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질 이적, 모드리치 +a
DB에러는 갈락티코 해체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글이 다 날아갔어요. 살아남은 부분만 올립니다..
외질의 이적 과정에서 가장 먼저 불만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은, 과연 외질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나라는 부분이죠. 외질은 무리뉴의 4-2-3-1 아래 지난 3년동안 아주 좋은 스탯을 쌓아왔고, 경기력면에서도 대체로 나무랄데 없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안첼로티 체제 아래 4-3-3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삼아 플레이 하는 전술이 등장하면서, 지난 3년간 무리뉴 체제의 에이스라고 불러도 아쉽지 않던 외질이 뛸 수 있는 자리는 사라졌다고 볼 수 있는게 맞는데요.
과연 안첼로티의 전술이 무리뉴의 그것보다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느냐 라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지난 3년간 항상 팀에서 세손가락 안에 들만큼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부분의 의문은 남습니다. 그 이유를 길게 설명해보려 하는데요.
제가 지난번에 쓴 글을 혹시 읽으신 분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리뉴가 틀을 짜놨던 4-2-3-1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알론소를 반드시 쓴다는 가정 아래에서요. 알론소는 수비 범위의 문제를 항상 지적받아왔던 선수고 다이나미즘의 부족이 아주 명확하게 눈에 띄는 선수에요. 그리고 알론소가 갖고 있는 대부분의 장점들은 수비 시가 아닌 공격 전개 작업 시에 빛을 발하죠. 수비벽을 보호해야 하는 위치에서 공격 전개 능력에 강점을 갖춘 이런 유형의 선수는 전 세계에 딱 두 명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를로와 알론소요.
다만 알론소는 비달과 마르키시오,포그바를 파트너로 둘 수 없다는게 함정이죠. 양쪽 사이드 어탴의 뒤로 광활하게 비어있는 공간을 알론소-케디라 조합으로 커버하기는 힘듭니다. 수비 시에 치명적인 약점을 반드시 노출할 수 밖에 없는 이 전술의 핵심은 디마리아였고, 디마리아가 수비 시에는 사이드 하프에 가까운 움직임을 가져가며 적극적으로 공간을 메워주며 수비 가담을 해준 덕분에 디마리아의 장점으로 알론소의 단점을 덮어버리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고,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모자란 오른쪽 측면의 파괴력을 상쇄하기 위해 비교적 전방에서 플레이가 훌륭한 카르바할과 디마리아의 시너지를 많은 분들이 기대하셨을 겁니다. 이론상으로는 정말 완벽한 그림이잖아요.
하지만 이는 윙플레이가 가진 단점을 스스로 커버해낼 수 있는 디마리아라는 정말 헌신적인 선수가 있었기에 가능한 해결책인데요, 91M이라는 거금을 주고 영입한 베일을 주전으로 활용한다면 이와 같은 방식으로의 해결은 불가능해지죠. 사이드 하프로써의 움직임을 원해서 91M을 쓴 건 아닐테니까요.
여기서 저희는 두가지 생각을 해 볼 수 있죠. 외질의 자리를 그냥 없애버리고 짱짱하게 삼미들을 가져갈 것이냐, 기존 투 보란치 체제를 유지하는 대신 다른 조합을 찾아볼 것이냐.
외질 방출을 비난하시는 많은 분들은 아마 안첼로티가 후자의 가능성을 무시한 채 전자를 선택했다는 데에 포커스를 맞추고 계실거에요. 충분히 이해 가능한 부분입니다. 마드리드에는 모드리치라는, 정말 현대 축구에서 가장 빛나는 유형의 플레이메이커가 있죠. 후방에서의 패스 전개도 능숙하지만 전방으로 볼을 직접 갖고 올라갈 수 있는 드리블 능력도 있고, 스피드도 좋죠. 수비 시에도 충분히 넓은 공간을 커버해줄 수 있구요. 흐름을 잘 읽어서 공간을 먼저 차지하는 데 아주 좋은 모습을 보이는 케디라라던가, 저한테는 아직 미지의 선수여서 뭐라 말씀을 드릴 수 없는 이야라멘디와 같은 선수와의 조합은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괜찮을 수 있는 조합입니다. 중원을 더 타이트하게 잡아줘야 할 필요가 있는 경기에서는 벤제마를 빼고 호날두를 올린 뒤 디마리아를 투입한다는 가정도 충분히 가능하구요. 실험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실겁니다.
이런 형태로 4-2-3-1을 유지했을 경우 이스코는 외질과 경쟁을 하는 구도가 나올 수 있고, 벤제마의 전방 자리를 위협하는 형세를 만들어 낼 수도 있구요. 여러모로 긍정적인 경쟁이 유발되서 좋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안첼로티가 이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한 건 약간 의문이에요 솔직히. 저희가 보지 못한 훈련 과정에서 뭔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추측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합리적인 추측의 길을 따라가자면 결론은 자명하구요. 기존보다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결론이죠. 훈련 등을 통해 기존 전술의 단점을 개량하기가 힘들다고 판단해서 내놓은 카드가 현재의 전술이라면, 기존 전술보다 좋은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사실은 자명하죠. 이 점은 오로지 믿고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 얘기랑은 별개로 모드리치 칭찬이 또 너무 하고싶더라구요. 진짜 좋은 선수입니다. 윙 플레이를 하면서 생긴 배후 공간을 피지컬 괴물들로 구성된 투보란치로 짱짱하게 잡아놓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완성시킨 건 카펠로에요. 이는 거의 대부분 윙을 사용하고, 자금력이 다른 리그의 하위권 구단들보다는 훨씬 괜찮아서 비교적 수월하게 아프리카 계열의 피지컬 짱짱한 흑형들을 구할 수 있는 EPL 하위권 구단의 꿈과 희망이 되어준 전술인데, 퍼거슨이 언제였더라.. 긱스,플레쳐로 중원을 구성해야되는 지경에 이르러서 보여준 변형 변태전술이 기폭이 되서 정말 많은 발전을 했거든요. 우리 투보란치, 그래 공격 전개 솔직히 가망 없는데 사이드는 확실히 스피디하고 탑에는 루니가 있다. 라는 생각에서 시작한건데, 우리가 중원을 포기해야되면 니들도 포기하라는 식으로 센터 하프들을 각각 상대의 센터 하프들에게 1:1로 붙여놔버린게 완전히 주효한거죠. 루니가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 센터백 부근에서부터 시작하는 공격 전개 방식을 아예 묶어버린 덕도 있지만, 공수양면으로 미비한 장점들만 가지고 있던 선수들을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게 진짜 너무 신박했는데, 또 이게 기가막히게 먹히더라구요.
풀백을 끌어올려서 숨통을 좀 트이자니 스피드가 아주 좋은 윙어들이 항상 측면을 위협하고, 밑에서부터 패스를 길게 올려보자니 루니가 놓아주지를 않고, 공격수를 내려서 수싸움을 해보자니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서 간격을 아예 좁혀버리고. 탈압박이 엄청난 수준인 미드필더를 보유하지 않는 이상 해결하기가 힘든 문제에요. 이후 대부분의 중위권팀들이 강팀을 상대로 할 때 가장 참고를 많이 하는 모습이기도 하구요.
모드리치는 이 포인트를 양면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 선수라는게 너무 대단하죠. 스피드와 활동량을 기본적으로 갖췄기 때문에 수비시에도 상대 센터하프를 묶어버릴 수 있고, 공격시에는 상대 센터하프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구요. 그리고 드리블 능력이 있는 선수인데, 중앙에서는 직접 터프하게 볼을 운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너무나 소중한 능력이고, 모드리치가 뛸 수 있는 포지션에서 드리블 능력을 갖춘 선수가 절대 흔치가 않거든요. 게다가 한가지 더, 스피드가 괜찮은 선수가 드리블 능력이 있다는 말은 측면에서 사이드 하프, 혹은 윙어 느낌의 롤도 수행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기에 진짜 다방도로 활용하기에 최고입니다.
발 바깥쪽도 아주 잘 쓰는 선수여서 한 박자 빠르게 볼을 넘겨주는 것도 가능하고, 중거리 슛 능력도 갖추고 있고... 장점을 하나하나 열거하기가 힘든 수준이에요. 백인 야야투레라고 봐도 좋을 수준이에요 정말로.. 비달, 야야투레가 이런 롤에서 정점에 있는 선수들인건 사실이지만, 모드리치도 절대 아쉬운 수준이 아닙니다. 게다가 더 대단한건, 모드리치가 갖고 있는 다른 장점들 덕분에 전방에서의 플레이도 가능하다는 사실이죠. 비달이나 투레도 충분히 좋은 능력을 보여줍니다만, 모드리치만큼의 섬세한 플레이는 보여주지 못하고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침투가 빛날 뿐 모드리치처럼 측면에서도 빛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여튼 모드리치 진짜 대단한 선수입니다..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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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 2013.09.02모드리치 짱짱맨 삼미들ㄱ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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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남어때요? 2013.09.02글 잙읽었어요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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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manianet 2013.09.02모드리치 이제야 점점 평가가 올라가는데 아직도 일반적으로는 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 ㅜㅜ 챔스우승하고 수상도 하고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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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ridraul 2013.09.02모드리치 짱짱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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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 2013.09.02저도 같은 의문인데.. 사실 저희가 보지 못한곳에서 바라본 한계가 명확하다는 결론은.. 어쩌면 시즌이 끝날때쯤 평가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 섣부르게 생각 할 수 없긴 하겠네요. 그치만 이 가설은 거의 지금의 3미들이 성공하고 리그 우승과 챔스 결승행정도는 되어줘야 지금의 팬들이 이해할 거 같습니다.. 사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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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manianet 2013.09.02그와 별개로 기존의 4231을 계속쓸수있는지는 모르겠어요. 모드리치가 중미치고 수비력이 좋은선수긴 한데 수미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어느정도 수비력이 되는 선수가 받쳐줘야 하고 더군다나 만약에 날두-외질-베일을 쓴다면 더더욱 수비력이 중요하겠죠. 모드리치도 올라가는데 이 넓은공간을 한사람이 커버하는건 도저히 상상이 안되네요... 알론소의 노쇠화와 함께 외질이 가장 잘하는 4231은 어쩔수없이 쓸수가 없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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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맨체스터 2013.09.02한마디로 4-3-3화 되가는 상황에서 외질 알론소선수의 모습은 점점 보기 힘들수도 있겠다는거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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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oko 2013.09.02으엇... 기\'승\'에서 끝난 느낌... 아쉬워요ㅜ.ㅜ
좋은글이에요! -
noname 2013.09.03제가 모드리치를 아주 독특한 유형의 선수로 생각하고, 또 아주 높게 평가하는 이유중 하나가 이부분인데, 모드리치는 수미, 그니까 수비벽을 보호하는 위치에서도 알론소 스타일의 전개가 가능한 선수라고 보이거든요. 알론소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런 유형으로요. 그니까 필요에 따라 직접 볼 운반을 할 수도 있고, 근거리에 볼 홀더의 역할을 넘겨줄 수도 있고, 알론소처럼 밑에서 플레이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되거든요. 거의 모든 유형의 플레이가 가능하기에, 상황과 흐름에 따른 취사선택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술적인 판단에 기반해서 플레이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과연 피를로나 알론소 수준까지 이르렀을지는 미지수입니다만, 미드필드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모든 유형의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로도 너무 매력적이지 않나요 ㅠㅠ 모드리치+a의 중원 구성도 이런 점에서 시도해볼만 할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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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realmanianet 2013.09.03@noname 가능하긴 하겠지만 모드리치를 백퍼센트 활용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모드리치를 백퍼센트 활용하려면 예전에 어떤분이 말했던거처럼 지단 리켈메마냥 팀의 전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을 몰아주는거죠. 다만 지단 리켈메와 다른점은 모드리치는 공수균형이 더 좋다는거고 박스 투 박스로 움직일 정도로 활동량이 뛰어나다는거죠. 한선수에게 공몰아주고 전권을 쥐어주는건 그선수가 막히면 팀도 망하는 부담이 있지만 그간 본 수준이라면 어느팀과 싸워도 모드리치가 말아먹을거같지는 않네요. 세얼간이+알론소와 붙어도 제역할 다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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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realmanianet 2013.09.03*@noname 아마 포백보호 하는위치에서 알론소처럼 쓴다면 모드리치도 반밖에 못보여주고 알론소만큼도 못할겁니다. 이건 저번시즌에 충분히 봤죠.. 올시즌도 사실 수미라고 보기보다는 442형태의 플랫미들로서 박투박으로 뛰는모습입니다. 일단 저번시즌보다는 자유도를 더 얻었고 공도 더 몰아주고 있는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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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태 2013.09.03지난번 글, 그 이전에 썼다 지우셨던 글, 이번 글까지 아주 잘 읽고 있습니다ㅎㅎ 많이 얻어갑니다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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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2013.09.03매 시즌 50경기 넘는 경기를 하고 챔스가면 다양한 전술의 팀을 상대하게 될텐데 외질의 가능성을 이렇게 일찍부터 배제하고 팔아버린다는 것이 저는 아직도 이해가 힘들지만ㅠㅠ 안첼로티가 본게 있다고 믿어야 겠죠 외질이 이렇게 진짜 가게 된다면 너무 속상하겠지만 모드리치와 433이 기대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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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Perez 2013.09.03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와우 하시나봐요! -
로래르도 2013.09.03카카 보내고 외질보내고 중앙공미는 확실하게 이스코로 밀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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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3.09.03모드리치 짱짱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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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누구게 2013.09.03안타깝지만 감독의 플랜에 없다면 어쩔 수 없는거죠ㅠㅠ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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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 9 2013.09.03와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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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키 2013.09.03모드리치 보면 섬세하다는 느낌이 가장 강하네요,, 좋은글 감사요
