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는 프로 축구 구단입니다.
최근 구장 명명권 협상 기사에서 구장 이름을 판매하는 것이 마치 역사적인 자존심을 파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묘사해놔서 많은 분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것 같은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기존의 구장명이 갖는 상징성이나 역사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절대 바꿔서는 안될 구단의 모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럽 빅 클럽 중에서도 바이언 뮌헨이나 아스날 같은 팀들은 이미 예전에 구장을 신축하면서 스폰서에 구단 명명권을 넘긴 상태죠.
물론 레알 마드리드는 60여 년 간 유지해온 기존 구장의 명칭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 이는 결국 많은 구단들이 따르게 될 흐름이라고 봅니다. 석유재벌 같은 슈거 대디의 대거 난입으로 축구계 전체의 판이 커지고 씀씀이도 커진 현재의 추세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죠.
무엇보다 레알 마드리드는 프로 축구 구단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어느 정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프로 축구팀의 목적은 이윤을 내고 그 이윤을 통해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축구를 해서 팬들을 만족시키고 이를 통해 다시 이윤을 내는 순환구조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구단의 역사나 전통을 내세우고 유지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이 목적에 부합하는 동기가 작용한다고 봅니다. 결국은 구장 명명권을 넘기게 되면서 얻게 되는 유, 무형적 이익과 구장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얻을 수 있는 유, 무형적 이익 중 어느 쪽이 더 큰지 따져봐야 하는 문제라는 거죠.
현재 레알 마드리드가 구상 중인 사업안을 보면 구장 리모델링, 아부다비 내 레알 마드리드 호텔 건설, 발데바베스 테마 파크 건설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 정확한 비용이 언론에 공개된 구장 리모델링 건만 해도 약 4억 유로가 필요한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여기다가 이번 시즌 이사회장 선거와 신임 감독 부임으로 인한 대거 영입으로 든 비용도 생각해야 하고 무엇보다 몇 년 안에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중계권료 분배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1년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중계권료 수입인데 분배안이 현실화된다면 이 중계권료 수입이 최소 4천만 유로에서 최대 1억 유로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선수 이적료 같은 단기적 운용자금을 끌어내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중계권료를 담보로 하는 융자임을 생각한다면 이는 더더욱 큰 문제입니다. 괜히 바르셀로나가 최근 유니폼 스폰서 도입에 별별 스폰서를 다 끌어내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돈만 주면 상징성이고 뭐고 무조건 팔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떠한 상징성이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이익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거죠. 만약 구장명을 팔아서 얻게 되는 미래의 역사와 상징성이 더 크다면 충분히 생각할만한 일이 아닐까요.
p.s.

남들 다 하는 걸 혼자 안한다고 마치 대단한 것마냥 자랑하고 다른 팀들을 돈의 노예마냥 비웃으며 우월감을 느끼다가 오히려 남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내분이 벌어져서 결국 명예회장까지 쫓아내는 우스꽝스러운 사례를 우리는 이미 근처에서 본 적이 있죠. 역사와 상징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들처럼 별것도 아닌 것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 대단한 것처럼 취급했다간 이같은 희극이 벌어지게 됩니다. 물론 구장명 판매를 반대하는 분들이 이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처럼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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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오 2013.11.07저도 동의 하네요. \'프로\' 라는 말은 곧 상업적 의미도 포함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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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금님 2013.11.07완전히 공감하네요.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죠. 고수해야 할 가치와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비교해서 후자가 크다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해야한다 봅니다. 그리고 거대 자본의 유입이 이제는 하나의 흐름이 된 것, 그리고 스페인 경제의 어려운 상황 등을 생각한다면, 스폰서를 구할지 말지보다는 \"어떤 스폰서를 구할지\"가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흐름을 받아들이되,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받을 수 있겠는가를 고민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말씀하신 프로 구단의 바람직한 선순환을 지속시킬 수 있다면, 과감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추천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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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리아 2013.11.07사실 구단의 상징성이라는 의미로 봤을 때는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그마만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회장은 대단했으니깐요. 그래서 우리 팀 팬들이 아쉬워하는 건 어느정도 이해는 합니다. 그럼에도 재정적으로 확실하게 도움이 되고 미래를 위한 확실한 보장이 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땐 거부할 이유가 하나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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떵미낭 2013.11.07아스날이 연간 30m인가 뭐 그렇다던데..
레알 이름값에 페회장이라면 더 받으실 분이니..
전 찬성! -
이장 2013.11.07실리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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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렐라이 2013.11.07마지막에 저 사진 속의 물건은 뭐죠?
아까 집에 오다가 쓰레기통에서 봤던 거 같은데 -
바레시 2013.11.07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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狂 2013.11.07메스꺼운클럽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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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라모 2013.11.07지키기위해 변화시키는거죠,ㅎㅎ, 남들은 변화시키는데 우리만 고고하게있어봣자,, 남는건 빚이죠,, 갈라티코가 만들어진이유도 이런거였죠결국은 끝임없이 투자와 영입 성적,구단가치를 발전기키 위해서라도필요한거라고봅니다 아마 지금 이렇게 투자가치가있을때 잡아두는게 좋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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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ada 2013.11.07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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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2013.11.07지나온 과거를 생각하면 아쉽지만 미래도 대비해야 되는 거겠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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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쿠 2013.11.07*Madrid Santiago Bernabeu 라면 괜찮을지도.. ㅋㅋ 그래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라는 상징성을 어떻게 할수가 좀; 그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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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케스 2013.11.07*연간 850만 파운드짜리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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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2013.11.07아쉽긴한데 ps부분을 보니 수긍이 확 가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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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nie.9 2013.11.08예상대로 세포까지 썰리고 있지만 그들도 조만간이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경제적, 정치적 관점에서 우리가 이런 선택을 했다면 그쪽도 조만간 이렇게 될 확률이 높은데 본인들 생각은 안 하는건지 생각이 없는건지,,,,;; -
날롱도르 2013.11.08페레즈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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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악을울려라 2013.11.08프로라는 관점을 냉정하게 본다면 펠레님의 말씀이 지당하지만 서포터란 그렇게 냉정할수 만은 없는 것이 각각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레알마드리드가 좋다라는 한가지 공통점만을 가지고 모였으까요.
물론 경기장 명칭을 전부 바꾸는게 아니란 점, 기존 최고액의 2배에 달하는 금액 등 분명 합당하다고 볼 수 있는 보상이지만 막상 일시적으로나마 바뀐다고 해고 아쉬운 면은 감출 수 가 없네요. -
라울™ 2013.11.08이름 바뀌는게 기분 좋을리는 없지만 충분히 만족할만한 금액이라면 이해할 수 있음.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자면 굳이 리모델링까지 해야되나 싶기도 하지만 더 좋게 만들려는 거니 그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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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ti☆ 2013.11.08저는 말이죠. 중계권 분배를 빨리 좀 해줘서 리그 파이가 좀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중계권 분배로 인한 손실은 구단명 판걸로 메우고 말이죠.)
중하위권 팀들만해도 경기 재미있는데 결정력을 못가진 팀들이 많아서 안타깝더라구요. 리그 전체가 커져야 경쟁력이 있을텐데 현재의 투탑 구조상으로는 많이 아쉽습니다. -
손흥민 2013.11.08전에 에메레이츠항공도 입질했던 걸로 아는데 그 때와 비교하면 금액이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 같지 않아서 이 부분은 궁금하네요.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금액이라면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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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erbatov 2013.11.08ㅊㅊㅊ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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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3.11.08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