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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는 프로 축구 구단입니다.

Pele 2013.11.07 20:51 조회 3,602 추천 25

최근 구장 명명권 협상 기사에서 구장 이름을 판매하는 것이 마치 역사적인 자존심을 파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묘사해놔서 많은 분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것 같은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기존의 구장명이 갖는 상징성이나 역사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절대 바꿔서는 안될 구단의 모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럽 빅 클럽 중에서도 바이언 뮌헨이나 아스날 같은 팀들은 이미 예전에 구장을 신축하면서 스폰서에 구단 명명권을 넘긴 상태죠. 

론 레알 마드리드는 60여 년 간 유지해온 기존 구장의 명칭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 이는 결국 많은 구단들이 따르게 될 흐름이라고 봅니다. 석유재벌 같은 슈거 대디의 대거 난입으로 축구계 전체의 판이 커지고 씀씀이도 커진 현재의 추세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죠.

무엇보다 레알 마드리드는 프로 축구 구단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어느 정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프로 축구팀의 목적은 이윤을 내고 그 이윤을 통해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축구를 해서 팬들을 만족시키고 이를 통해 다시 이윤을 내는 순환구조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구단의 역사나 전통을 내세우고 유지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이 목적에 부합하는 동기가 작용한다고 봅니다. 결국은 구장 명명권을 넘기게 되면서 얻게 되는 유, 무형적 이익과 구장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얻을 수 있는 유, 무형적 이익 중 어느 쪽이 더 큰지 따져봐야 하는 문제라는 거죠.

현재 레알 마드리드가 구상 중인 사업안을 보면 구장 리모델링, 아부다비 내 레알 마드리드 호텔 건설, 발데바베스 테마 파크 건설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 정확한 비용이 언론에 공개된 구장 리모델링 건만 해도 약 4억 유로가 필요한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여기다가 이번 시즌 이사회장 선거와 신임 감독 부임으로 인한 대거 영입으로 든 비용도 생각해야 하고 무엇보다 몇 년 안에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중계권료 분배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1년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중계권료 수입인데 분배안이 현실화된다면 이 중계권료 수입이 최소 4천만 유로에서 최대 1억 유로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선수 이적료 같은 단기적 운용자금을 끌어내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중계권료를 담보로 하는 융자임을 생각한다면 이는 더더욱 큰 문제입니다. 괜히 바르셀로나가 최근 유니폼 스폰서 도입에 별별 스폰서를 다 끌어내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돈만 주면 상징성이고 뭐고 무조건 팔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떠한 상징성이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이익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거죠. 만약 구장명을 팔아서 얻게 되는 미래의 역사와 상징성이 더 크다면 충분히 생각할만한 일이 아닐까요.




p.s.

남들 다 하는 걸 혼자 안한다고 마치 대단한 것마냥 자랑하고 다른 팀들을 돈의 노예마냥 비웃으며 우월감을 느끼다가 오히려 남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내분이 벌어져서 결국 명예회장까지 쫓아내는 우스꽝스러운 사례를 우리는 이미 근처에서 본 적이 있죠. 역사와 상징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들처럼 별것도 아닌 것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 대단한 것처럼 취급했다간 이같은 희극이 벌어지게 됩니다. 물론 구장명 판매를 반대하는 분들이 이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처럼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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