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진짜 이해가 안가는 사실 몇 가지.

noname 2013.09.17 00:56 조회 4,533 추천 17

1. 마드리드는 매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는 클럽이다?


 마드리드가 언제부터 그렇게 오만한 클럽이였나요. 저는 미처 몰랐네요. '목표'와 '꿈'은 분명히 다른 개념입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라는 말을 생각해보세요. 현실적인 목표와 소망하는 꿈은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입니다. 인테르 시절 무리뉴가 이것에 관해서 이미 너무나 멋있는 말을 남긴 기록이 있기 때문에 더 얘기해서 느낌을 망치고 싶지는 않네요. 집착으로 변한 목표와 거세게 일어나는 꿈의 간극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현실이 아닐까 싶은 영상입니다. 멀티미디어 게시판에 있던데, 혹시 못 본 분이 있다면 한번 봐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각설하고, 마드리드는 매 시즌 챔스 우승 하는게 꿈인 클럽이야! 라고 외치시는 분들이 있다면, 좋습니다. 개인의 견해죠.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역시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근데 팀의 감독을 해임하는 것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얘기 할 때 본인의 그런 견해를 밀어 붙이시는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출처도 모르겠고 진위도 모르겠는 그런 말이 언제부터 마드리드의 공식적인 스탠스로 자리잡은지는 모르겠는데, 왜 무리뉴를 해임한 얘기를 할 때는 그런 지극히 개인적인 스탠스가 순식간에 공식적인 스탠스로 뒤바뀌어 나오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돼요. 

지극히 현실을 대변하는 말을 해볼게요. '매 시즌 유럽 최고'를 현실적인 목표로 설정할 수 있는 클럽은 없어요. 마드리드는 예외인가요? 왜요? 유구한 역사가 있어서? 그냥 황족이니까? 말도 안되죠. 유구한 역사를 가진 가문의 장남인 제 친구는 왜 대통령을 목표로 두지 않고 취업 공부에 열심이랍니까? 가문 대대로 훌륭한 재상들을 배출한 전통적인 사대부 집안에, 배출한 위인들만 따져도 양 손으로는 셀 수가 없는데. 그런 고급스러운 가풍을 몸으로 겪고 체득하며 자라온 놈이 왜 대통령을 목표로 잡지 않고 공기업이 어쩌네, 사기업이 어쩌네 하며 난리인겁니까?

이건 걔의 현실이니깐요. 수십년 전에는 우리 가문이 이런 가문이였어. 그게 걔랑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가문에 대한 프라이드가 걔에게 끼칠 수 있는 '현실적인' 영향이 대체 뭡니까? 심지어 걔네 형은 공부도 정말 잘합니다. 그게 걔가 목표를 설정하는 데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형만 못한 아우, 아우만 못한 형의 실례가 아주 많음을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겠죠? 

아무 상관 없어요. 과거의 팀이 밝힌 영광은 현실적인 목표에 영광을 줄 순 없어요. 과거엔 참 잘나갔지, 우리 마드리드는 그런 팀이야. 5회 연속 우승을 한 팀이야. 그러니까 매 시즌이 끝나면 유럽 정상의 자리에 있어야해. 어, 만약 그렇지 못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거잖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지. 

머릿 속의 꿈, 과거의 기억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꿈을 현실적인 목표로 둔갑시킬수는 없어요. 과거에 마드리드가 5년 연속이 아니라 100년 연속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했다고 한들 상관 없습니다. 그 당시에 뛰던 선수가 마지막으로 경기장을 밟은지 몇십년이 지났고, 과거의 영광이 현실을 바꿀 수는 없죠. 마드리드가 100년 연속 챔스 우승을 했으면 지난 시즌 최강의 팀이 바이에른 뮌헨이였다는 사실이 바뀌나요? 지난 몇년간 최고의 기록을 보여준 선수가 메시였다는 사실이 바뀌나요?

전혀요. 꿈쩍도 안해요. 단단한 현실이에요. 

꿈. 꿈이에요 꿈. 마드리드는 꿈을 파는 클럽이라는 표현도 있죠? 마드리드는 가장 위대한 꿈을 파는 클럽이에요. 유구한 역사, 수없이 많은 위대한 선수들, 셀 수 없는 트로피. 이 모든 것들이 마드리드를 '꿈을 파는 클럽'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팬들로 하여금 '매년 유럽 정상'이라는 꿈을 품을 수 있게 만드는 클럽은 마드리드밖에 없죠. 다른 어떤 클럽이 팬들에게 그런 꿈을 품을 수 있게 만듭니까? 오로지 마드리드 뿐입니다. 마드리드가 파는 꿈을 현실적인 목표로 둔갑시키지 마세요. '매년 유럽 정상'은 오로지 마드리드만이 판매할 수 있는 가장 달콤한 꿈일 뿐, 오로지 마드리드만이 수립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목표는 결단코 아닙니다. 




2. 그렇다면 무리뉴의 평가는 어쩌지?

 
 학생 한 명을 상상해 봅시다.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머리는 좋은 놈이고 공부도 열심히 해요. 아버지는 뭐 일대에 소문이 날 정도로 어마어마한 천재셨던 분이고 덕분에 집에 돈도 많습니다. 모자람 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하지만 전교생을 기준으로 성적을 뽑아보니 전교에서는 한 20등 안쪽에서 맴돌고 있네요. 다른 반 3등,4등보다도 모의고사 성적이 낮을 때가 간간히 있어요. 이 학생도 고민이고 아버지도 고민입니다. 

결국 아버지가 결단을 내려요. 야, 내가 너 과외 선생님을 바꿔줄게. 내신은 좋은데 수능하고 연관 있는 모의고사 성적이 너무 안나오잖아. 모의고사 성적 올려주기로는 정평이 난 선생님을 모셔올테니까 선생님 말씀 잘 들어. 그리고 아버지도 모범을 보여주기 위해 선생님한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요구하는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선생님이 원하는 문제지와 교재를 갖춰주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첫 번째 결과가 나오는데, 세상에.

전교 5등 안에 들었습니다. 몇 번을 전교 20등 권에서 맴돌아 좌절하던 이 학생이 단 한 순간에 전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게 됐습니다. 과외 선생이 정말 공부를 잘 가르친다더니, 효과가 있기는 있나 보네요. 기쁜 마음으로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다음 모의고사를 준비합니다. 어, 이번에도 전교에서 5등 안에 들었네요. 게다가 반에서 이 학생과 1등 경쟁을 하던 라이벌을 오랜만에 찍어 누르면서 반에서 1등을 합니다. 비록 전교 성적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만족할 만 합니다. 또 기쁜 마음으로 다음 모의고사를 기다립니다.

다시 전교 5등. 이번엔 반에서도 2등. 수행평가까지 망쳤습니다. 불만족스러운 아버지는 지난 2번의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생님을 그만두게 했습니다. 원체 성격이 까다롭고 행동이 독특해서 가족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주변의 소문도 흉흉했거든요. 모든걸 감수하고 전교 1등을 한번 만들어보고자 부른 선생님인데, 계속 이렇게 5등권에서 맴돈다면야 뭐.

특별히 문제가 있는 얘기인가요? 전교 1등을 하려고 부른 선생님이 성적은 잘 올려줬지만 결국 1등을 하게 만들지는 못했어요. 아버지는 그래서 선생님을 해고했어요. 저는 큰 문제는 못느끼겠는데요. 결과를 요구한 구단주와 그 수준의 결과를 내놓지 못한 감독. 예견된 결말 아닌가요?

전술했던 꿈과 목표의 문제와는 별개로, 페레즈는 실제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위해 무리뉴를 선임했습니다. 라 데시마에 대한 열망을 그대로 보여주며 전에 없던 지원까지 해줬죠. 그 결과 무리뉴는 16강의 벽에 막혀있던 팀을 세 시즌 연속 4강에 진출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그 와중 리가 최고 승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고,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바르셀로나를 침묵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합니다. 좋은 성과고 놀라운 결과입니다.

근데 페레즈가 세워놨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건 사실이죠. 페레즈가 세운 목표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 뭐, 세 시즌 연속 챔스 우승을 바란 것도 아니고 그냥 어서 챔스 우승 한번 해서 라 데시마라는 위업을 세우자- 라는 목표였으니까요. 

뭐 이게 논란이 될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무리뉴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후임자는 그보다 더 현실적으로 목표를 바라볼 수 있게 될겁니다. 16강에서 전전하는 팀을 데리고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과 세 시즌 연속 4강을 밟은 팀을 데리고 우승을 목표로 하는건 분명히 차이가 있으니까요. 잘 한 것도 있고, 잘 못한 것도 있습니다.

대체 왜 한 단어로만 무리뉴라는 감독을 평해야합니까.

꼭 '잘한 감독'과 '잘 못한 감독'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인가요?

그냥 서술형으로, '정말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한 감독' 이렇게는 안되나요?

굳이 무리뉴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무리뉴는 실패다-라고 낙인을 찍으려고 하시는 분들과 그에 반대하시는 분들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루프를 보면 참 좀 그렇습니다. 무리뉴는 실패한 감독이 절대 아니에요. 그리고 목표를 달성시키지 못한 만큼 절대로 성공한 감독이라는 평을 받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무리뉴를 '결과적으로 실패한 감독'이라고 생각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큰 결과만보지 말고 무리뉴가 우승을 향해 달린 과정들을 보고, 그 과정들에서 파생된 무수히 작은 결과들 역시 잘 봐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3. 카카

밑의 주급 거부 글을 보고

제가 왜 카카를 옹호하려는 글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진짜 이해가 안됩니다.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17

arrow_upward 여기가 레알매니아 맞나요? arrow_downward 무리뉴 인터뷰(레알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