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엘체내일 5시

희노애락의 마드리드

Elliot Lee 2014.04.09 06:57 조회 2,537 추천 13
모든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축구는 마치 인간의 삶과 같다. 인간이 하는 것이라 거기에 따른 희노애락이 존재한다.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도 있다. 한 축구팀의 열렬한 팬이라면 팀을 응원하면서 느끼는 그 희노애락이 더 크게 올 것이다.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전이 이제 마무리 되었다. 4강에 안착한 레알 마드리드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목표는 결승전에 오르는 것이다. 우승은 그 이후에 설정되어야 할 현실적인 목표가 된다. 

지난 시즌 1무 1패라는 성적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우세한 모습을 보인 도르트문트를 제치고 4강에 오른 것은 상징적인 일이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불만족스러운 부분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 불만족스러운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전술의 실패
1차전에서 좋은 전술은 상대가 약했기 때문이고 2차전에서의 나쁜 전술은 감독탓이다? 상대가 어찌되었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이냐는 것이다. 1차전에서는 전술적으로 도르트문트를 압도했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2차전의 전술의 실패를 운운하는 것은 객관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본다. 2차전 전술 자체는 아주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번에 말했듯 공수 균형이 맞는 전술을 가져나와야겠다고 본인이 언급한 바있는데 이것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특히 1차전에 보여줬던 중원 압박 및 차지가 일어나지 못했다-이것을 1,2차전에서 도르트문트 중원 구성이 달랐다는 것과 레알 마드리드 중원이 달랐다는 점에서 접근해볼 수도 있다.

이야라멘디의 스타일 자체가 지금 레알 마드리드에게 있어 매우 애매한 존재이다. 케디라도 아닌 것이 알론소도 아니다. 그렇다고 모드리치 같은 센스쟁이도 아니다. 케디라가 맨처음 레알 마드리드에서 겪은 문제와 흡사하다고 생각 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분명한 조치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부트라게뇨와 대화를 할 시간이 있었는데 부트라게뇨가 알론소는 지나치게 혹사당하고 있고 이것을 개선해야한다고 말한 바가 있다. 덧붙여서 그는 알론소가 팀의 중심적 인물이며 나이등을 고려했을 때 체력안배를 통해 알론소가 더 오랫동안 좋은 모습을 보이기 해야한다고 말했었다. 개인적으로 미드필더의 재편은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알론소의 대체자-스타일이 꼭 같아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지금까지 놓고 볼 때 이야라멘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호날두의 결장-무리를 안시킨 안첼로티의 결정에 한표를 던지고 싶다-이 아쉬웠지만 바꿔서 말하면 호날두에 대한 의존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였고 호날두를 극복하는데 있어 이번 경기의 내용은 매우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감독으로 여러가지 시험을 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다. 실험을 통한 피드백을 통해 감독은 전술을 확고하게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책임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선수들의 재능을 이끌어내는 것은 감독일 수 있지만 선수들의 노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선수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잘못해도 감독이 책임진다. 전쟁에서 실질적으로 싸우는 것은 지휘관인 감독이 아니라 야전군인인 선수들이다. 선수들에게도 이번 2차전 패배는 그 책임이 일부 있고 여기서 더 많은 것을 배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호날두를 무리시켜 출장시키는 것은 안첼로티가 다른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날두를 어느정도 선에서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있거나 호날두를 대체할 수 있는 전술의 필요성은 수차례 강조해왔다. 그것이 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안첼로티에게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 대안 옵션은 필수적이다. 

저번에 말했듯, 페페와 라모스는 영리한 선수들이라고 하기보다는 감성쟁이들이다. 정신력 제어 즉 그 흐름의 낙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 문제이고 나이등을 고려했을 때 어느정도 대안이 될 수 있는 조합 및 선수들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불편한 경기력, 만족스러운 결과?
가장 좋은 것은 좋은 경기력에 좋은 성적이다. 그러나 항상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을 하게 되면 과정은 많이 잊혀진다. 절대적으로 가치는 결과에 있다. 경기력이 안좋고 승리를 해도 승리수당은 나온다. 그만큼 승리가 중요하다. 

물론 리그 경기들에서 그리고 도르트문트와의 2차전에서 경기력은 전혀 만족 스럽지 않았다. 그렇지만 팀은 아직 우승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물론 리그는 제외하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과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과정을 선호했던 웽거는......웽거를 존경했던 사람으로 더이상 말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첼시처럼 레알 마드리드가 역전극을 펼쳤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고 해서 팬들은 만족할 것인가? 좋은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최상의 목표이고 그 다음 선택지는 나쁜 경기력으로도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 좋은 경기력으로 나쁜 결과를 내는 것은 리그에서나 아니면 1차전에서나 허용될만한 일이다. 토너먼트를 넉-다운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그에 기인한 것이다. 마구잡이로 상대에게 맞고 있어도 한번의 펀치로 경기는 뒤집힐 수 있다. 

우승을 하면 그 과정의 실수들은 어느정도 정당화 될 수 있다. 그러나 우승을 하지 못하면 그 과정의 좋은 점들은 아쉬움만 준다. 둘중에 하나를 택하려면 난 승리를 택하겠다. 사실 레알 마드리드가 이렇게 승리에 집착하게 되는 것-물론 승리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게냐만은 그것이 지나치게 크게 된 것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대목은 카펠로와 무리뉴 영입이었다. 우승을 하니까 아름다움을 요구했다. 사람은 원래 욕심이 끝이 없다.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 축구에서 승리는 기본이고 아름다움은 필수이다.


감독 경질이 답?
혹자는 안첼로티의 경질이 이루어져야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에는 전적으로 반대이다. 부임 1년차 감독에게 많은 것을 레알 마드리드는 너무 잦게 요구 해왔고 그 결과 레알 마드리드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나름의 암흑기-다른 중하위 구단들은 풍년이라고 할 수 있는-를 가지게 되었다. 경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좀 더 안전한 장치가 필요하다. 무턱대고 감독의 고용안정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감독뿐만이 아니라 팀 자체에 전혀 좋은 일이 아니다. 게다가 안첼로티가 현재까지 이루어놓은 성적들이 완전하게 만족 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하게 불만족스러운 상황도 아니다. 리그에서의 모습이 외에는 성적상으로 챔피언스 리그와 코파 델 레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전임 감독 무리뉴가 떠난 팀들이 그 다음 시즌 상당히 안좋았던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놓고 볼 때, 그리고 아주 좋은 예로 퍼거슨이 떠나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볼 때, 안첼로티 마드리드는 선방을 하고 있다. 이것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면 더 이상 할말은 없을 것이다. 개인적 소견으로 안첼로티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다음 시즌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 10년 이상의 세월동안 고용안정을 보장받은 무리뉴를 제외한 많은 감독들이 자신의 색을 보여주기 전에 다 팀을 떠나야했고 레알 마드리드는 과거의 영광에 사는 힘없는 영웅의 모습을 보여준 바가 있다. 이 경험을 놓고 볼 때, 경질 결정은 성급하다. 박종환 감독이 와서 해병대 캠프 데려가지 않는 이상 한번에 선수단과 자신의 색을 내놓을 수 있는 감독이 누구인지 오히려 반문해보고 싶다.


레알 마드리드, 우량주
몇년 전 ESPN 중계를 보면서 외국 해설이 한 소리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16강에 들면 그때부터 천천히 시동을 걸어나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그 판단은 개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요즘들어보면 좋아 보이지 않는다. 리그에서 안되니까 차선책이 챔피언스 리그라는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난 몇년간 16강에서 패배의 쓴맛을 연속으로 봐왔다. 그러다가 최근 몇년간은 4강에만 연속적으로 가고 있다. 크게 보았을때 이것은 상승이다. 주식에서 투기가들은 작은 변동에 예민하다. 그러나 큰 그림을 보는 투자자들은 지속성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지금 레알 마드리드는 아주 좋은 상승곡선을 그려주고 있다. 지난 몇년간 4강에서의 실패들을 토대로 배운 것이 있다면 이제 좀더 치고 올라가야 할 것이다. 그 결과는 이번 시즌 혹은 다음시즌내로 꼭 나와야 할 것이다. 정상을 치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있으면 좋지 않다.

마지막으로 누가와도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만족하지 않는다.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것을 좋게 보면 레알 마드리드에는 완벽주의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를 위해서 모든 과정이 아름다워 보일 수는 없다. 우여곡절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런 고난들이 있을 때 결과도 더 참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제 4강이니 결승에 진출하기를 기원한다.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0

arrow_upward After 8강 2차전 arrow_downward 오늘 경기력도 실망이지만 팬들도 조금 실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