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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

문제가 뭐였는지 정확하게 보여줬던 경기네요.

벤금님 2014.01.07 05:16 조회 3,877 추천 19

전반전과 후반전, 경기를 쭈욱 분들은 아시겠지만, 
레알이 좀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팀이 어떤 선택지를 골라야 할지 잘 보여준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스코 얘기를 안할 수가 없네요.  
실제로 전반전-후반전의 경기력을 바꾼 한 수는 이스코 아웃-헤세 인.  입니다.  
시즌 초반에 보였던 팀의 공격력에서의 문제점, 그리고 오사수나전에서 보였던 문제점, 발렌시아 전에서 보였던 문제점, 그리고 오늘 전반전까지.  

똑같습니다.  나아지는 모습이 그다지 보이지 않네요. 
스스로는 잘합니다.  근데 주변 선수를 너무 못살려요.  이건 뭐 이스코에 대한 호와 불호가 아니라 그 전에도 얘기가 나오다가 오늘 경기에서 분명하게 드러난 부분이에요. 

공격 전개를 위해서는 함께 뛰는 선수들간의 공간 이해,  그에 기반한 패스 길에 대한 상호간의 예상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스코는 너무도 넓은 지역을 움직이면서, 좀 나쁘게 말해서 "이쪽에선 이쪽의 흐름을, 저쪽에선 저쪽의 흐름을" 끊고 있습니다.

4-2-3-1 에서 3이 이스코-호날두-디마리아이니,  최전방의 벤제마는 아래로 내려오지 않습니다.  아래로 내려와서 돌아다닐 공간 자체가 없어요.  그러니 앞에서 기다리기만 하죠.  근데 공이 안옵니다.  그 밑에서의 볼 전개가 전혀 제대로 되지 않기에.  원래 벤제마는 앞에서 기다리다가 넣는 선수도 아닙니다.  


제대로 된 슈팅 하나가 안 나왔던 전반전이 끝나고 (그나마 모드리치 중거리슛 하나), 이스코가 아웃되고 헤세가 들어옵니다.  이 때부터 경기력은 가파르게 상승합니다. 

헤세는 들어가서 다른 거 하지 않습니다.  그저 왼쪽에 자리를 잡고 간간히 오는 볼을 좋은 타이밍에 동료들에게 연결해줬을 뿐입니다.  그러니 벤제마가 살아나고 호날두가 살아났습니다. 
이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헤세가 한 측면에 고정됨과 동시에 그 자리에 있었던 호날두가 중앙으로 쇄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연쇄적으로 벤제마가 뒷공간쪽으로 넓게 내려오며 플레이합니다.  
후반전의 벤제마는 그야말로 종횡무진.  왼쪽 오른쪽 앞 뒤를 가리지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볼의 순환에 기여할 수 있었죠.  
헤세가 한 쪽에 고정되어서 움직일 공간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요. 

그러면서도 헤세는 간결하게 본인이 해줘야 할 일만 정확히 해줬습니다.  호날두에게 아예 중앙 쪽 동선을 양보하고, 벤제마와 겹치지 않도록 측면에서만 볼을 잡았습니다.  덕분에 2선에서의 공 순환이 훨씬 매끄러워진 거죠. 

여기서 좋은 역할을 해준 것이 이야라멘디였는데,  4백의 보호 뿐만 아니라, 모드리치를 지원하면서 2선으로 볼을 내주는 타이밍, 위치 모두가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늘 경기의 숨은 MVP라고 보네요.  

여튼, 호날두와 벤제마, 그리고 베일은 좀 넓게 놀도록 둬야 합니다.  사실 저 셋이 각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넓기에, 전에 BBC가 한참 폭발할 땐 베일이 적절히 이타적으로 플레이해주면서 밸런스를 맞춰줬습니다.  오늘도 그런 모습이었고요. 

벤제마는 공미자리까지 많이 내려오면서 플레이하면 잘합니다.  저걸 할 수 있게 해줘야 뭔가 변비처럼 막혀있던 볼 순환도 더 자유로워지고, 호날두도 침투할 루트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거죠.  실제로 그런 모습이 후반전에 많이 나왔어요.  

사실 오늘 디마리아도 별로였지만, 그의 플레이가 원래 파괴력있는 돌파와 슛으로 수비수들을 물러서게 하는 건 아니니..  
오늘 경기 돌려보면서 자기가 왜 베일에게 밀리는지,  그게 단순히 이적료 때문인지 곱씹어봤으면 하네요.  라 데시마 들려면 디마리아 베일 둘 다 잘해야 됩니다. 


이스코는... 
두 가지 방안으로 활용하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것 같네요. 

잘 풀리고 있는데 골이 좀 아쉬운 경기에서 클러치 능력을 믿고 조커로 투입하든지,  아니면 오늘 헤세처럼 한 쪽 측면에 치우쳐서 빠르게 패스를 건내주고, 가끔씩 중앙으로 침투하든지.. 

어떻게 해야 본인이 다른 선수들을 잘 살릴 수 있을지를 계속해서 연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안첼로티 감독이 그에 대한 지시를 잘 내려주길 바랍니다.  

시즌 초부터 동선 얘기 계속 나왔습니다만.. 벌써 후반기입니다.   골 넣는 거 말고 다른 선수를 살려주는 역할도 잘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는 팬들이 많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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