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밌네요 경기
전반전에는 우리 팀이 대놓고 좀 지키는 축구를 했던 것 같습니다. 라인 자체를 좀 깊숙이 내리고 모드리치 케디라가 많이 올라가지 않으면서...라기보단 올라가기가 어려웠네요. 워낙에 비달, 포그바가 양 쪽에서 많이 움직이며 우리 미드필더들을 많이 압박했으니까요.
그래서 전반에는 우리 선수들도 볼을 슬슬 돌리면서 천천히 기회를 엿보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뭐 일단 경기 시작 전부터 굳이 우리가 경기를 주도하면서 공격에 불을 붙일 필요까지는 없었죠. 우리는 막말로 여기서 져도 아쉬울 게 없었던 조별 테이블 상황이었으니까요.
해서 전반전에는 되도록 지키면서 조심조심 축구를 했습니다. 공격이 완전히 죽었다고 하기엔.. 템포를 확 올려서 공격을 시도하는 횟수 자체도 적었죠.
반면 유벤투스는 이번 경기 비기기만 해도 16강이 위험한 상황이기에, 아주 전반전부터 득달같이 달려들더군요. 아사모아, 비달, 포그바, 마르키시오, 테베즈.. 정말 많이 뛰면서 우리를 압박했네요.
걔네들 홈이기도 하고, 수비적으로 나가기로 한 선택은 뭐 틀렸다고 하긴 좀 그렇죠. 우리야 뭐 딱히 필승할 필요도 없는 경기였으니.. 그런 양 팀의 상황이 드러난 것이 전반전의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경기가 어렵게 풀릴 뻔한 것이 이제.. 마르키시오의 헤딩과 포그바의 PK였는데.. 마르키시오의 헤딩은 카시야스가 정말 잘 막아줬습니다. 불운하게도 바란의 태클이 PK 판정을 받으면서 경기가 좀 꼬일 뻔 했네요. 이 태클 사실은 길목 막으면서 잘만 하면 공도 따내는 정말 좋은 태클이었는데, 포그바가 정말 잘 움직이는 바람에 PK를 준 것 같습니다. 걸렸던 발도 사실 태클이 들어간 발이 아니고 반대쪽 발에 걸려서 넘어진 것이니까요. 바란에게는 좀 불운했던 PK였죠.
만약 전반에 0:0이었으면 안감독도 만족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뭐 슈팅을 허용하는 거야 지키는 축구를 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었지만, 어쨌든 일단 무실점으로 전반을 끝내놓고 상대방을 좀 지치게 해서 후반전에 카운터를 노려야겠다. 대충 이런 노림수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완전히 압살당해서 아무것도 못했다기엔, 후반전 시작하자마자부터 우리가 흐름을 탔으니까요. 덕분에 만회골도 굉장히 빠르게 넣었고요.
그래서 전반전의 침묵은, 우리 선수들이 못해서라기보다는 전술적인 선택이었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겠나 싶습니다. 애초에 움직임을 많이 아끼는 모습이었으니까요. 일단 전반을 0:0으로 마치고 유벤투스 선수들이 체력적 문제를 보이는 시점에 역습으로 기회를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엘클과 마찬가지로 후반전에는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카세레스의 실수로 인해 얻은 찬스를 침착하게 골로 잘 만든 것이 주효했죠. 카세레스의 볼을 탈취해낸 호날두도 좋았고, 그 볼을 받아서 완벽한 타이밍에 호날두에게 건네준 벤제마의 패스도 좋았습니다.
만회 골이 들어가니 본격적으로 흐름을 타더군요. 전반전에 비달에게 완전히 밀렸던 모드리치가 슬슬 살아나주면서 팀의 공격도 더불어 살아났네요. 특히 오른쪽 라모스는 전반전에는 헬모스 수준이더니 후반전에는 준수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볼을 주고 받는 모습도 괜찮았고 크로스도 시도하고, 같이 올라가주고 내려오고 하는 모습들이 꼭 예전 잘하던 모습같더군요... 뭐 전반전에 너무 안습이었어서 그렇지.. 후반전의 모습은 괜찮았네요. 그래도 라모스 저 자리에서 월드컵 먹었던 선수입니다.. 그 실력이 아예 어디 가진 않았더군요.
그래도 전술적 안정을 위해.. 중앙 수비로만 꾸준히 기용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라모스 본인에게도 더 좋을 것 같구요. 이제 나이도 슬슬 들어가고 하니까요. 안첼로티 감독이 뭘 노리고 라모스를 우측으로 기용했는지는 조금 이따 올라오는 인터뷰를 봐야 알 것 같습니다만, 후반전의 모습을 봤을 때, 그리고 경기 전체의 결과로 봤을 때 실패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베일.. 정말 잘하네요. 몰아칠 때 몰아칠 줄 알고, 슛할 때 할 줄 알고..
골 장면에서의 슈팅타이밍과 그 코스는 베일의 클래스를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해설자분도 그러더군요. 딱 그 타이밍에 그 루트로만 차야 하는데, 그대로 성공시켰다고요. 피지컬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하니.. 정말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정도네요. 이대로만 쭈욱 해주면 외질얘기는 더 이상 안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모습이긴 하지만, 어시 수는 비슷한데 골은 더 잘 넣네요.
이대로 시즌 내내 잘해준다면 뭐 베일 몸값도 그다지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이렇게 잘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반전 상대의 중원에 우리 중원이 먹혔던 문제라거나, 아직까지 경기가 때떄로 답답하게 흘러간다는 아쉬운 부분이 완전히 개선된 것은 아니지만, 안첼로티 레알의 경기를 꾸준히 보고 있으니, 점점 나아지는 느낌이 분명히 있네요.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룰 때마다 점차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에 말이 많던 수비 문제. 오늘은 그래도 좀 나아지지 않았나요?
PK 실점, 그리고 바란의 (카드로 인한) 소극적 수비로 2골을 실점했지만, 수비진이 전체적으로 정신줄을 놔버린 장면은 오늘 경기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세비야전부터 나오던 수비의 문제점이 약간은 개선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합니다 .
경기 결과 역시도 뭐..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고, 2:2 정도면 나름 괜찮았죠. 경기도 재미있었고.. 후반전에는 비달 포그바보다 케디라 모드리치가 더 잘해주었으니까요. (그래도 포그바가 잘하긴 잘하더군요)
벤제마가 못 넣은 게 못내 아쉽긴 해도 재밌는 경기였습니다. 유벤투스 원정 가서 비겼고 조 1위 진출. 이거 나쁜 성적표 아니잖아요. 유벤투스랑 2번 붙어서 1승 1무면 잘한 거죠.
점점 나아지는 안첼로티 레알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보게 되네요. 12월에서 1월 정도로 넘어가는 타이밍엔 거의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승부처는 그 이후니까요. 16강 토너먼트부터가 본게임이죠. 그 때까지 챔스 남은 경기에서는 모라타나 헤세 이스코 등에게 적절한 기회를 주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잘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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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감독님이 사비 알론소를 정말 아껴쓰더군요. 마치 수리 센터에서 돌아온 휴대폰을 애지중지하는 듯한 모습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좀 웃겼습니다 ㅋㅋ 절대 무리 안시키고 소중히 아껴서 쓰는 게 ㅋㅋㅋ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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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패틴슨 2013.11.06*라모스는 근년간의 혹사 탓인진 몰라도 본업인 센터백에서도 하루빨리 다시 최고 수준의 모습으로 꾸준히 잘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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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카시프리 2013.11.06@로버트 패틴슨 그러게요..
수비안정화만 된다면 마지막 퍼즐같은 느낌이! -
R.VDV 2013.11.06모드리치가 뭔가 아쉬웠던 기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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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베르 2013.11.06마지막 공감하네요ㅋㅋ알론소는 어찌 그리 소중히 다루시는지...ㅋㅋㅋ아끼시는게 눈에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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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2013.11.06이 경기에서 벤제마가 생각보다 잘해줬네요. 공격진에서 줘야할때 패스줘서 베날두가 잘할수 있게 서폿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음.. 실제로 날두골 어시도 만들었고. 케디라 킬패스 그거만 넣었으면 진짜 최고였을텐데 애가 슛을 날릴 기회를 평소에 많이 못잡아서 그런지 감이 좀 덜 올라온 것 같음. 그래도 오늘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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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뤠췌 2013.11.06밴제마는 교체로 뛴 엘클때부터 4경기 연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거같아요 완전히 살아난거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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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2013.11.06벤제마랑 베일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네요 실점만 조금 줄인다면 짱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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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영웅맥카 2013.11.06선수들 전체적으로 폼이 올라오고 있기에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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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언 2013.11.06경기안봤는데 이글보니까 다 본거같은기분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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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 또레스 2013.11.06라모스는 진심 전반에는 백패스하던것밖에 기억이ㅋㅋㅋㅋ
진짜 오늘 다시느낀거지만 피를로는 축구도사....좌우로 넓혀주고 탈압박하고 원터치패스들...ㄷㄷㄷㄷ알론소가 수비적으로 더 장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피를로가 알론소보다 한수위인것같던... -
Raul 2013.11.06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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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업지주 2013.11.06리뷰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