서 디마리아 미들 전환, 베일 폼이 올라오면서 제마도 살아나고 모들이 디마리아 미들 조합이 맞아떨어진게 정말 신의 한수가 된게 아닌가 싶네요.. -
베컴 2014.04.30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